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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페스, 서브컬처에 진심인 '오덕'들이 만들어가는 행사"

스타라이크 이형철 이사 인터뷰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현남일(깨쓰통) 2024-05-03 19:21:02
소위 '서브컬처'라고 부르는 일본 만화, 애니메이션 및 그 영향을 받은 여러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최근에는 이를 주제로 한 오프라인 행사도 많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몇몇 행사들은 하루 평균 1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하죠. 

최근 서브컬처 오프라인 행사중에 마니아들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행사가 바로 '일러스타 페스'(이하 일러페스) 입니다. 리듬 게임 <식스타 게이트>를 개발한 스타라이크 주식회사를 포함해 여러 서브컬처 관련 기업과 교육기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며,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눈높이에 맞는' 2차 창작 콘텐츠 중심의 전시회를 지향하는데요. 디스이즈게임은 스타라이크 주식회사의 이형철 이사를 만나 그들이 이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지난 2월 '3회 행사'가 개최된 일러스타 페스의 현장 사진. 오는 5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4회 행사'가 개최 예정이다.

# 하츠네 미쿠를 좋아하던 사람들, 직접 행사까지 개최하다.

Q. 디스이즈게임: 먼저 '일러페스' 라는 행사와,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스타라이크 이형철 이사(이하 이형철):
먼저 '스타라이크' 라는 회사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스타라이크는 일본의 대표 보컬로이드니 '하츠네 미쿠'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리듬 게임'을 만들기 위해 설립한 개발사입니다. 지난 해에는 닌텐도 스위치용 리듬 게임인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을 선보이기도 했죠. 

그리고 저를 포함한 회사의 주요 인물들은 이전부터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고, 하츠네 미쿠를 주제로 한 작은 동인 행사를 열어본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보다 '본격적으로' 서브컬처를 주제로 하는 동인 행사를 개최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지난 2023년 1월, 반쯤은 '일단 지르고 보자' 라는 느낌으로 실제로 행사를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웃음) 

그런데 이 1회차 행사에서 1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아주면서 탄력을 받게 되었고, 굉장히 많은 마니아들이 호평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지난 2023년 10월, 2회차 행사를 정말 제대로 준비해서 진행했고, 올해 2월에 3회차 행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회차 행사는 약 2만 5천 명, 3회차 행사는 약 3만 5천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했습니다.

스타라이크 주식회사가 개발사 <식스타 게이트: 스타 트레일>
 
Q. 마니아들로 부터 뜨거운 성원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이형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행사를 주최한 저희부터가 '오덕' 이고 그동안 여러 행사에 참여해봤기 때문에 불편한 점, 원하는 점 등에 대해서 몸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일러페스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런 면에서 실제 행사에 참여하는 참가자 분들이 눈 높이에 맞춰 행사를 운영한다고 좋게 봐주신 것이 아닐까요? 

아, 여기에서 말하는 '참가자' 란 행사를 관람하러 오신 분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인 굿즈를 판매하기 위해 참여한 판매자,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분들 모두를 포함하는 말입니다. 저희는 관람객뿐만 아니라 행사장 안에 있는 모든 인원들을 또한 행사의 '참가자'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두가 쾌적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부분에서 정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말이죠.


Q.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행사 개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A. 이형철: 역시 '입장'과 '관람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것이 지상 과제이고, 또 매번 가장 신경쓰는 부분, 하지만 동시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부분입니다. 일러페스는 일산의 킨텍스와, 서울 학여울 SETEC 등의 전시장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아무리 전시장이 크고 공간이 넉넉하다고 해도 한 번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언제나 입장과 관람 환경에 대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정말 참가자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행사를 거듭하면서 저희들도 많은 노하우를 쌓고 있고, 실제로 오는 5월 4일 개최되는 4회 행사에서는 'QR코드' 입장을 도입하면서 이전 보다는 빠르고 쾌적한 입장을 도와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할테니 저희의 발전을 따뜻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일러페스는 '판매자'들이 다양한 2차 창작 굿즈를 판매하는 행사라는 인식이 강한데요.

