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메이플스토리’는 모두 ‘메이플’로 표기
Q. 디스이즈게임: 간단한 자기소개 말씀부터 부탁드린다.
A. 강대현 부사장(이하 강): 넥슨 블록체인 본부를 총괄하고 있는 강대현이다.
A. 황선영 그룹장(이하 황): 넥슨 블록체인 본부 내 <메이플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황선영이다.
Q. 기본적인 질문부터 하겠다. <메이플 유니버스>는 애플리케이션 간의 NFT 상호운용성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렇다면 <메이플 N>, 그리고 <메이플 N 모바일> 외 다른 앱들에서도 NFT의 획득이나 발행이 가능한 것인지?
A. 강: 유니버스 안의 모든 게임과 앱이 NFT를 얻을 수가 있다.
원리상 NFT가 <메이플 N>이나 <메이플 N 모바일>에서 발급되는 게 아니라 <메이플 유니버스>에서 발급이 되는 방식이다. <메이플 N>과 같은 게임은 그저 이걸 수령한 뒤 인게임에서 드롭하는 거다. 만약 애플리케이션별로 이런 NFT를 얼마나 배분 받냐고 묻는 거라면, 기여도에 따라 배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원리상으로 보면 다른 SDK 앱이나 UGC 게임에서도 같다. 이들 제작자가 해당 앱들로 생태계에 기여했을 때 NFT나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그걸 개발자들이 자기 게임에서 드롭 템으로 쓸지, 혹은 직접 줄지는 스스로 판단하는 거다. 마찬가지로 <메이플 N>과 <메이플 N 모바일>은 유니버스에서 받은 NFT를 RPG 룰에 맞춰 드랍하겠다고 정한 거다.
그리고 상호운용성을 다시 얘기하자면, SDK, <메이플 N모바일>, <메이플 N>, <메이플 N 월드> 모두에서 NFT가 상호운용성을 가지는 것이 <메이플 유니버스>의 애초 콘셉트다.
Q. 기여도 보상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행위를 기여로 판단하고 보상하는지가 중요해 보인다. 확실히 말해주실 수 있는지?
A. 강: 사실 그 내용이 나중에 공개될 로직이라서, 지금은 의도적으로 ‘기여도에 따라’라고 추상적으로 설명드리는 상황이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트래픽 증대에 더해 여러 가지 차원 및 맥락에서 해당 프로젝트가 유니버스의 번성에 기여를 하면 그만큼 NFT나 토큰을 많이 받는 구조다. 기본적으로는 UGC, 앱 창작자 쪽이 많이 받게 되어있고 이를 보고 열심히 플레이한 유저에게도 보상이 이뤄진다.
Q. 발표에서 생태계 기여의 방향성을 정렬하기 위해 넥슨 내 개발자와 외부 개발자를 동일선상에 놓고 같은 기준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 정책을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A. 강: 이것도 추상적으로 좀 설명을 드리겠다. 현재는 유니버스 내에 <메이플 스토리 N>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유니버스의 기여도 100%를 차지한다. 따라서 지금은 넥슨 개발자들이 100%의 보상을 받는다.
그런데 유니버스에 다른 게임이 들어오는 상황을 가정하자. 누군가 SDK로 게임을 만들었는데 기여도 20%를 차지면 유니버스에 떨어지는 전체 보상의 20%를 가져갈 것이다. 그런 구조라고 보시면 된다.
만약에 SDK로 만든 게임이 너무 잘 돼서 전체 비중 80%가 된다면 이제 <메이플 N> 본체보다도 보상을 더 많이 가져가는 거다. 그러니까 결국 동등한 로직으로 보상한다는 얘기다. 넥슨이 만든 게임이라고 해서 기여도에 가중치를 받는 그런 룰은 없고, 생태계 참여자 모두가 동등한 보상을 받는다.
Q. 유저 입장을 가정했을 때, 특정 게임에서 얻은 NFT 아이템이 다른 앱에서는 어떤 가치를 가지게 될까? 창작자가 자기 앱이나 UGC에서 NFT를 활용할 수 있게 구현하지 않았다면?
A. 강: SDK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 무조건 NFT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게 구현하는 것이 룰이다. 참여하는 앱이든 게임이든 상호운용성을 구현하는 게 <메이플 유니버스>의 기본이다.
