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씨의 막나가는 리뷰’란?] 다양한 성향의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이 모여 최신 모바일 게임을 즐겨보고, 느낀 바를 각자의 주관을 듬뿍 담아 솔직담백하게 리뷰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기존의 예의 바르고 객관적인 리뷰는 찾기 어렵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기자가 쓴 리뷰는 독자에게 오히려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평가기준이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세가 네트웍스가 개발하고 포플랫(4PLAT)이 서비스하는 <보더 브레이크: 폭풍의 건프론트>(이하 보더 브레이크)입니다. 원작 아케이드 TPS 게임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용 카드배틀 게임으로 변신했죠. 카드 외에도 파츠 업그레이드나 대규모 클랜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세운 <보더 브레이크>,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어떻게 즐겼을까요?
<보더 브레이커>는 어떤 게임?
TCG의 기본에 충실하다. <보더 브레이크>에는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확산성 밀리언아서>, <데빌메이커>와 같은 TCG의 카드 시스템이 대부분 그대로 녹아 있다. ‘보더’라고 불리는 카드를 수집하고 한계 돌파를 통해 더 강하게 육성한 다음 코스트에 맞게 덱을 편성해서 전투에 내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답습하고 있다.
파츠 교환으로 메카닉의 맛을 살린다. <보더 브레이크>의 카드에는 보더와 기체가 함께 그려져 있다. 일반적인 카드 강화나 한계 돌파는 보더의 능력치에만 영향을 주는데, 기체 역시 파츠 교환을 통해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나름 메카닉 게임으로서의 맛도 살리는 장치가 있는 셈이다.
대규모 클랜전이 게임의 핵심. 일반적인 카드배틀 게임처럼 시나리오를 따라 혹은 특정한 조건에서 열리는 맵을 탐험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매일 일정한 시각마다 열리는 클랜전은 <보더 브레이크>의 핵심 콘텐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랜 단위로 최대 50 대 50의 전투가 벌어지고 전투 후 훈장으로 보상도 받는다.
TIG 기자들의 막나가는 ‘돌직구’ 리뷰
iOS, 아이폰 5, 22레벨, 무과금
카드배틀 게임은 시간을 우적우적 먹어대서 깊이 하지 않겠다고 경계하고 있지만, 그래도 예쁜 일러스트가 유혹하면 눈길 한 번쯤은 준다. 미소녀는 아주 좋아하지만, 메카닉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일단 <보더 브레이크>는 ‘미소녀와 메카닉 조합의 멋짐을 모르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는 지론도 있고, 어째서인지 리뷰를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에 ‘업무적’으로 접근하게 됐다.
“뻔하고 무난한 TCG, 두드러지는 불편함”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방식의 TCG가 연달아 출시됐고, 많은 유저 사이에서 ‘TCG 시스템은 다 똑같으니 카드가 취향에 맞는 타이틀을 고른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신작 TCG가 출시되면 “또 TCG야?”라는 반응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여전히 시장에는 TCG가 쏟아져 나오지만, 최근에는 ‘뻔한 TCG’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도 종종 보인다. 맵 탐색 방식에 변화를 준 <데빌메이커>나 <이너월드>, 덱 구성에 전략성을 준 <티어리스>, 거의 턴제 RPG에 가까운 전투를 보여준 <언리쉬드>.
<보더 브레이크>는 ‘뻔한 TCG’ 쪽에 가깝다. 일본에서 2013년 1월에 출시됐으니 신작으로 봐줄 수도 있겠는데, UI는 브라우저 기반 TCG의 그것이고 시스템은 새로울 것이 없다. 화면만 연타하면 되는 일직선 맵 탐색, 덱만 짜놓으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전투, 카드를 먹여서 강화하고 같은 카드로 한계 돌파하는 등 <확산성 밀리언아서>를 해봤다면 튜토리얼이 필요 없을 정도다.
‘대규모 클랜전’을 내세웠지만, 사실 상 <바하무트>의 성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대상이 랜덤으로 정해지고 단순히 전력을 쏟아부어서 포인트만 많이 얻는 방식이라서 재미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규모 전투의 박력보다는 훈장을 모아서 슈퍼레어 카드로 교환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만족하는 정도다.
게임 자체는 굉장히 무난하다. ‘뻔하다’는 말이 다소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만큼 기존 TCG에서 하는 건 다 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시스템 면에서 어느 정도의 게임성은 보장한다는 말이다. 미소녀만 가득한 TCG가 불만이었던 메카닉 마니아라면 오히려 딱 맞는 게임일 수도 있다.