A. 이형철: 기본적으로 저희 행사의 뿌리는 '동인 행사' 입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코믹마켓'과 콘셉트나 감성이 비슷한 행사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단순하게 2차 창작 굿즈의 구매와 판매만 이루어지는 행사가 아니라, 여러 다양한 주제의 서브컬처 콘텐츠들이 서로 '교류하고', 또 '즐기는' 행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주제의 무대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고, 또 다양한 부대 행사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 3회 행사에서는 일본의 유명 성우들이 '디제잉' 이벤트를 하는 '애니송 디제잉 이벤트'를 부대 행사로 개최했고, 이번 4회 행사에서는 '지하 아이돌' 들의 무대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 유명 서브컬처 게임사들이 '공식'으로 부스를 차리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를 마니아들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즐거운 행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일러페스에서는 다양한 무대 행사도 개최된다

# '지하 아이돌' 공연도 진행... 서브컬처의 교류의 장이 되었으면 

Q. 5월 4일과 5월 5일 개최하는 '4회' 행사에서 주목해 볼만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이형철: 일단 기본적인 행사장 규모는 지난 3회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일단 앞에서도 말했듯 이번 4회에서는 '지하 아이돌' 공연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 아이돌 페스티벌 2024 Spring' 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한국에서 활동중인 다양한 인디 '지하 아이돌' 들이 5월 4일 오후 시간에 무대를 갖는 것인데요. 아무래도 서브컬처 문화에 빠삭한 분들이라고 해도 굉장히 생소한 무대일 수 있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여러 문화가 서로 교류한다면 뜻 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러 페스는 매 행사 때 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참가자분들 또한 편견을 가지지 말고, 다른 장르의 문화에 대해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4회 행사에서는 '지하 아이돌'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Q. '입장' 관련해서는 지난 3회 행사 때 소위 '50만원 짜리 입장권'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A. 이형철: '그레이트 고저스 울트라 퍼스트 클래스'(GGUF) 입장권인데요. 사실 저희 같은 서브컬처 전시행사는 어떤 행사라고 해도 '철야 대기조'에 대한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이를 막아내는 수단 중에 하나로 '터무니없는 가격의 입장권을 판매하고, 이를 구매한 사람만 가장 먼저 입장시켜준다'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이 입장권은 진짜로 판매하려고 내놓았다기 보다는 '사지 말고 철야도 하지마' 라는 취지로 판매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3회 행사에서 실제로 이 GGUF 입장권을 10명의 유저들이 구매해버리고 말았는데요.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거, 해당 관람객들을 실제로 가장 먼저 입장은 시키되 '박제한다', '조리돌림한다'는 개념으로 마칭밴드와 함께 입장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희는 해당 관람객들을 '특별대우'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또한 결과적으로 저희가 거두는 수익도 0가 되도록 조절하고 있습니다. 철야대기는 앞으로도 절대로 권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3회 행사에서 50만원 짜리 입장권을 구매한 유저들은 소위 '박제'를 당한 대신, 가장 먼저 우선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 4회 행사에서도 GGUF 입장권은 판매되며, 굉장히 신선한 방법으로 '박제'를 준비중이라고...

Q. 하지만 GGUF도 그렇지만, 아무리 철야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매번 문제가 되는데요.


A. 이형철: 아마 100% 막아내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방법을 찾으려 노력중이고, 코믹마켓이나 기타 다양한 행사들이 사용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하려고 배우고 있습니다. 가령 입장 전에 온 분들은 모두 '그룹'을 나눠서 줄을 서게 한 다음 '가위 바위 보' 등으로 순서를 정해 입장을 시킨다는 등. 어찌되었든 '철야해봐야 큰 이득이 없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입니다.
 

Q. 일러페스에서는 '성인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구역'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A. 이형철: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유저들 중에서는 분명 성인 콘텐츠를 좋아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인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안전하게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회차때는 외부에서 절대로 볼 수 없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고, 철저하게 성인 인증을 한 다음 입장을 시키는 식으로 운영했는데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성인존을 권장한다는 것은 아니며, 안에서도 밖에서도 '안전하게' 성인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Q. 지난 3회 행사에서는 <에버소울>의 카카오게임즈가 '기업부스'로 참여해서 또 눈길을 끌었습니다.