Q. NFT에 어떤 정보까지 저장되는지가 궁금하다.
A. 강: 사실 이것도 어느 정도는 향후에 얘기할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씀을 드리자면 자의적으로 그걸 판단하실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그림은 이렇다. 현재 <메이플 N>에 사실은 아이템 간의 위계가 있다. 좋은 아이템과 나쁜 아이템의 구분이 있는데, (유니버스에선) 이제 그것이 <메이플 N>만의 룰이 되는 거다. 예를 들어 <메이플 N>에서는 되게 싸구려인 아이템, 예를 들면 냄비 뚜껑을 다른 게임에서는 굉장히 좋은 아이템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전체 유니버스 안에서의 특정 아이템의 개수에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아이템 간의 (수량적 차이에 의해) 위계가 정해질 것이라고는 상상을 한다. 예를 들어 냄비 뚜껑이 전체 유니버스에 상당히 많이 풀려 있는데, 그것을 어떤 제작자가 자기 게임 안에서 고급 아이템으로 세팅한다면, 게임은 정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똑같이 100개 한정의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게임에서는 더 높은 가치(성능)를 가지게끔 하는 등의 자의적 설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A. 황: 다르게 설명하면, 나는 분명 가치 높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며 <메이플 N>에서 그 가치를 향유했는데 어떤 게임으로 가면 그 가치를 인정 안 해줄 수 있다.
그러면 그 유저는 그 게임에 안 간다. 그러다 보니 각 게임들이 타 게임들의 아이템 위계를 따르지 않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씀이신 거다. 그러니까 넥슨이 정해진 아이템 간 가치 차이를 창작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유저들 사이에 자리 잡은 그 어떤 아이템 가치의 순위를 같이 따르지 않으면 힘들게 되는 거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게임을 정말 잘 만들면 이런 판도를 아예 뒤집는 게임을 만들 수도 있을 거다. 근데 이제 대체적으론 원래의 아이템 위계를 따르게 될 것 같다고 예상을 하는 지점이다.
A. 강: 이때 상황이 재미있어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게, 예를 들어 ‘해적 룰렛’ 게임을 구현했다고 치자. 그러면 이 게임에서는 칼이 큰 의미가 있는데 방패는 쓸모가 없을 수 있다. 방패가 유니버스에서 아무리 희귀도가 높아도, 해적 룰렛 게임에서는 의미가 없어지는 거다. 그렇게 세팅을 할 수 있다.
Q. 발표 때도 말씀하셨지만, 아이템의 가치하락 문제를 막기 위해 생태계 내부에 드롭되는 전체 NFT 아이템 수량을 제한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게임 제작자 입장에서는 특정 아이템이 유니버스 내에 얼마나 등장했는지, 남은 수량인지 아는 방법이 필요해질 것 같다.
A. 강: 아이템 드롭 스케줄과 확률 등이 어느 정도 공개가 돼서 창작자들이 이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일종의 게임 플레이 재미로 작용할 수 있게끔 만들고자 한다.
Q. 드롭 아이템 수량 제한은 유니버스 전체에서의 아이템 가치 하락은 막을 수 있겠지만, 한 게임에 해당 아이템이 전부 몰렸을 경우, 그 안에서는 마찬가지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A. 강: 일시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길게 봤을 때는 유니버스 전반적으로 시세가 정해지는 것이지, 한 게임에서만 가치하락이 발생하는 식의 개념은 없다.
A. 황: 유니버스를 하나의 게임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이플 N> 안 특정 필드에서 특정 아이템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그 필드에서 ‘아이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표현은 안 쓰지 않나. 어차피 <메이플 n> 전체에서 수량이 지켜지면 되는 거다. 마찬가지 개념이 유니버스로 확장되는 것으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
Q. 흔히 업계가 NFT 게임의 혁신성을 설명할 때, 유저가 소유한 NFT 아이템의 값어치가 공고히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메이플 유니버스’에서 제작진이 제한할 수 있는 것은 ‘공급’ 뿐이고, 각 게임에서의 수요는 조절할 수 없다. 이 경우 게임별 경제의 상호작용 탓에 재화의 가치가 유지되기 힘든 문제는 없을까?
