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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니어도 잘나가지만..." 게임 패스에 담긴 MS의 '야망'

TIG 2023 게임업체 리포트 ⑮ - 마이크로소프트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3-09-08 10:25:11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고 난 뒤, 모두가 인공지능 이야기를 하는 시절입니다. 게임 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선 현장에서 부는 인공지능의 바람은 VR과 블록체인의 그것보다 훨씬 더 거세게 느껴집니다. '인공지능이 게임 개발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는 주장은 읽기에 따라 희망차고, 또 섬뜩합니다.

'2023년 연말은 연초와 크게 다를 것'이라는 말이 들려옵니다. 인공지능과 함께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그 변화의 가운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간 점검을 하기에 좋은 시점입니다. 

게임 생태계는 과연 어떤 내일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디스이즈게임은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이 어떤 상황이며, 어떤 전략을 쓰고 있는지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살펴볼 대상은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화제에 올랐던 Xbox의 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입니다. 참고로 MS의 전체 매출 중 게임 부문의 비중은 7%에 불과하지만, 그 7%로 게임 업계에서 매출 순위 최상위권을 다투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 TIG 게임업체 리포트 모아보기 (바로가기)​





# 마이크로소프트, 요즘 어때요?



▲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엄청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MS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으로, 2023년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음에도 '성장률 둔화'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 꼭 전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MS의 다양한 제품군은 기업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표준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본 리포트 또한 윈도우 운영체제 PC에서 MS 오피스를 이용해 제작되었습니다.​


▲ 덕분에 MS의 주가는 큰 상승세를 보여 왔습니다. 최근 빙 챗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었음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상승세입니다.


MS 주가 추이 (출처: 구글 파이낸스)


▲ Xbox 콘솔 및 게임 패스 수익 등 ​​게임 부문 매출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MS의 게임 부문 매출은 매년 상승하다 2023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5% 하락했습니다. (첨부된 자료상에는 환율 차이로 인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표기되었습니다.) 타 부문의 높은 매출 성장률로 인해 게임 부분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 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MS 게임 부문 매출은 145억 달러(약 20조 5천억 원)였습니다. Xbox 콘솔 매출은 수량 및 가격의 감소로 11% 감소, Xbox 콘텐츠 및 서비스 수익은 3% 감소했으며, 게임 패스의 성장이 매출 하락을 부분적으로 상쇄했습니다.




# "2030년엔 산업 리더로" 야심 찬 게임 사업부


<스타필드>, <P의 거짓>, <페이데이 3> 모두 출시 당일 게임 패스에 등록되는 '데이원'으로 제공됩니다.


MS의 게임 사업 부문을 전담하고 있는 'Xbox 게임 스튜디오'는 비상장 자회사로, 상세한 지표의 파악이 어렵습니다. 다만 올해 진행되었던 각국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관련 반독점 재판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알 수 없는 내부 자료들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아래에서 다루는 수치는 외부 감사를 받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에 기반함을 알립니다.


▲ 2022년 6월 진행된 MS 최고 경영진 대상 사업 보고 자료에 따르면, ​MS는 2030년까지 Xbox가 산업 주도권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산업 주도권은 세계 시장 매출액으로 정의했으며, 2022년 매출액 162억 달러(약 21조 원)의 두 배(약 42조 원)를 2030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참고로, 2022년 소니의 게임 부문 매출액은 265억 달러(약 34조 5,000억 원)였습니다.​​


▲ 게임 패스는 MS가 전개하고 있는 전략의 핵심 요소입니다. MS는 게임 패스를 통해 Xbox를 넘어 모든 디바이스를 망라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 MS 게임 사업부의 필 스펜서 사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게이머의 수가 4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게이머들이 이용하는 다양한 기기를 통합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ubiquitous)' 콘텐츠 접근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Xbox 게임 패스 구독자 성장 예상치 (출처: 2020년 Xbox 내부 전략 리뷰 자료)


▲ Xbox 콘솔 및 PC에서 게임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게임 패스 데이원 입점은 다수의 게이머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 Xbox 한국 콘텐츠 파트너십 담당자 미셀 장이 NDC22(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1년까지의 통계상 Xbox 생태계 내 출시작의 최초 30일간 MAU는 50만 명, 상위 5개 타이틀의 MAU는 3,0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는데요. 이들 게임의 동일 기간​ 스팀 MAU는 13만, 상위 5개 타이틀 평균은 1,000만 이하였다고 합니다.​​


