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고: 학원무림대전> <제국시대> 등 실시간 집단 PVP 전문 개발사 포플랫이 미소녀 콘셉트의 신작 게임을 공개했다. <미소녀결사단: Midnight in City>(이하 미소녀결사단: MIC)는 포플랫이 굉장히 오랜만에 추구하는 미소녀 콘셉트의 PVP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 개발사가 생각한 것과는 다소 다른 측면에서 화제다. 바로 사전등록 이벤트와 함께 공개된 3명의 이벤트 캐릭터가 원인이었다. 게임이 이벤트 캐릭터로 내세운 이들은 웹툰 <아메리카노 엑소더스>의 ‘아메리카노 빈즈’(일명 아멜), <나이트런>의 ‘프레이’, 그리고 서브컬쳐 전문 쇼핑몰 사보텐 스토어의 마스코트 ‘사보리’. 허나 문제(?)는 이벤트 캐릭터 중 한 명이 보기와 달리 신체 건강한 ‘소년’이라는 것.
미소녀 콘셉트 게임에 소년 캐릭터가 등장한 연유는 무엇일까? 캐릭터가 너무 예뻐 댓글을 보고 나서야 문제를 알게된 포플랫 개발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극지고: 학원무림대전> <제국시대> 등 땀내(?) 나던 게임만 만들어 왔는데, 이번에는 어쩐 일로 미소녀를 전면에 내세운 카드배틀 게임을 공개했다.
김종형 이사: 딱히 땀내나던 게임만 만든 것은 아니었는데. 퍼블리싱 작품이긴 하지만 <보더 브레이크ㅣ 폭풍의 건프론트 for Kakao> 같은 작품도 있고. (웃음)
사실 <미소녀결사단: MIC>도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실시간 대규모 PVP를 내세운 게임이다. 다만 이전 작품들은 너무 진입장벽이 높고 하드코어한 면이 있었는데, <미소녀결사단: MIC>은 이러한 부분을 집중 개선했다. 미소녀처럼 화사한 게임이니 기대해달라.
사전등록 이벤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 제목부터 <미소녀결사단: MIC>인데, 이벤트 캐릭터로 <아메리카노 엑소더스>의 남성 캐릭터인 ‘아멜’이 포함돼 화제가 되었다.
전민혁 PM: 솔직히 아멜이 포함된 것은 우리 실수였다. 원래 게임의 콘셉트부터 ‘금남’의 게임이었다. 웹툰과 이벤트 제휴를 할 때도 이것 때문에 탈락한 작품이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아메리카노 엑소더스>는 미소녀 캐릭터도 많고 주인공도 여성처럼 생겨서 논의할 때 아무도 아멜이 남자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중에 게임 광고가 시작된 후에야 유저들이 함정(?)이 있다고 지적해 겨우 알게 되었다.
김종형 이사: 그것 때문에 전민혁 PM이 많이 난감해하더라. 게임의 금남 콘셉트를 가장 강하게 밀어붙인 멤버이다 보니…. 하지만 덕분에 SNS 등에서 많이 화제가 돼 다른 멤버들은 만족해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엑소더스> 작가 분도 재미있어 하시고. (웃음)
<미소녀결사단>, 천 단위 실시간 집단 전투가 핵심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겉보기로는 평범한 미소녀 카드배틀 게임처럼 보인다. 지금 시기에서 카드배틀은 한 박자 늦은 것 아닌가?
전민혁 PM: 아무래도 미소녀 카드가 많다 보니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겠다. <미소녀결사단: MIC>는 전작 <제국시대>와 유사한 실시간 집단 PVP 위에 카드라는 틀을 얹은 게임이다.
