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팀 대전 전술게임 <탱고 파이브: 더 라스트 댄스>(이하 탱고 파이브)가 지스타 2016에서 최신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지스타 버전은 CBT가 끝난 지 보름 밖에 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일단 CBT 기간 중 많은 사랑을 받은 팀 데스매치 모드 '총격전'의 삭제가 가장 큰 변화였다.
<탱고 파이브>는 가뜩이나 유저의 전술적 판단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하드코어한 PVP 게임. 그런데 그나마(?) 대중성을 가지고 있던 캐주얼 모드를 삭제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진의 대답은 간단했다. "보다 완벽한 밸런스, 보다 깊이 있는 게임성을 위해…."
국내에서 흥행한 적 없는 모바일 팀 대전 게임을 들고 나왔다. 솔직히 흥행이 걱정되진 않은가?
김희재: 모바일 팀 대전게임이 흥행하지 않은 것이 과연 유저들이 그런 장르를 싫어하기 때문일까? 우리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 나온 모바일 대전 게임 대부분이 PC에서 흥행한 장르를 조작법이나 최적화에 대한 고민 없이 그대로 옮겼다. 당연히 플랫폼이 달라지며 일부 삭제되는 구간이 있었고, 그것은 그대로 재미의 부족함이나 공백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탱고 파이브>를 개발하며 모바일 대전 게임에 걸맞은 조작법과 문법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 CBT까지 끝마친 지금, 적어도 이 고민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나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모바일 대전 게임이라는 장르의 흥행성이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우리 조작법을 유저들이 얼마나 쉽게 익숙해질지다.
송승목: <탱고 파이브>를 담당하며 개발팀과 사업 팀이 가장 먼저 공유한 가치가 있다. 승패는 순수하게 유저들의 실력과 팀워크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탱고 파이브>에는 캐릭터들의 레벨이 없고, 캐시로 능력치가 변화하지도 않는다, 공정한 승부를 위해서다. 그리고 이것 하나는 우리 <탱고 파이브>가 가진 가장 큰 강점, 그리고 PVP 마니아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지스타 2016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 <스타워즈: 포스 아레나>, <히어로즈 오브 스카이렐름> 등 많은 모바일 대전 게임이 출시됐다. 이들에 비해 <탱고 파이브>가 가지는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희재: <탱고 파이브>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부터 모바일 대전 게임 시장을 상상했다. 현재 PC나 콘솔에서 인기를 얻는 장르 대부분이 디른 누군가와 함께 하거나 다른 누군가를 상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은 디바이스의 한계 때문에 이 부분이 미흡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이제서야 모바일 게임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웃음)
그리고 이를 달리 말하면 우린 그만큼 오랫동안 모바일 대전 게임이라는 틀을 고민했다는 의미다. (웃음) 실제로 <탱고 파이브>를 처음 기획하기 시작한 것이 2012년이다. 이를 위해 다소 특이해 보일지 모르는 '그리드 기반 이동방식'도 추가했고, 실시간 5:5 대전을 위해 네트워크 기술도 많이 연구했다. 이런 기반들이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 외에 다른 강점이 있다면 깊이 있는 전략이다. 일단 나부터가 1시간 이상 여유가 있다면 모바일보다 PC나 콘솔을 켜는 하드코어 게이머다. 그리고 이런 하드코어 게이머를 위하는 마음으로, 이들이 잠깐이라도 깊이 있는 전략 대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었다. 팀워크나 전략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게임 말이다. 말 그대로 '하드코어 게이머가 짬짬이 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게임'이 목표다.
송승목: 개인적으로는 지금 출시된, 출시를 준비 중인 모바일 대전게임들과 달리, <탱고 파이브>는 모바일 대전 게임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틀을 짠 게임이라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덕에 처음 익히기엔 조금 까다로운 게임이 됐지만, 그 깊이만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게임 진행은 실시간인데 이동할 땐 SRPG처럼 그리드를 선택하고, 액션을 취하면 '액티브 턴제 게임'처럼 3~4초 쿨타임 기간이 있다. 굉장히 생소한 방식인데 유저들은 잘 쫓아 오던가?
김희재: 10월에 CBT를 했는데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한다. 다행히 조작법 적응 자체는 많은 분들이 잘 해 주셨다. 다만 처음 선보이는 장르다 보니 조작법 이상의 것, 예를 들면 게임의 규칙을 이해한다거나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에서는 미숙한 점이 많더라.
