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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16] 넥슨이 최초로 출시하는 유료 게임, 애프터 디 엔드 인터뷰

“느긋하게 즐기는 플레이 방식에 있어서 부분유료화 과금 모델은 방해가 된다”

반세이(세이야) 2016-11-19 02:39:58

넥슨이 지스타 2016 출품 라인업을 발표한 뒤, 모바일게임 부문에서 독보적으로 주목받은 타이틀이 있다. 바로 네오플이 개발한 <애프터 디 엔드>다. 고요한 사막을 배경으로 캐릭터가 외로이 서 있는 타이틀 화면이 콘솔게임 <저니>(Journey)와 비슷하다는 의혹은 둘째 치더라도, 넥슨이 출시하는 최초의 유료(paid) 게임이라는 점은 항간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네오플이 인디게임 정신으로 만든 모바일 2종 중 하나, <애프터 디 엔드>는 과연 어떻게 개발됐으며 어떤 연유로 넥슨 최초의 유료 게임이 됐을까? 네오플 박재은 팀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디스이즈게임 반세이 기자

 

네오플 박재은 팀장

 

  

Q. 인디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한 계기가 있나? ​일반적으로는 시장성이 낮다고들 보는데

 

무언가 ‘다른 걸’ 해 보자는 취지였다. 평소 게임이 종합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해 왔다. <언차티드> 같이 플레이 뿐만 아니라 보는 맛도 있는 게임이 있는 것처럼. 게임은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애프터 디 엔드>도 시연 버전에서는 보여주지 못 했지만 카메라 워킹 등을 많이 신경 쓰며 개발했다.  

 

 

Q. 퍼즐 방식은 어떤 콘셉트로 구상했나?


기본적으로는 ‘기준없이 다 해 보자’ 라는 모토를 가지고 구상했다. 플레이 하는 동안 놀이터에서 노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고 싶었다. 여러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조도 센서를 감추면 밤이 돼서 다른 보물을 찾을 수 있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많은 시도를 하던 중 대중성과 독창성의 중간 선을 찾아서 게임에 넣었다. 



네오플의 소규모 팀이 실험적으로 만든 퍼즐 어드벤처 게임 <애프터 디 엔드>


Q. 퍼즐 게임은 괴로울 만큼 어려운 난이도를 선보이는 게임들도 있는데, <애프터 디 엔드>는 어떤가? 

아주 높은 난이도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은 편이다.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줄여주고 싶었다. 


Q. 게임을 해 보면, 유저가 특정 액션을 할 때 시점이 바뀌며 마치 아버지가 간 길을 아들이 다시 가는 것처럼 진행되는데 이 부분은 어디서 영감을 얻었나?

아버지와 아들로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이름을 안 붙였다. 캐릭터의 정체를 게임 디자이너가 정의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와 아들일 수도, 같은 부족원일 수도 있고, 아버지의 과거 모습일 수도 있다. 유저가 마음대로 상상하길 원했다. 

시점을 전환하는 시스템에는 시간 개념을 사용했다. 같은 공간이지만 지형에 풍화가 일어나거나 무너지는 것 등 시간이 지났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개발 리소스적 한계가 있었지만 표현하고 싶은 바가 잘 표현된 것 같다.




Q. 유료화(paid)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했다. 이 방식의 경우 접근성은 좋지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부분유료화보다는 다소 기대치가 낮을 것 같은데, 이러한 결정의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추후 업데이트 콘텐츠는 DLC로 발매되나?
 
아마 넥슨에서 출시한 모바일게임 중 유일한 유료 게임일 것이다.​ 게임 자체가 경쟁하며 즐기는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즐기는 방식이다. 이러한 플레이 방식에 있어서 부분유료화 과금 모델은 방해가 된다. 단순히 과금 모델을 결정한 것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유료 게임의 다운로드도 매출로 연결되지만 유료 게임으로 출시가 결정되면 사업적인 기대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걸 배제하고 ‘게임성이 좋은 방향으로만 만들자’ 라고 내부적으로 얘기가 됐다. 

DLC의 경우 계획하지는 않고 있으나 게임에 콘솔적인 요소가 많으니 DLC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컨트롤이나 아트 측면에서 표현하고 싶은 걸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는데, 스팀이나 콘솔로 출시하면 아티스트가 좋은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모바일이 먼저다. 콘솔 계획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Q. 타이틀 이미지가 콘솔게임 <저니>(Journey)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타이틀 이미지는 비슷한 느낌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깊이 있는 아트 스타일을 추구했고,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저니>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도 좋아하는 게임이라 그런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다. ​



왼쪽이 <저니>, 오른쪽이 <애프터 디 엔드>의 타이틀 화면


Q. 플레이를 해 보니 순발력이 아니라 관찰력을 요구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속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는데, 개선할 계획이 있나? 

맞다. 캐릭터 속도가 느리다. 우리 게임은 3D 공간을 활용한 게임이고, 여타 3D 게임과 같이 탑뷰 방식이다. 보통 바닥만 보고 이동할 때는 이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게임 같이 공간감이 큰 탑뷰 방식의 게임은 캐릭터 이동 속도가 빠르면 인지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스와이프를 통해 카메라를 회전시키는 기능도 넣은 것이다. 

이동 속도가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게임이 전반적으로 느긋하게 흘러가는 게임이므로 빠른 속도전을 만든 계획은 없다.


Q. 넥슨이 이번에 공개한 2종의 게임(<이블팩토리>, <애프터 디 엔드>)에 대해 인디 정신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는데. 인디 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생각한 인디의 정의는 자본이나 구조에서 독립된 것이다. 실제로 개발할 때도 회사가 해 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 독립적인 환경을 제공받았다. 실제로 회사를 나가 인디 게임을 개발할 때는 물론 많이 다르고 힘들겠지만 이번에는 감사하게도 좋은 환경에서 좋은 게임 만들 수 있었다. 





Q. 개발 환경을 독립적으로 보장받았다면 여러 새로운 시도들을 했을 것 같은데. 

3D 공간에서 카메라를 회전 시키는 게 성능적으로 부담이 있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며 여러 기술적인 시도들을 했다. 게임적인 측면에서는 조도 카메라를 이용해 많은 실험을 했는데 카메라에 손을대면 밤이 되거나, 카메라를 흔들면 게임 내 지형에 지진이 일어나는 그런 것들이다.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라이트가 조정되도록 하기 쉽지 않아서 게임에 넣지는 못 했다. 그리고 그래픽적 시도들을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 그래픽 최적화 작업을 상당히 많이 했다. 

오랫동안 게임을 플레이 하지 않고 두면 캐릭터가 빨리 게임을 하라는 듯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하는 그런 사소하지만 즐거운 시도들도 있었다.


Q. 서구권에서도 인기를 끌 만한 요소가 있나?

최근 로우폴리 같은 것들이 많이 유행하고 있다. 재질감이 없는 매트한 그래픽인데, 그런 느낌은 아마 다들좋아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Q. 지스타 시연 버전은 실제 출시 버전에 비하면 얼마나 보여준 것인가? ​사업적으로 신경쓰지 않는다지만 그래도 내부 목표는 있을 것 같다.

시연 버전은 출시 볼륨의 1/8정도다. 출시는 2017년 2월 말쯤 할 것 같고, 사업 조직이 기대치를 적게 잡아줬다. 매출에 대한 부담감은 다른 팀들보다 훨씬 적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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