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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팩 출시한 파이널판타지14, '한국서비스의 기본은 포기하지 않는 것'

안정빈(한낮) 2016-06-22 14:52:55

스퀘어에닉스의 요시다 나오키 PD는 <파이널판타지14>의 개발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기자가 아는 그는 언제나 당연한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이자, 그 말을 가장 충실하게 지키는 사람이기도 하다.

 

요시다 나오키 PD가 한국을 '또' 찾았다. <파이널판타지14>가 출시되고 약 1년 사이에만 벌써 3번째로 진행하는 공식 인터뷰다. 현재 <파이널판타지14>의 PC방 순위는 20위권(게임트릭스 기준). PC방보다 집에서 많이 즐기는 정액제 게임이라는 걸 감안해도 대단한 성적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한국을 이렇게나 찾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번에도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단을 밟아가듯 하나씩 올라갈 거라고. 게임을 사랑해주는 유저가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거라고. 이러한 방문 역시 그런 표현의 일환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당연한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언제나 상투적이면서도 무겁다. 디스이즈게임에서 <파이널판타지14>의 확장팩 출시를 맞아 국내를 방문한 그를 만났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파이널판타지 14>의 개발을 총괄하는 스퀘어에닉스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요시다 나오키 PD를 처음으로 만난 건 2012년 게임스컴이었다. 당시 <파이널판타지14>의 전면 리뉴얼을 발표한 요시다 PD는 유저들 앞에서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는 말로 리뉴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약 3년 뒤 <파이널판타지14>의 국내 서비스가 시작됐다. MMORPG가 말 그대로 '맥을 못 추던' 상황에서 국내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계속 되자 요시다 PD는 게임스컴과 같은 대답을 던졌다. '유저가 우리 게임을 아끼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포기하지만 않으면 길은 있다'고.

  

2012년 게임스컴의 모습. <파이널판타지14>의 리뉴얼 버전 홍보를 위한 자리였다.

  

뻔한 이야기였지만 그는 이를 실행으로 옮겼다. 국내 서비스를 위한 PC방 혜택이 도입됐고, PC방 쿠폰과 국내만을 위한 별도의 밸런스 조율버전 등 적극적인 현지화 시도가 이어졌다. 한국 전용 이벤트부터 한복과 큰절 모션의 추가, 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개수나 퀘스트의 종류와 NPC의 위치, 동선까지 조율했다.

 

국내 MMORPG의 시장을 생각해 본다면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감한 도전이었다. 온라인게임 현지화로는 손에 꼽히는 규모이기도 하다. 그의 도전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파이널판타지 14>는 정액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출시된 2015년 MMORPG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게임으로 남았다. 

 

그래서 확장팩 출시를 맞은 2016년 6월, 인터뷰를 진행하는 그의 대답도 행동도 한결 같았다. '성적과 무관하게 팬이 있는 한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최선을 다한다'

 

 국내 서버에 추가된 한복과 소셜모션인 큰절. 

 

 

■ 확장팩은 이야기에 집중한 '진짜 요시다 버전 파이널판타지'

 

<파이널판타지14>의 확장팩 <파이널판타지14: 창천의 이슈가르드>(이하 창천의 이슈가르드)는 요시다 PD 입장에서 이제야 본격적으로 만든 '자신의 게임'이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이미 한 차례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롭게 개발했다. 하지만 스토리나 흐름은 기존의 구버전 <파이널판타지14>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서비스 종료마저 일종의 콘텐츠로 기획한 탓이다. 


관련기사: 어느 게임의 흔한 서비스 종료

 

확장팩의 영어 이름은 <Heavensward>다. 국내에는 일본어명과 같은 <창천의 이슈가르드>로 출시했다.

 

그래서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는 기존 이야기를 어느 정도 끝마치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롭게 구성했다. 리뉴얼 버전이 글로벌 서버에서 호평을 받고 나서 개발된 게임인 만큼 넣고 싶은 콘텐츠도 충분히 넣었다. 요시다 PD가 확장팩 콘텐츠에 유난히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창천의 이슈가르드>의 스토리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그 중 역시 하나를 꼽자면 스토리다. 피땀을 흘려서 구축하기도 했고, MMORPG임에도 스토리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유저부터 감정이 지나쳐서 게임을 하기 싫어졌다는 의견을 보내준 유저도 있었다"

 

한국 유저에게 스토리가 얼마나 먹힐 지, 어떤 의견을 낼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플레이를 한 유저들이라면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보상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요시다 PD의 이야기다.

