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프로팀 Counter Logic Gaming(이하 CLG)의 현역 코치이자 온게임넷 ‘롤챔스’ 해외 방송의 해설자, 하루종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에 빠져 사는 남자, 지난 롤드컵에서 한국행 특급열차의 리더로 한국 팀을 응원한 미국인, 그리고 한국의 정에 반한 뉴요커, 크리스토퍼 마이클레즈(Christopher Mykles) 혹은 몬테크리스토.
우리에겐 일명 ‘김몬테’로 더 잘 알려진 그는 한국 e스포츠 경기를 해외에 알리고, 배우고 싶어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이미 시즌3 롤드컵에서 분석가로 활약해 북미와 유럽에서 한 이름하는 그에게 한국 e스포츠를 물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신호근 기자
롤챔스 윈터 2013-14 온게임넷 글로벌 방송의 해설을 맡고 있는 몬테크리스토.
먼저 한국 생활은 안녕한가?
몬테크리스토: 한국은 2012년 10월 즈음부터 와서 살고 있다. 현재 같이 온게임넷에서 일하는 초브라(Chobra, 온게임넷 캐스터)와 함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Chobra와는 <LoL>을 통해 미국에서부터 서로 알던 사이고 온게임넷에 (그를) 추천한 것도 나다.
온게임넷 관계자나 지인들 모두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다. 게다가 미국 내 여러 주나 아일랜드, 독일, 아프리카 등 워낙 여러 나라를 돌아다녀 봐서 타향살이에 익숙하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보니 가끔 외로울 때도 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외로움을 덜 타는 거 같다.
그러고보니 아시아는 서울이 처음이다. 뉴욕에 비해 서울은 굉장히 안전하고 깨끗해 감명 깊었다. 뉴욕 출신이라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먹어 봐서 매운 한국 음식도 잘 먹는다.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정’이 참 좋다. 다른 나라 언어로는 해석하기 힘든 그 어떤 느낌? 그 느낌이 좋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감정을 잘 표현 못 하는 것 같다. 항상 보면 감정을 숨기려고 하는데 이해할 수 없다.
최근에는 한국어도 배우기 시작했다. 열심히 공부 중이지만 아직 제대로 말하거나 쓰고, 듣기, 읽기는 어렵다.
과거를 살펴보니 무예타이, 마야 전통수행 등 굉장히 독특한 이력이 있다.
무예타이는 뉴욕에서 3년 동안 배웠다. 미국을 떠났을 때 내 몸 하나는 지킬 수 있을 만큼은 할 줄 알았지만 한국에 온 후로는 연습에 소홀해 몸이 예전만큼 안 따라준다.
전통 수행은, 정확히 말하면 마야 성인식을 치렀다. 과테말라 출신의 샤먼(한국으로 치면 무당)과 인연이 닿아 좋은 경험을 했다. 마야 성인식은 1년 동안 이루어지는데, 기간 내내 새벽에 일어나 달리고 온종일 수천 가지의 물건을 직접 손으로 만들며 성인식을 준비한다. 그리고 마지막 일주일이 실제 성인식 의식을 치르는 기간인데 그중 3일 정도는 음식과 물을 한 모금도 하지 않으며, 심지어 잠도 자지 않는다. 힘들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참고로 난 무신론자다.
<LoL> 실력은 얼만큼 되나?
아마 2013년 10월부터 <LoL>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코치이자 해설자이기 때문에 굳이 게임을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접 게임을 하기보다 계속 프로 경기들을 보고 또 봐서 배워야 한다. 오늘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서 6시간 동안 온갖 한국, 미국, 대만 경기를 다 챙겨 봤다. 그 후엔 CLG 선수들에게 전화해 이런저런 지도를 하고 이렇게 인터뷰하러 왔다. 조금 있다가는 한국 경기(롤챔스 3-4위전) 를 해설하러 가야한다.
코치로서 내 역할은 보고 배우는 거다. 축구 선수 메시를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를 거 같다. 메시의 코치가 메시만큼 공을 잘 차겠는가? 코치는 전략과 팀 구성 등에 신경을 쓰고,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봐야 한다. 때문에 난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 북미, 대만 경기 모두를 챙겨보고 연구하고 우리 팀 선수들에게 가르쳐준다.
개인적으로도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코치의 역할이 더 적성에 맞는다. <워크래프트 3> 시절에도 나름 꽤 높은 랭커였지만 프로 선수 생활은 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코치의 자리가 더 끌렸다.
