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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TL, 마지막 스킬은 '랭커 전용'?

22일 소통 방송에서 언급... 오해? 진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3-12-26 18:31:08
엔씨소프트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가 '랭커 전용 스킬'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진행된 첫 라이브 소통 방송에서 특정 주간 콘텐츠의 상위 랭커가 새로운 스킬을 익힐 수 있게 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 배경이다.

지난 22일 진행된 소통 방송 내용에 따르면, 1월 말일부터 <TL>에는 '저항군 이벤트'라는 신규 콘텐츠가 시작된다. 저항군 이벤트는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는 주간 대회로, 상위 랭킹에 든 유저들은 현재 비어있는 마지막 사용·활성 스킬(액티브·패시브 스킬)을 익힐 수 있다.

그런데 해당 내용은 라이브 방송에서 간략하게 언급되고 지나간 탓에, 저항군 이벤트의 구체적인 진행 방법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TL> 공식 커뮤니티에 '랭커 전용 스킬' 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작성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TL> 스킬창. 각 무기의 사용 스킬과 활성 스킬이 하나씩 비어 있다.




# 스킬 얻을 수 있는 저항군 이벤트, 그 내용은?

CBT 당시 '저항군 이벤트' 공지사항 (출처: <TL> 공식 홈페이지)

저항군 이벤트는 이미 지난 5월 CBT 기간에 진행된 바 있다. 

CBT 당시 저항군 이벤트는 몬스터 처치 수, 장비 제작/용해/성장 횟수, 지역 이벤트 순위 달성 등 일자 별 미션을 진행해 획득하는 포인트로 랭킹을 산정해 상위 50명의 플레이어에게 영웅 스킬북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PvP를 강제하거나 육성이 늦는다고 경쟁에서 배제되는 방식은 아닌 셈이다.

참고로 CBT 당시 <TL>은 레벨에 따라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현재의 방식과 달리, 영웅 등급 이상 스킬은 스킬북을 얻어 학습해야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업데이트 로드맵 상 저항군 이벤트를 통한 스킬 해금은 CBT 당시 시스템의 잔재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라이브 방송에서 공개된 업데이트 로드맵

다만 향후 추가될 저항군 이벤트에서도 ①CBT와 동일하게 매주 50명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인지 ②한번 스킬을 해금한 유저는 다음 주 선정 인원에서 제외될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에 문의한 결과,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저항군 이벤트를 통해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지급 스킬과 인원 등 상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콘텐츠의 성격과 무관하게, 캐릭터 스킬은 경쟁형 콘텐츠의 랭킹 보상으로 설정하기에 그 무게가 지나치게 컸던 모양이다. 유저들은 "스킬로 장난치는 거 아니냐", "스킬 강화도 아니고 스킬을 보상으로 준다니", "차라리 한정 코스튬을 지급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만약 매주 50명씩 신규 스킬을 배울 수 있더라도 결국 현질을 통해 빠르게 강해진 유저부터 혜택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종옥 PD는 "캐릭터 성장축을 BM으로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게임 내에서 드랍되는 영웅 등급 아이템 및 캐릭터 육성 재화를 거래소를 통해 구매한 유저들이 저항군 이벤트의 PvE 임무에서도 우위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CBT 당시 저항군 이벤트 1일차 미션



# 스킬 차등 지급? P2W 아니어도 화난다

안종옥 PD가 이야기한 것처럼 현재 <TL>은 성장에 필요한 재화를 게임사가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패스형 상품과 꾸미기 아이템을 제외하면, 현재 엔씨소프트가 <TL>을 통해 돈을 버는 경로는 루센트(유료 재화)를 사용하는 '거래소' 하나뿐이다. 게임 내에서 유저들이 얻는 장비와 성장 재화가 경매장을 통해 서로에게 유통되고, 엔씨소프트는 그 과정에서 수수료로 유료 재화를 회수하는 구조다. 

이는 성장 방법을 제한하고 게임사가 직접 '스펙'을 판매하는 기존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와는 다른 문법이다. 게임 내에서 생성되는 결과물이 게임 내에서 유통되는, 시장 외부의 간섭이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완전히 홀로 즐기는 형태의 게임이 아닌 한, (특히 RPG 장르에는) 플레이어 간의 격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게임에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다르고, 동일한 시간 게임을 즐기더라도 아이템 드랍 여부 등 운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성장 격차로부터 성장에 대한 수요가 촉발된다.

PvP가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디아블로 2> 조차 좋은 옵션의 장비는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유통된다.
(사진: Traderie.com)

작금의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TL>에서 BM의 상당 부분을 내려놓았다. 게임 내에서 경제가 순환되도록 패키지나 확률형 아이템 등을 통한 재화 공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거래소 수수료 매출과 꾸미기·패스형 아이템으로 BM을 구성했다. 지금까지는 이른바 '맹독성' BM에서 탈피한 모습이다. 

BM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TL> 또한​ (여느 MMORPG가 그러하듯) 여전히 캐릭터 간 분명한 격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마땅히 할 수 있어야 하는 영역'의 무언가를 경쟁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되었든 유저 입장에서는 큰 불합리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엔씨소프트는 CBT 이후 시스템을 쇄신해 레벨에 따라 스킬이 해금되는 현재의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콘텐츠를 통해 상위 유저부터 스킬을 얻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유저들이 불만을 표하는 이유다. 



# 지금 유저들은 '자라 보고 놀란' 상태

만약 저항군 이벤트가 CBT 기간 이뤄진 것과 동일하게 <TL>을 즐기는 유저 모두가 충분히 참가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고, 매주 차등적인 스킬 해금이 이뤄진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국에는 모든 유저가 보상 스킬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공지된 내용에 따르면 최선의 가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간 이벤트 보상으로 신규 스킬을 설정함으로서 게임 플레이를 독려하는 효과보다는 그로 인해 스킬을 늦게 얻게 되는 대다수 유저의 불만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당장으로선 저항군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껏 개발진들이 유저의 피드백을 수용해 게임을 개선해 온 모습을 감안하면, 저항군 이벤트 또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유저와의 신뢰 관계 회복을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듀서의 편지, 라이브 소통 방송 등을 통해 게임의 업데이트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밝혀 왔다. 유저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지만, <TL> 개발진은 <TL>의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과도한 BM을 배제하고 PvE와 PvP 플레이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TL>에는 저항군 이벤트 이외에도 아크 보스 레이드, 공성전, 세금 수송 작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소통 과정에서 다음 콘텐츠를 기다리는 유저를 놀라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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