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액션 RPG의 자리를 선점하라!
<HIT> 이후 별다른 히트작 없었던 모바일 '액션 RPG' 장르에 오랜만에 중량급 타이틀들이 줄지어 모였다. 불리언게임즈의 <다크어벤저 3>,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2>, 그리고 <드래곤네스트>의 아버지 '박정식' 대표가 만들고 있는 <헌드레드 소울>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이미 출시됐거나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따끈따끈한 타이틀들이다.
사실 모바일 액션 RPG 장르는 MMORPG가 모바일 시장의 대세가 되며 그 개념부터 희미해졌다. 이는 모바일 액션 RPG의 발전과도 관련 있다. 이 장르의 첫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는 <블레이드>는 카운터 같은 코어한 액션을 선보여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레이븐>이나 <HIT> 등의 작품은 액션보단 캐릭터의 성장 모델을 고도화해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 둘은 이 덕에 오랜 시간 유저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 개발사들의 기술력이 발전하고 시장에 MMORPG 붐이 일면서 점점 힘을 잃었다. 모바일 MMORPG 대부분이 액션 RPG처럼 가상패드 방식의 논타겟팅 액션(?)을 사용한데다가, 시중의 액션 RPG 대부분이 이런 모바일 MMORPG에 비해 특별히 다른 '액션'을 선보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액션으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액션 RPG는 더 큰 볼륨, 더 섬세한 성장 모델을 가지고 있는 모바일 MMORPG에게 서서히 잠식됐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다른 시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픽이나 타격감 같은 겉으로 보이는 게임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액션 RPG의 기본인 '액션'부터 기존 다른 액션 RPG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세대 액션 RPG 자리를 노리는 세 작품의 공통점과 주요 무기들을 정리했다.
# 3세대로 가는 길은 '조건부 액션'에 있다?
<다크어벤저 3> <블레이드2> <헌드레드 소울>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것은 '조건부 액션'이다. 기존 액션 RPG의 '액션'은 대부분 스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 3개 작품은 이런 평범한(?) 스킬 외에도, 유저가 적을 특정 상황에 몰아 넣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조건부 특수 액션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예를 들어 27일 출시된 <다크어벤저 3>는 적의 체력이 낮을 때 특수한 액션으로 적을 일격에 끝낼 수 있는 '피니쉬 액션', 빈사 상태의 거대 몬스터를 제압해 타고 조종할 수 있는 '몬스터 라이딩'이라는 기능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특히 피니쉬 액션의 경우, 레이드 보스를 제외한 모든 몬스터에게 시전할 수 있는 <다크어벤저 3>의 핵심 액션이다.
액션스퀘어의 신작 <블레이드2>는 시리즈 전통의 '카운터' 액션 외에도 콘솔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퀵 타임 이벤트'(QTE) 액션이라는 새 무기를 장착했다. <블레이드2>의 QTE는 <다크어벤저 3>의 피니쉬 액션처럼 빈사 상태의 적을 일격에 끝낼 수 있도 있고 적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한 후 타이밍 맞춰 적에게 역습을 가할 수도 있는 기능이다.
<헌드레드 소울>은 적을 상태이상 효과를 걸면 그에 걸맞은 특수 액션을 발동할 수 있는 식으로 조건부 액션을 구현했다. 예를 들어 적을 얼렸다면 후속 공격으로 얼어붙은 적을 깨부수고, 동료가 사슬로 적을 구속했다면 칼로 구속된 적의 머리를 찍어 버리는 식이다.
<다크어벤저 3> 공식 소개 영상
이처럼 신작 모바일 액션 RPG들이 이렇게 '조건부 액션'에 집중한 까닭은 액션과 연출 2마리 토끼를 같이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액션 RPG의 스킬 중심 전투는 액션이라고 하기엔 제약이 많은 전투였다. 먼저 스킬 자체부터 쿨타임 등의 이유로 마음대로 쓸 수 없다 보니, 정작 유저가 전투 중 할 수 있는 액션은 쿨타임 맞춰 스킬 누르는 것과 피하는 것 밖에 없었다. 또한 스킬은 기본적으로 아무 때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을 전제로 기획되기 때문에 연출에 있어서도 캐릭터와 몬스터의 합(合)을 묘사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건부 액션은 이 2가지 한계에서 자유롭다. 먼저 조건부 액션은 발동 조건 자체가 적을 특정 상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스킬보다 쿨타임의 제약이 적다. 적을 특정 조건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제약이기 때문이다. 반면 유저는 자신이 특정 조건만 만족시키면 조건부 액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킬만 있는 전투보다 더 밀도있는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설사 자동전투를 한다고 하더라도 일정 주기마다 쓸 수 있는 스킬, 그리고 언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는 조건부 액션은 그 경험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조건부 액션은 스킬보다 연출적인 면에서도 더 힘을 줄 수 있다. 애초에 시작부터 '특정 조건'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범용적인 연출을 추구해야 하는 스킬과 달리, 특정 상황에 맞춰 더 연출에 힘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액션 연출의 강화는 곧 유저가 체감하는 액션성의 강화로 이어진다.
