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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체험기] 풋살 or 격투? 익스트림사커

익스트림사커 1차 테스트 체험기

태무 2006-04-12 21:42:08

 

요즘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클로즈 베타테스트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습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오픈 베타테스트의 완성도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아마도 몇몇 게임들이 1년 가까이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끌면서 지치게 만들었던 전과 때문이겠죠?

 

클로즈 베타테스트는 시기적으로 알파 테스트나 사내 테스트 직후, 게임을 시험 가동해보면서 외부인의 시각에서 잘못된 문제점을 지적 받는 단계입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핵심 시스템만이 준비되어 있어서 화려한 이펙트나 기술, 아이템 같은 면은 매우 떨어지기 마련이죠.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클로즈 베타테스트라면 게임의 약 70%가 개발됐다 생각하고 접근합니다.

 

난데없이 왜 클로즈 베타테스트 얘기냐고요? 프리스타일 축구와 온라인게임의 만남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익스트림 사커>가 딱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에 어울리는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 디스이즈게임


 

▲ 골키퍼, 문제 없음!

 

<익스트림 사커>는 철저히 캐주얼 게임의 룰에 따르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용량도 비교적 작고, 접속에서부터 방을 만들고 공을 차는 데까지 1분밖에 안 걸릴 정도로 간결해요. 마니악한 무언가를 노리지 않는 이상, 이건 장점이 될 수 있겠죠.

 

게임에 접속하면 유저들은 우선 캐릭터를 만들게 됩니다. 아직은 남자와 여자 2개의 캐릭터 밖에 없고, 얼굴형이나 옷의 종류도 두어 가지 뿐입니다. 포워드, 미드필더, 딥필더, 골키퍼의 네 가지 포지션 중 하나를 고르고 옷과 얼굴형을 고르면 캐릭터 생성이 완료됩니다.

 

각 캐릭터는 속력, 개인기, 골키핑 등 15개의 스탯을 가집니다. 당연히 포지션마다 처음 가지는 스탯이 다르고, 경험치를 얻어 레벨이 올라가면 포지션에 따라서 자동으로 성장합니다.

 

 무려 15개. 생각보다 스탯이 많죠? 

 

루키, 아마, 프로 등 3가지 서버가 준비 되어 있는데 지금은 루키 서버에만 참가할 수 있습니다. 서버에 입장하면 대기실에서 채팅을 하면서 기다리다가 원하는 방으로 입장하거나, 아이템샵을 이용하거나, 방을 새로 만들 수 있어요. ‘스킬셋팅’, ‘커뮤니티’ 등의 옵션도 준비되어 있는데 아직은 이용할 수 없네요.

 

<익스트림 사커>는 골키퍼도 유저가 직접 조종합니다. 아마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이 도대체 누가 골키퍼 플레이하겠냐는 문제일 텐데, 우선 방에 먼저 들어온 사람에게 골키퍼 마크가 떠있습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이 골키퍼를 맡겠다고 ‘골키퍼' 마크를 누르면, 이전 사람에게 “XX가 골키퍼를 원합니다”라면서 '예', '아니오'의 선택이 뜹니다. '예'를 누르면 원하는 사람에게 골키퍼 마크가 이동합니다. 골키퍼 포지션이 아니라도 누구나 골키퍼를 플레이할 수 있고요.

 

사실 테스트 이전에는 ‘누가 골키퍼를 하겠냐!?’라는 걱정도 많았는데, 의외로 골키퍼 포지션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고 서로 골키퍼를 하지 않겠다고 다투는 일은 적었습니다. 골키퍼도 나름대로 재미있더라고요.

 

 

골키퍼 누가 할까 걱정하지 마세요. 할 사람 많아요! 

 

현재 네 종류의 공과 2개의 코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2006 독일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의 모습도 보이네요. 라이센스 계약을 했을까요?(^^) 방의 모든 인원들이 ‘레디’를 누르면 게임이 시작됩니다.

 

 

▲ 가위~ 바위~ 보!

 

<익스트림 사커>는 12개의 키를 사용합니다. 방향키와 <A>, <S>, <D>, <W> 등을 사용하지요. 이중 <Q>와 <E>는 미리 지정해둔 스킬을 사용하는 키인데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는 스킬이 지원되지 않아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캐릭터와 공은 최대 8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슛을 하기 직전에 방향키를 누르는 것으로 슈팅의 방향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그러기엔 너무 정신 없지만). 축구게임 치고는 꽤 간결한 인터페이스죠. 누구나 한 게임만 해보면 바로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어렵지 않은 조작키. 직접 해보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다. 

