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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결산] 2023년 e스포츠의 명과 암...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가?

2023년 e스포츠 뉴스 결산

김승주(사랑해요4) 2023-12-27 16:54:56

밝은 면도 있었지만, 어두운 면도 있었다.

길었던 2023년도 끝을 앞두고 있다. 게임 업계에도 많은 일이 있었고, e스포츠 분야 역시 같다. 국내에서 개최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3 롤드컵)의 놀라운 성과로 인해 분명 좋았던 한 해로 기억할 수 있지만, <오버워치> 리그의 해체 등 어두운 면도 분명 보였던 한 해였다. 2023년을 떠나보내며, 명(明)과 암(暗)의 두 가지 키워드로 나눠 파장이 컸던 뉴스 몇 가지를 정리해 봤다.



# 명(明) - 더욱 늘어난 국가적, 국민적 관심도


- 항저우 아시안 게임, 그리고 2023 롤드컵


관련 기사: [칼럼] 페이커는 답을 알고 있었다, 2023 롤드컵이 남긴 것


먼저,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의 성과를 봐야 한다. 국가대표팀은 <스트리트 파이터 5>를 시작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전승 우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개최국인 중국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최상위권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회 전부터 합숙을 진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범 종목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꺾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보여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성과를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성과는 단순히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 아니다. e스포츠가 스포츠에 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만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회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합류했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e스포츠가 가진 위상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즉, e스포츠의 잠재적 수요층이 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이 e스포츠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어필할 수 있었다.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이런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무대였다. 분명 쉽지 않았던 여정이었다. 8강에서 T1을 제외한 LCK 팀이 모두 고배를 마시면서,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다른 국가 팀의 결승전을 지켜볼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기도 했다. 

이미 2018년 롤드컵에서 한 번 보였던 모습이기에 e스포츠 팬들에겐 더욱 크게 다가왔다. 당시 한국에서 대회가 열렸음에도 불구, 결승전에서는 유럽 팀 '프나틱'과 중국 팀 '인빅투스 게이밍'이 맞붙었다. 한국 팀은 8강에서 모두 탈락해 "더 이상 한국이 <리그 오브 레전드> 분야에서 독보적이지 않다는 위기론까지 당시 대두됐던 바 있다.

그러나, T1 선수진의 활약과 더불어 '페이커' 이상혁이 8강에서 보여준 '아지르 토스' 명장면으로 한국은 다시 한번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여전히 한국이 e스포츠 분야에서 강국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성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대통령의 축사까지 이어질 정도로 이번 롤드컵 결승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제도권 언론에서도 롤드컵 관련한 뉴스가 나왔으며, 광화문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지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진행된 거리 응원 (출처: LCK)

따라서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롤드컵의 성과가 값진 이유는 단순히 국내 팀이 멋진 모습으로 승리해서가 아니다. e스포츠를 잘 모르던 세대에서도 한국이 가진 위상과 성과, 그리고 재미를 알릴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기 때문이다. 이미 20대에게 e스포츠의 인지도는 절대적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잘 몰라도 페이커는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다 넓은 세대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e스포츠에게 있어 이번 기회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다고 할 수 있다.

종목사인 라이엇 게임즈에게도 이번 롤드컵의 성과는 의미가 컸을 것이다. 2022 롤드컵에서 DRX가 가장 낮은 시드로 진출해 강팀을 모조리 꺾고 우승한다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역대급 서사'를 보이면서,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다음 대회에서 이것을 넘어서는 스토리가 써질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시선도 일부 있었다. 대회에서 그려진 서사와 화제성이 곧 뷰어십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제성과 스토리 면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이 나오면서 e스포츠가 가진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효과가 나왔다. 일례로 2023 롤드컵은 시청 지표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e스포츠 차트'는 2023년 롤드컵 결승전의 최고 시청자 수는 64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어 플랫폼은 제외된 수치다.


2023년 e스포츠 대회의 최고 시청자수 순위 (출처: e스포츠 차트)



-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한 e스포츠 계획과 늘어가고 있는 국가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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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 시티 안에 '게임, e스포츠 지구' 만든다​​


비전 2030 계획을 필두로 석유 고갈 이후의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 나갈 것을 발표했다. 2024년 여름 수도 리야드에서는 'e스포츠 월드컵'을 진행하고 엔터테인먼트 특화 도시 키디야에는 게이밍, e스포츠 중점 지구를 설립할 계획이다. 5,300석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도 예정되어 있다.

이는 아래에서 언급될 수익성 관련 문제를 해소하고자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사우디 현지에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뉴스는 단순히 오일 머니의 유입이 e스포츠 산업에 활기를 띄워 줄 것으로 기대하기보단, 계속해서 국가적으로도 e스포츠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육성에 나서는 그림이 보이고 있다는 면에서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이다.