카드라는 틀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모바일이라는 디바이스에서 ‘카드’처럼 유닛의 정보를 확실히 전달해주는 포멧은 드물다. 이제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도 카드만 보면 이 유닛이 어떤 유닛이고 얼마나 강한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소녀를 가장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고. (웃음)
<제국시대> 방식이라고 말해도 모르는 유저가 많다. ‘실시간 집단 PVP’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김종형 이사: 룰은 간단하다. 양측의 목표는 상대의 마법진을 파괴하는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면 가로세로 3 × 2칸의 전장이 보이고 양측은 전장에 각각 ‘ㄱ’자 모양으로 배치된다.
유저는 이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동료들과 의견을 주고받고 자리를 옮겨가며 상대의 방어를 뚫고 마법진을 공격하면 된다. 상대가 한 칸 밖에 배치되지 않은 곳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고 상대가 2칸 배치된 지역의 공세를 막아낸 후 역습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로 각 카드는 인간·신족·수인 3개 종족 상성 외에도, 자신이나 상대의 체력 상태에 따른 추가 피해, 조건부 회복 등 다양한 스킬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덱을 구성하고 상대를 공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장에는 최대 5개의 덱을 가져갈 수 있으니 상황에 맞게 투입해야 할 것이다.
PVP가 집단 단위로 벌어진다면 전장 자체는 리더의 ‘전쟁선포’ 등의 절차로 열리는 방식인가?
김종형 이사: 정기적으로 열리는 방식이다. PVP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모든 유저가 임의로 배정되는 구역(일종의 임시 진영)에 속해 싸우는 ‘구역 전투’, 그리고 유저들의 모임인 결사에 속해 싸우는 ‘결사 전투’가 바로 그것이다. 두 전쟁은 각각 1시간 단위로 벌어지며 구역 전투는 매 정시에, 결사 전투는 매 30분에 시작된다. 결사까지 가입된 유저는 30분 마다 한 번씩 전장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처음에는 결사의 리더가 선전포고를 하는 방식도 생각했지만, 이 경우 어지간한 하드코어 유저가 아니면 게임을 즐기기 힘들더라. 일단 결사에 가입되지 않으면 전쟁을 즐길 수 없는데다가 설사 결사에 가입했더라도 서로 시간 맞추는 것도 일이고. 잦은 접속이 힘든 유저는 스펙이 좋더라도 결사 활동을 온전히 못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지금 방식으로 바꿨다.
30분마다 전장이 열린다면 PVE의 비중이 굉장히 적을 것 같은데.
김종형 이사: 기력을 소모해 계정 경험치나 리더 카드, 성장 재료 등을 얻을 수 있는 '탐험' 콘텐츠가 존재한다. 다만 주력 콘텐츠라기 보다는 유저들의 성장을 도와 전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에 가깝다. 실제로 이 때문에 탐험 콘텐츠는 카드 능력치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기력에만 의존한다.
허나 그렇다고 PVE의 중요성이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탐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리더 카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탐험을 즐기면 게임 머니나 성장용 재료카드 외에도, 낮은 확률로 5성 등급의 리더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참고로 <미소녀결사단: MIC>에서는 리더카드를 탐험이나 레이드같은 PVE 콘텐츠, 그리고 카드 진화·합성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좋은 리더 카드를 얻으려면 탐험이 가장 빠른 방법인 셈이다.
허나 탐험에 덱 파워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대부분의 유저들은 탐험을 제대로 된 콘텐츠라 여기지 않을 것이다. 정시에 접속해 PVP를 즐길 수 없는 유저들은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은데.
전민혁 PM: <미소녀결사단: MIC>의 모든 주력 콘텐츠가 실시간 PVP인 것은 아니다. PVE 최종 콘텐츠인 레이드의 경우, 특정 시간에 강림한 보스 몬스터를 모든 유저들이 합심해서 잡아내는 콘텐츠다. 물론 탐험과 달리, 덱 파워가 필요한 진짜(?) 전투 콘텐츠다.