# 더 넓고 다양한 액션! 성장하는 액션 표방한 '다크어벤저 3'
그렇다면 이 작품들은 이 '조건부 액션'이라는 무기를 어떤 식으로 자기화했을까? 27일 출시된 <다크어벤저 3>는 조건부 액션의 '연출'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다크어벤저 3>에는 적의 체력이 낮을 때 발동하는 '피니쉬 액션', 빈사 상태의 거대 몬스터를 제압해 타고 조종할 수 있는 '몬스터라이딩' 2개의 조건부 액션이 존재한다. 이들 조건부 액션의 공통점은 화려한 연출이다. 게임 중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 몬스터 피니쉬 액션'만 하더라도 무릎으로 적의 척추를 부순다거나 쓰러지려는 적을 붙잡고 칼을 쑤시는 등의 과격한 액션을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로 보여준다. 보스 몬스터 대상의 피니쉬 액션이나 거대 몬스터를 제압하는 몬스터 라이딩의 연출을 말할 것도 없다.
냉정히 말해 '낮은 체력'이라는 제약(?)은 전투를 하다가 쉽게 만들 수 있는 조건이다. 때문에 <다크어벤저 3>의 조건부 액션이 유저가 '실제로' 하는 액션을 드라마틱하게 바꿨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다크어벤저 3>는 이렇게 쉬운 조건 덕에 유저들에게 전투 중 수시로 화려한 연출의 조건부 액션을 보여줄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유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액션은 더 박력있고 밀도 있게 바뀌었다.
<다크어벤저 3>는 이런 액션 연출적인 면 외에도 몬스터의 무기를 빼앗아 캐릭터의 본래 모습과는 다른 액션을 선보이는 '무기 탈취' 기능, 공중 몬스터를 격추하거나 거대 보스의 부위 파괴를 해야 하는 레이드 모드, 수십 수백 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해야 하는 파티 던전 등 스테이지 중심의 액션 RPG가 보여주기 힘든 '액션의 다양성' 측면에도 집중했다.
# 깊이와 캐주얼함을 같이 잡다, 블레이드2
<블레이드2>는 1편이 개척한 모바일 액션 RPG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조건부 액션을 사용했다. 전작 <블레이드>는 모바일 RPG 여명기 타이밍 맞춰 적의 공격을 맞받아 치는 '반격', 일부러 공격과 방어 버튼을 연달아 눌러 공격 템포를 조절하는 '끊어치기' 등 당시엔 모바일 RPG에서 보기 힘들었던 '액션'을 보여줘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물론 초창기 작품인 만큼 단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먼저 액션에서 적의 공격을 받아쳐야 하는 '반격'의 비중이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액션 RPG에 비해 유저의 움직임이 제약되었다. 반격을 하려면 먼저 적의 공격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격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찰나의 타이밍에 반응해야 했기에 액션을 제대로 체험하기 위한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2편에선 반격과 함께 QTE 시스템이 함께 추가돼 이런 단점이 상당 부분 보강되리라 예상된다. <블레이드2>의 QTE 액션은 적의 체력이 낮을 때, 그리고 적의 공격을 피했을 때라는 2가지 조건을 가진다. 이 중 첫 번째 조건은 일반공격이나 스킬만 잘 써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1편보다 액션을 즐기기 위한 진입장벽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QTE 액션의 2번째 조건인 '회피'는 유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상황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적의 공격을 기다려 받아 쳐야 했던 1편보다 더 역동적인 전투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블레이드2> GDC 2017 트레일러
# 찍고 꿰고 깨부셔라! 다종다양한 합(合) 추구한 헌드레드 소울
박정식 대표가 개발 중인 <헌드레드 소울>은 조건부 액션의 끝판왕(?)을 추구한 액션 RPG다. 게임에는 다양한 상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장비와 동료, 그리고 이 상태 이상 상태에서 특수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는 많은 무기가 존재한다. 유저는 이를 조합해 자신만의 연계와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칼'을 무기로 쓴다고 하더라도 유저의 동료 캐릭터가 적을 띄우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유저는 뜬 적에게 조건부 액션으로 '공중콤보'를 사용할 수 있고, 동료 캐릭터가 사슬과 같은 제압용 무기를 사용한다면 움직일 수 없는 거대 보스에게 다가가 머리에 칼을 쑤셔 넣을 수 있는 식이다. 유저는 이런 식으로 주인공 캐릭터의 주무기와 보조무기, 그리고 동료 캐릭터들의 스킬을 조합해 다양한 상황과 액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다양한 상태이상 스킬,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많은 조건부 액션을 가지고 스킬 중심 전투가 보여주기 힘든 다양한 합(合)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