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캣에서 개발하고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는 <슬러거>(Slugger)가 최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3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기본적인 시스템부터 완전히 환골탈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달라졌고, 또 어떠한 점들이 개선되었을까요? 지금부터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깨쓰통
KBO 라이선스, 그리고 고교야구
<슬러거>는 ‘자신만의 야구팀’을 만든다는 것이 기본 컨셉인 게임입니다. 그랬던만큼 지난 2차 테스트가지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게임 속에 등장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번 3차 클베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구대성’, ‘이승엽’, ‘양준혁’ 같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유명 선수들이 실명 그대로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슬러거>에서도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프로야구 구단 8개 중 하나를 자신의 팀으로 선택해야만 할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게이머는 프로야구 팀이 아닌 ‘천안북일고’ ‘경기고’ ‘휘문고’ 같이 실존하는 유명 고등학교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게임에는 실존하는 유명 고등학교들이 그대로 등장합니다.
<슬러거>는 여전히 ‘자신만의 야구팀을 만든다’는 기본 컨셉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팀 이름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고, 팀 로고와 유니폼 역시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은 팀 생성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팀의 기본바탕이 되는 고등학교를 선택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깨쓰통천재만만세’라는 팀을 만들면서 팀의 기본 바탕이 되는 고등학교로는 ‘광주 제일고’를 선택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이렇게 팀을 만들면 게이머가 선택한 고등학교 출신의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로 팀이 자동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광주 제일고를 선택했다면 그 학교 출신의 유명 프로야구 선수인 선동열, 이종범 등으로 팀이 만들어집니다)
선택한 고등학교 출신의 선수들로 팀이 자동 생성됩니다.
잠깐! 그렇다면 이른바 특정 ‘야구명문 고등학교’로 게이머들이 몰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지는 않을까요? 하지만 <슬러거>에서는 일부 ‘괴물급’ 능력의 선수들은 한 팀에 3명 이상이 배치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슬러거>는 유명 선수들의 투구폼과 타격폼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양준혁의 만세타법, 구대성의 비비 꼬는 투구폼 등)그리고 선수들의 능력치는 실제 프로야구에서의 활약을 기초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육성모드와 친선모드
필자가 이번 3차 클베 버전의 <슬러거>에 접속하고 처음 메인 화면을 봤을 때 외친 말은 더도 말고 더도 말고 다음과 같았습니다.
“피파 온라인?”
실제로 <슬러거>의 메인 화면은 <피파 온라인>과 굉장히 유사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디자인만 비슷한 게 아니라 메인 화면에 보이는 게임모드와 그 성격까지 비슷했습니다.
<피파 온라인>의 메인 화면과 상당히 흡사한 디자인입니다. EA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겠습니다.
위의 스크린샷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현재 <슬러거>는 ‘육성 모드’와 ‘친선 모드’의 총 2가지 게임모드를 제공합니다.
이 중 육성 모드는 앞에서 말한 방식으로 팀을 생성하고 다른 게이머들과 대전을 벌이는 모드를 뜻합니다. 그리고 친선 모드는 한국 프로야구의 8개 구단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다른 게이머와 자유롭게 대전하는 모드를 뜻합니다. <피파 온라인>에서의 ‘커리어 모드’와 ‘매치 모드’의 관계를 떠올리면 쉽다고 할까요?
프로야구팀을 선택해서 다른 게이머와 대결할 수 있는 친선 모드.
하지만 이번 3차 클베에서 친선 모드는 육성 모드와 달리 전혀 밸런스 조절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게이머의 실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하고, 2006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삼성 라이온즈와 꼴지 팀인 LG 트윈스가 대결하면 십중팔구 삼성이 승리한다는 식입니다. 즉, 전력편차가 너무 컸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부분은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는 향후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G 트윈스 팬으로써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_-;;)
마우스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
<슬러거>가 이번 클베에서 확 달라진 부분 중 하나가 조작이 온라인게임에 최적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게임은 이제 모든 조작을 ‘마우스 하나’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키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고, 양 쪽 모두를 지원하기 때문에 게이머는 익숙한 쪽을 선택하면 됩니다.(사실 어느 한 쪽만 사용하는 것 보다는 양 쪽 모두를 동시에 사용하는 쪽이 더 편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 스크린샷과 영상 프리뷰([원문보기])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
투구 시스템. 마우스로 던지고자 하는 지점을 찍고, 게이지를 맞추기만 하면 됩니다.
타격 시스템. 공이 날아오는 코스와 궤적을 보고 타이밍을 맞춰 마우스 왼쪽 버튼을 클릭하면 됩니다.
주루 플레이. 키보드로 뛰고자 하는 루의 키를 누르거나, 마우스로 미니맵을 클릭하면 됩니다.
여기에 <슬러거>는 새롭게 ‘반자동 수비 시스템’을 선보입니다.
이는 타자가 공을 치고 수비수가 공을 잡기까지의 과정이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야구 게임에서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수비’ 인데, 이 시스템 덕분에 게이머들은 좀 더 게임에 손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야구게임에서도 투고타저 현상이?
여기까지 이야기 하면 대부분 ‘와~ <슬러거>는 야구게임 초보라고 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한가지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로 ‘타격 시스템’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게이머가 날아오는 공을 보고 정확하게 궤적을 파악해서 커서를 갖다 댄 후 ‘타이밍에 맞춰’ 마우스 왼쪽버튼을 클릭해야 타격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공이 날아오는 방향이나 구질에 대한 힌트, 혹은 가이드가 전혀 제시되지 않기 때문에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냥 어려운 것도 아니고 매우, 무지막지하게 어렵습니다.
만약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같은 게임을 오래 즐겨본 야구게임의 고수라면 1~2 게임만 해보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 게임 초보자 같은 경우에는 정말이지 공에 배트를 갖다 대는 행동 자체가 힘들 정도인데요.
이러다 보니 <슬러거>는 이번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수비는 정말로 잘하는 데(쉬우니까) 타격은 전혀 못하는’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했습니다. 또한 수비수들은 낙차가 큰 커브만을 주구장창 던지는 사태 또한 벌어졌습니다.
필자는 이번 클베에서 3점차 이상으로 점수가 벌어지는 게임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홈런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슬러거>는 지난 1차와 2차 클베에서 보여준 아쉬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슬러거만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한 투고타저 현상을 비롯해 아직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고, 세세한 부분들이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 나중에 <슬러거>가 오픈 베타테스트를 한다면 한국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는 3월을 전후로 해서 시작하겠죠.(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예상입니다) 야구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게이머로서 부디 다음에는 한층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났으면 합니다.
이번 테스트는 전체적으로 평가했을 때 ‘안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다음 테스트에서는 멋지게 홈런을 때려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