계정레벨 30이 넘으면 비동기 PVP인 '결투'도 즐길 수 있다. 콘텐츠 특성 상 덱의 상성관계가 고스란히 적용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신중한 운용이 필요할 것이다. 참고로 결투 콘텐츠의 경우, 기력 대신 게임 머니를 사용하기 때문에 탐험이나 전쟁 때문에 기력이 부족한 유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김종형 이사: 이러한 콘텐츠 외에도, PVP 자체도 아침부터 밤까지 30분마다 계속 개최되니 학업이나 생활 때문에 접속이 힘든 유저도 전쟁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를 즐길 기회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실시간 집단 PVP 외길, 현장감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극지고: 학원무림대전> <제국시대>에 이어 <미소녀결사단: MIC>까지. 자체 개발 작품은 대부분 실시간 집단 PVP를 내세웠다. 매번 이런 콘셉트의 게임을 선보이는 이유가 있는가?
전민혁 PM: 어떤 개발사는 RPG를 잘 만들고 어떤 개발사는 액션을 잘 만든다. 우리는 그저 개발진들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잘 하는 장르를 선보이는 것 뿐이다.
김종형 이사: 이런 시스템의 게임만 3년 넘게 만든 것 같다. 처음에는 사람이 적어 개발도 하고 GM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웃음) 그때의 경험이 나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실시간 집단 PVP를 만들게끔 부추기는 것 같다.
오디오 분야에서 쓰는 표현 중 '임장감'이라는 단어가 있다. 마치 연주회장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표현이다. 나는 우리 게임의 시스템이 그 어느 장르보다 이것을 잘 선사한다고 생각한다. 전쟁이 벌어지면 화면 가운데서는 캐릭터가 상하좌우로 오가며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화면 위에서는 유저가 속한 집단의 유저들이 바쁘게 의견을 나누고 화면 아래에서는 피해 순위시 실시간으로 변동한다.
<극지고: 학원무림대전>이나 <제국시대>나 모든 유저들이 이러한 광경을 좋아했다. 실제로 전작 <제국시대>의 경우, 어떤 클랜은 아예 매신저 방까지 하나 만들어 하루 종일 의견을 나누더라. 전쟁 전에는 작전을 이야기하고 상대가 쳐들어오면 SOS를 돌려 힘을 합쳐 공격을 막아내고. 이런 재미는 비동기 방식 전투, 혹은 소규모 전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재미다. 나는 이런 전투가 좋고 계속 만들고 싶다.
한편으로는 매번 유사한 시스템을 포장지(?)만 바꿔 선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김종형 이사: 내부적으로는 많은 룰을 실험하고 있다. 당장 전장 구성만 하더라도 칸과 줄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는데, 모바일 환경에서는 아직 3 × 2칸 전장이 가장 효과적이더라. 줄이면 너무 부족하고, 그렇다고 늘리면 집단 전투임에도 유저들이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지 못해 스트레스만 쌓였다. 현재로서는 지금의 방식이 우리가 선보일 수 있는 최선이다.
대신 <미소녀결사단: MIC>에서는 전쟁 시 리더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늘려 '집단'에 속해 싸운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들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리더는 전술스킬로 취약지점에 '방어대장'을 소환해 적의 공격을 잠시 막아낼 수도 있고, 모든 결사단원들의 퓨리 스킬(일종의 필살기) 게이지를 채워 전세를 역전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사단원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이 필수지만.
전민혁 PM: 기존 작품들이 하드코어 유저를 주로 노렸다면 <미소녀결사단: MIC>는 라이트 유저도 쉽게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일단 이전 작품들과 달리 특정 집단에 가입하지 않아도 전쟁을 즐길 수 있고, 전쟁도 일정 시간마다 시작돼 멤버 간 합을 맞추기도 더 편해졌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전민혁 PM: 우리로서는 굉장히 오랜만에 미소녀 콘셉트를 적용한 게임이다. 그런만큼 기존에 우리 게임을 즐겼던 분들도 <미소녀결사단: MIC>에서는 상큼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많은 취향을 만족시키려 노력했으니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 앞으로도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