만약 이 게임을 선택한다면 이유는 딱 하나다. ‘메카닉’이 좋아서. 카드에는 ‘보더’라 불리는 캐릭터 외에도 ‘BR’이라는 기체가 있고 파츠 교환을 통해서 카드 전체의 능력을 올릴 수도 있다. 유닛별로 제조사에 맞는 파츠를 모아서 기체를 업그레이드하는 재미는 메카닉 마니아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지도?
취향을 차치하더라도 불편한 요소가 많다는 점은 아쉽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카드 강화나 덱 편성 시 카드 선택 리스트가 매번 획득순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보통 레어도가 낮은 카드를 강화 재료로 사용하는데, 한 번 강화를 하고 나서 다른 카드에 강화하려고 보니 레어도 낮은 순으로 해뒀던 카드 정렬이 다시 초기화되는 것.
전투에 필요한 BP(배틀 포인트)가 자동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다. <보더 브레이크>는 전투 중에 수동으로 회복을 하거나 포션을 사용해서 BP를 회복해야 한다. 회복을 하면 전체 BP의 20%를 채워주는데 3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전투 중에는 유용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것은 계속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이야기고, 자동 회복을 기다렸다가 한 번씩 전투를 즐기려는 유저에게는 수동회복이 피곤할 수도 있다.
결론은 이런 불편한 요소를 감안하고 ‘메카닉+미소녀’, ‘메카닉+땀내 물씬 열혈 사나이’ 카드들이 취향에 맞으면 해볼 만 하다는 것.
실리에는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뻔한 TCG이면서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다. 그러면서도 불편함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TCG를 하게 하는 원동력은 ‘취향’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취향이 아니니까 안 한다. 메카는 원래 안 좋아하고 딱히 취향에 맞는 미소녀도 없으니까.
패널 댓글(Pannel Comment)
깨스통: 그나마 소재가 소재이기 때문에, 메카닉을 좋아하면 일말이라도 게임을 즐길 가능성이 있는데, 메카닉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무념.
아퀼리페르: 단적으로 수동으로 BP를 회복하려면 BP 회복 아이콘 클릭 -> 20% 회복 혹은 포션 회복 중 하나 선택 -> 포션 회복을 선택하면 포션 종류 선택하기, 이런 식으로 여러 과정을 거쳐야 했죠. 불편한 UI는 아쉽기만 합니다.
양날의 검 회복(왼쪽), 기껏 정렬했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리스트(오른쪽).
iOS, 아이폰 4, 레벨 21, 결제액 5,000 원.
학생 시절 '메카닉'에 열광했던 유저. 처음 만져본 콘솔 타이틀이 <슈퍼 로봇대전 알파>였고,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이 '건담' 시리즈인 데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한 고전 PC 게임이 <파워돌 4>일 정도.
지금은 학생일 때처럼 아주 열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메카닉물이라 하면 일단 흥미를 붙이고 본다. 그래서 <보더 브레이크> 티뷰에 참여했는데….
“메카닉 일러스트만 '살짝' 등장할 뿐인 카드 배틀 게임”
등장하는 기체 일러스트들은 좋았다. 투박하지만 나름대로 묵직한 디자인을 살려냈고, 속성마다 기체의 생김새를 차별화하려는 노력도 눈에 띄었다. 화력형은 거대한 발칸이나 바주카로 무장한 기체를, 저격형은 거대한 라이플로 무장한 날렵한 기체를, 돌격형은 근접 무기로 무장해 저돌적으로 생긴 기체를 내세우는 식이다. 속성에 따라 다양한 기체를 기획한 점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뿐이다. 막상 전투를 시작하면 파일럿 얼굴만 담긴 썸네일만 보이지 기체가 활약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다. 그저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잠깐 기체 일러스트가 나올 뿐이다. 전투 연출도 실망스러웠다. 분명 기체는 속성에 따라 실탄 무기, 레이저 무기, 근접무기를 장착했다.
그런데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보이는 연출은 레이저를 뿅뿅 쏘는 것 뿐이었다. 분명 나는 실탄과 레이저, 근접무기를 다루는 기체들을 골고루 편성했는데? 덤으로 다른 유저들의 기체와 싸울 때, 레이드 보스와 싸울 때는 레이저 쏘는 연출조차 나오지 않는다.