 

공격할 때는 숏패스, 롱패스, 슛, 점프, 마르세유 룰렛을 사용할 수 있고 수비 시에는 태클, 슬라이딩 태클, 주먹으로 때리기(?)가 가능합니다. 바로 여기서 <익스트림 사커>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는데, 공격수와 수비수가 어떤 동작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상성이 있다는 겁니다.

 

공격수가 마르세유 룰렛을 사용할 때는 태클이 먹히지 않고 상대 선수를 밀어내지만, 슬라이딩 태클이나 주먹에 공을 뺏깁니다. 점프로는 슬라이딩 태클과 태클을 피할 수 있지만 주먹에는 공을 뺏기죠.

 

이렇게 '가위·바위·보'처럼 물리고 물리는 공격수와 수비수간의 스킬 상성이 끊임 없는 선택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공격수는 상대 수비수가 어떤 수비방법을 사용할지 예측해서 기술을 써야 합니다. 

 

또는 정신없이 눌러대는 기술이 먹혀 들어가기도 하고, 방향키 입력만으로 수비를 무너뜨리기 하죠. 괜히 점프하기 보다는 '살짝살짝' 피해주는 게 효과가 좋더군요.

 

 

▲ 가만히 서있는 게 최선?

 

골키퍼는 주먹으로 치거나, 공을 향해 슬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아무 조작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을 수도 있죠. 제 경험상 가장 좋은 것은 가만히 서있는 것입니다.(^^)

 

골대 앞에 가만히 서있으면 상대의 슈팅에 자동으로 반응해서 몸을 던져 막아내는데, 이때 다른 조작키를 누르면 그 조작에 따르느라고 자동 반응이 없어지거든요. 즉, 상대가 슈팅했는데 주먹을 누르면, 주먹을 휘두르느라 공을 막아내지 않는다는 거죠. <익스트림 사커> 골키퍼의 최대 덕목은 인내심입니다.

 

가만히 서있는게 최고의 미덕입니다. 제발 나오지 좀 마! 

 

위에서 골키퍼가 꽤 재미있다고 썼는데, '가만히 서있는 게 뭐가 재미있냐?'고 묻는 분들이 있겠네요. 이건 <익스트림 사커>의 특이한 밸런싱 때문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골키퍼에 가까운 위치에서 슛을 시도할수록 슈팅 성공률이 떨어집니다.

 

중거리 슛이 오히려 성공률이 높아요. 때문에 중거리슛 타이밍을 놓치면 밀고 들어가서 점프나 조작 등을 통해 골키퍼를 제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골키퍼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서 있으면 슈팅 성공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때문에 골키퍼는 상대 공격수가 멀리 있을 때는 중거리 슛에 대비해서 중앙에 서있다가, 공격수가 가까이 접근해오면 마중 나가서 주먹 등으로 물리치거나 슈팅을 막기 위해 가만히 서 있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또 머리싸움이 일어나죠. 골키퍼가 상대 공격수의 공을 뺏기 위해 슬라이딩 태클을 했을 때, 공격수가 점프를 하면 간단히 제쳐버릴 수 있거든요. 또는 뒤쪽으로 패스해 중거리슛을 날리면 90% 골이 되죠. 무조건 가만히 기다릴 수도 있지만, 그러면 상대 공격수가 슈팅하지 않고 드리블로 골라인을 넘어서 골인시킬 수도 있거든요. 꽤 골치 아픕니다.

 

가장 골치아픈 건 중거리 슛. 언제 날아올 지 모르는데다 성공률도 높습니다. 

 

게임이 끝나면 경험치와 돈을 받습니다. 골인, 어시스트, 태클 등의 성공률에 따라서 평점이 높아지는 시스템의 흔적이 보이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작동하지 않더군요. 돈으로는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재 번개 머리, 스플린터 등 6개의 아이템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장식용 아이템입니다. 기능성 아이템은 아직 볼 수 없네요.

 

 

▲ 풋살이 이런 거에요?

