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적자 30억 원. 그 병원이 기적이라 불리는 이유

혹시 <던전앤파이터>나 <사이퍼즈>, <피파온라인 3>를 해보셨나요? 아니면 '네코제'나 '메이플스토어'에서 무언가를 산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자랑해도 좋습니다. 한국 유일의 어린이 재활 병원에 주춧돌 하나를 놓으셨으니까요. 넥슨을 포함한 500개 기업과 시민 1만 명의 기부로 세워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왜 '기적의 병원'이라고 불리는 걸까요? //디스이즈게임 장이슬 기자

3년 간의 준비 끝에 2016년 3월 개원한 '기적의 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이름은 조금 생소하지만, 총 건립비용 440억 원 중 넥슨과 유저들이 200억 원을 기부해 세워진 병원입니다. 물론 넥슨만 힘을 쓴 건 아닙니다. 마포구청, 서울시, 보건복지부와 500개 기업, 1만 명의 시민들이 함께 입을 모은 덕분이죠. 큰 돈이 들어가는 병원 설립을 기부만으로 해냈다는 것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이 병원이 기적이라 불리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외 어린이 재활 전문 병원, 서울 외 지역 어린이 재활 전문 병원은 국내에 없습니다. 재활 치료, 특히 어린이 치료는 많은 전문가와 좋은 설비가 필요하지만, 수익과 인력의 문제로 전문 병원이 드뭅니다. 재활 훈련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많은데 전문 병원도 찾기 힘들고, 일반 병원의 재활병동도 수가 적어 대기 시간이 계속 늘어나는 형편입니다. 

이마저도 입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병원이 적자를 보는 보험 구조 탓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회복이 얼마나 되었는지, 재활 치료가 얼마나 차도를 보였는지와 관계없이 퇴원을 하는 일도 많습니다. 병원에서 병원으로, 또 병원으로. 재활 치료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사람들. 환자 커뮤니티 등에서 '재활난민'이라는 표현이 나온지 오래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어린이 재활전문병원을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기적일지도 모릅니다. 바싹 마른 땅에 꽃 한 송이가 피면 기적이라고 부르듯 말이죠. 

2016년 4월 개원한 넥슨어린이재활전문병원. 푸르메재단의 발표에 따르면 1년간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3만 6천 명이며, 예약하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은 780명 이상입니다. 한 해 동안 병원을 운영한 결과, 수익은 '30억 원 적자'. 올해도 넥슨과 여러 기업, 시민들이 기부를 잇고 있지만 재활병원 특성상 적자를 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제는 꽃 한 송이가 핀 기적이 아니라, 다른 꽃도 싹틔울 수 있도록 메마른 땅을 가꿀 때입니다. 

지역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과 정부 지원에 대한 법안은 2016년 10월 이후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