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올드팬들을 위해 지난 2019년 운영을 시작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하 ‘와우 클래식’)이 다시 한번 팬덤의 요구에 맞춘 콘텐츠를 내놓는다.
지난 7월 블리자드 <와우 클래식> 개발진은 캐릭터 부활이 불가능한 ‘하드코어 서버’를 연내 정식 도입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동안 커뮤니티 규칙을 만들어 스스로 ‘하드코어 플레이’를 즐기고 있던 열혈 유저들을 위한 결정이다.
8월 18일 <와우 클래식> 개발팀의 팀 존스(Tim Jones) 어시스턴트 리드 디자이너, 리니 쿡 세이벌린(Linny Cooke Saverline) 게임 프로듀서는 한국 미디어들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 새 하드코어 서버의 세부 사항들을 설명했다. 하드코어 서버에 적용될 구체적인 규칙, 기존 서버와의 차이점, 향후 운영 방침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팀 존스 어시스턴트 리드 디자이너(위), 리니 쿡 세이벌린 게임 프로듀서
# 하드코어 서버는 왜 기획되었을까?
Q. 디스이즈게임: 하드코어 플레이는 입소문을 탔지만 다소 매니악한 콘텐츠이기도 한데, 정식 모드로 개발하게 된 계기 및 배경이 궁금하다.
A. 리니 쿡 세이벌린 프로듀서(이하 세이벌린): 우선 <와우 클래식> 자체가 열정 넘치는 플레이어분들의 염원에 의해 탄생한 게임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다. 하드코어 서버도 그러한 접근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하드코어 규칙을 통해서 게임플레이를 재미있고 신선하게 바꿔나가는 한편, <와우 클래식>의 게임 핵심에 들어맞는 경험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드코어 서버는 전반적으로 세계를 좀 더 천천히 둘러보고, 각각의 요소를 진심으로 즐기며 다른 유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지며, 이러한 부분이 <와우 클래식>의 기본 성질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A. 팀 존스 어시스턴트 리드 디자이너(이하 존스): 그동안 <와우 클래식>을 플레이어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즐겨주셨고, 그중에서 하드코어 규칙으로 즐겨주시는 분들의 플레이 방식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특히 1년 반 정도 전에 ‘마스터리 시즌’ 콘텐츠, 그리고 ‘로드 투 라그나로스’ 챌린지 등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하드코어 플레이를 직접 즐겨주시는 데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이러한 하드코어 챌린지를 직접 지원하기 위해 ‘철의 영혼’(사망 시 발생하는 디버프) 메커니즘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플레이어가 다 같이 하드코어에 도전하실 수 있는 영구적 장소를 제공하고 싶다는 니즈가 개발팀에서 발생하면서, 공식적으로 하드코어 서버를 열게 됐다.
Q.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진영 간 필드 PK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그래서인지 전쟁 서버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그런데도 이번 하드코어 서버가 일반 서버로 배정된 이유가 있는가?
A. 세이벌린: 하드코어라는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목숨만으로 위험한 여정을 펼쳐나가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PK 또한 필수적으로 요구되기보다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두고자 했다. 그래서 게임 내부적으로 유저간 전투를 희망하는 사용자들만 재미있는 방식으로 즐길 기회를 여러 가지로 마련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타 플레이어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태로 스스로를 설정할 수도 있으며, 모의전 등 콘텐츠를 통해서 다른 팀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채팅창에 ‘막고라’를 입력하면 목숨을 건 PvP를 이용할 수 있다.
Q. 하드코어 서버는 어떠한 유저층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나? 또, 하드코어 서버에 참여할 플레이어 수나 전 세계적인 규모를 어느 정도로 파악 및 기대하고 있나?
A. 존스: 기본적으로 하드코어 콘텐츠는 이전부터 유저분들이 비공식으로 애드온이나 툴을 사용해 즐겨주셨고, 참여해 주신 분들이 많았다. 이러한 분들이 하드코어 서버에 대한 니즈를 보여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공식 하드코어 마련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분들이 특히 즐기실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 이런 하드코어 커뮤니티, 혹은 관련 애드온을 사용하던 분들이 우리가 마련한 공식 서버의 규칙이나 변경점을 좋아해 주시고 즐겨주시길 희망한다.
더 나아가 사실 하드코어 게임플레이는 많은 분이 무서워할 수 있는 성질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하드코어 콘텐츠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여유를 갖고 플레이하면서 발생하는 장점도 많다. 예를 들어 레벨업 경험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고, 전문 기술 등 요소를 더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
전투 역시 상대적으로 조금 느린 페이스로 진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유저들은 상대 몹이 어떤 주문을 가졌는지 등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면서 전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또한 만렙 도달을 위해 공격대만을 반복하는 등의 조급한 플레이가 필요 없기 때문에, 캐주얼 플레이어분들도 하드코어 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던 바 있다.
