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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의 바다에 뛰어든 온라인 베테랑들, 자유로운 고래를 꿈꾸다

<좀비 버스터즈>로 출발선에 선 모글루게임즈의 모바일 도전기

디스이즈게임 2016-11-01 14:28:30

TIG : “이제 11월 1일 출시만 남았네요. 그동안 개발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개발사 : “별말씀을요. 잘돼야 할 텐데요. 그래서 오늘 인터뷰 주제는 뭔가요?”

 

TIG : “방금 말씀 드렸는데요? ‘수고하셨습니다’입니다.”

 

개발사 : “???”

 

TIG : “독립 개발사로서 지금까지 수고하신 얘기를 들려주세요.”

 

2016년도 마침표를 향하고 있는 지금, 국내 독립 개발사들의 현실은 치열한 생존경쟁의 연속이다. 출시라는 스타트라인에 서기까지, 한아름 쌓인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오늘의 주인공은 2년차 스타트업 모글루게임즈다. / 디스이즈게임 


 

모글루게임즈 이정배 이사

 

# [몸풀기] 온라인 베테랑들, 모바일에 도전하다

 

모글루(Mogloo)라는 회사명의 모티브는 ‘미갈루’라는 흰 혹등고래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고래를 동경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회사 로고에 고래가 등장하는 까닭이기도 한데, 실제 설립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외부의 간섭 없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개발해서 직접 유저들에게 제공하고 싶었어요.”

 

2015년 1월 회사 설립 당시 16명이 모였다. 현재 18명이니 처음부터 뜻이 맞는 멤버들이 모였던 셈이다. 과반이 10년차 이상의 온라인게임 베테랑들이고, 최소 7~8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

 

“모인 멤버들이 그동안 온라인게임만 개발했다 보니 ‘모바일 시대니까, 이제 모바일을 해보자’라는 분위기였죠. 과거에 오랫동안 일했던 동료들이라 손발도 잘 맞을 테고요.”

 

장기간 온라인게임 개발에 몸담았던 ‘아재’들이 모여서 모바일에 도전하는 일은 녹록하지 않았다. 2015년 상반기를 모바일 2D 디펜스게임을 만들며 보냈는데, 중도에 프로젝트를 접었다.

 

“모바일게임 개발 프로세스가 내부적으로 정립이 안 돼 있어 어려웠죠. 또한 콘텐츠 생산속도가 충분히 나와야 하는 장르를 선택했는데 현재의 인원으로는 무리라고 판단해서 중단했습니다.”

 

개발사로서 독립성을 유지하려다 보니 무작정 인원을 늘릴 수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모바일에 적응하는 워밍업 기간으로 반년 가까이 보냈더니 정신도 바짝 들었다. 다시 원점에서 고민하다 유저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신작을 기획해 ‘실시간’, ‘전략’, ‘캐주얼’ 등의 키워드를 덧붙여 나갔다.

 

“저희 멤버들이 코어 온라인게임보다는 상대적으로 캐주얼 게임을 만든 경험이 많아요. 그래서 전략이 살아 있는 실시간 게임을 만들기로 했고, ‘좀비’라는 소재를 접목하게 됐습니다.”

 

실시간 전략액션 대전게임 <좀비 버스터즈(Zombie Buster)>의 시작이었다. 

 


 

 

# [전반전] 모바일 시대로 바뀐 ‘판’을 경험하다

 

새로운 장르와 방향을 정하고 개발에 들어갔지만,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모바일게임을 만들어서 직접 출시까지 해본 경험이 없었던 탓이다.

 

“2015년 가을부터 <좀비 버스터즈>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먼저 출시까지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규모 인원으로 클리커 게임을 하나 만들었죠.”

 

2015년 11월 개발 착수, 2016년 4월 글로벌 서비스 시작의 캐주얼 팜 타이쿤게임 <헬로 미스터 리치(Hello, Mr.Rich)>는 5명이 4개월 동안 만들었다. 운 좋게도 구글 플레이 96개국 피처드를 받았고, 애플 앱스토어 150개국 피처드를 받았다.

 

 

2016년 4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캐주얼 팜 타이쿤게임 <헬로 미스터 리치>​

 

“하루에 몇 백명 정도 들어오던 유저들이 피처드 이후 몇 만명으로 치솟는 짜릿한 경험도 해봤습니다. 저희로서는 모바일로 바뀐 ‘판’을 경험하자는 소기의 목적 이상을 얻은 소중한 타이틀이죠.”

 

iOS와 Android의 연동 서비스, 서비스 정책 수립, 피처드 선정 등 <헬로 미스터 리치>는 모글루에게 <헬로 모바일>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헬로 미스터 리치>, 2016년 4월 구글-애플 글로벌 출시


탭핑과 비즈니스 타이쿤을 결합한 모바일 캐주얼 시뮬레이션게임. 건설/생산/수확, 전략적 판매를 통한 자산 축적, 이웃 마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자산 증식 요소로 구성돼 있다. 다운로드 및 네트워크 연결을 최소화해 부담없이 즐기기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구글 플레이 : //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mogloogames.sm

애플 앱스토어 : //itunes.apple.com/app/id1071511733​​

 

 

# [후반전] 인디 정신으로 대중과 만나 자신감을 얻다

 

<좀비 버스터즈>는 2015년 10월부터 꼭 1년이 걸렸다. 내부 테스트 때부터 재미 포인트가 또렷하게 느껴졌고,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FGI(포커스그룹인터뷰)에서도 ‘재밌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창 개발의 결과물이 무르익어갈 무렵, 아무래도 대중의 평가가 궁금했다. 그렇게 참가하게 된 이벤트가 지난 9월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이었다. 여기서 잠깐 질문이 생겼다.

