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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이런 게임은 자리잡는 것이 성공 아닐까?” ‘탱고 파이브’ 인터뷰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의 김희재 선임 디렉터, 송승목 PM 인터뷰

김승현(다미롱) 2016-10-27 10:03:23

독특하다. 끌린다. 그런데 돈은 많이 못 벌 것 같다. (…)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이하 탱고 파이브)를 보고 난 뒤 기자의 감상이다.

 

게임은 참신하다 못해 특이하다. 기본적인 틀은 쿼터뷰 시점의 ‘실시간’ 5:5 팀 대전 게임. 실시간 게임임에도, 조작은 SRPG처럼 ‘타일’을 클릭해 움직인다. 마치 <엑스컴> 시리즈를 실시간으로, 캐릭터 하나만 조종하는 것 같다. 그런데 직접 플레이 해보면 외형과 달리 굉장히 호흡이 빠르다. 유저들이 ‘이해 못하고’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게임이다. 어찌나 특이한지 인터뷰 갔다와서 소개 기사까지 하나 따로 썼을 정도다. (…)

 

관련기사: (영상) 숨 돌릴 틈 없는 전술기동!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

 

그런 주제에(?) 개발진은 당당하게도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처럼 유저가 많아야만 먹고 살만한 캐릭터 해금, ‘추가 능력치 없는’ 스킨 판매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웠다. 여기에 추가로 “대전게임인 만큼 캐쉬를 통한 능력치 상승은 없다”고까지 못 박았다.

 

개발사 띵소프트는, 퍼블리셔 넥슨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런 게임을 내놓은 것일까? <탱고 파이브>를 개발한 띵소프트 김희재 선임 디렉터, 그리고 이걸 팔아야 할 넥슨 송승목 PM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오른쪽부터 띵소프트 김희재 선임 디렉터, 넥슨 송승목 PM

 

 

# 스마트폰 시대 4년, 팀 대전 마니아를 위한 게임은 없더라

 

먼저 공개를, CBT를 축하한다. 모바일에서 실시간 팀 대전 게임이라니…. 솔직히 내가 경영진이었다면 이런(?) 게임 승락 안했다. (웃음)

 

김희재: 실제로 수 차례 퇴짜 맞았던 기획이다. 아마 첫 퇴짜가 2012년이었을 것이다. 한창 <애니팡> 등으로 캐주얼게임 붐이 불기 시작했던 때였는데, 나 같은 코어한 PVP 마니아들 모아서 이런 게임을 구상했다. 그러니까, 모바일 RPG도 뜨지 않았던 시절에…. 

 

그 때도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긴 많이 들었다. 그런데 항상 마지막에 ‘그래서 뭘로 돈 벌지’에서 막혔다. 결국 위에서 “이런 건 나중에 회사 좀 커지고 나서 시도하자”고 달래더라. (그 땐 띵소프트가 넥슨에 인수되기 전이었다.)

 

나중에 넥슨에 인수되고, 넥슨 내부에 ‘인큐베이션실’이 추가되는 등 실험적인 시도가 많아지면서 이 기획이 빛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그 때도 퇴짜는 많이 맞았지만. (웃음)

 

 

실시간 PVP는 모바일에서 대박낸 적 없는 장르다. 거기에 <탱고 파이브>는 게임 방식도 굉장히 독특한 편이고. 무슨 배짱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었나?

 

김희재: 개발자, 아니 게이머로서의 욕심이랄까? 나는 <레인보우 식스>나 <팀포트리스 2>같은 슈팅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게이머다. 질문처럼 이런 종류의 재미는 주로 PC, 콘솔에서만 느낄 수 있다. 모바일 시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이런 재미만 집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물론 모바일에서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기 장르인 AOS를 그대로 옮겼을 따름이고, 그마저도 불편한 조작 방법 때문에 많이 사랑받진 못했다. 모바일에 걸맞은,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팀 대전 게임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이 고팠다.

 


 

 

코어한 PVP 게임을 모바일에서까지 해야 할까? 이미 콘솔과 PC에서 좋은 게임들이 많이 있지 않은가?

 

김희재: 코어 유저들이 집에 들어가자마자 PC를, 콘솔을 켜는 이유가 무엇일까? 거기에 밖에 자신들을 만족시킬 게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모바일에서도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코어 유저들도 모바일 게임을 하지 않을까? 실제로 주변엔 모바일로도 게임을 하고 싶은데, 마음에 드는 게임이 없어 못한다는 코어 유저도 많다.

