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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액션 RPG 그래뿌까, “코믹함과 귀여움으로 여심 사로잡겠다”

쉽고 단순함 강조, 꾸미기 시스템으로 여심 공략

송예원(꼼신) 2015-09-02 14:50:30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IP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 오리진>, <마블 퓨처파이터> 등은 친숙함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손쉽게 인지도를 확보했다. 게임 IP의 경우 개발기간 및 비용 단축도 장점이 다. 이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온라인/콘솔게임 또는 애니메이션, 영화, 소설까지 다양한 장르의 인기 IP 확보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신생 개발사 태가소프트는 그 중 하나다. 오히려 트렌드보다 앞선 2013년 캐릭터 ‘뿌까’의 IP를 확보했으며, 오랜 준비 끝에 9월 <그래뿌까>의 정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대세를 따라 RPG를 택하면서도 원작의 발랄함과 코믹함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보다 가벼운 느낌을 주기 위해 엔진도 언리얼3에서 유니티로 갈아탔다. 미드코어를 넘어 하드코어 RPG가 주류를 이루는 요즘 태가소프트가 노린 전략은 무엇일까? <그래뿌까>의 기획을 맡은 태가소프트 조미란 대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기자

 

태가소프트 조미란 대리 

  


 

■ 여성유저를 잡아라! 캐주얼 액션 RPG <그래뿌까>

 

‘뿌까’는 2000년 혜성같이 등장해 열풍을 일으킨 캐릭터다. 한 때 연매출 3,000억 원을 올리기도 했는데 그 중 80%가 이상이 해외 매출이었다. 10년이 넘은 요즘 국내에서는 그 인기가 시들해 보이지만, 프랑스나 중국에서는 여전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치파오를 입은 뿌까의 모습을 보고 자국 캐릭터로 착각하는 이들도 많은데, 현재 캐릭터 전용 매장만 300여 개에 달한다. 

 

이러한 해외 시장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은 물론,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기도 했다. 공통점은 기본 설정과 애니메이션의 발랄하고 코믹한 콘셉트에 따라 캐주얼 장르가 대다수였다는 점이다. 온라인에서는 <뿌까레이싱>이 모바일에서는 <뿌까테마파크>, <뿌까레스토랑> 등이 대표적이다. 

 

대세를 쫓아 RPG를 택한 태가소프트지만 원작의 장점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대신에 액션 게임임에도 타깃을 여성 유저로 두는 강수를 뒀다. 피가 난무하는 사실적인 액션에 거부감을 가지는 유저층을 노려 캐릭터 개성을 살린 연출로 유머러스한 액션을 선택한 것.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은 고퀄리티 그래픽의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 어두운 느낌의 RPG가 주류를 이루고 있잖아요. 포화된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뿌까’의 캐주얼한 느낌을 살려 틈새시장을 노리기로 했죠. 액션 RPG에서는 주요 타깃이 아니었던 이들에게까지 액션과 더불어 수집과 성장의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조 대리는 <그래뿌까>를 두고 ‘부담없는’ 이라는 수식을 여러 번 강조했다. 

 


 

■ 가구를 배치하면 스킬이 생기는 소셜 콘텐츠 ‘마이룸’ 

 

총 40명의 개발팀 중 아트를 제외하고 유일한 여성 개발자인 조 대리에게 주어진 미션은 ‘여심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단순히 캐릭터가 제공하는 유머 이외의 재미 요소가 필요했다. 육성/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주로 등장하는 ‘마이룸’ 시스템이 <그래뿌까>에 있는 이유다. 