A. 강: 흔히 NFT 게임들이 그걸 주장한다. 유저가 아이템을 NFT로 온전히 가지기 때문에 그 가치가 공고해진다는 거다. 그러나 나는 NFT를 소유한다는 사실로 가치가 공고해진다고는 별로 생각지 않는다. 사실 아이템의 가치를 형성하는 것은 활용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아이템 활용성을 계속 만들어주는 게 실제 아이템 가치 유지에 훨씬 더 중요하지, 기술적으로 NFT를 내가 소유했다는 사실 자체는, 저희가 해석하기에는 그렇게 가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Q. 한정된 수량만 발행되는 NFT 아이템인 만큼, NFT 컬렉션의 성격을 띌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시겠지만, 컬렉션 수집가들의 투자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 외적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 인게임 용도와 상관 없이 NFT 가격이 변동되는 일이 생길 텐데, 활용성으로 가격 통제를 하겠다는 계획에 어떤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까?
A. 강: 저희로선 그걸 바라는 지점이 있다. 저희가 바라는 건 게이머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게이머들에게 좋은 환경이란 뭐냐 생각해봤을 때, 열심히 게임만 했을 때 얻어지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말씀하신 것 같은 콜렉팅 수요가 생겼다면, <메이플 N>을 그저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내가 그냥 얻은 아이템 가격이 콜렉터 덕분에 올라간 셈이다. 그러니 결국 유저들에게는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Q. 최소한 가격이 떨어질 일은 없으니까?
A. 강: 그렇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등락 자체를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다. ‘외부 요소’라는 게 너무 크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컬렉팅 수요가 발생했을 때랑 아닐 때를 비교했을 때, 유저가 얻은 아이템은 수요가 있을 때 조금이라도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한테 좋은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
Q. 유니버스 안에서 <메이플 N>만 플레이하는 유저를 상정해보면,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이템 획득 수량은 한정되어 있어 구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돈을 주고 사려니 천정부지로 올라있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리텐션의 문제도 될 수 있을 듯한데.
A. 강: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세운 제1원칙, 그러니까 가장 크게 지향하는 것은 (금액투자보다는) 파밍을 통해 득템하는 유저들을 더 본질적으로 우선하자는 것이다. 그런 유저들에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게 우리의 제일 중요한 목표다.
이 때문에 반대로 발생하는 맹점은 거래로 아이템을 얻는 경우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것인데, 혹시 비싸게 샀다 하더라도 (유니버스 확장을 통해) 가격이 계속 우상향할 수 있는 비전을 보여준다면 비싸게 산 사람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수량 한정 때문에 특정 아이템을 영영 구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A. 강: 그렇긴 하다. 그런데 아이템에는 종류가 정말 많다. 위/아래로 비슷한 스펙의 아이템이 전혀 없는 독자적 아이템은 사실상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원하던 아이템을 대체할 조금 덜 좋은 아이템, 혹은 조금 더 좋은 아이템은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이슈가 극단적 문제로 이어질 케이스는 많지 않아 보인다.
Q.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그런데 아이템 희귀도 유지를 통해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말씀과 충돌한다. 비슷한 기능, 비슷한 성능의 비슷한 희귀도를 가진 또 다른 아이템이 있으면 본래 아이템의 가치는 유지되기 힘든 것 아닌가?
A. 강: 그렇다. 그걸 온전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런데 예를 들어 완전히 똑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무기가 둘 있는데 하나는 공격력이 100이고 또 하나는 90이라고 치자.
그러면 둘 사이에는 확실히 위계가 있기는 한 거다. 그런데 공격력이 차이 나는 대신 하나는 불속성이고 또 하나는 물속성이라면 (우열을) 판단하기가 또 어려워진다. 본질적으로 보면 말씀해 주신 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지는 않지만, 이렇듯 아이템 개성을 통해서 최대한 보완하는 게 목표다.
좀 이상적으로 얘기하면 앞서 말한 위계는 미묘한 것이기 때문에, 만약 (메이플 N 외) 다른 게임이 이 관계를 뒤집어놓는다면 새로운 아이템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듯 기존의 '단일 RPG'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 한계를 해결해보려는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Q. <메이플>은 이미 아이템이 굉장히 많은 게임이지만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그 이상의 아이템 다양성을 확보하셔야 할 것 같다.