 

나도 그렇고, 주변의 다른 유저들도 그렇고 많은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저 전철이나 버스 타며 짬짬이 즐길 수 있는, 팀 대전 게임의 모든 것까진 아니더라도 그 느낌이라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면 족하다. 우리라고 맨날 ‘각 잡고’ 게임 하고 싶겠는가. (웃음)

 

 

<하스스톤>이나 <클래시 로얄>과 같은 방식은 성에 차지 않던가?

 

김희재: 두 게임 모두 잘 만든 게임이지만, 팀 대전 게임이 아니지 않은가. (웃음) 나는, 그리고 우리 팀은 모바일에서도 팀 대전 게임 특유의 ‘팀워크’를, 그리고 실시간 PVP 게임의 '급변하는 전황과 그로 인한 긴장감'을 느끼고 싶었다.

 


 

​ 

# 초 단위로 조여오는 고민, 초 단위로 달라지는 정답

 

팀워크와 긴장감이라…. 말하는 것을 보니 콘솔 FPS의 감성을 더 추구하는 것 같다. 처음엔 SRPG의 느낌이 강했었는데….

 

김희재: FPS쪽이 맞다. 많은 분들의 타일이나, 전장의 엄폐물을 보고 <엑스컴> 시리즈를 연상시키던데, 사실 <기어스 오브 워> 같은 게임에 더 많이 영향 받았다. 일단 게임 방식부터 조준만 없지, 사실상 콘솔 FPS의 대전에 가깝지 않은가. (웃음) 

 

콘솔 FPS의 실시간 대전을 모바일에서 보다 명확하게, 그리고 부담 없이 보여줄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타일을 눌러 이동하는 방식도, 실시간으로 명령을 내리지만 액션 후엔 2~4초 쉬는 ‘쿨다운’ 시스템도 탄생했다. 밖에서 생각한 것과는 정 반대 과정이다.

 

 

캐릭터 행동이 끝나면 2~4초가량 쿨타임이 돌아간다. 사실상 액티브 턴, 반 턴제인데 이건 실시간이라는 느낌보다는 턴제 게임의 느낌을 주지 않을까?

 

김희재: 명령과 명령, 액션과 액션 사이에 텀이 있다고 그것을 턴제라고 할 수 있을까? <탱고 파이브>는 쿨다운 과정에서 보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적 5명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보고 내 캐릭터의 다음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쿨타임 3초를 기다려야 한다고 가정하자. 처음 1초가 지났을 때, 다 잡은 적이 근처 엄폐물 뒤에 숨었다. 다음 1초가 지났을 때 시야 밖에서 적군이 나타나 내 캐릭터 위치에 수류탄을 던졌다. 터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1.5초. 마지막 1초가 지났을 때 다른 상대가 빈사 상태의 아군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유저는 0.5초 내에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다음 행동을 정해야 한다.

 

이쯤 되면 턴제 특유의 느긋함 보다는, FPS같은 실시간 게임의 긴박함이 더 느껴지지 않을까?

 

총격전 PVP 모드 영상 (인스펙터 캐릭터)

 

 

확실히 SRPG보단 FPS나 AOS 게임의 템포다. 컨트롤 요소만 없지, 빠른 상황판단이 필요한 것도 그렇고….

 

김희재: 맞다. 빠른 상황 판단이 핵심이다. 생각할 여지는 있으나,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제한되어 있으니 더 박진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게임에 익숙해지면 이 '생각할 여지' 덕에 훨씬 더 많은 것을 예측하고 더 깊이 있는 행동을 할 수 있고….

 

송승목: 개발팀이 전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끔 많은 장치를 넣었다. 청색/붉은색의 극명한 피아 구분도 그렇고, 이런 게임답지 않게 공격 범위도 원형이나 마름모가 아니라 ‘사각형’으로 만들어 얼만큼 이동해야 적을 사거리에 넣을 수 있을지 바로 보이게 만들었다. 

 

생각할 것은 많아 보이지만, AOS나 FPS 같은 게임보단 진입장벽은 낮을 것이다. 생각만 빠르면 손가락이 굼떠도 활약할 수 있으니까. 추구하는 감성은 코어한 PVP 게임이지만, 실질적인 방향성은 빠른 수읽기다. (웃음)

 

 

긴장감, 박진감은 알겠다. 그렇다면 팀워크는 어떻게 보여줄 생각인가?

 

김희재: 2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먼저 첫째는 캐릭터 간의 시너지다. <탱고 파이브> 속 캐릭터는 저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스킬 구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폭스’란 캐릭터는 게임 속에서 사정거리와 대미지가 가장 좋은 전형적인 스나이퍼 캐릭터다. 하지만 캐릭터의 사거리가 자신의 시야보다 넓어 혼자서는 자기 역할을 할 수 없다.

