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연말을 장식할 스팀의 겨울 세일도 돌아왔다. 오늘부터 2주 뒤인 1월 5일 오전 10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불과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진행됐기에 이번에는 눈여겨볼 품목이 별로 없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번 세일에서 새롭게 스팀 플랫폼 내 역대 최저가를 기록한 멋진 게임들이 많아 그중 9가지를 선정해 보았다. 올해 갓 출시한 ‘최신작’도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으니 조금 더 저렴한 구매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해 보자.
3인칭 슈팅 장르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바이오하자드 4>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2005년 출시한 원작은 시리즈 기존 타이틀과 전혀 다른 ‘숄더뷰’ 시점을 최초로 도입하면서 생생한 액션, 몰입적 연출, 그리고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난이도 설계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바이오하자드 RE:4>는 캡콤이 자체 제작한 RE 엔진으로 리메이크되었다. 같은 엔진을 활용했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그래픽을 통해 원작의 음산하고도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잘 재현했다. 정교한 레벨 디자인, 긴장감을 위해 한층 높인 난도, 진일보한 시청각 효과로 원작의 재미를 훌륭히 재현하고 있다.
판매가: 36,350원 (-50%, 원가 72,700원)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추천 비율 97%)
<발더스 게이트 3>이 정식 출시 이래 첫 할인에 돌입했다. 2023년의 수많은 수작 중에서도 최고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마이너 취향으로 분류되는 D&D, CRPG, 턴제 전투 장르 게임이지만 전 세계적 인기를 끈 점이 특징. 출시 직후 최대 동시 접속자 87만 명을 기록했으며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최대 15만 명 수준을 유지 중이다.
상호작용, 전투, 스토리 등 인게임 콘텐츠의 모든 측면에서 유저의 선택이 유의미하고 깊이 있게 반영되는 디자인이 게임 매체의 본연적 재미를 일깨운다. 100시간을 웃도는 게임 볼륨, 높은 리플레이 가치, 손수 제작한 수백 시간 분량의 컷씬, 입체적 캐릭터, 빠져드는 스토리, 웅장한 BGM 등 프로덕션 퀄리티 전반에서도 현세대 표준을 넘어서고 있다.
판매가: 59,400원 (-10%, 원가 66,000)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추천 비율 96%)
앞선 두 작품에 이어 인기 검증을 충분히 거친 또 하나의 명작이 역대 최저가를 경신했다. <갓 오브 워> PC 버전은 2018년 PS4용으로 먼저 출시했던 원작을 이식해 2022년 1월 재출시한 작품이다. 7편까지 이어지며 탄력을 잃고 잊히던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다시 궤도에 올린 타이틀로 평가받는다.
크레토스는 무대를 그리스·로마에서 북유럽으로 옮겨 북구 신화의 신들을 상대한다. 기존보다 무게감 있고 파괴적인 액션, 음울하지만 조금 더 공감을 살 수 있는 스토리를 도입해 새로운 재미를 불어넣었다. PC판의 경우 수준 높은 이식 수준으로도 칭송받았다.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였던 장대한 보스전의 부재는 단점으로 꼽힌다.
판매가: 26,400원 (-50%, 원가 52,800)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추천 비율 96%)
2014년 출시한 1인칭 퍼즐 게임 <탈로스 법칙>(‘탈로스 프린시플’로 더 잘 알려져 있다)의 후속작. 전편은 정교하게 짜인 퍼즐과 SF적 상상력으로 표현된 철학적 스토리라인으로 호평받았으며, ‘꼭 플레이해야 할 퍼즐 게임’에 자주 선정된다.
지난 11월 출시한 <탈로스 법칙 2>은 NPC와의 대화 등 스토리 콘텐츠들을 추가, 내러티브를 한층 강화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더 나아가 퍼즐 풀이에 필요한 도구들이 차례차례 해금되며 복잡성을 더하던 1편의 문법을 계승하는 한편, 신규 퍼즐 기믹들까지 더함으로써 게임플레이 재미도 심화했다.
