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게임 음악을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 'ESTi'. 그러니까 에스티메이트 박진배 대표가 오랜만에 다시 한 번 어떤 '게임 음악'의 참여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일본의 원더플래닛에서 개발하고, 현재 사전 예약을 진행중인 서브컬처 지향 모바일 게임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작업에 참여한 것인데요.
특히 이번 그의 작업에는 '우타이테'(인터넷에서 다양한 노래를 불러서 투고하는 일종의 인터넷 가수)로 인기가 높은 '다즈비'(DAZBEE)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 <비 현실도피>는 10일, 다즈비 채널 등을 통해 MV가 공개되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곡의 작곡과 보컬로 참여한 박진배 대표, 그리고 다즈비와 인터뷰를 진행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곡을 작업했는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앨리스 픽션>이라는 게임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습니다.
Q. 디스이즈게임: 먼저 오랜만에 신작 게임 음악 작업에 그 이름을 올리셨는데, 그동안의 근황과 소식이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안녕하세요 ESTi 박진배 입니다. 라인게임즈의 <엑소스 히어로즈> 게임 출시 이후로 디스이스게임에 오랜만에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2년간은 대중음악 프로듀싱과 더불어 시프트업의 PS5 작품 <프로젝트 이브> OST 등을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매년 레귤러 작곡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걸즈> 노래들도 꾸준히 작업중입니다.
Q: 공교롭게도 <엑소스 히어로즈>도 그렇고 이번에도 ‘2D 애니메이션풍’의 느낌이 강하게나는 게임의 사운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슬슬 본인의 취향을 인정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으신데요.
A. 박진배 대표: 제가 학창시절 애니메이션 동호회장도 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동료 게임 중견 개발자분들도 대부분 다 알고 계십니다. 그 정도면 은밀한 취향이 아니라 그냥 생업 차원의 일이 아닐까요? (웃음) 다만 예전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감상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더 넓은 분야의 덕질을 할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Q. <앨리스 픽션>은 일단 테마송인 <비 현실도피>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셨습니다. 혹시 이 게임의 다른 작업에도 참여하신 것이 있으실까요?
A. 박진배 대표: 이번에는 원래 원곡이 따로 존재하는 <비 현실도피>라는 음악을 <앨리스 픽션>의 테마송으로서 오리지널리티 있게 리믹스 하는 작업에만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앨리스 픽션>의 BGM을 작업하신 ginkiha라는 일본 작곡가 분과, 리듬 게임 음악 쪽으로 지인이기 때문에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ginkiha 님이 작업하신 <앨리스 픽션>의 BGM은 굉장히 센스 있게 만들어졌으니까 게이머 여러분들도 꼭 귀 기울여서 들어보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이전의 소개 자료를 보면 <비 현실도피>를 ‘글로벌 지향’으로 리믹스 하신다고 하셨는데, 이 ‘글로벌 지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비 현실도피>는 일본 밴드인 'FantasticYouth'가 작업한 원곡으로 일본 보컬로이드(VOCALOID) 씬에서 주로 알려졌던 곡입니다. <앨리스 픽션> 측에서 이것을 서브컬쳐 계열로부터 해외의 게임 팬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국의 <디제이맥스>를 기억하는 글로벌 팬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여 제가 프로듀서로서 채택된 것 같습니다.
이번 커버는 국내 게임음악 기준으로는 다소 예전 스타일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음악으로서는 가장 글로벌에 알려진 스타일이기도 하여 일부러 진행해보았습니다.
Q. 10일, 다즈비(DAZBEE) 채널에서 M/V가 공개되었는데, 그 감상은? 그리고 다즈비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다즈비(DAZBEE)님은 일단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목소리가 제 취향과도 잘 맞아서 평소에 유튜버 커버 가수로서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에스티메이트 소속 작곡가인 seibin님과도 예전에 한국 인디게임 주제가를 같이 작업해본 경험이 있어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마침 이번에 <앨리스 픽션> 개발사 측에서 테마송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외국의 가수를 찾고 있어서 다즈비(DAZBEE)님을 추천하게 됐고,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다즈비'(DAZBEE) 에 대해
액셀러즈(Accelers) 소속 뮤직 아티스트.
유튜브 채널 등록자 수 80만 명 이상을 자랑하는 여성 가수.
투명하게 울리는 음색과 독특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창법, 섬세하고 다채로운 표현방식을 매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확고히 구축하여 한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적인 팬층을 쌓아가고 있으며,
커버의 한계를 뛰어넘는 재해석으로 스스로를 프로듀싱하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고 있다.
2022년 3월 2일, 유니버설 뮤직을 통해 메이저 데뷔.
Q. 일본 음악 유닛 “판타스틱 유스”의 인디 시절 악곡 “비 현실도피”를 <앨리스 픽션>의 테마곡으로서 공식으로 커버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A. 박진배 대표: 다른 게임에서만 들을 수 있을 법한 요소를 그대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신선한 느낌을 재밌어 하는 편인데, 이번 주제가에서는 <디제이맥스>에서 들리는 듯한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해봤습니다. 반대로 과거에 <디제이맥스>에서 제가 제작했던 곡들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나 엔딩곡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원류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며 비교해서 들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비 현실도피>도 따지자면 동인계열 곡이고, 이전부터 일본 동인음악계, 게임음악계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계신데요. 무언가 그쪽만의 매력(?) 같은 것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