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에이트판다에서 개발한 <드래곤아이드>가 아이덴티티모바일 2016년 신작의 스타트를 끊는다. 작년 한 해에만 벌써 <원더5마스터즈>, <그랜드체이스M>, <엑소스사가>, <루나전기> 등 모바일 RPG를 연달아 출시한 아이덴티티모바일. 그리고 2016년 첫 게임도 다시 모바일 RPG다. 다르게 본다면 가장 익숙한 분야라고도 하겠다.
물론 같은 장르라고 해도 게임까지 비슷했던 적은 없다. 어떤 게임은 그래픽으로, 어떤 게임은 IP로, 어떤 게임은 전투 방식으로 각각 차별점을 뒀다. 그리고 그렇게 '차별점을 지닌 모바일 RPG'라는 호칭은 신작 <드래곤아이드>에도 이어진다.
<드래곤아이드>는 이미 한 차례 CBT를 통해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캐릭터 뽑기를 없애고, 육성 과정에는 선택지를 넣었다. 스토리 화면에선 <겨울왕국>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디아블로3> 등에 출연한 성우들의 목소리가 모든 대사에 들어갔다.
관점에 따라선 '위험한 도박'으로도 보이는 게임. 개발사 에이트판다의 윤성환 개발실장은 "PC 온라인게임의 느낌과 퀄리티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구현하고 싶었다"고 표현했다. 모바일에서 즐기기 적합한 장르와 시스템을 채택하면서도 PC 온라인게임의 요소를 적극 채용한 셈이다.
국내 정식 출시에 앞서 벌써 반년째 해외에서 테스트를 하며 날을 갈아온 <드래곤아이드>. 그 중심에 있는 인물, 에이트판다의 윤성환 개발실장과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이충환 사업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이승운 기자
▲ 아이덴티티모바일 이충환 사업팀장(왼쪽), 에이트판다 윤성환 개발실장(오른쪽).
TIG> 만나서 반갑다. 먼저 <드래곤아이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윤성환 개발실장 : <드래곤아이드>는 장비와 캐릭터 조합을 베이스로 한 파티형 RPG다. 게임의 시나리오에 따라 캐릭터를 수집하고 장비를 세팅하며, 이들을 조합해 전략을 세우는 방식이다.
등장하는 캐릭터에겐 ★같은 등급 개념이 아예 없고, 동일 선상에서 레벨과 장비를 성장시킬 수 있다. 여기에 '룬'을 통해서 유저가 원하는 능력치를 붙일 수도 있다.
TIG> 파티형 모바일 RPG는 이미 레드오션인 시장인데, 그 안에서 <드래곤아이드>만의 차별성이 있는 건가?
윤성환 : 분명 파티를 짜고 던전에 들어가서 2~3웨이브를 뚫는다는 방식 자체는 비슷하다. <드래곤아이드>는 여기에 유저가 개입할 여지를 좀 더 마련했다. 스킬의 드래그 타게팅이나 파티원 일점사 기능 등, 수동 전투로 플레이했을 때 좀 더 효과적으로 던전을 진행할 수 있는 식이다.
여기에 최대한 PC 온라인게임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카메라 시점 변환도 자유롭게 되고, BGM이나 음성 쪽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스토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하고, 그 과정에서 시스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 전투 중 시점은 손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TIG> 딱 두 마디 질문했을 뿐인데 벌써 신경 쓰이는 부분이 보인다.(웃음) 게임의 시나리오에 따라 캐릭터를 수집한다고 했는데, 캐릭터 뽑기 같은 건 없는 건가?
윤성환 : 그렇다. 스토리만 진행하면 동료 영웅이 하나씩 추가된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시공 균열'이라는 특수 던전을 통해서도 영웅을 얻을 수 있다. 영웅은 현재 약 20여 종이 준비돼 있는데, 전부 무료로 얻을 수 있다.
TIG> ★같은 등급 개념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 모든 유저가 동일한 조건의 동일한 영웅을 얻는 건가?
윤성환 : 영웅만 놓고 보면 기본적으로는 그렇지만, 우리는 거기에서 유저 사이의 차별점을 '육성 방향'에 뒀다.
육성 요소는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제일 기초적인 레벨. 이건 당연히 던전을 꾸준히 다니면 오른다. 다음은 장비인데, 캐릭터와 달리 장비엔 등급이 있다. 주인공이나 영웅들이 찬 장비를 강화하고 승급시키는 식이다.
