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발표한 신규 영웅 초갈은 가히 '충격'이었다. AOS게임에서 2명이서 1명의 캐릭터를 조작한다. 그것도 한 명은 이동까지 포기한 채로. 2배 강력하지만 죽으면 2연킬을 내주는 일종의 2인3각 영웅이다.
당장 '트롤'이라는 말부터 떠오르지만 블리자드의 개발팀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단순한 이벤트나 흥미성 영웅이 아니다. 밸런스까지 고려한 진지한 영웅이라는 게 그들의 이야기다. 블리즈컨에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개발 중인 메튜 쿠퍼 수석 라이브 디자이너와 필 곤잘레스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를 만났다.
"어차피 트롤을 할 사람은 굳이 초갈이 아니어도 다 한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홍민 기자
트롤(트롤링): 게임에서 고의로 경기를 망치거나 같은 팀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행위. 주제와 상관없는 내용에 관심이 쏠리게 만드는 행동이 트롤링(제물낚시)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말.
TIG> 초갈 발표는 충격이었다. 아무리 봐도 트롤링에 최적화된 영웅 같은데?
초갈은 2명이 1개 캐릭터를 조작해야 하므로 자연스레 초갈이 포함된 팀은 4명의 영웅으로 구성된다. 대신 초갈은 다른 영웅보다 2배 강하다. 왼쪽 머리인 초는 전사 성격으로 이동을 담당하고, 오른쪽 머리인 갈은 장거리 암살자 같은 캐릭터로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초와 갈은 서로 협동해야 한다. 초는 이동을 담당하지만, 갈은 이동속도를 담당하기 때문에 서로 손발을 잘 맞춰야 하는 식이다.
TIG> 이야기를 들어도 트롤링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초갈은 빠른대전에서는 무조건 파티로만 선택이 가능하다. 대신 영웅리그는 파티를 하지 않아도 함께 플레이할 수 있어서 말한 대로 트롤링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다른 영웅으로도 얼마든 트롤링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선택 시 의견만 잘 조율한다면 큰 차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TIG> 초갈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 좀 듣고 싶다.
초와 갈은 몸은 하나지만 영웅은 확실하게 따로 취급받는다. 스킬은 물론 궁극기와 특성, 캐릭터 레벨도 분리돼있다. 다만 스킨과 탈것은 만약 서로 다른 것을 고를 경우에는 랜덤으로 한 가지가 선택될 것이다. 초갈은 빠른대전에서 파티로 선택해야 하며 한 명만 택할 경우 선택이 안되고, 영웅리그에서도 둘이 한꺼번에 선택해야만 선택이 된다.
TIG> 갈은 기존의 아바투르와 역할이 비슷한 건가?
매우 다르다. 길잃은 바이킹과도 매우 다르다. 2명이 한 명을 조작하면서 오는 장단점과 한 라인을 담당하면서 오는 장단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초와 갈은 각각 기술과 궁극기가 따로 있어 두 영웅의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체력도 다른 영웅보다 2배 많다. 그래서 아바투르보다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TIG> 차후에도 이런 비슷한 영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가? 예를 들어 머리가 3개 달렸다거나.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계획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아바투르, 초갈, 길 잃은 바이킹도 가능하기 때문에 3명이 조정하는 독특하고 상대하기 재밌는 영웅도 가능성은 있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염두해 두겠다. 2012년 초갈이 처음 소개됐을 때는 사실 1인 영웅이었다. 그러다 특성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기존 개발을 중지했다. 그러면서 2명이 조정하는 초갈에 대해 고려하기 시작했다. 그 특성 시스템이 가능성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TIG> 새 전장인 ‘파멸의 탑’(가칭)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전장마다 여러 메카닉을 도입해 봤는대 우린 색다른 보스 메카닉을 적용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적의 핵을 바로 공격할 수 없는 메카닉이었다.
TIG> 그럼 전투가 길어지지 않나?
