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바코드를 인식해 미소녀를 생성하는 시스템으로 주목받은 <바코드 그녀>의 후속작 <바코드 풋볼러>가 나왔다. 일본 사이버드가 개발하고 조이시티가 국내에 퍼블리싱하는 <바코드 풋볼러>는 지난 13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됐다.
<바코드 풋볼러>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각종 상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찍어 캐릭터를 모으는 게임이다. 이러한 기본 콘셉트는 전작 <바코드 그녀>와 같지만, 얻은 선수들로 팀을 짜서 경기를 펼치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도입된 점이 다르다.
또한, <바코드 풋볼러>는 조이시티의 <프리스타일 풋볼>처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스트레스가 적은 축구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간단한 조작과 쉬운 진행을 비롯해 게임을 플레이하며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유머를 더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조이시티 모바일 퍼블리싱 센터 신규 사업부 김선호 사업부장
“바코드로 얻을 수 있는 캐릭터만 약 3조”
게임의 제목이 독특하다.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한다.
김선호 사업부장: <바코드 풋볼러>는 <바코드 그녀>를 만든 일본 사이버드가 개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각종 상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를 읽어들이면 자동으로 신규 선수를 영입하는 방식의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선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찍어서 안 넘어오는 선수는 없다’가 우리 게임의 슬로건이다.
바코드를 읽어서 선수를 불러온다면, 다른 바코드의 선수가 겹치지는 않는 것인가?
바코드의 숫자에 따라 얼굴과 외형이 조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바코드 번호에서 같은 선수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바코드를 찍어서 나오는 선수의 종류는 3조에 육박할 정도로,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선수가 존재한다.
그리고 특정 바코드를 가장 먼저 입력한 유저는 해당 바코드 선수의 이름을 정할 수 있다. 이후 같은 바코드를 찍은 사람은 최초 입력자가 정한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선수의 다양성과 선점의 재미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유저가 직접 선수명을 작성할 수 있고, 다른 유저가 그걸 쓰게 된다면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선수를 생성할 때 욕설이나 비속어 등에 대한 필터링은 기본적으로 적용돼 있다. 이외에도 같은 상표를 수 백 개의 바코드에 입력하는 등 누군가 선수들을 독점하거나 도의적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내부 정책도 정해져 있다. 다만, 시스템적으로 막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운영을 통해 악용 사례를 최대한 방지하려고 한다.
유저는 어떤 등급의 선수까지 바코드를 찍어서 얻을 수 있나?
선수카드가 7등급까지 있고 평균적으로 3등급 카드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바코드로 선수를 찍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와 같아서 높은 카드도 있다. 단,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바코드는 한 번 찾으면 다른 유저들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찾은 좋은 선수를 자랑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바코드를 공유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성능이 좋은 선수가 나올 확률이 높으면 너무 쉽게 고급 선수로 덱을 채우게 되고, 결국에는 모으는 재미가 떨어질 거라고 판단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시뮬레이션 게임
축구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풋볼매니저> 시리즈가 유명하다. 그처럼 사실적인 축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인가?
<바코드 풋볼러>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에 더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터치 몇 번만으로 쉽게 선수를 바꾸고 경기를 시작하는 등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캐릭터도 사실적인 8등신이 아니라 4등신으로 구현돼 있다.
오히려 정통이 아니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있는 것 같다. <프리스타일 풋볼>도 완전한 정통 축구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스포츠의 묘미와 함께 또 다른 재미를 추구할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바코드 풋볼러>에는 정교한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다른 ‘B급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위트’라는 코드를 강조할 생각이다.
축구 시뮬레이션이면 플레이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기존의 시뮬레이션 게임들처럼 말판에서 선수가 움직이는 방식인가?
3D로 구현된 캐릭터들이 실제로 움직인다. 다만 모든 경기의 흐름을 처음부터 보여주는 게 아니라 득점 상황이나 코너킥 등 중요한 부분만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한 경기당 2분 정도로 짧지만 보여주는 재미는 잘 전달하는 것 같다. 이 영상도 길다고 생각하면 건너뛰면(스킵) 된다.
즉, 실시간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게 아니라 이미 결과가 정해져 있고 그 장면을 연출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게임 도중에 전략을 바꾸거나 선수를 교체하는 등의 세밀한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깊이 있는 플레이는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플레이를 지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대신 최소한의 개입은 할 수 있도록 전반전과 후반전이 나눠져 있다. 유저는 이때 선수를 교체하거나 전략을 바꿀 수 있다.