세 번째는 스킬이다. 스킬 레벨을 올리는 거야 어디에나 있는 기능이지만, 주인공 캐릭터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자신만의 스킬 세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스킬 종류에 비해 스킬 창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어떤 스킬 위주로 투자하고 사용하는가에서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네 번째는 바로 룬이다. 캐릭터마다 별도의 룬 슬롯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다양한 능력치 증가 옵션이 붙은 룬을 장착하는 방식이다. 룬을 통해 캐릭터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도 있고, 혹은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 기본적으로 영웅은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다.
TIG> 룬이라고 하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그 룬이 생각난다. 비슷한 개념이라고 봐도 되나?
윤성환 : 약간은 다르다. <드래곤아이드>에서는 캐릭터마다 별도의 룬 슬롯을 10개씩 가지고 있고, 일종의 아이템 세팅처럼 캐릭터 세팅을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탱커형 영웅으로 '아르고'라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 캐릭터에 룬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부족한 공격력을 채우거나, 방어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거나 하는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룬에는 3가지 색상이 있는데, 캐릭터의 룬 슬롯에 같은 색상의 룬을 3개씩 장착하면 체인 효과로 룬의 능력치가 증폭되기도 한다. 이 룬을 다시 강화하거나 승급시키는 식으로 등급과 능력치를 올릴 수 있고. 캐릭터의 수가 한정적인 대신, 성장 과정에서 여러 방향을 제시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쪽으로 키울 수 있도록 했다.
▲ 모든 캐릭터에게 '룬 슬롯'이 주어지고, 여기에서 개별적인 능력치를 올릴 수 있다.
TIG> 설명하면서 주인공과 영웅을 나눠서 언급했다. '스토리상 주인공인 캐릭터'가 아니라 시스템상으로도 구분돼 있는 건가?
윤성환 : 주인공은 PC 온라인게임의 플레이어 캐릭터, 영웅은 용병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가장 큰 차이는 장비의 탈착 여부와 스킬 개수다.
우선 주인공은 유저들이 입맛에 맞게 키울 수 있도록 장비 아이템 선택의 폭이 넓다. 장비 아이템마다 세트 효과가 있어서 똑같은 전사/도적/마법사라도 공격형, 방어형, 치명타형, 기타 등등 세팅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킬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영웅은 자체적으로 장착한 장비를 성장시켜가는 쪽으로 육성해야 한다. 아이템 옵션이나 스킬 구성은 해당 영웅의 특성에 맞게 세팅돼 있다. 영웅들의 경우 저마다 특징이 명확하기 때문에, 이들을 모아 전략적으로 조합하고 활용하는 쪽으로 플레이를 유도했다.
여기에 바로 앞에서 말한 룬을 통해 주인공이나 영웅에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려줄 수 있고... 말로만 설명하니 복잡한데, 직접 게임에서 해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 주인공 캐릭터는 옵션에 따라 장비를 키울 수도, 바꿔 끼울 수도 있다.
▲ 영웅 캐릭터는 장비 교체가 되지 않고, 정해진 옵션의 장비를 계속 키워나가는 식이다.
TIG> 스킬 세팅...이라고 하니 생각났다. CBT에선 스킬 레벨업 비용이 굉장히 비싸더라.(웃음)
윤성환 : 스킬 레벨업을 게임 내 골드만으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비용이 다소 높게 책정된 건 있다. 보통은 스킬업이라고 하면 한정된 스킬 포인트가 있거나, 혹은 같은 캐릭터를 먹여서 스킬 레벨을 올리거나 하는데, <드래곤아이드>에서는 스킬 포인트 등으로 제약을 두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골드만 있으면 얼마든지 스킬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스킬 레벨업 비용의 경우 게임 내에서 부족하지 않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골드 파밍 콘텐츠도 있고.
단지, 기본적으로는 장비 위주의 게임이다보니, 초반에는 장비를 먼저 맞추고 스킬은 후반 콘텐츠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TIG> CBT를 경험해본 느낌으로는 비교적 초반부터 장비 성장에 '노가다'가 필요해 보였다. 초심자에겐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윤성환 : 캐릭터 4마리를 동시에 세팅하려니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막상 1마리 단위로 보면 장비 성장 난이도가 무척 쉽다. 이 강화라는 게 장비에 다른 장비를 먹여서 장비 경험치를 올리고 10단계까지 올리는 건데, 이 '먹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던전에서 장비 아이템이 많이 떨어지도록 했다. 한 판에 3~5개씩 장비 아이템이 떨어지는 등. 비교적 높은 등급의 아이템도 일반 던전에서 쉽게 떨어진다.