장거리 연애도 아닌 장거리 코치를 하고 있는데,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나?
장거리 코치는 사실 힘들다. 선수들 연습하는 걸 스카이프와 개인 방송만 보고 지도를 해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들다. 올해도 온게임넷하고 계속 일하게 돼서 앞으로 1년은 더 장거리 코치를 하게 될 거 같다.
코치를 맡고 있는 CLG의 올해 목표는?
CLG 캠프에서 한창 연습 중인 CLG 선수들.(출처: CLG 페이스북)
북미에서 탑3 안에 들어 시즌4 롤드컵에 참가하는 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 현재 팀을 재구성 중이다. 안정적이면서 협력 플레이에 능한 팀 구성을 고심하고 있다. 중간에 선수교체 없이 올해 시즌을 끝까지 함께해 팀워크를 다지고 싶다. 우리 선수들도 한국 선수처럼 같이 지내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한국은 어떻게 하다가 오게 됐나?
단순하다. 난 <LoL> 해설자고 최고의 <LoL> 프로 팀들은 모두 한국에 모여 있다. 최고 팀들의 경기를 해설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 또한 CLG 코치로서 최고의 경기들을 보고 배워야 더 좋은 코치가 될 수 있다.
만약 미국에서 LoL Championship Series(이하 LCS)를 해설했다면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해야 하는데 그럼 코치를 계속할 수도 없었을 테고, 내 홈페이지 운영도 포기했어야만 했을 것이다.
몬테크리스토가 직접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LoL> e스포츠 전문 블로그 ggChronicle.
해외에서 한국 경기가 인기가 있나?
지난 롤드컵 이후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경기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근 경기들은 대략 10만 명 정도의 시청자 수를 보였다. 롤챔스 서머 결승전처럼 중요한 경기는 16만 명 정도였다. 예선전 경우에는 5~6만 명 정도 된다. 생중계만 이렇다. 참고로 미국에서 생중계는 새벽 3시에 한다.
재방송을 2번 하는데 아마 다 합치면 3~4만 명 정도는 더 보는 거 같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브라질,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시청하고 있다.
미국에는 온게임넷같은 e스포츠 방송 채널이 없나?
없다. 한국은 e스포츠 시장이 잘 형성돼 있고 인식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리고 대기업의 후원을 받기 때문에 TV 방송 중계가 가능한 것이다.
미국의 케이블 TV 회사가 시청률을 잡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쓰고 있는데 현재 미국 e스포츠는 자체적으로 그만한 수익을 낼 수 없다. 그리고 우리 같이 젊은 세대들은 요즘 다 컴퓨터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때문에 TV를 보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고 생각한다. 나만 해도 고등학교 졸업 후 TV를 안 본 거 같다.
하지만 온게임넷 글로벌 방송처럼 인터넷 방송은 팬들이 쉽게 찾아와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롤챔스 윈터 결승이 코앞이다. 예상 우승팀은?
지난 롤드컵에서 SKT T1 K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김몬테.
SKT T1 K다. 올해도 난 여전히 SKT T1 K 특급열차의 리더다! SKT T1 K는 현재 독보적인 세계최강이다. 두말할 필요 없다. 현재 세계 최강 수준의 선수 페이커와 피글렛을 보유하고 있고 그 외에도 팀워크, 시야확보, 맵플레이,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다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SKT T1 K보다는 KT 불리츠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최고로 전략적인 팀인 것 같다. 특히 바론과 드래곤을 잘 이용한다.
하지만 SKT T1 K는 전략에서 상대적으로 밀린다고 할지라도 선수들이 그 전략을 120% 잘 수행하기 때문에 그 파괴력이 엄청나다. 특히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꼬마’ 김정균 코치가 대단하다. 나 역시 앞으로 그와 같은 코치가 되고 싶다.
반면 결승 상대인 삼성 오존은 지난 롤챔스 스프링에서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했던 것 만큼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 그 당시에 누구도 오존이 블레이즈를 꺾으리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기적적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지 않았나. 전략적으로 접근한 게 잘 맞았었다.
하지만 역시 SKT T1이 3-1로 우승할 것 같다.(웃음)
롤챔스 윈터가 끝나고 경기 일정이 없는 2월에는 뭘 할 건가?
일단 2주 동안 미국으로 돌아가 CLG의 코치로 살 계획이다. (온게임넷에서 CLG 코치를 병행하는 것을 수용하는가?) 온게임넷 역시 내가 계속 코치직을 맡길 원한다. (쑥스러운듯) 북미에서 나는 꽤 유명하다.(웃음) 내가 맡고 있는 CLG 역시 꽤 인기 있는 팀이다. 북미 유명 팀의 코치가 한국 경기를 방송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해외 시청자 확보가 쉽다.