▲ 한편, SIE(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짐 라이언 CEO는 미국 내 반독점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게임 패스 시스템에 대해 '가치 파괴적'이라 평하며, 이는 게임 유통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브라질 경쟁당국 경제방위행정위원회(CADE)가 편집 실수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MS가 Xbox 콘솔 게임 패스로 벌어들인 구독 수입은 29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입니다. 이는 2021년 전체 게임 매출의 19%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2021년 Xbox 콘솔 게임 패스 매출액 (출처: CADE)


▲ 2022년​ ​MS는 게임 패스 구독자가 2,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또한, 12월 모든 플랫폼의 Xbox 앱 월간 이용자 수(MAU)가 1억 2,000만 명을 넘겼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동일 기간 플레이스테이션의 MAU는 1억 1,200만 명이었습니다.

▲ ​MS는 해당 공시 이후 영국 경쟁시장청(CMA)과의 소송 과정에서 Xbox 콘솔의 MAU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자료를 제출했지만, 이는 ‘콘솔 시장’에서 독점 가능성 유무를 따지는 경쟁당국에 대한 자기변호임과 동시에 장기간에 걸친 MS의 확장 전략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생각됩니다.


# 모장, 제니맥스 그리고 블리자드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이모저모



▲ MS의 지분의 20% 이상은 뱅가드 그룹, 블랙록,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그룹 등의 자산운용사가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2023년 기준 MS 지분의 1.3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986년 MS 기업공개 당시 게이츠가 보유했던 지분은 49%였으며, 이후 게이츠는 28년간 개인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습니다.

​▲ 2014년 게이츠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일부를 처분함에 따라 MS의 전 CEO였던 스티브 발머가 개인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 포브스에 따르면 1980년부터 MS에서 근무를 시작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CEO로 재직한 발머는 은퇴 당시 MS 주식의 4%를 보유했으며, 지금도 지분을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발머는 CEO 재임 당시 MS의 순이익을 3배 증가시키는 등 성장을 이끌었으나, 모바일 OS 시장을 방치하고 MS 내 사업부 간 원활한 협업 구조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평이사로 남았던 빌 게이츠는 2020년 MS 이사회를 떠났습니다.

▲ 발머의 뒤를 이어 MS를 이끌고 있는 것은 2014년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입니다. 나델라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MS의 역량을 집중했고, 업계 선두 주자로 올라선 MS의 주가는 9년간 7배 이상 올랐습니다.


▲ 나델라는 CEO 부임 전 빙 검색 엔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한 오피스 365,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 개발을 지휘한 베테랑 엔지니어입니다.​

▲ 관련 공시를 하고 있지 않은 탓에 자세한 지분 구조를 알기는 어렵지만, MS는 링크드인, 스카이프, 뉘앙스, 오픈AI, 깃허브 등 유명 기업 다수를 자회사로 갖고 있습니다.

​▲ '챗 GPT'로 유명한 오픈AI의 경우 2019년부터 총 10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지분 50%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MS 게임 사업부 또한 나델라 CEO 체제 하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여담으로, 2014년 CEO로 취임한 나델라는 게임 사업을 종료하려 했으나 필 스펜서가 강력히 설득해 사업을 유지하고 현재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014년 MS 게임 사업부 사장으로 취임한 필 스펜서는 1998년부터 MS에서 근무했습니다. 당시 워싱턴 대학교 2학년이었던 스펜서는 집에서 아타리 ST로 게임을 프로그래밍 하던 중, MS 부사장이었던 건너집 아저씨(...)의 눈에 띄어 MS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 스펜서는 MS 안팎의 다양한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다 2008년 Xbox 원의 총괄 관리자(General Manager)를 맡으며 MS에 복귀했습니다.

▲ 필 스펜서가 게임 사업부의 사장으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게임 개발사 인수가 시작됐습니다.

▲ 2014년 9월, <마인크래프트> 제작사 모장(Mojang)을 25억 달러(약 2조 5천억 원)에 인수했고, 2016년 Xbox 라이브를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에 개방했습니다. 2020년에는 베데스다의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 MS 게이밍 사업부는 E3 2018에서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의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 등 5개 게임사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 2023년 게임계에 큰 이슈로 다가왔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또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영국 CMA, 미국 FTC 등 경쟁당국이 제동을 걸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FTC와의 재판에서 승소하고 CMA는 MS와 합의 절차에 들어서며 인수가 완료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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