 

TIG> “좀 짓궂은 질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모글루는 ‘인디’인가요?”

 

“다들 ‘인디는 아니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하셨죠. BIC 현장에서도 많이 들었던 얘기고요. 다른 인디 개발사나 개발팀 분들 입장에서 보면 ‘저 인원에? 열 몇 명인데? 에이~ 인디 아니신데’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만.”

 

조심스러울 수 있는 얘기지만, 모글루는 그래서 좀 독특한 위치의 개발사다. 베테랑 개발자들이 모여서 설립된 관계로 자금적으로 일반적인 인디 개발사보다는 안정돼 있고, 인원도 많다.

 


 

“인디라는 정의의 명확한 규정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서 소신을 갖고 직접 서비스한다는 맥락에서는 인디 정신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좀비 버스터즈>는 BIC에서 쏠쏠한 인기를 끌었다. 준비해 간 판촉물이 동났고, 현장에서 접수 받은 베타테스트 신청에 1,5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아 우리 게임이 그래도 재미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최대 수확이었다. BIC에서 만난 해외업체들은 지금도 꾸준히 모글루에 연락하면서 “해외는 어쩌시려고요?”라며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중이다.

 

 

[글상자] <좀비 버스터즈>, 11월 1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출시

 

최대 6명이 실시간으로 즐기는 모바일 전략 액션 대전이다. 1명이 랜덤하게 ‘좀비킹’이 되고, 나머지 5명이 영웅이 되어 4분간 전투를 벌이는 1vs5 비대칭 PvP로 ‘술래잡기형 규칙’이 기반이다. 일반적인 좀비게임에 스킬, 아이템, 레벨업, 미니언 등의 변수를 더해 전략성과 심리전을 살렸다.

 

‘생존 미션’ 맵에서 영웅 진영은 1명이라도 살아남거나 좀비킹을 처치하면 이기고, 좀비킹은 영웅을 모두 감염시키면 이긴다. ‘좀비처치 미션’ 맵에서는 영웅 진영이 4분간 총 80마리의 좀비를 잡아내면 승리하고, 좀비킹은 이를 저지해야 한다.

 

‘좀비타워 미션’ 맵에선 영웅과 좀비가 서로 상대 진영의 타워를 먼저 부수는 경쟁을 하게 된다. 10종 이상의 영웅 캐릭터, 3종 이상의 좀비 캐릭터의 조합과 상성은 맵별 승리 조건과 맞물려 다양한 변수로 이어진다.​​

 

 

# [연장전] 마지노선까지 이어진 개발, 희망이 보이다

 

9월 오프라인 이벤트 참가, 10월 CBT 실시, 11월 출시의 빡빡한 일정. ‘내년 10월까지는 오픈하자’가 1년 전 <좀비 버스터즈>를 시작하면서 세운 마지노선이었다.

“사실 여름까지는 내놓을 생각이었는데 FGI 등을 통해서 받은 피드백을 반영하느라 2개월 정도 더 걸렸어요.”

지난 10월 중순에는 CBT를 진행했다. 예정된 일주일간 총 5,000명 정도 들어오면 많은 거 아닐까 싶었는데, 6배 이상인 3만명 이상이 <좀비 버스터즈>를 즐겼다. 각종 수치도 괜찮게 나왔다. ‘유저만 잘 모이면 재미있게 서비스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희망이 현실이 되려면 ‘게임 알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립 개발사인만큼 마케팅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대중적인 매스 마케팅은 불가능한 상황.

“지극히 제한된 자금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리다 보니 ‘어떤 포인트’를 알릴지 고민했습니다. 저희 게임이 5(히어로)vs1(좀비킹)의 비대칭 PvP이니까 실제로 플레이하는 현장의 열기가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MCN(멀티채널네트워크) 회사와 연계에서 <좀비 버스터즈>를 왁자지껄하게 즐기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어 9월부터 공개했다. 첫 영상이 나가고 원래 타깃으로 삼았던 중고등학생 외에 초등학생들의 테스트 참가 신청이 몰려들었다.​

 

 

# [취재후기] 꿈꾸는 고래들, 스타트라인에 서다

 

모글루는 이제 스타트라인에 섰다. 11월 1일 출시되는 <좀비 버스터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아직까지는 발생하는 매출로 회사가 자생하며 돌아가고 있지는 않지만, 이 멤버들만큼 호흡이 잘 맞는 팀은 없다고 생각해요. 이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다다음 게임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1년차였던 작년에는 모바일 ‘판’에 적응하느라 당황했던 시련도 겪었지만, 이제 비로소 ‘아, 이제 모바일 환경에서 어떻게 일해야겠다’는 감이 왔다. 그래서 <좀비 버스터즈>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꾸준히 그 다음도 같이 해보자고 불타오르는 분위기다.

 

 

모글루게임즈가 개발한, 또는 개발 중인 게임들.

 

직접 만나본 모글루는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으려는 마라토너 같은 이미지였다. 오랫동안 충분히 간섭받으며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했던 이들이 이제는 자유로운 고래를 꿈꾸는 중이다.

 

“저연령층이 많이 유입되는 걸 보면서 내부적으로 매출 목표치도 다소 낮췄어요. 저희가 만든 게임을 유저들이 보다 오래 즐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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