실제로 팀의 주변 지인들이나 동료 중에도 캐주얼 플레이어지만 하드코어 서버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 따라서 하드코어 서버는 기존보다 더 많은 분이 <와우 클래식>을 재미있게 즐기게 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하드코어 서버에 여러 고유한 변화들이 적용됐는데, 개발팀에서 이러한 변화를 적용하면서 유저들이 어떠한 즐거움이나 재미 요소를 느끼길 원하는지 알고 싶다.
A. 존스: 좋은 질문이다. 하드코어 서버를 개발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와우 클래식> 안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주인공으로서 세계를 잘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변경 점을 적용하면서 한편으로 희망한 것은 유저들이 반복적으로 던전만 돌거나 경험치만 쌓아나가기 위해 맹목적인 플레이를 하기보다 다른 방식 플레이 즐겨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전 오리지널 <와우 클래식>이 출시됐던 당시를 생각하면 60레벨까지 도달하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 던전 반복 플레이었다. 하드코어에서는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특히 (던전이 아닌)야외에서 탐험해 주시길 바랐다.
그래서 하드코어 서버에는 던전에 24시간의 쿨타임이 적용된다. 물론 캐릭터의 위력을 높이고 아이템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던전 또한 재미있는 즐길 거리가 되겠으나 너무 던전만 플레이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고, 또한 던전만이 유일한 레벨업 방법으로 인식되는 상황은 지양하고자 한 것이다.
또 다른 요소로는 강화/약화 효과의 적용 범위에 변화를 줬다. 원래는 하드코어 서버 운영에 있어 오리지널 <와우 클래식>에서 큰 변경을 가하지 않기로 했었지만, 노선을 바꿔서 이러한 변화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흑마법사로서 상대에게 디버프를 걸 때 동료들의 대미지 약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탱커일 때 힐 장판 취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등, 좀 더 다양한 방식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A. 세이벌린: 유저 커뮤니티가 진행했던 하드코어 플레이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제로스라는 세계를 여유롭게 천천히 둘러보면서 구석구석 즐기게 된다는 점이었다.
또한 게임플레이에서 리스크를 감수할 때 느껴지는 아드레날린이 재미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하드코어 서버에서 플레이어분들도 함께 더 재미있게 즐기실 기회가 마련된 것 같아 정말 좋다.
Q. 죽음이 강제되는 퀘스트 목표가 하드코어에 맞춰 변경되는데, 타락한 밸라스트라즈의 불타는 아드레날린과 같이 공략 여부와 상관없이 확정적인 죽음을 가져다주는 일부 레이드 몬스터들의 메커니즘에도 변경이 있는가?
A. 세이벌린: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실수나 동료의 실수가 아닌 통제권 밖의 원인에 의해 죽을 수 있는 퀘스트 및 메커니즘은 적절히 조정할 예정이다. 말씀하신 유형의 임무에 있어서도 사망 이외의 방식으로 퀘스트의 핵심과 판타지를 살릴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Q. 하드코어 서버에 만렙 완료 시간, 킬 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리더 보드가 준비되는가?
A. 세이벌린: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현재 유저들은 API를 이용해 서드파티 애드온으로 해당 정보를 활용 중이기에 API 업데이트를 단행할 예정이다.
자체적 룰로 하드코어 플레이를 지향하는 커뮤니티가 다수 존재한다. (사진: classichardcor.com 홈페이지 갈무리)
# 비전과 운영 계획
Q. 차후 일반적인 클래식 서버처럼 다른 확장팩으로 하드코어 서버의 범위를 확장할 생각인지, 아니면 이 오리지널 상태에서 계속 그에 걸맞은 업데이트를 이어 나갈 생각인지 알고 싶다.
A. 세이벌린: 현재로서는 확장팩으로 하드코어 콘텐츠를 확대하거나 적용할 계획은 아직 내부적으로 없다. 기본적으로는 하드코어라는 콘텐츠가 오리지널 <와우>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였던 만큼 <와우 클래식>에서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하지만 지속해 유저 피드백을 경청할 예정이며, 확장팩 도입을 원하는 의견이 있다면 이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이번 하드코어 서버는 유저분들에게 처음으로 하드코어를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앞으로도 플레이어분들이 지속해 다시 찾아와 반복하며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기 때문에 다양한 업데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Q. 기존에는 플레이어들이 자체적인 규칙 및 애드온을 통해 하드코어 모드를 플레이했다. 정식 하드코어 서버를 준비하면서 특수 규칙을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A. 존스: 중점을 둔 것 중 하나는 캐릭터가 어떻게든 환생 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환생하는 방식이 굉장히 여러 가지기 때문에 하드코어 설정에 맞게 영구적으로 사망하게끔 만드는 데 신경 써야 했다.
