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닌텐도 스위치에도 R4와 같은 플래시 카트리지가 등장했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업체 '미그 스위치'(Mig Switch)가 내놓은 동명의 제품이다. 미그 스위치는 플래시 카트리지 이용을 위해 별도의 기기 개조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닌텐도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미그 스위치 이용을 막을 수도 없다고 주장하며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닌텐도 스위치에 적용할 수 있는 커스텀 펌웨어 등은 있어 왔지만, 특정 연식의 기기를 물리적으로 개조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었다. 미그 스위치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그 스위치는 닌텐도 스위치가 출시된 지 약 7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처음으로 나온 플래시 카트리지인 셈이다.
당연하게도 미그 스위치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제품은 단순히 정품 카트리지 구매자들을 위한 백업용 제품이며, 롬 구동을 금지하고 백업된 게임만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그 스위치의 등장이 화제가 되며, 누가 미그 스위치를 제작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모던 빈티지 게이머(Modern Vintage Gamer)는 영상을 통해 불법 개조 게이밍 기기와 불법복제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유명 범죄 집단 팀 제큐터(Team Xecuter)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던 개리 바우저가 연관되었다고 주장했다.
개리 바우저의 모습
미그 스위치 공개 소식을 단독으로 알린 인터넷 언론사 After Time X는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해당 시점부터 DNS 기록에서 바우저의 도메인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우저는 팀 제큐터의 일원으로서 불법 기기를 홍보했다는 이유로 2020년 40개월 형을 선고받고 작년 4월 모범수로 조기 출소했다. 바우저는 이때 당시에도 불법 기기 홍보에 MaxConsole이라는 이름의 위장 언론사를 활용한 바 있다. 참고로 바우저는 여전히 1,450만 달러(약 19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배상금을 닌텐도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그 스위치가 공개되며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팀 제큐터가 배후에서 다시 활동을 시작하려는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닌텐도는 아직 미그 스위치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불법 기기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