A. 강: 사실 <메이플>에 아이템이 진짜 많다. 근데 그 중 쓸모 있는 아이템이 적기 때문에 유저들이 적게 느끼는 거로 생각한다. 진짜 수십, 수백 개 중에 쓰이는 것은 한두 개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성비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보다 우위에 있는 셈이다.
근데 이제 이런 전략을 통해 기존의 위계가 희석되고 역전되면서 사실상 안 쓰는 아이템들이 다시 우위로 올라오게 되면 다양성이 훨씬 더 확보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설명된 주요 차이점을 볼 때, '<메이플>과 <메이플 N>이 같은 게임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나의 아이템이 득세하는 게임’과 ‘다양한 아이템이 가치를 가지는 게임’의 차이니까. 그런데 <메이플> IP를 사용했기 때문에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원작의 재미를 기대하게 될 거다. 어느 부분에서 원작의 재미가 계승됐고 어느 부분에서는 차별화됐는지 궁금하다.
A. 강: 그래도 반 정도는 게임성이 같다고 생각을 한다. 콘텐츠가 같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소모하는 경험이 같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는 플레이도 굉장히 비슷해진다.
다만 이번에 황선영 그룹장님이 발표해 주신 대로 아이템을 얻고 소모하는 경험이 <메이플 N>의 차별성이다. 그 차이가 총 몇 퍼센트의 게임성 차이를 발생시키느냐에 관한 질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기자님은 100%에 가깝게 보시는 것 같다. 이건 사실 되게 주관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저는 반 정도로 보고 있다.
A. 황: 저는 유저들이 게임을 처음 10분만 플레이하면 기존과 똑같다고 생각할 것 같고, 1개월 정도 하면 말씀하셨듯 다른 게임이라고 느끼리라고 생각을 한다.
아이템 가치를 올리고 지속적으로 잘 유지하기 위해서 아이템 수량이 적어지고 강해지는 것인데, 그만큼 얻기 어려워지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가 될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게임이 기존보다 조금은 어렵지만 더 강렬해질 수 있을 거다.
A. 강: 유저 세그멘테이션 유형별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저레벨 유저, 그러니까 라이트한 유저의 경험을 상상해보자. 이런 유저는 <메이플 N>이 NFT 게임인지 웹3 게임인지에는 별 관심이 없고 '새로 나왔으니까' 플레이해보는 것일텐데, 그러면 크게 다를 부분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한편 하드코어한 유저, 거래로 돈도 벌어보고 싶고 아이템 하나하나의 가치를 굉장히 세심하게 따지며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기존 <메이플스토리>와의 차이가 점점 많이 벌어져서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게 약 80%의 경험 차이가 있을 것도 같다.
Q. 유저가 캐시아웃 후 생태계에서 이탈하는 경향을 저지하기 위한 시스템도 고려하고 있나? <로블록스>의 경우 이를 막으려 도입한 몇몇 제도들이 논란을 낳기도 했는데.
A. 강: 일단 첫째로 그런 유저가 생기면 <메이플 유니버스>가 꽤 성공한 거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고민이라고 느껴진다.
만약 유니버스 내에 앱이 하나뿐이었다면 유저가 그렇게 나가버릴 경우 정말 손해일 뿐이다. 캐시아웃 후 유저가 이탈하면 이것은 아이템 가치를 떨어뜨리는 마이너스 팩터지 않나. 그런데 이때 생태계 내에 다른 게임들이 계속 생겨서, 다른 유저들이 새로 들어오는 것은 플러스 팩터가 된다. 이렇게 두 팩터의 균형을 맞춰서 전체 생태계가 계속 우상향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이걸 극단적으로 막는다고 가정하면, ‘캐시아웃이 아예 안 되는’ 게임이 되는데, 그러면 생태계 자체가 형성이 안 된다. 그러니 사실 되게 모순적인 이야기 같다. 그렇게 때문에 이걸 억지로 틀어막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그렇게 나가는 유저를 보완할 플러스 팩터를 많이 만드는 쪽이 맞다는 생각이다.
A. 황: 첨언을 드리자면, 유저도 자신이 게임 내에서 잘 될 것 같으면 안 떠날 거로 생각한다. 다 던져놓고 나가겠다면 게임을 접겠다는 얘기인데, 사실 이건 웹2 게임에서도 항상 있는 일이다. 게임이 재미있고 계속 할 만하면 떠나지 않을 것이다. 게임이 잘 되면 다 정상적으로 돌아갈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메이플 유니버스> 안에서 얼마나 많은 앱이 만들어지게 될까?