사내 테스트에서는 ‘파멸의 탑’도 다른 맵과 같이 20분 정도로 끝났다. 핵의 생명력 등을 조절해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성채를 6개 모두 점령 시 제단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상대편 핵을 공격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TIG> 다른 아이피에서 가져온 영웅들이 많은데, 아르타니스가 유저들이 원했던 것과 다르게 좀 둔해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영웅 디자인은 17주 정도 걸렸는데, 일단 아르타니스는 탱커 영웅이다. <공허의 유산>이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거기서 주력 영웅이기 때문에 발매 전 프리뷰 형식으로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프로토스 전사 영웅을 만들고 싶다는 요청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공허의 유산>을 해보면 알겠지만 좀 더 날렵한 광전사보다는 전사적인 측면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TIG> 오버워치의 영웅들도 추가됐는데 전장과 같이 소개함으로서 친숙함을 높일 계획은 있는지?
트레이서는 <히어로즈> 팀에서도 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오버워치> 팀에서 먼저 요청이 왔다. 마침 <오버워치>도 6:6이어서 기존 기술을 크게 안바꿔도 돼 만드는데 힘들진 않았다. 영원한 분쟁처럼 하나의 아이피를 전체 세계관과 함께 녹여낼 수 있는 <오버워치> 전장 집중 패치 같은 것도 가능할 것 같다.
TIG> 신영웅 루나라는 사거리가 좀 짧은 느낌이다. 탈 것도 없고.
대신 이동속도가 20% 빠르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뚜벅이 영웅들에게는 별 위험없이 공격할 수 있지만, 레이너 같은 영웅에겐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탈출기가 없지만, 특성-궁극기 도약공격 등을 응용하면 좀 더 생존기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 테스트로는 현재 블리즈컨 빌드보다 약간 상승해서 루나라의 Q스킬 사거리와 데미지가 좀 증가됐다.
TIG> 투기장에서 10명까지 같은 영웅을 선택할 수 있다. 다른 모드는 그럴 예정이 없나?
투기장 모드는 완전 다른 모드다. 이를 빠른대전과 영웅리그로 도입할 생각은 없다. 영웅 중복 선택은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영웅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블리즈컨 빌드는 일리단 5명과 같이 좀 과장되도록 확률을 조정했는데 실제는 좀 다를 것이다.
TIG> 골드 소비를 위한 콘텐츠가 부족한 편인데 추가할 생각은 없나? 유물을 부활시킨다거나.
유물 부활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안들어가는게 더 나을까 싶다. <히어로즈>는 매우 투명한 개발과정을 갖고 있는데, OBT는 6월부터 시작한 게임이라 골드의 빈부격차가 심한 편이다. 아직 골드 콘텐츠 추가는 구상하고 있지 않지만 탈 것 등 소비경로를 늘리는 노력을 해보겠다.
TIG> 모랄레스 의무병 추가 스킨 같은 경우 아시아에 친밀하지 않았다.
그런 의견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개발 시 참고하도록 하겠다. 연그술사 스킨과 다른 신 스킨이 제작 중이다. 스킨 제작 속도는 약간 느린 것 같지만 개발 속도는 괜찮다. 연말 축제용 스킨이 곧 나올 것 이다.
TIG> 아르타니스 스킨은 에반갤리온 등 영향을 받았나?
매우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 그것이 <히어로즈>의 매력이 아닐가 한다. 법적 분쟁이 휘말리지 않는 선에서 오마주 정도로 감사의 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모랄레스 스킨도 마찬가지다.
TIG> 추가 영웅, 추가 전장 몇 개까지 생각 중인가?
숫자는 갖고 있지 않다. 영웅을 추가할 때마다 새 전략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계속 추가할 것이다. 전장은 4-5개일때는 괜찮지만, 10개가 넘으면 문제가 좀 있어서 로테이션을 하고 있다.
TIG> 모바일버전 등은 고려해 본 적 없나?
모바일은 논의된 바 없다. 스핀오프로도 생각된 바 없다. <하스스톤> 같이 다양한 경로로 확장될 수는 있겠지만, <히어로즈> 아이피 하나로 만들 계획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
TIG> 한국유저에게 한 말씀 바란다.
한국유저가 보여준 활발한 피드백, 수준높은 플레이에 감명받았다. 히어로즈에 보여준 성원에 매우 감사드린다. 한국은 e스포츠로 블리자드와 역사가 깊어 특별하다. 이번에 팀DK가 챔피언쉽에서 선전을 바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좋은 팀이 나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