유머와 위트를 강조했다면 게임 플레이 화면에서도 화려한 연출을 볼 수 있나? 예를 들자면 불꽃슛 같은?
기본적으로는 축구의 본질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일 것이다. 다만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에서 독특한 연출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쉽고 간단함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타깃은 축구를 좋아하지만 게임은 잘 하지 못하는 유저들인가?
맞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시뮬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거나, 처음 축구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적이고 진지한 축구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바코드 풋볼러>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간단함만을 추구하면 유저들이 쉽게 질릴 수 있고, 보다 깊이 있는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을 만족시키긴 어려울 것 같다.
<바코드 풋볼러>는 초보자도 간편하게 접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축구게임을 즐기는 도중에도 짬짬이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콘셉트를 잡은 것은 맞다. 이를 위해 복잡한 요소들을 대부분 간소화했다.
그렇다고 전략적이지 않거나 깊이 있는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바코드 풋볼러>에서 훈련을 통해 선수 카드의 능력치를 높일 수 있는 ‘육성’은 중요한 전략적 요소다.
선수카드는 여느 게임의 강화처럼 더 높은 등급으로 만들 수 없다. 제한된 등급 안에서 성장시키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속도나 골 결정력 등 하나의 능력치에 집중하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캐릭터에 따라 스피드만 올리거나 골 결정력만 높이는 등 자신이 원하는 맞춤 선수를 만들어 전략적으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다. 간단하게 게임을 즐기는 캐주얼 유저와 조금 더 깊이를 추구하는 유저 모두 <바코드 풋볼러>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휴 통해 사람이 아닌 선수도 등장한다”
바코드를 사용하는 만큼 다양한 업체와 제휴하기도 쉬울 것 같다.
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스포츠 용품이나 음료와 제휴하려고 한다. 바코드를 찍으면 사람이 아니라 제품에 팔다리만 붙여서 만든 선수가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비슷한 방식으로 과일유통업체인 돌(Dole)과 제휴를 맺어서 바나나가 선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진행하면 경기에서 뛰는 ‘베스트 일레븐’이 모두 이벤트 캐릭터로 채워질 수 있을 정도로 활용범위가 넓을 것 같다.
이미 제휴를 맺은 업체도 있나?
스포츠 의류 업체 카파(Kappa)와 제휴 계약을 맺었다.
바코드로 선수를 무작위로 만들 수 있긴 해도 실제 선수가 없으면 아쉬울 듯하다.
K리그 라이선스는 정식으로 확보해서 한국선수는 다 넣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그(EPL) 등과 라이선스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만 바로 적용하긴 어렵고 내년쯤에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은 이미 첼시와 계약해서 (소속 선수들이) 게임에 포함돼 있다. 이 부분은 한국에서도 이야기가 잘되면 바로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은 대부분 리그 단위로 일정이 짜여서 게임이 진행된다. <바코드 풋볼러>도비슷한 구조인가?
<바코드 풋볼러> 역시 리그 단위로 진행된다. 컴퓨터와 경기를 치르는 ‘싱글’과 유저와 경기하는 ‘대표전’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 리그는 한 달 단위로 구성된다. 다만 리그 기간이 조금 긴 것 같아서 초기에는 3~4일 정도로 짧게 하려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간을 일주일로 할지, 원래대로 한 달로 할지 조절할 생각이다.
특이한 점은 승강전 등을 통해 상위리그와 하부리그로 나뉘는 게 아니라 지역별로 그룹이 나눠진다는 점이다. 가볍게 즐기는 게임인 만큼 철저하게 실력에 따라 나누기보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 또는 같은 학교나 회사 사람들이 같은 리그에 참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커뮤니티가 활발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유저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리그에 참가하게 되면 유저가 불편을 겪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리그 참가를 원하는 유저만 등록을 받은 후 대표전을 펼치는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리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팀은 지역 대표로 선발된다. 아직은 아니지만 지역 대표로 선발된 팀들끼리 다시 선발전을 거치면 국가 대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현재 가장 큰 목표라면 모바일게임 스포츠 장르에서 1위를 하는 것이다. <바코드 풋볼러>가 바코드 등을 활용한 재미와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