가령 인도는 2022년 12월 e스포츠를 하나의 종합 스포츠 대회로 인정하고 체육부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스웨덴에서는 e스포츠협회가 체육협회의 회원으로 등록되며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은 바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20일 발표된 '제1차 스포츠 진흥 기본계획'에 e스포츠 활성화가 포함됐다. 


사우디아라비아 키디야 시티 안에 세워질 '게임·e스포츠 지구' (출처: 키디야 시티 홈페이지)



# 암(暗) - 리그의 해체, 계속되는 '지속 가능성' 문제


- <오버워치> 리그의 해체


관련 기사: 2016년부터 계속되어 온 '오버워치 리그'가 폐지된다?


2016년 블리자드에서 출시된 FPS <오버워치>는 세계 시장을 강타했다. 6 vs 6을 기반으로 서로가 역할을 나눠 맞붙는다는 콘셉트, 누구나 접근하기 좋은 캐주얼한 분위기와 난이도, 그러면서도 깊게 파고들 경우에는 많은 전략이 나올 수 있는 등 높은 완성도를 타고 강한 흥행세를 보였다. 한국에서도 PC방 점유율이 상당히 높았다.

팀 기반의 경쟁 게임이기에 e스포츠화하기 용이하단 점을 타고 빠르게 여러 대회와 프로 팀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블리자드도 이를 놓치지 않고 2019년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정식 리그를 선보였다. 전 세계의 주요 도시를 연고지로 삼는다는 파격적인 시도도 이어졌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게임이기에 중계와 직관성에 어려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오버워치>가 e스포츠의 한 축을 담당하리라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2023년 11월 <오버워치> 리그는 결국 폐지됐다. 문제점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지나친 프랜차이즈 가입비, 비용 대비 수익성과 홍보 효과 문제, 게임 자체의 문제로 인한 관심 저하,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지역 연고제 등 운영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게임의 흥행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e스포츠 산업을 타고 '미래'가 될 것만 같았던 <오버워치> 리그, 결국 e스포츠의 한계를 보여 주며 리그 폐지라는 쓸쓸한 결말을 맞게 됐다.


 (출처: 블리자드)



- 여전히 이어지는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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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이어진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 문제도 2023년 그대로 이어졌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각 구단의 수익성 문제가 대두되며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린 것이다. e스포츠 구단은 2021년까지 코로나19 등의 특수와 프랜차이즈화 기조를 타고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쟁으로 인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선수의 연봉 문제에도 불구, 인기를 수익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불분명해 어려움을 겪게 됐다. e스포츠는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스트리밍되기에 중계권료가 많지 않고, 종목사가 IP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기에 상품과 수익화 수단에 있어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뷰어십과 인기가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이 노출된 사례도 올해 등장했다. 한 예로 2022년 미국 나스닥에 의욕적으로 상장했던 '페이크 클랜'(FAZE Clan)은 91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도 700억 원 가량의 순손실을 올리며 위기를 맞이한 상태다. 비트코인 관계사의 엄청난 투자를 받았던 북미 명문 팀 TSM은 LCS(<리그 오브 레전드> 북미 리그)에서 철수할 것이라 발표했다. 더불어 LCS에서는 선수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여기서도 '수익성'은 중요한 화두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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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사도 이런 문제에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라이엇 게임즈는 별도의 기고문을 통해 수익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많은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파업한 선수들과 합의할 때도 "새로운 NACL(2부 리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등장했다. LCK는 일종의 샐러리 캡인 '균형지출제도'를 2024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출처: LCK)


- 늘어나는 지방경기장,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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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가 크게 성장했지만, 주요 인프라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이를 극복하고 지방에 대한 관심을 늘리고자 2019년 경부터 몇몇 지방 자치 단체에서 '지역거점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짓기 시작했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지역거점 e스포츠 경기장은 총 3개소다. 

그러나 전국 주요 경기장의 가동률은 약 40% 내외라는 발표가 2023년 12월 나왔다. 대전의 경우에는 e스포츠 대회보다 학술 강연 및 지방 행사의 비중이 더욱 높기도 하다. 게임사가 e스포츠 관련 행사를 잘 진행하지 않거나 대행사를 선정해야 하는 기간(1, 2, 3월)에는 가동률이 더욱 낮아지기도 한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년 1월에는 성남시가 판교에 건립을 추진하던 ‘경기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조성사업’이 전면 백지화되기도 했다. 393억 원(도비 100억원 포함)의 사업비를 책정해 2024년 개관을 목표로 했으나, 시설면적 증가와 물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보다 135억원의 사업비가 증가하고 낮은 접객력과 수익성 예상 및 저조한 민간 기업의 투자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

그럼에도 지방거점 e스포츠 경기장은 2024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경남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내 상설경기장이 준비 중에 있으며, 충남에는 KTX 천안아산역 인근에 2025년 개장을 목표로 경기장 구축 계획이 수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심도깊은 지역거점 e스포츠 경기장에 대한 운영 계획이 필요한 때다.


대표적인 지방 경기장 중 하나인 부산e스포츠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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