 

, 이제부터는 게임을 평가해봅시다. 우선 게임은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치고는 할만한 수준’입니다. 랙이나 서버 다운, 끊김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지만 1차 테스트니까 넘어가고, 게임 속에서 캐릭터나 볼의 움직임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프리스타일>과 달리 축구 게임은 풋살이든, 11 대 11이든 반코트가 아니라 풀코트로 진행됩니다. 넓어요. 골키퍼를 제외하고 3 대 3이 뛰어 다니기엔 굉장히 넓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현재 사용되는 키는 방향 조작키를 제외하고 4개. 한 캐릭터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동작이 4개밖에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렇다고 멋진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추가되겠지만), <카트라이더>처럼 물폭탄을 날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간결한 건 좋은데 너무 간결해요(-_-).

 

컨텐츠 역시 아직 부족합니다. 캐릭터가 남녀로, 또 옷 색깔 3가지로만 구분할 수 있으니 같은 옷에 같은 성별의 캐릭터는 이게 내가 조종하는 건지, 남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간신히 우리편과 상대편만 구분할 수 있는 정도죠.

 

누가 태무게요? 누가 우리 편이게요? @_@ 

 

그렇다고 축구를 제대로 재현해,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우선 밸런스가 너무 안 맞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 게임에서는 골문에 가까이 다가 갈수록 슛 성공률이 떨어집니다. 각 포지션별로 능력치가 나눠진다지만 아직은 그 차이가 그다지 뚜렷하지도 않죠.

 

따라서 중앙선만 넘으면 누구나 뻥뻥 슛을 때려 댑니다! 골키퍼가 막아내면 튕겨나온 공을 잡아서 다시 쏘죠. 골키퍼가 미처 제 자리로 돌아오지 못했으면 골을 만들기 쉽거든요. 이 방법이 1차 테스트에서 가장 효과적인 득점 요령이었습니다.

 

정상적인 득점 루트로는 공격수 한 명이 골 에어리어에 들어가 있고, 동료가 측면에서 롱패스로 센터링을 올려 오버헤드킥으로 득점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이 왜 가장 좋은가 하면 골키퍼도 넘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죠.

 

즉, 공격수 한 명이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를 주먹으로 쓰러뜨립니다. 그리고 센터링을 받아서 득점하는 거죠. 이게 가능합니다. 상황이 좀 심각해지죠?

 

공격수 한 명은 무조건 적진에 박혀서 상대 골키퍼와 주먹다짐을 벌이고, 수비수들은 공을 잡으면 무조건 슈팅을 때려서 전방 공격수에게 연결, 그러다 공이 튕겨나오면? 되잡아서 중거리슛을 때리고…. 이런 게 풋살이었던가요?

 

풋살은 라인아웃이 없는 경기장을 특성을 활용한 원터치 패스와 문전 앞에서의 개인기가 어우러져 소수의 팀원끼리 찰떡궁합을 맞춰가는 미니축구입니다. '격투' 코드가 들어간 기획도 좋고 그것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도 흥미롭지만, 반대로 게임 전개가 천편일률적으로 틀에 갇힙니다. 누구나 이기고 싶지 지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효도르랑 크로캅이랑 실바랑 데니스강이 풋살을 하면 이렇게 될까요?

 

 

▲ 나아질 다음 테스트를 기다리며…

 

앞에서 쓴 것처럼 클로즈베타테스트는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을 시험 가동하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은 사실 문제점이라고 할 수도 없겠죠. <익스트림 사커>의 1차 테스트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들이 제대로 구현되어 있고, 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의 가능성도 충분히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익스트림 사커>가 재미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1차 테스트 초반에는 꽤 많은 '빈 방'들이 있었는데, 3일 후인 지난 월요일부터는 갑자기 반 이하로 뚝 떨어져버린 상황을 봐도 재미가 보완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매일 방 개수로 체크해 봤습니다)

 

테스터가 3일 이상 관심을 가질만한 재미가 없다는 겁니다. 이건 단순히 개발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격투축구가 아닌 이상 축구라는 소재 자체에서 파생되는 다양성과 재미가 더 필요합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특수'를 노린 게임중 하나인 <익스트림 사커>에게도 많은 시간이 남은 것은 아니겠죠. 기본틀이 잡혀 있는 만큼 발빠른 개발과 보완을 통해 더 좋은 모습으로 다음 테스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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