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특별하다. 저마다 가지는 능력도 다르지만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어떤 형태로든 표현되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예술의 경우에는 사람들에게 미학과 재미에서 다양성을 제공한다.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색다른 변화를 주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 할 내용은 그런 특별한 경험을 가졌던 한 인디 개발자의 이야기이다. / 디스이즈게임 김규현 기자
안개비에 젖은 1차선 아스팔트 음침하고 불길해 보이는 숲
그리고 페인트가 벗겨진 작은 세단 한 대
나는 이걸 타고 가야 한다.
번적이는 고급 스포츠카와 눈부신 야경 깔끔한 도로에서 펼치는 질주 본능
우리가 그간 경험했던 레이싱 게임의 로망 따윈 없다.
시시각각 백미러를 훑는 불안한 시선
검은 양복이 남자들에게 뒤를 따라 잡히면
나는 죽는다.
이 암울한 게임을 만든 개발자 온드레이 스바틀레나
이 게임은 33년 전, 그의 경험에서 시작된다.
1984년 체코슬로바키아 (현 체코 공화국)
소련의 지시를 받는 공산 독재 정권이 국민들의 자유를 억압하던 시절
정권의 끄나풀역을 강요 받은 의붓아버지와
프라하의 봄 이후 절망에 빠진 어머니는
탈출을 결심한다.
어린 스바틀레나가 3주짜리 보이스카우트 여름캠프에서 돌아오자마자
기관에는 여행이라고 알린 뒤 오랜지색 다치아 1310에 탑승한 세 가족
유고슬라비아 (현재 슬로베니아)에서 오스트리아로 이어진 산악지방 탈출루트
비밀경찰의 미행을 피해 오직 밤에만 차량으로 4시간, 다시 도보로 4시간을 이동
바로 아래 국경 초소에서는 기관총을 든 군인이 군견과 함께 수색 중이었다.
가시밭 숲을 헤맨 끝에 가족과 탈출에 성공한 소년 스바틀레나는
레이싱 게임을 처음 접한 뒤 그 날의 기억을 게임으로 옮기겠다는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기존 레이싱 게임의 차량 물리 효과는 그 날의 분위기를 낼 수 없어서
결국 스베틀라나는 유니티 엔진과 C# 언어를 독학하고 개발팀을 모은다.
이 오픈 월드 드라이빙 게임은 레이싱 게임 중에도 특이하게 호러형 생존을 소재로 한다.
그 모티브가 된 그 날 밤, 거칠고 굴곡진 도로를 주행하던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스바틀레나와 개발진은 사실적인 자동차 주행과 추격전 인공지능을 시험하고 있다.
개발 중인 이 게임의 이름은 아직 없지만
프로토 타입 영상이 포럼과 채널에서 색다른 시도로 호평을 받았으며
출시될 그 날을 향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특별하다.
저마다 가지는 능력도 다르지만 남들이 느낄 수 없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개인의 특별한 경험을 승화해 대중에게 새로운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게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경험이 모여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음을 우린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