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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통한 사회공헌’ 엔씨소프트와 유엔의 협력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유엔 세계식량계획 관계자 인터뷰

김진수(달식) 2013-12-05 12:26:06
한국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 위에서 빈곤과 기아에서 벗어났다. 이때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이하 WFP)은 약 20여년 간 1억 200만 달러 규모의 원조를 통해 한국을 도운 바 있다. 이미 한국은 오래전에 기아 국가에서 졸업하고 WFP를 통해 원조하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만은 아니다. 게임강국 답게 게임을 통한 다양한 지원도 행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출시된 <프리라이스> 모바일 버전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프리라이스>는 기아 퇴치를 위한 공익 게임으로, 엔씨소프트 문화재단을 통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출시됐다.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엔씨소프트와 WFP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게임을 이용한 사회공헌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은 엔씨소프트 문화재단과 WFP 관계자를 만나 그들의 인연과 게임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의 성과에 대해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왼쪽부터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이혜경 사회공헌 팀장, WFP 전두위 뉴미디어 모금 팀장, WFP 임형준 한국 사무소장.


“엔씨소프트와 WFP의 협업, 오랜 기간 신뢰를 다져왔기에 나올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기아로 고통받고 있는 인구는 8억 7천만 명에 이릅니다. 전 세계에서 8명 중 한 명은 오늘 당장 먹을 식량이 없어 허덕이고 있습니다” WFP 한국사무소 임형준 소장의 말이다.

세계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등에는 그 넉넉한 식량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고 있다. 이런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를 누비는 단체가 바로 WFP다.

WFP는 기아와 빈곤퇴치의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관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긴급 구호활동도 펼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아를 퇴치하기 위한 여러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기아 문제가 생긴 지역에 단기적인 식량 지원뿐 아니라 영양지원, 교육을 통해 기아 지역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도 64년부터 84년까지 WFP의 지원을 받았고 71년 새마을 운동 첫 해부터 WFP는 새마을 운동을 적극 협력했다.

WFP는 유엔의 통신 및 수송분야 클러스트 리더로 지금 이 순간에도 WFP가 운영하는 비행기가 60대, 배 40척, 트럭이 5,000대가 기아와 빈곤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재난현장에서 WFP는 여러 유엔이나 NGO기구가 원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수송, 통신 분야의 협력을 주도하는 거대한 국제기구다. 하지만, WFP의 원조를 졸업한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WFP가 어떤 단체인지 잘 알려지지는 않다.

WFP는 한국에서 기아 문제를 알리고 모금 활동을 위해 엔씨소프트와 손잡았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푸드포스>다. <푸드포스>는 아직도 전세계에는 기아 문제로 곤란을 겪는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WFP가 긴급구호시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알리는 기능성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2008년 <푸드포스> 한글화와 배급을 맡은 바 있다. 이들의 인연은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WFP가 하는 기아 퇴치활동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능성 게임 <푸드포스>.

WFP 출신인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이혜경 팀장은 “기업 간의 파트너쉽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고, 보통 2~3년의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러니 대략 2005년쯤 WFP와 엔씨소프트가 처음 만난 셈이죠”라고 두 회사의 인연을 설명했다. 그만큼 WFP와 엔씨소프트는 오랜 시간 교감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아왔다.

사실 WFP를 후원하는 일은 아무 기업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WFP가 후원기업을 ‘가려서’ 받기 때문이다. WFP는 기업의 배경을 조사해 아동착취, 마약, 군수사업 등 사회에 악영향이 있는 기업이라면 후원을 거부한다. 실제로 후원을 거부한 사례도 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엔씨소프트는 WFP가 판단하기에 사회적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엔씨소프트와 WFP는 계속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프리라이스> 웹 버전에 이어 지난 10월 16일에는 <프리라이스> 모바일 버전을 론칭했다. 딱 세계식량의 날이다.




“게임을 통한 기아퇴치, 후원의 진입장벽 낮아지는 효과 있다”


2007년 출시한 <프리라이스> PC버전은 웹에서 퀴즈를 풀면 WFP에 쌀알 10톨이 적립되는 공익 게임으로, 5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인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와 함께 WFP 본부가 위치한 이탈리아어, 그리고 한국어다. 한국어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은 엔씨소프트가 협력하고 있는 덕이다.

