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 FPS <아이언사이트>가 최초공개 2년 만에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난 2월 10일 티저 영상을 공개한 게임은 2월 말 첫 FGT를 실시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CBT까지 준비하고 있다.
게임은 그동안 국내에서 흥행한 FPS와는 다른 특징을 내세우고 있다. 빠르고 간결한 맵 대신 크고 복잡한 맵을 도입했고, 자연히 회복되는 체력이나 킬포인트를 모아 사용하는 강력한 병기 등 서구권 FPS의 특징 또한 많이 가지고 있다. <아이언사이트>는 이러한 생소한 시스템을 이용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위플게임즈 송길섭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끝없는 기동과 난전이 <아이언사이트>의 핵심
게임 이름이 독특하다. 조준경(iron sight)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송길섭 대표: 기존 게임과는 다른 재미를 주고 싶었다. 현재 국내에서 흥행하고 있는 게임을 보면 저격소총이 아닌 한, 대부분 정조준 같은 것 없이 게걸음만 하며 총알을 난사하기 바쁘다. <아이언사이트>에서는 그러한 플레이 대신, 신중히 상대를 조준하고 또 이를 피해 엄폐물과 엄폐물 사이를 기동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의 이름도 <아이언사이트>다.
다양한 높낮이의 오브젝트를 이용한 맵 디자인, 그리고 뛰어넘기나 포복 등 액션을 통한 입체적인 전황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맵 디자인도 그런 플레이를 위한 것인가?
송길섭 대표: 그것도 주요 이유다. 다만 그 외에도 여러 고민이 있었다. 예를 들어 기존 게임의 경우, 한번 수세에 몰린 팀이 역전을 하는 경우란 쉽지 않다. 아무리 전장이 잘 짜여 있어도 리스폰 지역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기세를 잃으면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이언사이트>는 랜덤 리스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서는 어디에서 리스폰돼도 문제 없을 입체적인 전장이 필수였다.
그리고 이런 전장은 곧 복수의 공격로와 다양한 공략 요소를 필요로 한다. 기관단총이나 돌격소총, 저격총 등 모든 무기가 자기 역할을 하려면 거리에 따른 유∙불리는 물론, 각각 약점을 찌를 수 있는 기동력이 필수다. 때문에 전장을 디자인 할 때도 엄폐물의 배치나 높낮이에 특히 신경썼다.
중급 이상의 전장은 아예 유저의 행동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맵이 바뀌기도 한다. 일례로 한 맵은 시간이 흐르면 강에 배가 들어와 새로운 공격로를 만든다. 여기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배 위에 컨테이너가 쌓여 특정 저격 스팟의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유저는 이를 이용하거나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리를 옮겨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때로는 기회를, 그리고 때로는 위기로 이어지기도 하는 식이다.
<서든어택>이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등의 인기 맵을 보면 대부분 잦은 교전과 빠른 전장 진입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빠른 템포의 전장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아이언사이트>의 거대하고 입체적인 맵이 이런 것과 부합할 지 의문이다.
송길섭 대표: FPS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그런 것은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웃음) 지금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는 게임이 유일한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색다른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는 어디에나 있으니까. 특히나 한국 유저들은 전략적인 플레이를 많이 원하지 않는가?
그리고 레벨의 크기나 디자인이 반드시 느린 템포의 전투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단 <아이언사이트>는 랜덤 리스폰을 도입했기 때문에 전장의 크기에 비해 전투에 진입하는 시간이 짧은 편이다. 더군다나 전투를 하지 않더라도 미니맵이나 드론 등을 통해 수시로 전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동 중 고민해야 할 것은 더욱 많다. 이동이 그냥 이동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벽을 기어다니는 수류탄부터 레이저 폭격까지, 최첨단 전투를 보여주겠다
근미래가 배경이다. 배경이 배경인 만큼 다양한 무기체계가 등장하리라 예상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존재하는가?
송길섭 대표: 가장 큰 특징은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병기다. <아이언사이트>의 맵은 높낮이다 다채롭고 그런 만큼 사각도 많다. 유저는 이러한 전장 속에서 드론을 이용해 적을 파악하거나 엄폐물 너머의 적을 공격할 수 있다. 어떤 드론은 아예 상대 드론을 저격하거나 상대의 공격을 막아주기도 하고.
