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인디정신’을 내세운 모바일게임 2종을 선보였다. 하나는 퍼즐, 또 하나는 액션이다. 게임성은 물론, ‘넥슨’이 만드는 인디게임이라는 말에 업계와 유저들의 많은 관심이 모였다.
공개된 두 게임 중 <이블팩토리>는 도트 그래픽의 세로뷰 액션 게임으로 저마다 고유한 패턴을 가진 보스 몬스터를 돌파해 나가는 게임이다. 유저는 스테이지마다 주어지는 서로 다른 무기들을 이용해 보스를 공략하게 되는데, 기본 무기는 보스 근처에 설치해 카운트다운 후 대미지를 입히는 ‘폭탄’이고 보조 무기로는 대기시간 없이 즉시 보스에게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화염방사기 류의 무기가 주어진다.
<이블팩토리>를 개발한 네오플 황재호 디렉터는 지스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신작 모바일 아케이드 액션 게임 <이블팩토리>에 대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Q. 독특한 신작을 선보였다. 이런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기존에 하지 않았던 장르에 도전해 보자’라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형성됐다. 요즘 모바일게임은 자동 전투와 성장, 강화 등으로 점철돼 있는데 대세에서 벗어난 ‘다른 것’을 해 보자는 의지가 컸고, 경영진도 그렇게 요청했다. 매출이 나올 만 한 부분이나 성장 요소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회사가 흔쾌히 통과시켜 줬다.
실험적인 도전인만큼 매출에 대한 압박이 적은 대신 팀 인원 수가 좀 적다. 다섯 명이다. <로드런너원> 개발팀이 네 명이라 졌다. (웃음) 압박이 적은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발하고 있다.
Q.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게임을 개발할 때와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개발할 때 자유도가 높고, 인원이 적다 보니 비용이 덜 든다. 또, 우리 게임은 업데이트를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끝과 엔딩이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사업적인 부분을 좀 덜 생각하면서 게임성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네오플이 개발한 2D 아케이드 액션 모바일게임 <이블팩토리>
Q. 네오플도 넥스트플로어의 지하연구소처럼 실험적인 시도를 위해 별도의 팀을 꾸린 것인가?
지금은 그렇지 않고, 성과가 나온다면 그렇게 될 것 같다. 일단은 우리가 시험삼아 먼저 진행하고 있고, 어느정도 시스템이 갖춰지면 그런 식으로 진행하지 않을까. 그런 조직의 필요성은 내부에서도 공감하고 있다.
Q. 2D 도트 그래픽도 그렇고 레트로한 느낌이 많이 나는데, 참고한 게임이 있나? 함께 공개된 넥슨 신작 <로드런너원>의 경우 원작이 있는 케이스인데 그렇게 해 보고 싶은 욕심은?
보스 패턴은 <콘트라> 같은 90년대 게임을 많이 참고했고, 조작도 모바일에서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참고해 개발했다. 고전 게임의 조작 체계가 모바일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서, 사내 테스트를 통해 개선했다.
게임에 <메탈기어솔리드> 오마주가 많이 들어있다. 주인공이 안경 쓴 여성과 계속 대화하며 게임이 진행된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시연 버전에서 많은 부분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블팩토리> 역시 <메탈기어솔리드>처럼 잠입 액션이다. 나중에는 정말 <메탈기어솔리드>같은 잠입 액션류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Q. 라이트하다기보단 공략하는 맛이 있는 게임인데, 접근성이 낮은 대신 코어 유저 층만 노리는 것인가?
기본적으로는 얇은 유저층에게 넓게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우리 게임은 코어 유저를 노리는 것이 맞다. 대신, 글로벌에도 어느 정도 시장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코어 유저를 노리는 대신 글로벌로 서비스, 이렇게 얇고 넓게 갈 예정이다.
Q. 콘솔로 출시할 계획도 있나?
스팀 출시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우선은 게임의 과금 방향을 부분유료화로 잡고 있어서 이 부분이 정리되고 나면 진행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우리 게임은 세로뷰라 어떻게 할 지 고민해 봐야겠다.
Q. 엔딩이 있는 인디게임은 유료로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부분유료화를 채택한 이유는?
내부에서는 유료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부분유료화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유료로 출시하면 좀 덜어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게임을 해치면서까지 유료 모델을 선택하고 싶진 않다. 부분유료화로 출시하더라고 유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Q. 일반적으로 모바일은 조작 편의성 때문에 액션이란 장르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어떻게 해결했나? 모바일용 컨트롤러같은 기기를 지원할 계획도 있나?
모바일로는 세밀한 컨트롤이 어려운 것 인정한다. <이블팩토리>의 경우 액정에서 손을 떼면 게임이 1/10 속도로 느려진다. 따라서 손을 떼고 화면을 보면 몬스터의 탄막 패턴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캐릭터를 탑뷰 시점으로 보고 8방향으로 이동하게 한 것 역시 모바일에서 액션을 즐기기 편하도록 한 것이다. 우려처럼 사내 테스트에서 조작성 점수를 낮게 받았는데, 캐릭터의 속도만 100번은 고친 것 같다. (웃음)
추가 기기는 몇 번 테스트 해 봤는데 감이 괜찮았다. 출시할 때 지원할 예정이다.
Q. 그래픽은 2D 도트로 작업한 것인가?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엔 스프라이트를 붙였는데, 용량이 너무 커졌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썼더니 레트로스러운 맛이 안 나더라. 그래서 2D 도트를 통해 레트로한 느낌이 나도록 작업했다. 보스가 33마리였던 점이 힘들었고, 파티클 같은 현대 기술을 써서 도트랑 잘 어울리게 작업했다.
Q. 최근 나온 <데몽헌터3>같이 보스전 기반 게임들이 몇 개 있는데, <이블팩토리>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 게임은 폭탄을 타이밍에 맞춰 놓고 나오는 것이 기본 공격이다. 마치 <봄버맨>처럼. 기본 무기는 폭탄이고, 보조 무기는 즉각 공격이 가능한 화염방사기 같은건데 공략에 무기를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자 경쟁력이다.
Q. 넥슨의 다른 게임들과 콜라보 할 계획도 있나?
론칭 시 스페셜 이벤트로 <던전앤파이터>의 보스가 하나 들어갈 예정이고, 넥슨의 다른 게임들과도 함께하고 싶다. 목표기도 하고. 여러 게임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