나 역시 최고 수준의 경기를 직접 보고 해설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어서 좋다. 또한 그걸 소속 선수들에게 직접 가르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기 때문에 선수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어 해설에도 큰 도움이 된다. 서로에게 ‘윈-윈’인 셈이다.
이번 시즌4 롤드컵에도 참여할 건가?
아직 모르겠다. 라이엇게임즈가 부른다면 바로 갈 거다. 개인적으로도 하고 싶다. 시즌3에서도 참여했으니 시즌4도 아마 하지 않을까?(웃음)
한국 e스포츠를 직접 경험해 보니 어떤가? 미국에서 생각했던 그런 무대였나?
대기업 스폰서, 수준 높은 선수와 코치진, 많은 팬들, 방송 제작력, 사회적 인식 등 모든 게 프로답다. 특히 어느 한 팀만 응원하는 게 아니라 경기를 즐기고 플레이 하나 하나에 환호하는 한국 팬들이 인상적이다. 설령 응원하는 팀이 지더라도 상대 팀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수준 높은 팬 문화를 가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부터 시작된 지난 10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은 거 같다. 다만 규모만큼 중요한 게 다양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양한 e스포츠 게임이 같이 성장해야 할 것 같다. 북미나 유럽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2>와 <도타 2>의 인기는 한국보다 더 뜨겁다.
미국 LA 스테이플 센터에서 열린 지난 2013 롤드컵 현장 모습.
딱히 한국 e스포츠의 단점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프로 선수들의 어린 나이다. 한창 공부할 나이고 미래를 준비할 시기인데 어린 나이에 일찍 프로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건 참 힘든 일이고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e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세계에 존재하는 현상이다. 사실 문제라고 보기도 힘들다. 모든 스포츠 선수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어린 선수들이 무사히 프로 무대에 데뷔했을지 생각해 보라. 그리고 그중에서도 성공한 선수는 몇이나 되고 나이가 꽉 찰 때까지 뛸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극소수다.
그래서 나는 현직 CLG의 코치로서 어린 선수들을 큰형처럼 챙기고 보살피려고 노력한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문제를 들어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중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등 사회적인 기술이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코치의 역할은 옆에서 계속 격려와 조언을 해주고 스스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성장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 선수라면 스스로 유명해지기 위해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하는 등 노력해야 한다. 팬들이 많아야 나중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이제 꽤 경력 있는 해설자로 꼽힌다. 한국 해설진의 스타일을 어떻게 보는가?
우리와 매우 다르다. 일단 우리는 절대로 동시에 같이 말을 하지 않는다. 한 명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 다음 사람이 말한다. 그렇지만 한국 해설진들은 흥분하면 분위기에 휩쓸려 서로 말하기 바쁘더라.
그리고 또 한 가지 차이점은 우리는 상황을 풀이하고 해석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전용준과 김동준으로 대표되는 한국 해설진은 현장 분위기를 타면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한 타 싸움이 시작됐고 이 때 애니가 궁극기로 광역 스턴을 넣어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고 있다고 치면, 우리는 “수풀에서 나온 애니가 궁으로 상대를 다 잡아놨다!!” 이런 식으로 흥분은 물론 하지만 최대한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해설을 해주려고 하지만, 한국 해설진은 “애니!! 애니!!! 궁!!! 애니~~!!! 스턴! 애니!!!!!” 이런 식이다. 하하.(웃음)
“애니!!!! 궁!! 들어갔어요!!!”
해외 <LoL> e스포츠는 현재 라이엇게임즈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프로 선수들 연봉까지 책임지고 있다던데?
그렇다. LCS에 참가하는 모든 팀의 선수들에게 월급을 꼬박꼬박 주고 있다. 액수는 선수들이 돈 걱정 없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주고 있다. 북미나 유럽의 경우 한국과 다르게 대기업의 스폰서가 붙지 않는다. 그만큼 재정적으로 무척 힘들어 선수들이 풀타임으로 선수 생활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CLG처럼 유명하고 큰 팀들은 충분한 스폰서를 구할 수 있어 어렵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팀들이 스폰서에 목말라 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라이엇게임즈 입장에서도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선수들에게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이 게임에 집중해 실력을 키워 경쟁력을 높여야 현지 e스포츠 시장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려면 아마도 1~2년 정도는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이 더 필요할 듯하다.