가까운 미래이니만큼 실존하거나 앞으로 있을 법한 무기도 다수 등장한다. 예를 들어 총기에 다는 조준경 악세서리의 경우, 현재 존재하는 배율확대 기능 외에도 상대의 외곽선을 표시해 준다거나 정조준을 완료하면 포인트 색이 달라지는 등의 미래적인 옵션이 추가되어 있다.
투척무기만 하더라도 단순 수류탄부터 기계장치를 무력화시키는 EMP 수류탄, 벽을 기어 다니는 거미 지뢰, 적에게 달라붙어 지속적으로 상대 위치를 알려주는 무기 등 장비가 존재한다.
조준경이 있는 것으로 보아선 총기 커스터마이징도 지원하나 보다.
송길섭 대표: 총기마다 기본적으로 조준경이나 소음기 등의 악세서리를 장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총기마다 정확도나 최대사거리, 유효사거리, 반동 등의 옵션을 각기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이러한 커스터마이징은 총기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게도 적용된다. <아이언사이트>는 기본적으로 모든 유저에게 똑같은 기능의 캐릭터를 제공하지만, 유저는 겡미을 할수록 드론의 소비 포인트를 줄이거나 캐릭터의 근접 공격력을 강화하는 등 자신에 맞는 패시브 스킬을 익힐 수 있다.
핵심 시스템인 ‘드론’의 경우, 상대를 죽이거나 공격해야만 가동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곧 우위를 차지한 팀이 더 큰 우위를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지 않을까?
송길섭 대표: 나는 반대로 특정 팀이 쉽게 우위를 가져가는 스노우볼링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이언사이트>의 체력 시스템이다.
드론 포인트는 결국 대부분 교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FPS에서 가장 넘기 힘든 벽이 바로 초보와 고수의 컨트롤 차이다. 예를 들어 초보 유저는 전투만 한번 하면 체력이 반 가까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고수 유저는 죽거나 멀쩡하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언사이트>에서는 일정 시간 동안 피해를 받지 않으면 체력이 100% 회복된다. 초보 유저라도 상대적으로 고수와 비슷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상대가 고생해서 가동시킨 드론을 개인화기나 대 드론 병기로 저격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아군과 상대의 드론이나 장비 상성에 따라 애써 차지한 우위가 뒤집어 질 가능성도 있다.
국산 FPS와 서구권 FPS를 잇는 교두보가 되고 싶다
킬포인트를 모아 특수 병기(≒ 드론)을 사용하거나 저절로 회복되는 체력, 정조준 모드 등 서구권 FPS에서 보던 요소들을 다수 차용했다.
송길섭 대표: FPS 게임 대부분은 서구권에서 태어났고 또 성장해왔다. 국내에 FPS 열풍을 불러 일으킨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은 이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지나 <타이탄 폴> 등의 작품으로 분화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10년 전 모델의 FPS만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서구권으로 고개를 돌려볼까? 서구권에서는 아예 예스러운 게임 아니면 굉장히 무겁고 화려한 FPS 게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중간에 대한 니즈가 있지 않을까? <아이언사이트>는 그런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엔드 콘텐츠에 대한 정보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과거 인터뷰를 보면 월드 점령전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개발 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송길섭 대표: 아직 기본기에 더 힘을 쏟고 있는 단계라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긴 힘들다. 다만 게임의 배경 자체가 NAF와 EDEN의 자원쟁탈전, 그리고 여기에 참전한 용병회사들의 이야기이니만큼 월드 점령전 또한 그에 대한 것을 다룰 예정이다.
아마 용병이니만큼 어딘가를 점령하면 보상을 받고, 회사(≒클랜)이니 만큼 그 보상을 통해 관리할 무언가가 있는 방식이 아닐까? (웃음)
마지막으로 게임의 구체적인 일정이 궁금하다.
송길섭 대표: 상반기 FGT로 게임을 가다듬은 후, 하반기 중 첫 CBT를 실시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