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이 27일부터 첫 CBT에 돌입한다. 세계적인 시뮬레이션게임 <문명>시리즈의 MMORPG 버전인 <문명 온라인>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RPG라는 새로운 장르에 걸맞게 엔딩이 있는 세션제 MMORPG라는 독특한 형태로 개발 중이다. 과연 <문명 온라인>은 27일 어떤 모습을 드러낼까? 그동안 공개된 정보를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농부, 개척자, 병사 하나하나가 만들어가는 역사
<문명 온라인>은 다수의 유저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MMORPG다. 한 문명의 지도자가 되어 게임을 즐겼던 다른 <문명> 시리즈와 달리, <문명 온라인>의 유저는 맨 처음 농부나 개척자, 병사 같은 일개(?) 유닛이 되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문명은 이집트∙중국∙로마∙아즈텍 4개. 각 문명마다 ‘코끼리 기병’이나 ‘레기온’ 같은 문명의 특색을 나타내는 직업이 제공될 예정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전개는 다른 <문명> 시리즈와 유사하다. 게임을 시작하면 각 문명마다 3개의 기본 도시가 주어진다. 시작 도시의 위치는 물론, 세계의 지형까지 모두 임의로 생성된다. 다만 모든 지형이 처음부터 생성되었던 기존 작품과 달리, <문명 온라인>은 처음엔 문명의 시작 지점 일부 지역만 생성되었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지형이 늘어나며 다른 문명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각 문명은 개척자로 주변 지형을 파악하고, 자원이 많거나 군사적 요충지에 도시를 지으며 문명의 영향력을 확장시켜야 한다. 한 명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총괄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문명 온라인>은 이러한 과정을 유저 하나하나가 만들어가게 된다.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도, 도시나 건물을 짓는 것도, 다른 문명과 싸우는 것은 물론 유저들이 사용할 무장을 만드는 것까지 모두 유저의 몫이다.
개척자가 세계를 탐험하면 건축가들은 자원이 많고 방어하기 좋은 자리에 도시를 건설하고, 농부나 광부들은 더 많은 자원을 좇아 신도시로 이주한다. 도시에 자원이 쌓이면 야만인이나 다른 문명이 쳐들어오고, 이를 막기 위해 병사가 필요하다.
유저는 게임 속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 탐험을 좋아하는 유저는 개척자가 되어 새로운 지역을 탐험할 수 있고, 생산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는 농부나 건축가가 되어 자원을 채집하고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각 역할은 자신에게 걸맞은 행동을 할수록 자연스럽게 레벨과 기술이 성장하게 된다. 건축가는 건물을 많이 건설할수록 높은 레벨과 새로운 기술을 얻을 수 있으며, 병사는 야만인이나 다른 문명과 싸울수록 이를 얻는 식이다.
유저가 선택하는 역할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채광에 실증난 광부가 개척자가 되어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고, 농작물을 수확하던 농부는 갑자기 자신의 나라에 쳐들어온 야만인들에 맞서 병사가 될 수도 있다. 다만 특정 직군에 오래 종사할수록 고급 스킬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성능이라는 측면에서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상위 시대로 가는 법? 국민을 단결시켜라
<문명 온라인>의 시대 발전은 고대·고전·중세·르네상스·산업·현대 6개로 구분된다. 상위 시대에 진입한 문명일수록 유저가 만들 수 있는 물건도 많아지고,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도 더 다양해진다. 특정 시대에는 창병이 소총수가 되는 것과 같은 ‘상위직업’이 해금되기도 한다.
다만 이렇게 문명을 발전시켜 나가기란 쉽지 않다. <문명 온라인>의 시대 발전은 해당 문명이 어떤 기술을 습득했느냐에 따라 이뤄진다. 유저들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할수록 '토큰'이라는 자원이 누적되고, 해당 문명은 이를 소비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식이다. 기본적으로 문명 내부의 유저들이 열심히 활동을 할수록 상위 기술을 더 빨리 배울 수 있게 되고, 만약 문명의 영향권 내에 피라미드나 타지마할 같은 특수한 건축물이 있다면 이를 통해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역량을 집중시키는 방법이다. 도시 하나를 짓는 데에도 어디에 어떤 도시를 짓고, 도시 안에는 어떤 시설물을 지을지에 대한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도시 주변과 안에 무엇이 있느냐에 따라 도시의 생산력이나 방어력, NPC들의 행복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명의 발전은 이것의 확장판이다. 한 문명에 수천 명의 유저가 속하는 만큼, 문명 전체를 일관성있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것보다 더 큰 규모의 집중과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문명 온라인>에서는 유저가 오프라인 상태일 때도 캐릭터가 자신의 직업에 따라 성장하고 재화를 생산하기 때문에, ‘국가’ 단위에서의 집중과 협력이 중요시된다.
이를 위해 준비된 것이 ‘지도자’ 시스템이다. 게임 초기에는 카이사르, 하트셉수트, 진시황같은 NPC 군주들이 이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시대의 발전에 따라, 혹은 정치체제의 확장에 따라 지도자의 역할이 유저들에게도 주어진다. 예를 들어 전제왕권을 도입한 문명에서는 NPC 군주가 후계자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유저에게 지도자가 될 수 있는 ‘퀘스트’를 줄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도입한 문명에서는 유저들의 투표로 지도자를 뽑을 수도 있다. 뽑힌 지도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를 폐위시키는 것도 시스템적으로 지원한다.