판매가: 25,600원 (-20%, 원가 32,000)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추천 비율 96%)
2023년이 <발더스 게이트 3>의 해였다면, 2022년은 <엘든 링>의 해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 2월 출시해 동시접속자 수 최대 95만 명을 기록하는 등 기록적 인기를 자랑했던 <엘든 링>이 역대 최대 할인에 돌입했다.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소울라이크 장르에 대중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도 <엘든 링>은 <발더스 게이트 3>과 겹치는 지점이 있다. 프롬소프트웨어의 기존 작품들에 비해 오픈월드 및 RPG적 성장 시스템을 적극 도입한 결과, 유저 각자가 성향과 실력에 따라 모험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자유도 강화, 난이도 조절, 탐험의 재미 부여에 모두 성공하면서 대중적 작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판매가: 38,880원 (-40%, 원가 64,800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 (추천 비율 92%)
원작 팬들 사이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로보캅: 로그 시티>도 할인에 돌입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90년대 SF 액션 영화 <로보캅> 시리즈를 각색했다. 영화 원작 게임이 대형 개발사의 손에서 트리플A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과는 달리, 소형 개발사가 오래된 IP를 AA급 작품으로 만든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인기 비결은 뛰어난 원작 재현이다. 거대기업이 지배한 인간성 상실의 사회, 타락한 인물 군상, 첨단 제품이자 경찰이라는 이중적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는 로보캅의 내면 등 주제 의식을 구구절절 녹여냈다. 총격, 수사, 대화, 육성 등 핵심 메카닉에서도 원작의 다양한 디테일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다소 어설픈 애니메이션과 짧은 플레이타임 등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원작을 모르는 유저에게도 추천하기 힘들다.
판매가: 37,100원 (-30%, 원가 53,000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 (추천 비율 93%)
<바이오하자드 RE:4>와 더불어 2023년의 ‘좋은 리메이크’ 게임으로 꼽히는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가 최저가를 경신했다. 15년 동안 이뤄진 기술적 변화를 아낌없이 반영해 원작의 매력을 심화한 것이 게임의 성공 요인이다.
이시무라 호의 어두운 선내, 괴물 ‘네크로모프’의 끔찍한 외형, 신체 절단 시스템의 고어함을 시각적으로 강화했으며, 유저의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긴장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긴장감 디렉터’ 시스템을 도입해 스릴을 더했다. 창의적인 전투를 가능하게 한 무기 시스템 개편과 오브젝트 투척 시스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판매가: 26,400원 (-60%, 원가 66,000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 (추천 비율 91%)
더 게임 어워드(TGA) 2023에서 인디게임 부문을 수상한 <씨 오브 스타즈>도 출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할인 중이다. 슈퍼패미콤(SNES)시절의 JRPG 감성을 노린 미려한 도트 그래픽, <크로노 트리거>의 미츠다 야스노리가 참여한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호평이다. 모험하는 내내 그 시절의 감성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게임의 주된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단점을 지적하는 유저들도 많다. 특히 스토리상 후반부에 펼쳐지는 갑작스러운 전개는 다소 당혹감을 안긴다는 평가. 또한 주인공의 몰개성과 긴장감을 느끼기 힘든 전투 난이도 역시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판매가: 30,000원 (-20%, 원가 37,500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 (추천 비율 88%)
<씨 오브 스타즈>와 동일한 고전 JRPG 스타일 인디 작품이다. 그 시절 감성을 되살리는 데 집중한 <씨 오브 스타즈>와 비교해 몇 가지 두드러지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다. 우선 고전 RPG 특유의 시스템적, UI적 불편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축소, 개선했다는 점이 첫 번째 호평 요소다. 특히 이른바 ‘노가다’로 불리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대한 배제했다.
또한 캐릭터 행동으로 증감하는 ‘오버드라이브’ 수치를 통해 전투에 독자적인 전략성을 더했다. 중반부 이후 등장하는 세계관 고유의 메카 ‘스카이아머’는 탐험과 전투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해준다. 탄탄한 게임성 외에도, 단 한 명의 개발자가 약 7년에 걸쳐 개발했다는 뒷이야기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판매가: 19,500원 (-25%, 원가 26,000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 (추천 비율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