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6일이라는 긴 연휴 동안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 보셨나요? 명절에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은 역시 윷놀이가 재미있긴 하지만... 이번 연휴는 윷놀이로 버티기에는 다소 긴 것 같습니다. 화투나 포커도 재미있지만 온 가족이 모두 재밌게 즐기기엔 아무래도 무리가 있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다같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5선! 워낙 유명한 보드게임들이라 약간 식상할 수 도 있지만, 유명하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고 인기가 많은 게임이라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많이 팔리는 게임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기도 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주변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보드게임, 함께 살펴보시죠.
<할리갈리>는 간단한 규칙과 쫄깃한 긴장감이 일품인 보드게임입니다. 머리싸움보다는 집중력, 순발력을 겨루는 게임이거든요.
규칙은 쉽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서로 번갈아 가며 자기 카드 뭉치를 뒤집다가, 뒤집어진 카드에 같은 과일 그림이 5개가 되면 재빨리 벨을 누르면 됩니다. 가장 빨리 벨을 누른 사람이 뒤집은 카드를 다 가지고 다시 반복, 이렇게 해서 마지막에 카드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죠.
단순히 과일 수만 세다가 벨을 빨리 누르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할리갈리>의 진짜 재미는 '눈치게임'에 있습니다. 규칙 상 자기 패를 뒤집을 때, 상대에게 먼저 보이도록 뒤집어야 하는데요. 그러니 패를 뒤집는 사람은 최대한 빨리 뒤집어 자기도 패를 확인하려 하고, 다른 사람들은 눈에 불을 켜고 먼저 패를 확인하려 하죠.
그 과정에서 숫자를 착각해 벨을 잘못 누르기도 하고, 때론 여러 명이 벨을 누르려다 접촉 사고(?)가 일어나는 일도 빈번합니다. 벨이 울리고 손은 다 얽혀있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벨을 눌렀는지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죠. 물론 당사자는 알고 있겠지만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웃기지만, 막상 플레이하게 되면 긴장감 하나는 끝내주는 게임입니다.
명절에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중 가장 부담 없는 게임이 아닐까요? 보드게임 카페의 스테디셀러 <젠가>입니다. <젠가>라는 이름은 몰라도,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면 “아, 그거!”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대중적인 게임이죠.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 직육면체 나무 블록을 차곡차곡 쌓는다. ▲ 한 사람씩 돌아가며 나무 블록을 빼 탑(?) 맨 위에 놓는다. ▲ 이 과정을 반복하다가 먼저 탑을 무너트린 사람이 패배!
참 쉽죠? 규칙이 간단해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최근에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블럭마다 이런저런 벌칙이 적혀 있는 <젠가>도 나오고 있으니 용도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구매하시면 되겠습니다.
아, 블럭을 다시 쌓는 일이 꽤 귀찮으니 재조립을 쉽게 해주는 틀이 포함되어 있는 <젠가>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노>는 원카드와 흡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카드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 목적은 원카드와 같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일정한 손 패를 가지고 있고, 무대 가운데에 세팅된 카드와 같은 숫자•색상을 가진 자기 카드를 그 위에 냅니다. (없으면 카드를 한 장 가져옵니다) 이렇게 돌아가며 카드를 내 먼저 자기 손 패를 턴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기본적인 규칙은 원카드와 유사하지만, 다양한 특수 효과를 가진 '와일드카드'가 있어 게임에 전략성을 더합니다. 대표적인 와일드카드의 효과는 ▲ 다음 사람이 카드를 뽑게 하거나 ▲ 다음 사람의 차례를 넘기거나 ▲ 진행 방향을 반대편으로 전환 등이 있는데요.
여러 테마의 <우노>가 존재하는데 테마에 따라 와일드 카드가 추가되기도 합니다. 가령, <우노 BTS>에는 방탄소년단 춤을 추지 못하면 카드를 3장 뽑도록 만드는 와일드 카드가 존재합니다.
덕분에 참여자 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우노>의 백미입니다.
보드게임계에 전해 내려오는 격언(?)이 있습니다. “7명이 모이면 <뱅!>이다.”
이런 농담이 통용될 정도로 <뱅!>은 다인용(특히 5인 이상) 보드게임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꿀잼’ 고전 타이틀 중 하나입니다.
게임을 간단히 설명하면 '서부극 버전 마피아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기본 버전 기준) 보안관, 부관, 무법자, 배신자 4개 역할을 담당해, 각자의 승리를 위해 경쟁해야 합니다. 보안관과 부관은 보안관이 모든 무법자, 배신자를 처단할 수 있도록, 무법자는 보안관 처치를 위해, 그리고 배신자는 마지막까지 보안관과 함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뒤 보안관까지 죽이는 것이 목표죠.
재미있는 것은 게임 방식입니다. <뱅!>에선 보안관을 제외한 다른 모든 역할이 비밀입니다. 때문에 보안관은 누가 부관인지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 하고(몇 없는 아군인데다, 혹시라도 자기가 부관을 죽이면 모든 패를 버려야 합니다),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 자기가 부관이라고 맹렬하게 주장합니다. (…)
더군다나 <뱅!>은 손에 쥔 카드로 행동을 하는 게임입니다. 때로는 손에 쥔 것이 마땅치 않아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기죠. 자, 생각해 보세요. 부관을 찾는 보안관, 서로 부관이라 주장하는 다른 플레이어들, 그리고 때론 마음먹은대로 행동할 수 없는 규칙….
이것들이 혼재된 무대에서 나오는 온갖 정치와 배신, 협잡이 <뱅!>의 재미입니다.
인기 타이틀인 만큼 더욱 화끈한 결투를 즐길 수 있도록 카드를 추가해 주는 확장판도 8개나 있는데요. <무장과 위협>, <대열차강도>을 제외한 6개 확장판은 공식 한국어화 버전으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루미큐브>는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게임 중 (아마도) 가장 조용하게 플레이하게 되는 보드게임입니다.
규칙은 비교적 복잡한 편입니다. 게임은 1부터 13까지 적혀있는 네 가지 색의 패 두 벌과 조커 패 2개로 총 106개의 패를 갖고 진행합니다.
우승 조건은 게임을 시작하며 받는 14장의 패를 모두 버리는 것인데요. 자신의 순서에 족보에 맞는 패가 있다면 테이블 중앙에 버릴 수 있고, 버릴 수 있는 패가 없다면 하나를 뽑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패를 버리려면 같은 숫자로 이어지는 숫자 3개나 다른 색의 같은 수 3개를 버려야 하고, 테이블에 놓인 패의 족보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플레이어가 재조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패를 버리려면 1, 2, 3이나 10, 10, 10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참고로 처음에 패를 내려놓을 때는 '등록'이라 하여 총 수의 합이 30 이상인 패들을 버릴 수 있습니다. 10, 11, 12(합 33)나 1, 2, 3, 8, 8, 8(합 30)도 가능합니다.
3년에 한번씩 '월드루미큐브챔피언쉽'이라는 세계 대회도 개최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게임을 몇 판 진행해 보면 기본적인 룰은 쉽게 숙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루미큐브의 전략적인 재미는 '재조립' 부분에 있습니다.
가령 바닥에 1, 2, 3, 4가 놓여 있고 내가 4, 4를 들고 있어서 차례가 돌아오면 4를 가져와 4, 4, 4를 만드려 하는데, 누군가 4를 먼저 가져가서 패를 버리면 또 다른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하나의 숫자패는 각 색상별로 2개 뿐. 게임이 진행될수록 상대가 무슨 패를 가졌는지,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바닥패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을 해야 하죠. <루미큐브>가 조용하게 진행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