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이 <엘로아>에 이어 신작 PC 온라인 게임을 오픈한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전략 액션게임 <파이러츠>는 17일 프리시즌 오픈으로 정식서비스를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파이러츠>는 AOS에 슈팅게임 같은 조작을 넣었다는 점도 인상적인 게임이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그래픽도 특징이다. 이런 그래픽 콘셉트, 다 이유가 있다. 바로 <파이러츠>의 개발사가 스페인에 위치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디스이즈게임은 <파이러츠>의 프리시즌 오픈을 앞둔 개발사 버추얼토이즈의 기획 총괄을 맡은 헤수스 이글레시아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페인에 있는 개발사이기에 직접 찾아갈 수 없어 서면 인터뷰로 진행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진수 기자
“버추얼토이즈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개발사”
인터뷰에 앞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헤수스 이글레시아스: 내 이름은 헤수스 이글레시아스 (Jesus Iglesias) 다. 버추얼토이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파이러츠>의 기획 총괄을 맡고 있다.
현재 <파이러츠>를 개발하고 있는 버추얼토이즈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스페인 어느 도시에 있는 회사인지, 몇 명이 근무하고 있는지, 회사의 역사 등에 대해 알려달라.
버추얼토이즈는 20년 이상의 경험과 80개 이상의 비디오 게임 퍼블리싱 경력이 있는 매우 실력 있는 개발사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스웨덴에 스튜디오를 뒀으며, 8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우리는 동전을 투입해서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게임 시절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하였고, 닌텐도, 세가 등의 회사와 함께 콘솔 및 PC게임 개발을 진행해왔다. 버추얼토이즈의 수많은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특히 온라인 게임이 많은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온라인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유저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스페인 게임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스페인의 게임 개발 분위기나 게임 산업 규모가 궁금하다.
스페인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비디오 게임 시장과 산업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 중 하나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시장이며 PC,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는 수 천명의 개발자들이 있다.
<파이러츠>의 판권을 넷마블이 가지고 있는데, 퍼블리셔로 한국의 넷마블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지구 반대편의 퍼블리셔와 계약하는 게 일반적인 일은 아니지 않나?
게임 산업은 이미 글로벌화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서 일하는 회사와의 계약은 이제 일반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파이러츠> 이전에도 이미 아시아의 회사들과 함께 협력했던 경험이 있다.
<파이러츠>의 판권을 가지고 넷마블과 계약을 체결할 때의 상황을 말해보자면, 사실 유럽과 미국 퍼블리셔들에게도 여러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온라인 게임이 가장 발달한 나라이고, 한국에서 성공을 한다면 세계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의 넷마블이 해 온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넷마블과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게임사, 유저와 소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화상회의와 메일을 통해 주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근무시간을 맞추어가며 최대한 협력하기에, 큰 어려움 없이 개발을 진행해오고 있다.
“FPS와 AOS의 재미를 동시에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곧 프리시즌 오픈을 앞둔 <파이러츠>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개발 초기로 돌아가 이야기 해 보자. 처음 개발을 시작할 게 언제였나? 그리고 그 때 <파이러츠>를 개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파이러츠>를 개발하기 시작한 건 3년 전이었다. 우리의 개발팀은 모두가 온라인 게임을 즐겨 하지만, 일부는 FPS를, 일부는 AOS를 즐기는 유저들이었다. 우리는 ‘이 두 그룹 모두가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파이러츠>의 개발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미 우리는 여러 FPS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또한 가능하리라 확신했다.
<파이러츠>의 개발 목표가 궁금하다. 으레 게임을 개발하면 ‘보다 대중적인 게임을 만들겠다’라던가 ‘시장에 나온 게임보다 깊이 있는 게임’같은 걸 목표로 만들지 않나? <파이러츠>의 개발 목표, 또는 개발 의도는 무엇이었나?
우선 우리가 원했던 건 우리가 플레이 할 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도 새롭고 독창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시장에 대한 환경 분석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즐거워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이러한 믿음을 갖고 열정을 퍼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적’이라는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정말 해적을 좋아하니까! ‘보물섬’은 제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이며, 우리는 이러한 모험, 해적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을 좋아한다. 덕분에 우리 게임은 독특한 반전, 해적, 그리고 판타지와 기술이 함께 숨쉬는 독특한 게임이 되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해적이 되기를 꿈꾸지 않았을까?
<파이러츠>에서 추구하는 재미는 무엇인가? 조작의 재미? 아니면 팀원끼리 협동해 승리를 쟁취하는 뿌듯함?
양쪽 다 추구한다. 자신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재미와, 팀원간의 협력을 통한 승리의 기쁨 둘 다 <파이러츠>에서 즐길 수 있다.
이제 프리시즌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의 <파이러츠>는 어떤 게임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스피디한 액션, 탈것과 오브젝트를 활용하는 전략적인 전투가 어우러진 게임이다.
<파이러츠>를 보면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라고 하기에는 기존 게임들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 ‘팀 대전 TPS’같은 느낌이다. 특히 직접 마우스로 조준해 총을 발사한다는 것부터가 기존 MOBA에서 시도하지 않던 방향이다. 왜 이런 게임 방식을 도입했나?
무기와 탑승물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는 기존 방식을 따라가기 보다는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이 더 편리하고 재미있을까?’를 생각하며 게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우선 개발을 한 후,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확인했다.
로프액션은 어떤 발상을 거쳐 게임에 넣게 됐나?
