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헬다이버즈 2>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했고, 하반기에는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가 배턴을 넘겨받으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10일에는 넷이즈게임즈의 <원스휴먼>이 정식으로 출시한다.
'슈팅'이라는 넓은 범주에 포함되긴 히지만 각각의 게임마다 색다른 플레이 경험을 주는 것도 특징이다. <헬다이버즈 2>는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을 물리치는 협동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퍼스트 디센던트>는 캐릭터 장비를 점차 강화하며 육성하는 루트슈터의 재미를 강조했다.
<원스휴먼>은 독특하게도 오픈월드, 서바이벌, MMO(대규모 다중 접속) 요소를 융합했다. 슈팅게임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PvE와 PvP 콘텐츠를 4,000명 규모의 서버에서 즐길 수 있으며, 동료 수집이나 건물 건축과 같은 요소도 들어 있다.
다양한 재미 요소를 포함한 만큼 세계 시장에서의 관심 또한 뜨겁다. 2,100만 명 이상이 사전 예약에 참여했으며, 데모 버전을 선보인 지난 스팀 넥스트 페스트 기간에는 출품작 중 체험 횟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스휴먼>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6시 정식 출시된다. 출시를 하루 앞두고 넷이즈게임즈 지오위 수석 게임 디자이너와 이세영 한국 홍보 총괄 이사로부터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넷이즈게임즈 이세영 한국 홍보 총괄 이사(왼쪽), 지오위(九羽) 수석 게임 디자이너(오른쪽)
# 기괴하게 뒤틀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와 생존을 위한 사투
<원스휴먼>은 이전 MMO 및 오픈월드 타이틀에서 볼 수 없던 '초자연 현상'을 메인 테마로 삼았다. 외계 존재의 침입으로 모든 사물이 오염된 세계에서 생존과 동시에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향이다.
중세 기반 판타지나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공상 과학이 아닌 특유의 세계관이 주목할 만하다. 게임 전반에서 현대인에게 익숙한 대상들을 접할 수 있다. 괴물로 변한 비행기 몬스터가 등장한다거나, 광활한 오픈월드를 발로 기어다니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식이다.
플레이어는 특별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메타 휴먼'이지만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오염된 음식이나 더러운 물을 섭취하면 멘탈 수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최대 체력이 줄어드는 등의 디버프에 걸리기도 한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 포만감을 채워야 하며, 목이 마르면 물을 마셔 갈증 수치를 올려야 한다. 즉 게임 플레이의 근간은 '생존게임'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 목표로 주어지는 생존의 달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 플레이어에게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진다. 다른 플레이어와 대립하는 PvP는 물론, 함께 보스 몬스터를 물리치는 PvE나 부족한 자원을 활용해 생존하는 서바이벌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만약 이 과정에서 다른 유저의 공격에 대한 걱정까지 하기 싫다면, PvE 전용 시나리오(서버)를 선택하면 된다. 물론 반대의 선택도 가능하다.
# 원하는 재미만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같은 게임
지오위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원스휴먼>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신 '오픈월드'를 강조했다. 약 4,000명의 인원이 하나의 서버에 접속하는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오픈월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하기 위해 기술적인 혁신이 필요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대규모 오픈월드는 확실한 <원스휴먼>의 강점이다. <원스휴먼>의 세계는 256km²에 달하는 광활한 맵으로 이루어졌다. 황량한 사막부터 우거진 숲까지 다양한 지형을 체험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낮밤과 날씨가 변하기도 한다. 걸어서 맵을 횡단하려면 수 시간이 걸리며, 오토바이와 같은 탈것은 물론 주기적으로 맵을 오가는 '완더러'와 같은 이동 수단도 이용할 수 있다.
<원스휴먼>에 대해 소개하는 지오위 수석 게임 디자이너의 모습
<원스휴먼>은 '생존게임'으로부터 시작한다. 초반부 진행은 그간 장르적으로 정형화, 검증된 생존게임의 재미 요소를 제공한다. 식량과 자원을 조달하고, 거주지를 구축하고, 위협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기반을 다졌다면 이후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용자 취향대로 꾸밀 수 있는 영지 시스템을 통해 자신만의 캠프를 구축하거나, 채집과 전투에 도움을 주는 동료(감염물)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전투 콘텐츠 또한 방대한 볼륨을 자랑한다. 드넓은 맵에 보스 레이드를 포함한 전투 콘텐츠가 배치되었으며, 차량을 탈취하는 화물 쟁탈전이나 캠프에서 벌어지는 거점전 등 PvP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간담회 현장에서 재생된 게임 플레이 영상에는 트럭을 개조해 뒤에 주택을 싣고 이동 요새처럼 사용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감염물(Deviant)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시즌이 끝나면 그동안 만들었던 것들이 초기화된다는 점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에버랜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스휴먼>에는 각각의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에버랜드라는 콘텐츠가 존재한다.
에버랜드는 시즌 초기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개인 지역으로, 플레이어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에버랜드로 친구를 초대해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거나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등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세영 이사는 "치고 받고 싸우는 재미 외에도 자신만의 섬에 친구를 초대해 채팅을 즐기거나, 함께 스크린샷을 찍는 등의 힐링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 "유료 상품은 스킨뿐" P2W 완전히 배제했다
P2W(페이 투 윈)을 지양하는 넷이즈게임즈의 방향성은 <원스휴먼>에서도 유효하다. 이세영 이사는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과금 상품은 없다"며 스킨 구매 외에 게임 진행이 빨라지는 등의 상품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스휴먼>은 무료 게임으로 제공하는 만큼, 진입장벽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시즌제 운영 또한 이같은 접근성을 위한 조치다. 추후 출시 예정인 모바일 버전을 통해 처음으로 <원스휴먼>을 접하는 이들도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면 기존 유저들과 동일한 출발선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일부 스킨 보유 여부 등의 차이만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기물과 유기물이 융합된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가 특징인 만큼, 다양한 꾸미기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오위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원스휴먼>의 디자인 키워드는 'New-Wierd'(새로운 기이함)라고 설명했다. 익숙함과 독특함을 결합한 디자인이 특징으로, 획일적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넘어 기이함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요소다.
이세영 이사는 <원스휴먼>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공포감 조성이나 선정성 표현 등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으로 'New-Wierd'를 구현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한국 이용자 기준 높아" 적극적인 한국 공략 나서는 넷이즈게임즈
<원스휴먼>은 한국 전용 서버를 제공한다. 또한 그간 넷이즈게임즈가 출시한 게임에 제시된 피드백을 기반으로 현지화에 보다 집중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지오위 수석 게임 디자이너는 "한국은 PC게임 기반이 탄탄하고 이용자가 가진 기준도 매우 높다. 한국 유저에게 <원스휴먼>을 평가받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넷이즈게임즈는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 또는 설립해 자율권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서머 게임 페스트 2024를 통해 <원스휴먼>, 마블 IP 기반 협동 슈팅게임 <마블 라이벌스>, 횡스크롤 액션 <러스티 래빗> 등의 타이틀을 선보였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타이틀은 모두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이세영 이사는 “한국 시장에서는 편향된 장르에서 성과가 나오고 주목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넷이즈가 지향하는 다양한 장르적 다양성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