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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출시! 광개토태왕 “뽑기·자동전투 없이 게임 본연의 재미 살리겠다”

구글·애플 동시 출시 앞둔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출사표

송예원(꼼신) 2015-07-08 14:52:47

김태곤 상무의 신작으로 주목을 받았던 엔도어즈의 <광개토태왕>이 오는 9일 구글과 애플에 동시 출시된다. 지난 2013년 개발에 착수한 지 2년 반 만이다. 

 

<광개토태왕>은 김태곤 상무가 <임진록> 이후 15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스타일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과거 PC게임에서 볼 수 있는 실시간 전투는 물론, 비동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공성전까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가지 모드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내세우고 있다. 

 

오랜만에 특기를 선보이는 김태곤 상무는 FGT와 CBT, 게릴라 테스트까지 수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게임을 가다듬는 데 공을 들였다. <광개토태왕>은 어떤 과정을 거치며 탄생했을까? 8일 넥슨 아레나에서 개최된 ‘넥슨 모바일데이’에서 김태곤 상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모바일데이 김태곤 상무 발표 풀영상

■ “역사의 감동으로 게임의 부정적 인식 지우고 싶었다

 

<충무공전>, <임진록> 등 과거부터 한국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선보여 왔다. 다시 역사 게임으로 돌아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김태곤: 우리나라 사람들이 역사물을 참 좋아한다. TV나 책에서도 이미 역사 관련한 콘텐츠가 많은데, 이러한 대중의 관심이 게임 개발자로서 큰 동기가 됐다.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게임은 다른 미디어와 달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역사’가 제공할 수 있는 감동과 교육적인 역할이 게임에 접목되면, 부정적인 사회의 시선을 제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게임명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광개토 ‘대왕’이 아닌 ‘태왕’으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김태곤: 두 가지 모두 틀린 표현은 아니다. ‘광개토대왕기’에 등장한 이름의 의미를 살펴보면 나라의 땅을 넓히고, 국가를 평안하게 하고, 많은 백성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왕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위대한 왕’이라는 뜻의 ‘대왕’도 의미가 있지만, 백성을 사랑하는 ‘태왕’ 이라는 단어에 더 매력을 느꼈다. 

 


게임의 주인공인 광개토태왕 '담덕'

 

 

<임진록>때만 해도 PC 중심의 환경이라면, 지금은 모바일 시대. 같은 RTS 장르라고 해도 두 플랫폼은 차이가 있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


김태곤: 모바일 환경이 어려운 점 두 가지다. 조작방식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집중력이다. 

 

마우스를 사용하는 PC는 다수 유닛의 컨트롤이 어렵지 않지만, 작은 화면의 모바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유닛을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또 PC게임은 한 번의 전투가 1시간씩 이어져도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모바일게임은 시간에 제약이 있다. 전략모드는 10분 내외로 진행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소는 최대한 제거해 나갔다. 

 

 

게임이 ‘전략모드’와 ‘공성모드’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특징이 있을 텐데.


김태곤: 완전히 별개의 2개 게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립적인 콘텐츠다. 우선 ‘전략모드’는 과거 우리가 PC에서 즐기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모바일로 충실하게 옮겨보자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작은 화면의 제약적인 모바일 환경에서 유닛을 운용하는 전략적 재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공성모드’는 원래 <광개토태왕>의 기반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전투는 공선전으로 이뤄졌다. 성벽에 붙어 방어하는 다양한 수비시설이 발전했고, 반대로 이를 부수기 위한 발석거, 충차 등 공격시설도 함께 등장했다. 전통적인 공성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다. 

 

 

각 모드가 연계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두 개를 한 게임으로 넣은 이유가 있나?

 

김태곤: 전략모드의 경우 아무리 불필요한 요소를 뺐다고 해도 플레이타임이 최소 10분 이상이다. 환경에 따라 10분, 30분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5분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려운 유저도 있다. 불편함을 강요하기 보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두 개의 모드를 준비했다. 

 

솔직히 첫 기획단계에서 두 가지 모드를 기획했던 건 아니다. 공성모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과거 엔도어즈가 해왔던 실시간 전략 게임에 대한 욕구와 의지가 생겨났다. 공교롭게도 ‘전략모드’를 만들겠다고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게 2014년 7월 8일이다. 1년 만에 완성버전을 낼 수 있었다.  

 




 

 

■ 자동전투도 확률형 아이템도 없다! 

 

‘자동전투’는 이제 국내 모바일게임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은 필수요소가 됐다. <광개토태왕>에서는 자동전투를 찾아볼 수 없는데, 트렌드에 벗어난 게 아닌가? 