 

일반적인 모바일 액션 RPG의 딱딱한 메인 화면대신 <그래뿌까>에는 꾸미기가 가능한 ‘마이룸’이 있다. 플레이어는 수집한 캐릭터를 전시하는 것은 물론, 가구 등을 배치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든다. “전투와 별도로 줄 수 있는 재미를 고민하다가 과거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모티브를 따왔어요” 조 대리는 마이룸 꾸미기 자체를 전투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 핵심 콘텐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게임 속 친구의 룸을 방문할 수도 있는데, 횟수에 따라 뽑기에 필요한 소셜 포인트를 제공한다. 단순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인터랙션이 가능하도록 다른 유저의 룸을 평가하고 주마다 점수를 산정하는 랭킹시스템도 넣었다. 가구들을 터치하면 골드나 토큰(스테미너), 캐시까지 얻도록 만들었다. 

 

가구는 꾸미기 기능으로 그치지 않는다. 특정 가구를 배치할 때마다 캐릭터의 스킬을 소환하는 것. 꾸미기와 전투의 자연스러운 연계가 목적이다. “뿌까를 알고 있는 이들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네이버를 통한 1차 베타 테스트 당시에서도 참여 유저 중 60% 이상이 여성이었죠. 친숙한 꾸미기 시스템으로 게임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형성해 전투도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 기사 내 스크린샷은 개발 버전으로 론칭 후 변경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셀카봉이 주무기? ‘멋짐’보다는 ‘코믹’ 택한 액션 연출

 

전투에서는 연출에 힘을 줬다. 화려하고 묵직한 액션이 아니라 캐릭터 본연의 코믹함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2년 전 언리얼 엔진3로 개발했던 버전을 포기하고 유니티엔진을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을 노린 만큼 클라이언트의 가벼움도 중요했지만, 그래픽도 현실적인 것보다도 가벼운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여기서도 여성 개발자인 조 대리의 역할이 컸다. 설정부터 여성 유저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자유의 여신상을 모티브로 제작된 캐릭터 ‘프리걸’은 셀카봉이 주무기다. 셀카를 찍으면 스킬이 나가고 심지어 궁극기 명은 ‘자뻑증’이다. 

 

“캐릭터 특징을 부각하는 건 남녀 모두가 어렵지 않지만, 여성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감성적인 콘텐츠 개발은 아무래도 같은 여성인 제가 유리했죠.” 이 밖에도 폭력적인 느낌은 최대한 배제했다. 당연히 피가 튀거나 신체가 훼손되는 모습도 등장하지 않는다. 

 




 

 

■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기는 액션 RPG로 남고 싶다”

 

<그래뿌까>는 시스템 자체의 가벼움에도 신경 썼다. 수집 가능한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오리지널만 60개가 넘는 데, 일반적인 액션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나 방어구는 필요 없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무기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집 딸’이라는 원작의 콘셉트에 따라 요리 시스템을 넣었다. 여성 유저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요리라는 주제로 생소할 수 있는 무기나 액세서리 장착을 대체한 것. 레시피에 따라서 재료를 모아 음식을 만든 후 캐릭터에게 먹이는 방식으로 짜장면은 공격력이, 짬뽕은 크리티컬 확률이 늘어난다. 무엇보다 과정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요리는 단 3개만 먹일 수 있도록 제한했다. 

 

성장에서도 레벨업과 진화는 존재하지만, 합성과 같은 복잡함은 덜어냈다. 캐릭터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여성유저가 타깃인 만큼 한 번 키우기 시작한 캐릭터는 끝장을 볼 때까지 함께 가는 것이 목표다. 조 대리는 육성과 수집이 주는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과정이 단순해지고 콘텐츠가 줄어든 만큼 비즈니스 모델은 태가소프트가 가진 큰 숙제다. 기본적인 골격은 캐릭터 뽑기지만 낮은 확률에 의존한 방식은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9월 초 예정된 CBT를 통해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론칭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기존 모바일 RPG의 비즈니스 모델은 부담스러워요. 캐주얼을 내세우면서 하드코어한 과금 유도는 게임 콘셉트와도 맞지 않고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잡기 위해 론칭 전까지 해답을 찾아야죠” 

 

<그래뿌까>는 9월 국내 론칭을 시작으로 연내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9월 초 모든 유저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할 예정이다. CBT와 사전 예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okpucca.tegasof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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