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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게임 개발력, 이제 다 따라왔다”

중국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유존이 말하는 현주소

홍민(아둥) 2013-12-26 10:56:17
과거 해외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들은 신작 공급의 큰 부분을 한국에 의존했지만, 요즘은 해외 게임포털에서 중국게임을 보는 일이 어렵지 않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력을 키운 개발사들의 해외 진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쿤룬의 <레전드 오브 킹> 등 다수의 중국게임이 선전 중이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지난달 지스타 2013을 찾은 중국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유존(Uzone Information and Technology Co.,Ltd)의 해외사업 담당자를 만나 중국게임의 현주소를 직접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홍민 기자


 “중국의 게임 개발력, 다 따라왔다


유존은 상하이에 위치한 온라인게임 퍼블리셔로 온라인게임 수출 상담을 목적으로 지스타 2013을 찾았다. 지스타에서는 3D 액션 MMORPG <퍼머넌트 온라인>,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게임 <드래곤 인> 등의 게임을 선보였는데, <퍼머넌트 온라인>은 스네일게임의 <구음진경>(Age of Wushu)을 개발했던 팀이 만들었다. <드래곤 인>은 이미 남미 퍼블리셔를 찾았으며, 11월에 중국 CBT를 마친 <퍼머넌트 온라인>의 한국, 대만, 베트남 지역 퍼블리셔를 찾고 있었다.


MMORPG <퍼머넌트 온라인>과 함께 지스타2013에 참가한 유존의 도슨 첸(Dawson Chen).

<퍼머넌트 온라인>은 나는 탈것을 타고 싸우는 공중전’이 특징이다. 유존의 해외사업 담당자 엔젤 모는 중국 게임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은 ‘제일 잘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즉, 무협과 삼국지 같은 주제는 워낙 친숙한 소재여서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많이 개발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 역시 변화하는 추세다. 2012년 중국 게임업체들은 많은 게임을 새로 출시했는데, 서로 너무 많이 닮은 꼴이어서 대다수가 흥행에서 쓴맛을 봤다. 이후 2013년에는 저마다의 개성을 갖추기 위해 소설, 코믹북, 영화 등을 원작으로 한 게임이 늘어났다. 유존이 한국에 들고온 <퍼머넌트 온라인> 역시 중국에서 유명한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단순한 무협에서 벗어나 여러 문화를 접목하려 시도한 <퍼머넌트 온라인>.

유존은 외국 문화에 기반을 둔 게임을 개발하는 능력 역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웹게임 <워튠>(War Tune)은 서구적인 스타일의 게임이지만 중국 개발사가 만들었다.

유존의 해외사업 담당자 엔젤 모는 “중국 개발자들은 PC, 웹,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과거 20년 동안 게임을 개발해 왔다. 그 결과 이제 세계 각국의 게임 개발자들과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될 정도의 위치까지 오게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2008년 180억5,600만 달러(약 19조6,550억원)부터 매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작년은 602억8,000만 달러(약 63조8,000억 원)에 이르렀다. 2012년부터 해외 게임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시작해 해외 진출도 활발해졌다. 한국지사 설립을 계획 중인 중국업체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 해외시장 매출액(단위: 백만 달러, 출처: 2013 게임백서)

중국 조사기관 GPC와 IPC가 2012년 시행한 설문에 따르면 40개 중국 게임업체가 해외에 진출해 100여 개 이상의 국가에 177개 게임의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중국 온라인게임 수출액은 6조2,163억 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게임산업 수출액(2조7,496억 원)의 2배를 웃돈다.

중국 온라인게임이 가장 많이 진출한 곳은 홍콩, 마카오, 대만으로 133개 게임이 진출했으며, 동남아 지역에 110개 게임이 진출했다. 79개는 일본과 한국에 진출했으며, 50개는 유럽, 37개는 북미, 11개는 남미에 진출했다.


 내수 경쟁 속에 발전하는 중국게임


유존의 해외사업 담당자 엔젤 모는 한국게임은 PC, 모바일 할 것 없이 국제시장에서 매우 경쟁력이 높다. 한국게임과 다른 나라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그래픽이 매우 아름답고 퀄러티가 높다는 점을 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사람들에게 두 가지 같은 형태의 게임을 보여주고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들은 첫 눈에 한국게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게임이 한국게임에 비해 앞서는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유존은 중국 온라인게임의 장점으로 안정성과 콘텐츠 확장성을 꼽았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상대적으로 한국게임보다 저렴한 가격을 해외 퍼블리셔들에게 제시하며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게임은 가격적인 메리트 외에도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게 엔젤 모의 설명이다.

그는 우선 일반적으로 중국의 온라인게임이 한국보다 안정적인 점을 꼽았다. 특히 어느 정도 성공한 게임의 경우 수 천, 수 백만 명의 게이머들이 플레이한 후 수출되므로 안정성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 온라인게임들은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안정성 문제가 자주 지적됐다고 한다.

그가 두 번째로 든 이점은 중국 온라인게임의 콘텐츠 확장 유연성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게임 디자인 초기부터 론칭 이후 콘텐츠가 계속 추가될 수 있도록 확장성을 크게 고려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국 게임 개발사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후속편이나 새로운 버전을 론칭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과는 좀 다른 중국 개발자들만의 특징이다.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 쿤룬의 모바일게임 <레전드 오브 킹>.

마지막 세 번째는 내수시장의 심화된 경쟁력에서 오는 발전이었다. 매년 중국에서는 수많은 게임들이 쏟아진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해마다 5,000개 이상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수치다.

이처럼 중국 게임시장은 경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에 많은 중국 개발팀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게임을 만들어 개발 기간 역시 단축되는 추세다. 클라이언트 게임의 경우 원래 2~3년이던 개발기간이 1~2년으로 줄었으며, 웹게임의 평균 개발기간은 8~15개월, 모바일게임은 평균 6~10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는 3~4개월 만에 완성하는 모바일게임도 있을 정도다.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완성도 역시 빠르게 좋아지고 있는 추세다.

엔젤 모는 한국에서 크게 성공한 중국게임이 드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국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충분히 모으지 못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선>과 <불멸온라인>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고 있으며, 최근 모바일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미래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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