또한 기존 하드코어 플레이어들의 애드온 중에는 캐릭터 사망 시 이를 알리는 공지 메시지 애드온이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길드 채팅에서 사망 메시지가 출력돼 친구 및 길드원들이 내 캐릭터 사망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한 60레벨에 도달하면 축하하는 메시지가 여러 플레이어에게 출력된다.
A. 세이벌린: 앞서 말한 것처럼 하드코어 서버를 시작하면서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양하고자 한 것은 특정한 규칙이나 플레이스일을 유저들에게 강요하는 일이다.
오히려 유저들이 단 하나의 목숨을 가지고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도전 거리를 설정할 수 있게끔 선택지를 드리고자 했다.
이때 유저의 캐릭터가 유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원인으로 인해 사망하지 않도록 살펴보는 것이 중요했다. 즉, 연결 장애나 캐릭터가 반드시 죽게 되어 있는 퀘스트 등의 불가항력적 이유로 캐릭터가 죽는 일이 없도록 조율해야 했다.
Q. PvP(목숨을 건 결투)에서는 장식용 강화 효과인 '귀 꿰미'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PvE 업적을 노리는 플레이어들을 위한 보상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지, 하드코어 서버 전용 업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업적이 있다면 캐릭터가 사망했을 경우 신규 캐릭터에서 업적을 이어 나갈 수 있는지 알고 싶다.
A. 존스: 과거 마스터리 시즌에도 하드코어 챌린지를 진행하는 유저에게 주는 장식용 오라 효과가 있었는데, 라그나로스를 처치하면 그 모습이 변했다. 공식 하드코어 서버에도 이렇듯 공격대 우두머리를 잡을 경우 외형이 변하는 유니크한 오라를 도입할 예정이다.
만약 그 외에도 유저들의 업적을 기념할 방법에 대한 피드백이 있다면 경청할 것이다. 최대한 유저의 업적을 기리려는 의지가 있다.
다만 기존 캐릭터가 죽었을 경우 이러한 업적을 다음 캐릭터로 이어 나가는 방식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유저들이 요구한다면 어쩌면 최고 레벨 달성 횟수나 달성한 최고 레벨 등을 표시하는 등의 방법은 있겠다. 이러한 피드백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다.
PvP 보상 장식용 강화 효과 '귀 꿰미'
Q.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레이드를 망쳐 캐릭터가 사망한 경우다. 하드코어 서버 특성상 레이드 트롤링을 좀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는지, 또는 악의적 행위로 인한 사망에 대해 구제책이 있을까?
A. 세이벌린: 솔직히 말해 이런 문제는 어느 정도는 당사자 주관이 개입되기 마련인 듯하다. 그래서 팀은 이 문제를 케이스 별로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게임 내에서 실제로 캐릭터 환생이 이뤄지긴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충분히 조치가 따를 것이다.
완전히 객관적인 판단은 어려운 문제지만, 상식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의도적 트롤 때문에 다른 유저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지만, 힐러가 그저 힐에 실패해서 탱커가 죽을 수도 있다. 유저들이 후자의 경우까지 신고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따라서 행동 뒤의 플레이어 의도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판단할 것이다.
Q. 하드코어 서버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하드코어 서버에 도전할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
A. 세이벌린: 플레이어분들이 먼저 시작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용자분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팀의 개발 비전에 맞게 유저들의 니즈를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측면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막고라, 사망 후 유령이 되어 월드를 탐험하고 상호작용하는 시스템, 캐릭터가 죽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게끔 서버 이전 선택지를 주는 시스템 등, 개발팀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고유한 새 요소를 추가하는 것에도 힘썼다.
이렇듯 커뮤니티에서 희망했던 부분과 저희가 생각하는 재미 요소를 조합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한국 게이머분들이 하드코어 서버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A. 존스: 런칭하고 게임 서포트를 시작하면 그때부터 가장 어려운 지점이 시작될 것 같다. 특히 캐릭터 목숨이 하나뿐인 하드코어 환경인 만큼 서버가 안정적일 필요가 있고, 같이 플레이할 서버별 유저 수도 아주 많아야 하며, 접속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서버 증설도 있어야 할 것이다. 런칭 이후 이러한 지점을 주시할 예정이다.
또한 최대한 유저 커뮤니티의 의견을 경청하고, 유저들이 감명 깊게 즐길 콘텐츠를 추가해 향후 수년 동안 계속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분들을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오늘의 멋진 인터뷰에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