파일럿들의 얼굴이 담긴 썸네일만 등장하고 대미지 숫자와 스킬이 발동됐다는 텍스트만 나온다. 판타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카드 배틀 게임과 다른 게 무엇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기체 업그레이드' 시스템에도 실망했다. <보더 브레이크>에는 스테이지를 진행하거나 레이드 보스를 퇴치하면 확률적으로 '파츠'를 얻을 수 있는데, 이 파츠를 이용해 기체를 최대 3단계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문제는 업그레이드를 한다 해도 성능만 올라갈 뿐 큰 감흥이 없다는 것이다. 파츠를 갈아끼우는 작업을 했봤자 기체의 외형이 크게 변하지 않고, 도색만 눈에 띄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면 기체 업그레이드하는 재미로라도 플레이했을 텐데 아쉬움만 남았다.
아퀼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이 게임의 기체는 그저 캐릭터의 배경을 채워주고 스테이지 클리어 화면을 장식하는 요소일 뿐이다. 진행 방식과 눈에 보이는 요소는 미소녀들이 싸우는 카드 배틀 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성의없는 업그레이드 시스템 때문에 기체를 모으는 재미도 없다.
한 마디로 메카닉을 보고 할 게임으로는 안 보인다. 이쁘고 멋진 파일럿들을 모으거나 클랜전을 승리로 이끄는 재미로 한다면 모를까.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실리에: 흑흑… 그래도 메카닉 덕후는 좋아할 줄 알았어요 ㅠㅠ
깨스통: 그냥 평범한 일본산 카드 배틀 게임 메카닉 스킨버전 -_-
왼쪽부터 업그레이드 전과 후의 모습. 도색과 탄창 디자인이 달라지고 팔에 부착하는 방패가 추가된 정도다. 자세히 봐야 차이점을 알 수 있는 수준.
안드로이드, 갤럭시 노트 2, 레벨 20, 무과금
천성은 콘솔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는 하드코어 유저. 하지만 동시에 <윈드러너> 같은 런 게임도 좋아하고, 퍼즐 게임만 아니라면 딱히 모바일 게임이라고 해서 가리지 않는. 나름 ‘균형 잡힌’ 유저라고 생각하는 게이머. 특정 게임에 소위 말하는 ‘삘’(Feel) 받으면 미친듯이 몰입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로 삭제하는 성향 있음.
참고로 그 삘 받았던 게임 중에 당당히 있는 작품이 바로 <바하무트>랑 <확산성 밀리언아서>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개인적으로 그동안 수 많은 모바일 카드 배틀 게임들을 해왔지만, <바하무트> 이래로 몇몇 게임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밥에 그 나물’인 모습을 보여줘 실망만을 거듭해왔었다.
그런 면에서 <보더 브레이크>는 내 가슴에 불을 지피는 ‘메카닉’을 소재로 하는 데다가, 어찌되었든 세가에서 요즘 야심차게 미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래도 이건 뭔가 좀 다르겠지” 하는 기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게임을 해보니 그 기대는 “역시나”로 바뀌었다.
결론부터 말해 <보더 브레이크>는 다른 카드 배틀 게임들하고 비교했을 때 무언가 차별화되는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메카닉을 소재로 하지만 그 메카닉을 무언가 카드 게임과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 있냐 하면 그런 것도 없고, 기체 업그레이드도 결국 다른 카드 배틀 게임에서 맨날 보아온 카드 합성 시스템을 ‘무늬만’ 살짝 변형했을 뿐. 본질은 다른 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연출이 굉장히 화려하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스토리는 처음 ‘오프닝’만 무언가 있을 것처럼 이야기를 풀었지만, 실제로 해보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 그나마 끊임없는 클랜전 및 대규모 레이드 같은 콘텐츠가 잘 갖춰져 있다.
적어도 카드 게임의 ‘기본’은 튼실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메카닉을 좋아하면서 카드 게임도 좋아하는 유저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도 아주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본다. 적어도 ‘식상’하기는 해도, 무언가 이 게임이 ‘떨어지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깨쓰통은 이 게임을 계속 할까, 말까?
안 한다. 이런 류 카드 배틀 게임은 <바하무트> 및 그 아류작들로 정말 신물이 날 정도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보더브레이크>가 무언가 이들과 차별화되는 재미를 주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이 게임을 계속 할 이유는 없다.
패널 댓글(Pannel Comment)
실리에: 너무 무난해서 애매한 게임이죠. 메카닉으로 좀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다양하게 만들어봤으면 좋았을지도.
아퀼리페르: 기왕이면 메카닉 게임답게 차별화된 요소를 넣었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