2012년까지 <프리라이스>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1,000억 개의 쌀알이 모였고, 이를 통해 지원받은 식량으로 500만 명이 하루 두 끼니를 먹을 수 있었다. 매달 120만 명이 <프리라이스>를 플레이하며 쌀알을 모으고 있다. 게임을 통해 기부를 하는 일인 만큼, 재미와 함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게임으로 기아 퇴치에 기여한다는 발상은 효과적이었다. 엔씨소프트 문화재단 이혜경 팀장은 “<프리라이스>는 기아퇴치 홍보뿐 아니라 기부가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후원을 위해 NGO를 선택하고, 통장을 연결하는 과정이나 고민도 없고, 부담없이 동참할 수 있죠. 기부나 후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출시한 <프리라이스> 모바일 버전은 이런 진입장벽을 더 낮췄다. 모바일 게임이라 설치가 간단하고,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 지하철 등에서 잠깐씩 퀴즈를 풀며 쌀알을 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효과도 거뒀다. 출시후 한 달 반이 지난 현재 지표를 보면 모바일 <프리라이스>는 PC 웹 버전보다 더 많은 관심도 받고 있고, 일 방문자 수도 더 꾸준하다. 모바일 <프리라이스> 화면에 있는 WFP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유입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프리라이스>가 기아를 구제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WFP의 홍보대사까지 맡은 셈이다.




“모바일 <프리라이스>는 게임을 통한 사회공헌이자 재능 기부”


엔씨소프트가 추구하는 사회공헌 방향은 그저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엔씨소프트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방법을 고민해 실천하는 것이다. 

WFP와의 협력도 이런 방향성의 연장선이다. 엔씨소프트는 별도의 지원을 통해 WFP의 빈곤 국가의 학교급식 사업에 동참하면서 <프리라이스>로 적립되는 쌀알도 기부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프리라이스>의 개발에 엔씨소프트 직원들이 기술지원이나 QA를 돕기도 했다. 게임업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바일 <프리라이스>의 중요한 특징은 재미요소의 강화다. 기존 <프리라이스>가 그저 퀴즈를 맞히는 게임이었다면, 모바일 <프리라이스>에서는 학교 대항전 같은 경쟁 요소를 강화하고, 시간제한과 함께 쌀알이 2~3배 적립되는 ‘찬스’ 등의 재미요소를 넣었다.


모바일 <프리라이스>는 2배 적립 찬스나 학교 대항전 등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강조했다.

재미요소를 강화한 효과도 봤다. 유저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면서 게임을 더 오래 이용하게끔 했고, 학교 대항전 같은 요소 덕분에 학교 선생님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다. 게임업체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와 함께 유저 참여를 높인 것이다.

“일종의 재능기부라고 할 수 있죠. WFP에 자금만 기부하는 것이라면 어느 기업이나 할 수 있지만, 엔씨소프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결과가 바로 모바일 <프리라이스>입니다”

<프리라이스>는 퀴즈 게임이기에 나라 이름, 국기 모양, 수도, 원소기호 같은 상식도 넓힐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있다. 현재 모바일 <프리라이스>는 메뉴는 한글이지만, 실제 문제는 영어로 되어 있다. 이는 <프리라이스> 원본이 영어이기도 하지만, 게임을 접할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하는 효과도 함께 얻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




“WFP를 알리는 데 엔씨소프트 같은 회사와의 협력이 중요”


WFP는 기아 퇴치를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고, 재정 충당을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개인의 후원도 받는다. 64년부터 20여년간 WFP로부터 새마을 운동을 포함 대규모의 지원을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다른 나라를 위해 돕는 나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기아를 벗어난 지금 한국에서 WFP라는 단체는 예전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WFP 임형준 한국사무소장은 “WFP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 기구이고 현장에서 WFP의 위용은 실제로 대단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른 기구처럼 막대한 홍보예산을 들여 알리고 있지 않습니다.. 잘 알려진 단체여야 모금도 수월해지는데, 현재는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같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내실 있게 WFP를 알릴 계획입니다”고 이야기했다.




WFP는 정부 원조뿐 아니라 기업이나 개인 단위의 후원을 통해 구호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WFP 전두위 팀장은 “정부 입장에서도 잘 알려진 단체에 후원하는 걸 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WFP를 알리는 게 중요하죠. 이를 통해 개인 기부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며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당장 기구 홍보에 큰 예산을 쓰기 힘든 WFP입장에서 엔씨소프트는 꼭 필요한 파트너다. 모바일 <프리라이스>를 통해 쌀알 기부와 사용자 참여라는 실질적인 도움과 함께 WFP를 홍보해주고 있으니까. WFP 관계자들도 WFP를 국내에 알리는 데 엔씨소프트의 덕을 봤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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