A. 강: 저희 기대보다 개발을 해보고 싶다고 요청하는 개발사들이 많다. 처음에는 어쨌든 초반까지는 앱을 저희가 다 만들어서 생태계가 스스로 확장할 수 있는 임계점까진 도달해야 이후 자생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래서 <메이플 N>과 <메이플 N 모바일>을 만든 것이기도 하고,
또한 SDK 가지고도 샘플 앱을 몇 개 만들고 <메이플 N 월드>로도 게임을 몇 개 만들어야 간신히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었다. 그런데 그랬던 저희 기대보다는 더 긍정적인 상황이다.
Q. 아이템을 유저에게 파는 기존 MMORPG와 개념을 달리한다. 유저들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 받는데, 이게 사업을 유지할 만큼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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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 기본적으로는 넥슨이 열심히 해서 아이템의 쓸모를 많이 만들면 그만큼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많아져 수수료도 늘어나게 된다. 이게 <메이플 유니버스>의 BM이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과연 수익성이 충분할 것인지 묻고 계신다. 그런데 저희 1차 목표는 (수익성보다도) 웹3의 게임 철학을 그래도 대중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잘 구현하는 것이다.
목표를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블록체인 업계가 아직도 너무 얼리 스테이지이기 때문이다. 어떤 BM이 나오고 어떻게 산업이 돌아갈지 지금 예측하려 드는 건 굉장한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진정성 있게 해보려고 한다. '웹3의 철학을 정말 실현하기 위해 도전했다'는 평가가 우선이고, 그다음에 웹3 게임으로서 여러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존재감 있는 프로젝트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야 산업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BM을 구체화하고 BM 전략을 짜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당장부터 돈을 벌겠다는 접근은 동작하기도 어렵고 올바른 방향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A. 황: 좀 다르게 말씀드리면 보통 P2E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을 보면, ‘돈을 벌려고 하는 유저만 모이는데 어떻게 게임이 성립되느냐’, ‘결국 계속 뒷사람이 따라 들어와야만 하는 일종의 폰지 사기가 되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 그렇기에 P2E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웹2 게임들의 유저 스펙트럼을 봐도 게임에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수익을 내는 사람도 있고,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둘 다인 사람도 있고… 딱 이분돼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다면적으로 펼쳐져 있다고 생각을 한다.
막상 저희는 <메이플 유니버스>가 P2E 게임이라고 기본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말씀드렸지만 득템의 재미, 아이템의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이 모였을 때 저희 게임 안에서도 웹2 게임의 유저 분포처럼 그런 분포가 다시 생길 거 같다.
즉 돈을 버는 분도 있을 거고,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려는 분도 있을 거고 그 중간 어디도 있을 거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유저가 (돈만 벌고자 하는 유저와 게임하는 유저로) 양분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Q. 웹3의 이상적 가치를 구현해보려는 의도가 실제로 느껴진다. 다만 왜 그런 도전에 나서는지 원론적 차원의 궁금증이 생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익성 측면에서 미래 먹거리라고 확신할 부분은 아닌 상태다. ‘실험’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실험에 나서는 이유가?
A. 강: 실험이기 때문이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는 단계에 있을 때,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지 않나. 세상일은 알 수 없지만 여기서 ‘한다’ 쪽을 결정한 것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다만 한다면 진정성 있게 하자는 판단을 내린 거다.
누군가 만약 ‘웹3는 100% 된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개인적으론 사기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만큼 확신이 힘든 분야다. 그렇지만, (웹3가) ‘잘 되는 시나리오’와 ‘안 되는 시나리오’ 두 가지를 두고 봤을 때, 넥슨이라는 회사가 투자해볼 가치가 있는지 따져 보면 분명 있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넥슨이 ‘웹3가 유행이니까 코인 만들어서 한탕 하고 도망가자’는 생각을 할 만한 규모는 아니고 그런 입지도 아니다. 즉 넥슨은 웹3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예 안 하는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게 전부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Q. 11년 전 GDC에서, 수많은 해외 기업이 새로 등장한 F2P 모델을 설명하면서 <메이플>의 예시를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A. 강: (웃음) 맞다. 당시에 세션을 보고 있는데 <메이플>이 떠서 ‘저거 무단으로 쓰는 거 아니야?’ 했던 생각이 난다.