각 정치체계는 지도자 선출 방법은 물론, 그 특성에 맞게 보너스와 패널티를 부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같은 경우 사회 전체적인 불만도는 증가하지만, 대신 체제를 유지하는 비용이 싸져 이를 기술 발전이나 도시 확장 등에 투입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제도를 통하지 않고 유저들끼리 전체 채팅으로 문명의 방향을 정하거나, 혹은 이러한 것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 제도를 통하지 않더라도 유저들이 잘 단합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제도를 사용하더라도 유저들이 분열되면 다른 문명에 뒤처질 수도 있다.
세계 정복부터 우주 진출까지, ‘엔딩’을 보는 방법
<문명> 시리즈가 다양한 엔딩을 가지고 있듯 <문명 온라인>도 다양한 승리조건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명확히 공개된 승리조건은 2개. 알파 센타우리 항성에 우주선을 보내는 ‘과학 엔딩’과, 경쟁 문명을 모두 점령하는 ‘정복 엔딩’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 엔딩의 경우 우주선을 생산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군사력과 정치력, 그리고 다른 문명보다 빨리 우주선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력을 필요로 하는 엔딩이다. 다양한 요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해당 문명의 종합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반면 정복 엔딩의 경우 특정 문명의 주도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각 문명 구성원 간의 관계에 따라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엔딩이다. <문명 온라인>의 전쟁은 지도자나 국민들의 뜻뿐만 아니라, 국경(?) 근처에서 나타난 우발적인 교전이 쌓여 발생하기도 한다. 유저들의 전투 행위가 많아질수록 문명 간 우호도가 떨어져 '적대 관계'가 되기 때문이다. 적대관계가 된 문명은 서로 채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갈등은 더욱 가속된다.
문명 간 분쟁은 결투나 회전 등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상대의 도시를 빼앗고 자신들의 문명 영향력을 넓히는 ‘점령전’의 형태로 진행된다. 도시를 점령하는 조건은 어느 시대든 상대의 '시청'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동원할 수 있는 무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점령전은 같은 조건이라도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무기의 화력이 떨어지는 르네상스 이전까지는 투석기와 성벽이 주력이 되는 전통적인 ‘공성전’의 모습을 보이고, 기술이 발전해 화약병기나 기계장치가 전장의 주력이 되면서부터는 하늘∙땅∙바다를 가리지 않는 입체적인 전쟁을 보여준다.
기술이 발전한 문명은 전차 같은 근대 무기로 성벽으로 둘러 싸인 르네상스 도시를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문명 온라인>은 게임이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발전속도가 뒤처지는 문명의 발전 속도를 보정해 이러한 재미는 길지 않을 예정이다. 비슷한 이유로 특정 문명이 지나치게 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문명이든 초기에 주어진 3개 기본 도시는 점령할 수 없다.
‘엔딩’이 있는 세션제 MMORPG
<문명 온라인>은 ‘엔딩’이 있는 세션제 MMORPG를 표방한다. 한 세션은 고대부터 시작해 특정 문명이 승리조건을 만족시킬 때까지, 혹은 사전에 정해진 시간까지 진행된다. 알타 센타우리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거나, 상대 문명의 도시 대부분을 점령하는 식으로 승리 문명이 정해지면 참가한 이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이 주어진다.
유저는 한 ‘세션’이 끝난 후 또 다른 세션에 참여할 수 있다. 하나의 세션은 동시 접속자 3,000여 명의 규모로 운영되며, 세션마다 임의의 맵이 제공된다. 한 세션은 짧게는 1주일 내외부터 길게는 수 주일에 달하는 시간 동안 운영된다. 이러한 운영 시간은 세션마다 달리 설정될 수도 있다. 사실상 하나의 세션이 곧 하나의 서버가 되는 셈이다.
새로운 세션에서는 이전 세션에서 얻은 능력치나 아이템을 찾아볼 수 없다. 세션이 끝나면 대부분의 캐릭터 데이터가 초기화되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게임 중 구매한 아이템이 다른 게임에서 남아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다.
대신 유저에게 주어지는 것은 계정 단위의 성장이다. 유저는 자신이 세션에서 이룩한 성장을 바탕으로 고급 직업이나 고급 스킬을 해금할 수 있다. 직접적인 재화 대신, 새로운 게임에서 더 많은 기회와 선택지를 제공하는 식이다.
만약 자신이 선택한 문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션을 이탈하고 다른 세션에 참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이렇게 세션에 이탈한 유저는 이전 세션 종료 시 패배한 문명 유저보다도 낮은 보상을 받게 된다.
27일부터 시작되는 1차 CBT는 6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때문에 소수의 세션만 운영될 예정이다. 엑스엘게임즈는 세션의 운영 시간을 줄이거나 세션을 동시에 오픈하는 식으로 세션제의 특징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명 온라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1차 CBT까지 지속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