 

‘어쌔신’은 상시 은신 상태의 암살자 캐릭터지만, 초근접 상태가 아니면 온전히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 두 캐릭터가 짝을 지어, 폭스가 후방에서 사격을 준비하고 어쌔신이 스텔스 능력을 활용해 시야를 넓힌다고 생각해봐라. 폭스는 편히 저격할 수 있고, 어쌔신 또한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도 팀에 기여할 수 있다. 폭스의 공격에 빈사 상태인 적을 마무리할 수도 있고…. 

 

이외에도 덫으로 적의 발을 묶는 ‘바운티 헌터’와 한 방이 강하지만 선 딜레이가 긴 ‘코만도’의 조합, 포탑을 설치하는 ‘블랙스미스’와 지뢰 매설하는 ‘데모’의 조합 등 <탱고 파이브>의 캐릭터들은 다른 캐릭터와 함께 했을 때 더 많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단순히 캐릭터들 간의 합(合)이 만들어 진다고 해서, 실제로 유저들이 적절한 팀워크를 발휘할까?

 

송승목: 물론 원활한 팀워크를 위해 AOS 게임처럼 정해진 전술 메시지를 전송하는 기능도 존재한다. 나중에 정식 서비스 시에는 미니맵에 ‘핑’을 찍는 기능을 넣는 등 보다 자세한 의사소통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고.

 

 

PVP(팀 대전) 게임에, 게임하며 알아야 할, 파악해야 할 정보도 많다. 가뜩이나 게임 방식도 생소한데, 유저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김희재: 알면 좋은 것이지,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유저가 해야 할 것은 간단하다. 적을 공격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고, 가장 명중률 높게 나오는 적을 공격하고, 내가 위험하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고…. 처음에는 이것만 해도 충분하다.

 

적의 쿨타임을 계산하고, 적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것은 게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질 것이다. 어차피 우리 게임은 레벨업이나 (능력치 붙은) 의상 없어서 몇 번만 붙으면 금방 익숙해진다.

 


 

 

# 이런 게임이 자리잡을 수만 있어도 만족한다

 

어떤 게임을 추구하는진 알겠다. 그런데 솔직히 게임이 팔리고, 살아 남을지는 모르겠다.

 

김희재: 스마트폰이 떴을 때, PC, 콘솔이 몰락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PC, 콘솔은 살아있다. 그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에서도 그 재미를, 그 느낌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면 살아남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모바일에는 나 같은 코어 유저를 위한 실시간 PVP 게임이 없다. 개발자로서의 호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이런 게임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선 어떤가?

 

송승목: 음…, 쉽진 않겠지? (웃음) 

 

만만치 않은 길이다. <탱고 파이브>처럼 순수하게 실력, 전술을 겨루는 게임은 비즈니스 모델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아마 캐릭터 해금, 스킨(당연히 능력치 붙지 않은), 스테미너 정도일 것이다. 왜 그런 표정 짓는지 알겠다. 맞다.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많은 유저를 확보해야만, 혹은 오랫동안 서비스해야만 수지 맞는 모델이다.

 

게이머로선, 그리고 긴 관점에선 이런 게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무자로서는…. 힘들긴 하겠지만, 게임이 잘 돼서 실시간 PVP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줬으면 좋겠고. 당장 큰 성공을 바라보진 않는다. 그것보단 게임이 잘 자리잡고,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길 원할 뿐이다. 이런 게임이라면 자리잡는 것만으로도 큰 성공 아닌가? (웃음)

 


 

 

그렇다고 한다. 개발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부담이 크겠다.

 

김희재: 분에 넘치는 경험이다. 개발자 중에 이렇게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것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은 자기가 재미있어 하는 게임이 아니라, 시장에서 잘되는 게임, 남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게임을 만든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정말 복 받은 개발진이다. 어려운 결정 내려준 회사, 같이 고생하고 있는 사업팀 모두 고마울 따름이다.

 

개발진 모두 우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게임을 위해, 그리고 유저 분들이 재미있어할 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맵 밸런스, 캐릭터 밸런스에만 1년 넘게 투자했고, 지금도 CBT를 앞두고 매일 몇 시간씩 플레이하며 빌드를 다듬고 있다.

 

27일부터 30일까지 3일 간 안드로이드 CBT를 진행한다. 팀 대전게임 마니아 분들의 많은 관심과 피드백 부탁 드린다.

 


1. (영상) 숨 돌릴 틈 없는 전술기동!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

2. “성공? 이런 게임은 자리 잡기만 해도 성공 아닐까?” ‘탱고 파이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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