과거 해적들이 적군의 함선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갈고리를 집어 던져야 했다. 바로 상상이 되지 않나? 우리는 이러한 대표적인 이미지를 빼먹어서는, 해적을 소재로 한 게임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시각적으로도 만족스럽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에도 매우 중요한 로프 액션이 탄생했다.
앞서 이야기 한 두 가지 특징이 <파이러츠>에서 가장 돋보이는 개성이다. 그런데, 마우스로 직접 조준해서 적을 맞춰야 하는 것도 그렇고, 로프액션 등은 컨트롤 실력에 따른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는 요인이다. 초보자들은 여기서부터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데, 대중성을 위해 조작 난이도를 낮출 방안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나?
조작 능력의 차이보다는, 인지의 부족에서 나오는 실력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실제 조작 자체는 어렵지 않은 것이 파이러츠의 특징이다. 그래서 캐릭터와 오브젝트의 사용법을 좀 더 유저에게 잘 알려줄 수 있도록 많은 개선을 진행했다.
“한국과 시간대 스페인에서도 접속해 유저들과 게임 즐길 것”
작년에 한국에서 CBT를 진행했다. 개발진도 CBT 때 게임에 접속해서 한국 유저들과 게임을 했나?
그렇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참여할 예정이다. 게임을 더 발전 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직접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유저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무엇을 선호하지 않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진행된 CBT라 밤낮이 반대인 스페인에서 유저 반응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유저 반응을 확인했나?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그렇겠지만, 게임 개발자들은 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치 뱀파이어같이?
버추얼토이즈가 느끼기에 한국 내 CBT 반응은 어땠다고 판단하고 있나?
성공적이었으나, 유저들을 위하여 개선할 점들을 찾을 수 있었던 테스트였다.
지난 CBT이후 변경점이 상당히 많다. 어떤 점이 바뀌었나?
우선 전체적인 초보자 동선을 손봤다. 튜토리얼을 대대적으로 개선하였고, 인공지능을 상대하며 연습할 수 있는 모드를 추가했다. 그 외에 신규 캐릭터 추가, 맵 디자인 수정 등 많은 부분을 변경했다.
CBT 이후, 초보자 진입과 역전 강조
프리시즌에서 새로운 게임 모드인 ‘쟁탈전’을 선보인다. 먼저 신규 게임 모드인 ‘쟁탈전’을 넣은 이유와 개발 목적이 궁금하다.
유저들이 보다 쉽게 캐릭터 조작을 배우고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규 모드인 ‘쟁탈전’에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유저들이 컨트롤로 직접 승부하는 느낌을 제공하고 싶었던 건가?
쟁탈전은 전면전에 비해 작은 사이즈의 맵에서 캐릭터 조작에 집중하도록 디자인했다. 이를 통해 우선은 자신의 캐릭터의 특성을 파악하고 컨트롤을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쟁탈전은 또한 인공지능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 유저들의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모드인 전면전에서도 요새 주변을 손봤다. 왜 바꾸게 되었으며, 어떤 결과를 도했는지 궁금하다.
요새 앞 함정 추가, 요새 주위 디자인 변경 등 몇 가지 변경점이 있다. CBT 당시, 어느 한 팀이 한번 승기를 잡으면 이를 뒤집기가 힘든 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를 보강하여 보다 전략적이고, 게임이 끝날 때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온라인게임 종주국 한국에서 성공해 e스포츠까지 간다”
곧 있으면 한국 시장에서 프리 시즌을 시작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게 된다. 한국시장에서의 흥행 목표가 있다면?
현재 한국 시장은 출시한 지 오래된 게임들이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선은 이러한 기존 게임들과 나란히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버추얼토이즈에게 한국 게임시장이 가지는 의미가 궁금하다. 당신들에게 한국 게임시장, 한국의 게이머는 어떤 의미인가?
스페인의 사람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들으면 매우 놀랄 거다. 한국은 스페인이 참고할 수 있는 매우 발달한 시장이며, 많은 게임 유저와 개발자들은 한국의 게임, 한국 게이머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참고 삼아 그 트렌드를 따라가고는 한다.
프리시즌 이후 정규시즌이 시작될텐데, 정규시즌까지의 일정이 궁금하다. 정규시즌 까지는 무엇이 추가되며, 어떻게 유저 리그를 운영할 계획인가?
앞서 공개된것과 같이, 정규시즌은 4개월동안 진행된다. 유저들은 4개월 동안 리그전을 통해 자신의 등급을 상승시키기 위해 노력할 텐데, 시즌이 종료되면 그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보상이 지급되며, 2개월간의 프리 시즌 동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물론, 정규시즌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업데이트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파이러츠>의 e스포츠화 구상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CBT때는 점차 발전시켜서 e스포츠화를 노리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e스포츠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은 보다 많은 유저들이 <파이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처음부터 큰 규모의 프로 대회보다는, 소규모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대회를 제공하여 유저들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이제 실질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이후 업데이트도 장기 흥행을 위해 중요하다.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앞으로 캐릭터 추가 주기 등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캐릭터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중간중간 색다른 모드나 맵 또한 제공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바란다.
한국 이후 다른 국가도 진출해야 하지 않겠나? 한국 외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시장들을 노리고 있나?
연내 중국 오픈이 목표다. 다른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
이제 곧 프리오픈이다. 한국 유저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자유롭게 부탁한다.
지난 3년간 즐겁게 플레이 하고 많은 팀원들의 노력이 들어간 게임을 드디어 오픈할 시점이 왔다는 점이 매우 설렌다. 한계를 믿지는 않으나,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감정은 믿고 있다. 우리가 게임에 불어넣은 감정과 열정을, 한국의 유저들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