 


스토리과 콘텐츠 분량에서 호평을 받은 <창천의 이슈가르드>. 70시간 이상의 메인 퀘스트와 컷신이 이어진다.

 

■ 1년쯤 서비스 해보니 이제야 한국 유저를 알겠더라

 

<창천의 이슈가르드>에서도 한국을 위한 별도 버전의 개발은 꾸준하게 이어진다. 일단 확장팩이 출시될 때부터 캐릭터 밸런스 부분은 글로벌 서버에서 반 년 정도 다듬은 3.07버전으로, 일반 콘텐츠는 확장팩이 갓 시작된 3.0버전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최고레벨 이후 얻는 아이템 교환용 화폐인 '법전'의 개수도 늘렸고, 던전의 순서나 입장 조건도 완화했다. 글로벌서버에 비해 빠른 콘텐츠 진행을 위해서다. 참고로 요시다 PD가 바라는 궁극적인 한국 서버의 모습은 '글로벌 버전과 동시에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업데이트를 따라잡아야 한다.

 

글로벌 서버에서는 3.3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약 1년 정도의 차이다.

 

한국 유저들에 대한 세부적인 파악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야 마쳤다. 초창기 스퀘어에닉스에서는 한국 유저들의 성향이 중국 유저들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크게 달랐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접근방식이 달랐고, 특정한 콘텐츠나 이야기에 집중하는 방식도 달랐다.

 

"예를 들어 한국 유저들은 던전 파티매칭에서 글로벌 유저들과 거의 비슷한 대기시간을 갖지만 반응은 훨씬 급하다. 유저 성향이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 이전에 취향 자체가 빠른 게임에 익숙하기 때문인데, 이를 대비해 대기 시간 동안 다른 콘텐츠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 등도 고민 중이다"

 

결국 그에 따라 목표치와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그래서 (중국을 기반으로 세운) 지금까지의 목표나 성적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대신 한국 유저의 성향을 파악하고 난 지금부터의 성적에 더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연령대도, 성별도, 플레이성향이나 방식도 처음 예상과는 달랐다. 

 

 

■ 팬이 있는 한 끝은 없다. 상투적인 이야기를 그가 지킬 수 있는 이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목표치를 변경하더라도 <파이널판타지14>가 초창기에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글로벌 서버에서 3.3 이후의 업데이트 준비와 각종 이벤트로도 충분히 바쁠 요시다 PD가 매번 한국을 직접 찾고 매번 국내 서버를 위한 별도의 버전까지 준비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도 국내 모든 매체와의 인터뷰까지 진행하면서 말이다. 요시다 PD는 지금까지 한국 서비스에서 얻은 재산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국에 와서 두 가지 보물을 얻었다. 하나는 퍼블리셔이고 다른 하나는 유저다. 양쪽 다 열정이 가득하다. 아이덴티티 모바일은 <파이널판타지14>에서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자세하고 방대한 레포트를 매번 보내준다. 그리고 <파이널판타지14>에 남은 유저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게임을 좋아해준다. 그러니 개발사로는 사업규모를 떠나서 그 열정만큼의 보답을 해줄 수밖에 없다. 이게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결국 팬이 있는 한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언제나 상투적인 말만 내놓지만 그걸 지키기 위해서 예상 이상의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사업적으로도 <창천의 이슈가르드>를 알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은 계속한다. 이미 넥슨을 통한 채널링을 발표했고, 국내에 맞춘 새로운 방식의 PC방 혜택이나 콘텐츠 등도 준비 중이다. 그리고 매번 한국을 찾는 그의 방문도 넓게 보면 '글로벌 서버를 총괄하는 PD가 게임을 직접 챙김으로써 유저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이유를 갖고 있다.

 

확장팩 출시를 맞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요시다 PD는 이번에도 '최선을 다할 것'하나만을 약속했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다' 이 상투적이지만 가볍지는 않은 이야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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