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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통계의 선택, 탑과 바텀 중 LCK를 이끈 라인은?

탑 영향력 높았던 젠지와 바텀이 중요했던 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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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호(index) 2022-03-11 13:33:28

<리그 오브 레전드>의 탑과 바텀은 소환사의 협곡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라인이다. 덕분에 탑과 바텀 유저들은 늘 '메타 해석'에 대한 의견이 갈리곤 한다. 바텀은 원딜 중심 게임과 드래곤을, 탑은 전령과 스플릿 푸시를 선호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특히 올 시즌부터는 '순간이동'이 변경됨에 따라 이러한 관점의 차이도 더욱 심화됐다. 다른 라인이 바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탑과 바텀 중 어디가 '핵심'인지에 대한 논쟁도 분분하다. 과연 탑과 바텀 중 경기에 조금 더 영향을 미치는 라인은 어디일까. 이달 8일까지 진행된 2022 LCK 스프링 데이터를 통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봤다. / index(서준호)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챔피언 이미지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바텀, 탑에 비해 초반 영향력 높았다

 

데이터를 활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탑과 원딜+서포터의 15분 이전 골드 격차(이하 15분 골드 격차)를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비교해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두 항목은 어떤 식으로든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는 '영향력이 높은 라인일수록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의 상관관계도 클 수밖에 없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했다.

 

유의수준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통계학의 유의수준은 비교군에 속한 두 대상의 관계 여부를 드러내는 수치로, 해당 수치가 0.05 이하로 나오면 두 대상이 연결돼있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15분 골드 격차​를 살펴봄에 있어 유의수준이 0.05 이하로 나온 항목만 분석했으며, 이를 초과한 항목은 최대한 배제했다.

 

▲ 상관관계의 결괏값에 따른 관계

 

-0.1 ~ +0.1  ▶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

+0.1 ~ +0.3 ▶ 약한 양적 선형관계

+0.3 ~ +0.7 ▶ 뚜렷한 양적 선형관계

+0.7 ~ +1.0 ▶ 강한 양적 선형관계

 

*선형관계란 비교군에 속한 두 대상이 얼마나 엮여있는지를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서로가 서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상관관계

 

상관관계 분석 결과 탑과 바텀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각각 0.205, 0.414라는 결괏값을 도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탑보다는 바텀의 영향력이 크다고 볼 수 있는 셈.

 

여담으로 해당 항목에서 가장 높은 결괏값을 기록한 건 정글이었다. 정글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428의 상관관계를 기록하며 수치상으로는 협곡 최고의 '영향러'로 나타났다. 반면, 미드 결괏값은 0.381로 정글, 바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탑과 바텀이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의 상관관계는 -0.089로 드러났다. 15분까지 서로의 라인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현 <리그 오브 레전드> 상황이 두 라인의 상관관계에서도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순간이동이 패치되지 않았던 과거의 기록을 살펴봐야 조금 더 명확해지겠지만, 그럼에도 '-0.089'라는 수치는 눈에 띌 정도로 낮다.

 

수치만 놓고 보면 바텀은 탑에 비해 경기 초반 영향력이 높았다

 

 

# 탑 영향 많이 받은 '젠지', 기인 있음에도 바텀에 따라 흐름 달라진 '광동'

  

  

앞서 조사한 2022 LCK 스프링 참가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팀별 탑, 바텀+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 비교해봤다. 

 

수치만 놓고 보면 탑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젠지다. 올 시즌 젠지의 탑은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582의 상관관계값을 나타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평균치(0.205)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게다가 올 시즌 젠지가 탑이 15분 골드 격차에서 뒤진 열두 경기 중​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사례는 단 네 경기에 불과하다. 반면 탑이 15분 골드 격차​를 앞섰던 스무 경기 중 젠지가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경우는 무려 열일곱 경기에 달한다. 주전 라이너 '도란' 최현준을 포함, 임시로 탑에 출전했던 '쵸비' 정지훈, '제스트' 김동민 등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셈.

  

도란은 올 시즌 젠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반면, 하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팀은 광동 프릭스로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628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광동 프릭스의 바텀은 15분 골드 격차를 밀린 열세 경기에서 평균 -1,240의 15분 골드 격차를 기록했는데, 이중 광동 프릭스가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앞선 경기는 하나도 없다. 반대로 바텀이 15분 골드 격차를 앞섰던 열일곱 경기에서는 70.58%의 확률(열두 경기)로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에서 우위를 점했다. 

 

따라서 수치만 놓고 보면 광동 프릭스는 '기인' 김기인이라는 LCK 최고의 탑 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바텀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텀이 15분 골드 격차를 리드하지 못하면 팀 전체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가 흔들린다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다.

  

광동 프릭스는 최고의 탑 라이너가 있음에도 바텀의 영향력을 더 많이 받았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유의수준 벗어난 트린다미어와 협곡 전체에 영향 미친 아펠리오스

 

그렇다면 특정 챔피언 출전 시 바텀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세 챔피언 트린다미어는 2022 LCK 스프링에서 탑을 지배하고 있지만, 모든 항목에서 앞서 언급한 '유의수준'이 0.05를 초과했다. 즉, 탑 트린다미어가 출전한 경기의 바텀 듀오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와 탑 트린다미어를 활용한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를 유의미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걸 뜻한다.

 

반면, 탑 그레이브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올 시즌 탑 그레이브즈가 나온 경기의 원딜+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는 LCK 전체 팀의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588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0.414)보다 높은 수치다. 즉, 탑 그레이브즈가 출전한 경기에서는 바텀 듀오의 중요성이 훨씬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바텀 메타의 중심에 서있는 아펠리오스는 꽤 유의미한 지표를 나타냈다. 

 

올 시즌 아펠리오스와 파트너 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와 팀별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의 상관관계는 0.387이다. LCK 바텀 전체가 기록한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의 결괏값(0.414)과 큰 차이가 없다. 아펠리오스와 서포터가 출전한 경기에서 탑이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0.303)​ 역시​ 평균값(0.205)보다 높았다. 징크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올 시즌 징크스와 파트너 서포터가 기록한 15분 골드 격차​는 LCK 팀별 15분 이후 분당 골드 격차와 0.395의 상관관계를 기록했다. 

  

모든 부분에서 유의수준을 초과한 트린다이머와 달리 (출처: 라이엇 게임즈)

 

아펠리오스는 협곡 전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재 LCK를 주도하는 라인은 탑보다는 '바텀'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팀이나 경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긴 하지만, 적어도 상관관계만 놓고 봤을 때는 현 LCK가 바텀을 중심으로 흘러간다는 사실까지 부정하긴 어렵다. 기인이 있음에도 바텀에 따라 골드가 요동치는 광동 프릭스나 전 라인이 스타 선수로 구성된 젠지가 탑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상관관계 분석 결과와 지표를 통해 올 시즌 왕좌에 오를 팀이 누구인지 예측해보는 건 어떨까. 지표가 모든 걸 설명하진 않지만, 최소한 리그를 보는 '재미'만큼은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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