김태곤: 정면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도전이다. <광개토태왕>은 자동전투는 고사하고 플레이하는 내내 유저가 고도로 집중하며 직접 컨트롤해야 한다. 이러한 도전은 시대를 거스르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위기’를 초래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요즘 사회가 워낙 살기 퍽퍽하고 어렵다 보니, 게임마저 빠르고 쉬운 것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여유를 찾고 싶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직접 콘텐츠를 운용하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었다. <광개토태왕>은 FGT부터 CBT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를 많이 만났다. 해외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인식이 국내 유저와 많이 달라서, 자동 플레이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다. 자동전투 중심의 콘텐츠가 국내 모바일 시장의 트렌드이긴 하지만, 이 트렌드가 오히려 세계 시장과 등지는 게 아닌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갈라파고스가 돼서는 안 된다.   

 

위 부터 공성모드와 전략모드 실제 플레이 장면. 모두 자동전투는 지원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RPG와 달리 두 개의 모드가 담긴 게임 특성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김태곤: 상용화에 있어서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유저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둘째,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RPG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과금 체계가 있는 건 아니다. 공성모드에서는 건물을 구축하는 자원을 대체하거나 생산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전략모드에서는 유닛이나 건물에 버프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다만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능력 향상의 폭은 온건한 수준으로 제한돼 있다. 밸런스적인 차이를 인식하거나 피로도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이정도 수주의 비즈니스 모델은 위험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하지만 2개의 모드 모두 장르부터 도전이 아닌가.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도박도 필요하다. 

 

오픈과 함께 확률 공개가 진행되나?


김태곤: 아쉽게도 <광개토태왕>에는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 공개할 확률도 없다. (웃음) 

 

<광개토태왕>의 상점


■ 해외 진출에서는 ‘광개토태왕’지운다! <광개토태왕> 향후 전략은?

 

지난 테스트에서는 고구려와 백제 진영까지 공개됐다. 이번 오픈에서 신라도 공개되나?


김태곤: 신라는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만큼 게임안에서는 풍부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웅의 마법도 더욱 독특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오픈에서는 고구려와 백제 진영만 오픈될 예정이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를 끌고 가는 고구려는 공격과 수비 콘텐츠가 고르게 잘 갖춰진 진영이다. 초보자들이 즐기기 적합하다. 반면 백제는 빠른 전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게임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을 끝낸 고수들이 즐기기 좋지 않을까 싶다. 

 

‘광개토태왕’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자료가 많지 않아 상상으로 채워 나가야 할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백제와 신라는 공개된 자료가 많은 만큼 전투에 있어서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재현에 힘썼다. 

 

전작인 <영웅의군단>를 통해 e스포츠에 도전했다. <광개토태왕>은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있나?


김태곤: e스포츠는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게임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영웅의군단>을 통해 모바일 e스포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광개토태왕>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발전해 나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 진행을 위한 관전이라든지, e스포츠에 필요한 시스템은 개발 과정에서 모두 구현해 놨다. 오픈과 함께 바로 소규모 대회를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영웅의군단>에서 보여준 관전 시스템은 <광개토태왕>에도 구축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광개토태왕>의 홍모 모델인 임요환과 홍진호과 등장해 대전하는 이벤트도 열렸다.

 

앞서 해외 진출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광개토테왕이 주요 테마인 만큼 한국의 색이 짙다. 따로 모색하고 있는 방법이 있나?


김태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고민했던 문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외에 친숙한 별개의 테마를 스킨 형태로 도입한다. 게임 시스템은 똑같지만, 그래픽은 전혀 다른 게임으로 보일 거다. 테마에 맞춰 글로벌 버전은 게임명도 변경할 예정이다. 

 

우선 국내에서 서비스 안정화가 이루어지면 순차적으로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각 지역별로 서버가 운영되지만, 이후에는 글로벌 대전도 가능하도록 시스템 구현은 이미 완성됐다. 국내 유저는 상대방까지 <광개토태왕>의 그래픽이지만, 해외 유저는 지역 스킨의 형태로 보여지는 방식이다. 각 지역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글로벌 e스포츠 대회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발만 2년 반이 걸렸다. 마지막으로 소감을 전한다면?


김태곤: 얼마 전 <광개토태왕>팀이 회식을 했는데, 참석한 인원만 70여 명이었다. 그만큼 많은 개발자가 2년 반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다. 고생도 많았지만, <광개토태왕>은 과거 청춘을 다 바쳤던 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즐겁게 작업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영웅의군단>은 iOS 버전의 출시가 늦어져 안타까움이 많았는데, <광개토태왕>은 동시에 론칭할 수 있어서 기쁘다. 보다 많은 사람이 오래도록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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