A. 이형철: 국내에 아무래도 오프라인 행사가 많지 않다보니 특히 게임사들이 일러페스 같은 서브컬처 행사에 관심을 가지시는 듯 한데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기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4회 행사에서는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 2>가 기업 부스로 참여를 하고, 이들 외에도 다양한 인디 게임들의 부스가 마련됩니다. 혹시라도 참여를 원하시는 기업이 있다면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3회 일러스타 페스에서의 <에버소울> 부스. 4회에서는 <브라운 더스트 2>의 기업부스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 2월을 대표하는 서브컬처 행사로 자리 잡고 싶다.

Q. 매번 행사 때마다 참여자들의 수가 늘어나는 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A. 이형철: 소위 '고점'이 어느 정도 될지는 저도 솔직하게 말해서 예측이 잘 되지 않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묶여 있었던 유저들의 열정이 분출되는 것과 시기가 잘 맞아 떨어져서 지금 행사가 이렇게 흥한 것이라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고 보고 말이죠. 하지만 저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 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일러페스 하나만으로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분들의 열정과 열망을 담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이번 4회 행사는 어느 정도의 관람객이 모일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A. 이형철: 행사가 보통 티켓 판매량을 보면 개최 일주일 전부터 급증하고, 당일권도 무시 못할 수준으로 팔리기 때문에 예측이 되질 않습니다. 지난 3회 행사만 하더라도 저희가 예측했던 것보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는데, 그 이유를 차후에 분석해보니 저희가 예측하지 못했던 저연령층 '버튜버' 팬덤들이 엄청나게 찾아주셨기 때문이었어요. 

4회 행사도 지하 아이돌 팬덤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연히 지난 행사보다는 많은 분들이 와주셨으면 하고, 최대한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5월 '4회' 행사 이후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A. 이형철: 먼저 오는 8월에 서울 SETEC에서 5회 일러스타 페스가 개최됩니다. 다만 이후 하반기 게획은 아직 유동적입니다. 아무래도 서브컬처 관련 행사가 하반기에 몰려 있고, 지스타나 AGF 같은 큰 행사들도 개최되기 때문에 저희가 정확한 하반기 행사 타이밍을 찾기가 힘들어요. 아, 다만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일러스타 페스'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확정입니다. 현재 전국의 여러 지역 중에서 '서브컬처 행사'가 가장 안 열리는 지역 중 하나가 바로 '전북'인데 전북에서 일러스타 페스 개최를 하반기 중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확정되면 공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이와 별개로 국내 서브컬처 행사 개최 현황을 보면 '2월'과 '5월', 특히 2월이 서브컬처 행사가 잘 열리지 않는 달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지난 3회 행사는 2월에 개최한 것인데 호응이 좋았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일러페스는 소위 '메인 행사'는 2월에 고정적으로 개최하고, '2월에는 일러페스!', '2월을 대표하는 서브컬처 행사' 같은 식으로 관람객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부스의 참여도 꾀하고 있다고

Q. 좀 더 큰 그림에서 앞으로의 일러페스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떤 그림을 그리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이형철: 계속해서 '서브컬처 콘텐츠를 향유하는 마니아'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감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행사로서 성장해나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스타라이크 주식회사는 이제 3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회사이고, 저희들도 아직은 경험이 많이 부족해서 쌓아가는 중인데, 최대한 관람객들의 피드백을 받아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도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그와 별개로 저 개인적으로는 역시나 '하츠네 미쿠'의 팬이고, 일러페스 또한 하츠네 미쿠가 없었다면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장차 '하츠네 미쿠' 대형 전시회를 한국에서 꼭 개최하고 싶습니다. (웃음) 멀지 않은 시대, 조만간 하츠네 미쿠와 저의 삶에 대한 자서전도 출판하고 싶고, 북 콘서트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 부분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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