그리고 '레이드'나 '무한 던전' 등에서도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추가로 얻을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 유저들이 막히는 구간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안내할 수 있도록, CBT의 지표를 보면서 맞춰가는 중이다.
▲ 장비에 장비를 먹이는 게 메인인데, 일반 던전에서 기본적으로 장비가 많이 나온다.
TIG> 레이드 얘기가 나온 김에 이것도 한 번 다루고 넘어가자. 진행이나 보상 방식이 약간 특이하던데?
윤성환 : 일단 레이드는 1인 레이드로 제작됐다. 입장 횟수 제한이 있고, 그 안에 자기 힘으로 클리어하는 식이다.
솔로 플레이로 기획하다 보니 보상 방식에도 약간 차이를 뒀다. 일단 솔로 레이드 도전이라는 게, 보스를 쓰러트리지 못하면 하기 싫어지지 않나. 성공할만한 스펙이 되기 전에는 도전도 섣불리 못하게 되고. 그런 경우를 위해 클리어하지 못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레이드 도전 보상인 코인이 지급되도록 했다. 이 코인을 모으면 레이드 장비를 살 수 있는 식이다. 물론 보스를 쓰러트린다면 클리어 보상도 따로 받을 수 있다.
▲ 레이드를 클리어하지 못해도, 도전 보상으로 코인을 모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TIG>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본다면 <드래곤아이드>에서 강조하는 건 장비와 룬을 통한 육성, 가챠 없이 캐릭터 제공, 아이템 획득 난이도 완화, 사운드나 스토리 등의 연출로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후반에 즐길만한 엔드 콘텐츠로는 무엇이 있는가?
윤성환 : 론칭 시점을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결투장과 보스전 랭킹을 내세우고 있다. 주인공과 영웅들을 성장시키는 부분에서 자신의 강함을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결투장에서는 유저끼리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고, 보스 랭킹전에서는 몬스터에 대한 대미지량 등으로 경쟁할 수 있다.
TIG> 게임 시스템 얘기만 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는데, 성우 얘기도 잠깐 하고 지나가자. 성우진이 엄청 화려하던데.
윤성환 : 기본적인 기합 등의 대사 외에도 스토리에 나오는 모든 대사에 전문 성우분들의 음성을 넣었다. 성우분들이 캐릭터를 잘 이해한 데다 연기력까지 뛰어나다 보니 게임의 분위기를 정말 잘 살려주셨다. 덕분에 딱히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고... 굳이 뽑자면 스케쥴을 성우분들께 맞춰서 개발 작업을 진행해야 했던 정도일까?(웃음)
좀 더 완성도 있는 게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보니 전문 성우의 풀 보이스를 고집하게 됐다. 론칭 시점에선 10지역까지 던전이 열리는데, 현재 완성된 부분은 음성도 녹음이 완료됐다. 이후엔 업데이트가 될수록 스토리 지역도 늘어날 예정이다. 당연히 풀 보이스로.
TIG> 사전 예약이 30만을 돌파한 지도 꽤 됐다. 현재의 기분이 어떤가.
이충환 사업팀장 : 물론 기쁘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지 않나.(웃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모였을 때, 그동안 회사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본격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작년부터 아이덴티티모바일에서 론칭했던 여러 게임에서 유저분들이 공통적으로 아쉬움을 전달해주시는 부분이 바로 서비스 운영이다. 당연히 우리도 아쉬웠던 부분이다. 그래서 좀 더 공격적인 운영을 위해 많은 부분을 바꿨다.
내부적으로는 서비스 인력을 사업팀으로 옮겨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간소화시켰고, 대외적인 소통도 늘려가고 있다. 좀 더 많은 걸 준비하고, 좀 더 많이 소통하고, 좀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자 한다. 이전 서비스에서 아쉬움을 느끼셨다면, 앞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TIG> 끝으로 론칭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윤성환 :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결과물이 <드래곤아이드>가 됐다. 이제 그것을 보여드리는 과정이다. CBT 때에도,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는 것뿐이다. 열심히 달리겠다.
이충환 : 아이덴티티모바일에선 게임 밸런스를 맞추는 테스트를 겸해 해외에서 소프트론칭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드래곤아이드>는 그 테스트를 가장 오래 했다. 해외 10개국에서 6개월에 걸쳐 담금질을 해왔다.
2016년의 첫 타이틀인 만큼 <드래곤아이드>에는 심혈을 기울였고, 국내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CBT도 진행됐다. 그 의견까지 반영해서 막바지 준비 중이다. 꼭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