Q. 그때 한국 기자 입장에서는 다 아는 내용이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되는 경험을 했던 셈인데, 비슷한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 웹3 쪽에서는 아직 ‘잘 되는’ 사례는 좀 있어도 정답은 없는 상태다. <메이플 유니버스>가 이전처럼 하나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될까?
A. 강: 만약 외부에서 모든 분들이 그렇게 말씀해주신다면 저희가 목표한 바를 이룬 게 된다.
부연하자면, 게임 장르가 보통 세분화를 거치게 되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MMORPG 장르가 하나였다면 요즘에는 ‘리니지라이크’, ‘도탑전기류’ 이런 식으로 나뉘지 않나. 이와 비슷하게 웹3 게임 같은 경우도 나중에는 더 세분되리라 생각하는데, 이때 <메이플 유니버스>가 한 갈래의 표준이 된다면 좋겠다는 의미다.
Q. 제대로 작동하는 웹3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 것으로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어려운 질문도 드려보고 싶다. 외부에서 보면 <메이플 유니버스>를 만든 이유가, 아주 나쁘게 얘기하면, IP ‘재활용’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A. 강: 그렇게 보실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를 충분히 하는데, 다만 다른 웹3 게임에서 그런 ‘재활용’ 사례를 보면 보통 잘 안 되는 게임을 활용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건 아까 말한 ‘진정성’이 떨어지는 선택이다.
잘되고 있는 게임을 가지고 이런 실험을 했을 때는 실패하면 잃을 게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재활용이라기보다는 집에 있는 금덩어리를 가져온 것에 가깝다. 저희로서는 진짜 중요한 최고의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한다.
ROI 측면으로 봤을 때, 게임이라는 게 다 성공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플>IP를 가지고 도전했다는 것은 ‘재활용’보다는 진짜 ‘목숨 걸고 한다’라는 자세로 받아들여 주시길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A. 황: 첨언을 하자면 만약 <메이플 유니버스> 프로젝트가 <메이플 스토리 N>만 나오고 끝나버렸다면 정말 재활용이라고 보실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하지만 저희는 정말 전체 100% 중 이제 1%, 2%를 시작했을 뿐이다.
여러 가지 앱과 생태계를 통해 저희가 가지고 있는 10억 개, 100억 개의 NFT들이 조명받고 질서가 잡히고 각자 다르게 가치가 매겨진다면, 혹은 밖에서 다른 유니버스의 NFT들이 들어와서 새로운 가치가 생긴다면, 이 프로젝트는 ‘재활용’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창출될 가치들을 생각하면 그렇다.
Q. SDK로 만들 수 있는 게임의 장르는 그냥 ‘무한대’라고 생각하면 될까?
A. 강: 그렇다. 그리고 게임이 아닐 수도 있다. 이를테면 채팅앱을 만들 수도 있는데, 여기에 <메이플>의 리소스를 쓰고 NFT를 쓸 수 있는 거다. 제공되는 리소스가 20년 넘는 세월 100명 넘는 디자이너들이 매일 만든 것이어서 매우 방대하다. 이걸 누군가 처음부터 만든다면 엄청난 노력이 들 텐데, 이걸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거다.
Q. 타 프로젝트와의 제휴도 이뤄질 수 있을까?
A. 강: 그렇다. 일단은 웹3는 탈중앙화되었고, 자유로운 소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테면 BAYC 같은 NFT도 자유롭게 들어올 수는 있다. 그런데 가만히 두기만 했는데 모든 게 자동으로 성사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다른 NFT 프로젝트를 우리 게임에 쓰게 해주면 우리도 반대로 똑같이 해주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어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한다.
Q. 장기 프로젝트인데, 내년 GDC에서도 발표할 결과물이 나올까?
A. 강: 그러면 좋겠는데, 일단은 확정적으로 정해놓은 것은 없다. 일단은 <메이플 N>이 잘 되어서 유저들이 충분히 몰려 주는 것, 그리고 이들이 단순히 ‘P2E 유저’로 게임을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웹3의 대중화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어주는 것이 저희의 최고 목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