한국에는 대략 20개 정도의 프로 팀이 활동하고 있는데 해외 사정은 어떤가?
LCS를 기준으로 보면 북미 8팀에 유럽 8팀이 있다. 즉 한 팀에 5명씩 총 80명 정도의 프로 선수들이 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 비하면 열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라이엇게임즈가 코카콜라와 함께 아마추어 리그를 준비하고 있어 더 많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에서 대중은 프로게이머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처럼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나?
아직은 대중들이 완전히 이해는 못하는 것 같다.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 자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를 즐기고 있는지 알려주면 놀라곤 한다. 하지만 비판적으로 보진 않고 천천히 받아들여 가는 중이다.
해외 팀들 대부분이 코치진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일정 관리나 경기를 잡아주는 매니저 정도만 있었지만 최근에는 코치진을 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 CLG 같은 경우 2명의 매니저와 라인전 코치로 HotshotGG를 두고 있다. HotshotGG는 전 프로 선수였기 때문에 라인전같은 미시적인 측면에서 나보다 더 잘 알고 잘한다. 나는 거시적인 부분, 즉 선수 간의 호흡, 팀 구성, 팀 플레이, 맵 플레이 등을 가르친다.
한국은 지금의 안정적인 e스포츠 조직이 생기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활약했던 프로 선수들이 지금은 은퇴해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계속 e스포츠를 떠나지 않고 코치가 되었다. 하지만 미국에는 경험이 풍부한 코치들이 없다. 코치를 하고 싶다는 사람은 꽤 있지만 정작 e스포츠 경험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내가 먼 이국땅 한국에서 장거리로 CLG를 코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경기를 직접 보면서 경험을 익혀 더 좋은 코치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여기서 또 돈도 번다!
시즌3부터 국제 대회에서 한국 팀이 강세인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선 방금도 말했듯이 더 좋은 코치진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즌3 전까지는 유럽이 더 강했다.) 그건 그 때 한국팀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서 그렇다. <LoL> 시즌2가 시작되고 나서야 한국 서버가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국 선수들에게 시간이 부족했었다. SKT T1, KT 불리츠, CJ 블레이즈, 삼성 오존같은 강팀들이 그 땐 없었다. 돌아보면 한국 팀들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 e스포츠에서 잔뼈가 굵은 코치진과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는 대기업 스폰서, 그에 부응하는 개인 실력들이 한국 팀의 엄청난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 롤드컵 우승으로 최강의 팀으로 인정받고 있는 SKT T1 K.
하지만 현재 한국팀이 최강이라고 해서 다른 나라 팀들의 개개인의 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으나 한국만큼 지원을 받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도 좋은 스폰서가 생긴다면 한국 팀과도 충분히 겨뤄볼 수 있다는 뜻인가?
일단 좋은 스폰서를 구할 수 있다고 해도 좋은 코치진은 여전히 구하기가 힘들다. 한국이 지금처럼 좋은 코치진을 갖는 데 10년이 걸렸다. 즉,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코치만이 아니라 e스포츠 팬층과 기반이 자리 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라이엇게임즈가 이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한국 코치진을 데려오기에는 언어장벽이 있다. 과거 박용운 감독이 EvilGenius의 <스타크래프트2> 팀을 맡은 적은 있지만 굉장히 드문 경우다. 개인적으로는 ‘꼬마’ 김정균을 CLG 코치로 앉히고 싶다.(하하)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타국 리그나 대회에 자유롭게 출전하게 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팀간 자유경쟁을 떠나 지역제한을 두는 게 현지 팬들을 위해 좋을 거 같다. 생각해 봐라, 응원하는 팀이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팀에게 계속 지기만 하면 기분이 좋겠는가? 일단 지역 간 실력차이가 심한 현재 상황에서는 지역제한을 두는 게 맞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제외한 월드 베스트 5와 한국 베스트 5를 꼽아 본다면?
월드 베스트 5로는 탑 sOAZ, 정글러 DiamondProx, 미드 Froggen, 원딜 Rekkles, 서포트 Yellowstar를, 한국 베스트 5는 탑 플레임, 정글러 벵기, 미드 페이커, 원딜 피글렛, 서포트 마타를 꼽겠다. 만약 이들이 서로 붙는다면, 한국이 이길 것 같다.
베스트 정글러로 벵기를 꼽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존의 댄디 선수를 좋아한다. 댄디 선수는 ‘역갱’의 왕으로서 상대 정글러의 움직임을 꿰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