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더니’는?] TIG의 게임 체험기 ‘해봤더니’의 자매품이자 번외편인 ‘써봤더니’는 게임과 관련된 각종 하드웨어를 직접 써 보고, 그 느낌을 가볍게 전달하는 하드웨어·주변기기 소개 글입니다.
이번에 써 본 제품은 지난 11일 판매를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 최초의 태블릿 PC ‘서피스(Surface) 프로’입니다. 태블릿이면서 노트북인 이 제품은 과연 어떤게 사용하면 좋을까요? 디스이즈게임에서 서피스 프로를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송예원 인턴기자
서피스는 프로와 RT 버전으로 나뉩니다. 제가 직접 써본 것은 프로 버전으로 노트북 대신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처음 서피스의 전원을 켠 직후의 소감은 ‘오! 깨끗하다!’였습니다. 1080p 해상도의 풀HD 화면을 지원하기 때문에 선명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디스플레이 비율은 16:9 와이드 스크린이기 때문에 영화와 같은 영상을 볼 때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태블릿과 달리 서피스 프로는 USB 포트를 지원해 메인 저장공간의 용량에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해상도임에도 이동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선뜻 꺼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태블릿이라고 하기엔, 그리고 여자인 제게 느껴지는 무게감이 상당했기 때문입니다. 사양을 보면 무게 907g, 두께 13.5mm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웹툰이나 한번 볼까 꺼내 들었다가 5분도 못 버티고 집어넣어야만 했죠.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조작하는 게 (특히 여자인 저로서는 더욱) 무리였습니다. 또한, 발열도 무시 못합니다. 30분 이상 사용하다 보면 말 그대로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니, 4시간 연속으로 사용했더니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달아오릅니다.
무게도 무거워서 들고 있다기보다는 안고 있다시피 해야 하는데, 요즘같이 더운 여름날에는 아무래도 조금 꺼려지더군요.
■ 비교적 가벼운 울트라북 ‘서피스 프로’
무게의 정확한 ‘숫자’를 봤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기분상 맥북에어, 울트라북에 비해 가볍게 느껴졌습니다. 핸드백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고 백팩에 넣으면 거의 무게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노트북으로 사용한다면 무게는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됩니다.
사실 서피스 하드웨어의 기능성에 대해 가장 의문이 들었던 부분은 ‘킥스탠드’입니다. 분리되는 키보드가 얇은데다 구조상 디스플레이 부분을 지탱해 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화면을 세워서 작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만, 일체형으로 되어 있어서 휴대하면 거추장스럽지 않을까 염려됐죠.
막상 써 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두께가 1.5mm밖에 되지 않지만 킥스탠드 역시 마그네슘 합금으로 되어 있어서인지 핸드백 안에서 마구 굴러다녀도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또 키보드를 분리해서 태블릿 PC로 사용할 때에도 전혀 거치적거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각도를 조절이 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MS는 킥스탠드의 각도인 22도가 작업을 쉽고 즉각적으로 할 수 있으면서 내장된 카메라 앵글까지 고려하여 설계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울트라북의 경우 무릎 위에 올려두고 쓴다든지 하는 급한 상황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각도가 고정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조금 불편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일정 거리를 두지 않으면 오히려 타이핑이 어려워집니다.
50cm 정도 거리를 둔다면 게임을 하기에도 딱 좋습니다.
■ 노트북으로는 오래가는, 태블릿으로는 조금 아쉬운 배터리
서피스 프로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웹서핑과 문서작업을 해본 결과 4시간 정도였습니다. 3시간이 조금 넘는 야구 경기를 인터넷 중계를 통해 봤음에도 배터리는 남아 있습니다. 기존 울트라북이 평균 이용시간이 3시간 정도 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나름 오랫동안 버텨준다고 말할 수 있죠.
덕분에 게임 성능도 좋은 편입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CBT를 진행하고 있는 <최강의 군단>도 무리 없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조작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지만 실행과 플레이에 있어서는 PC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더군요. 대표적으로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게임이라면, 서피스 프로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요.
선명한 디스플레이는 게임하는 재미를 더합니다.
■ 스마트하지 못한 자가 스마트한 기계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폐해
그러나 윈도우 기본 메모장에 중요한 기사를 써 놓고 저장하지 않은 채 뚜껑을 덮었다가 전원이 꺼지고, 메모장도 꺼지고, 다시 부팅해 보니 기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그런 슬픈 전설이 편집국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즉 서피스는 프로 버전과 RT 버전의 기능이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태블릿에 초점을 맞춘다면 RT 버전(배터리 8시간, 항상 대기모드 유지, 무게 등)을 이용하면 됩니다. 업무용에 집중한다면 프로 버을 사용하게 되죠.
그런데 태블릿을 사용하던 버릇대로 프로 버전을 사용하면 저처럼 낭패를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용하기 전에는 꼭 사용 설명서를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터치형 커버는 키감이 없어서 익숙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