이것 때문에 지스타 시연 빌드를 만들 때는 가이드 딴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히 지스타 버전에서는 조작 안내 등이 많이 나아졌고, 이후에는 인게임 가이드 등으로 팁과 전략, 전술 등을 지속적으로 알려줄 예정이다. 튜토리얼이나 가이드 딴의 이슈는 오픈 전까지 꾸준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시간 팀 대전이다 보니 네트워크 환경도 중요할 것 같다. 모바일의 경우, 와이파이와 4G로 망이 바뀌는 등 PC 온라인보다 네트워크 환경이 불안정한 편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
김희재: 일단 우리 게임은 와이파이-4G를 전환해도 이상 없이 플레이 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안심해 주시라. 설사 연결이 끊어진다고 하더라도, 접속 끊긴 유저의 캐릭터는 AI가 알아서 조종한다. 네트워크 오류로 인한 손해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게임 시간이 5분 미만이기 때문에 튕긴 유저가 재접속해 플레이 할 순 없게 만들었다. 다시 재접속해도 정상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니까. 이 부분은 유저 분들의 양해 부탁 드린다.
# 대전 게임의 생명은 밸런스. 밸런스 위해 만들어 놓은 모드까지 삭제했다
판단해야 할 정보가 많아서 그런지, CBT 기간 사거리 긴 저격수 계열 캐릭터들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밸런스에 대해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
김희재: 솔직히 CBT 기간의 밸런스는 우리의 예측 실패다. 우리는 <탱고 파이브> 모드 중 '점령전'을 게임의 메인 모드로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의 밸런스도 점령전 위주로 설계했고, 튜토리얼 이후 차츰 해금된 AI 총격전, PVP 총격전 등도 어디까지나 점령전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함이고…. 그런데 cbt 기간에는 총격전 특유의 캐주얼함 때문인지 이쪽에 유저가 몰리더라. 그 때문에 밸런스 이슈도 더욱 커졌고.
이 문제에 대해선 개발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일단 미봉책으로 지스타 버전에서는 총격전 모드를 삭제해 유저들이 <탱고 파이브>의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무래도 대전 게임이니 만큼, 밸런스가 완전해야 재미도 완전할 수 있으니까…. 일단 당장 목표는 점령전을 최대한 가다듬에 유저들에게 메인 모드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흔히 대전 게임이라고 장르를 분류하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유저들이 즐기는 콘텐츠는 제각각이다. 모든 유저가 깊이 있고 무거운 대전 콘텐츠를 즐기진 않을텐데….
김희재: 인정한다. 하지만 대전 게임이 온전한 재미를 주려면 밸런스가 완벽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일단은 점령전 밸런스에만 총력을 다하는 것이고…. 일단 론칭 전까지는 점령전 모드를 다듬는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
물론 캐주얼 모드에 대한 수요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일단 총격전은 점령전 밸런싱과 메인 모드화가 마무리되면 다시 추가할 예정이다. 그 때는 총격전 외에도, <오버워치>나 <LOL>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벤트성으로 다양한 캐주얼 모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밸런스를 그정도로 민감하게 생각한다면, 추후 신규 모드나 캐릭터 추가도 어렵지 않을까?
김희재: 맞다. 일단 CBT에 선보인 12개 캐릭터는 3개 전투모드(CBT에 선보인 총격전과 점령전. 그리고 미공개 모드 1개)에 어느정도 밸런스를 맞춘 상태다. 일단 론칭 전까진 점령전 밸런스에 집중하겠지만, 이후 점령전 모드 밸런싱이 끝나면 나머지 2개 모드도 밸런스를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이렇게 3개 모드의 밸런스까지 맞아 떨어진다면, 그 뒤부터는 신규 캐릭터와 신규 모드가 번갈아가며 추가될 예정이다.
앞서 캐릭터 강화나 능력치 등을 사업 모델로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어떤 것으로 돈을 벌 계획인가?
송승목: 솔직히 고민 많다. (웃음) 일단 현재 확실히 정해진 것은 '캐릭터 스킨'(당연히 여기에 능력치가 붙진 않는다) 뿐이다. 이것 외에 다른 사업 모델은 아직 게임성을 다듬는 중이기 때문에 아직 확답이 힘들다. 아무래도 사업 모델은 게임의 코어 시스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은가. 스킨 이상의 BM은 게임의 기반이 다듬어진 이후에나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 같다.
팀 대전 게임인데 혹시 e스포츠는 생각 없는가?
김희재: 개발진의 로망이다. 그런데 우리 생각과 별개로, e스포츠는 게임을 즐기고 관람을 즐기는 유저들이 있어야만 가능한 축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게임 자체도 실력 있는 유저가 플레이했을 때 더 멋지고 근사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있어야 하고. 현재로서는 이런 게임이 되도록 계속 기반을 다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