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첫 공성전을 앞두고 자세한 진행 방식이 공개됐다. <TL>의 첫 공성전은 서버별로 2월 2일부터 2월 4일 사이에 진행된다. <TL> 개발진은 '빅 이벤트'인 공성전에 앞서 신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저항군 이벤트를 진행하고, 무기 조합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근원마(근거리, 원거리, 마법) 스탯 통합을 추진하는 등 사전 작업에 한창이다.
<TL> 안종옥 PD는 17일 프로듀서의 편지를 통해 2월 진행될 공성전에 대해 설명하고, "꼭 반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새로운 유입 분들을 맞이하며 들뜬 기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그 기분, 꼭 느끼게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라며 계속해서 <TL>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리니지> 시리즈의 그것과 같은 명칭이지만, <TL>의 공성전은 차별화를 위해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는 인상이다. 2월 진행될 '<TL>의 공성전'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공성전은 스톤가드 성을 차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는 대규모 PvP 전쟁이다. 스톤가드 성을 차지한 길드는 성에 누적된 세금의 일부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1월 18일 크림슨 서버 기준, 스톤가드 성에 누적된 세금은 총 104억 솔란트(무료 재화)와 166만 루센트(유료 재화)다. 일부만 얻을 수 있다고 해도 누구나 탐낼 수 밖에 없는 엄청난 규모다. 참고로 기자는 10만 솔란트와 187 루센트를 갖고 있다.(...)
스톤가드 성을 점령하는 법은 간단하다. 약 45분 내에 공격 측 길드장이 가장 안쪽에 있는 왕좌와 상호작용하고 3분 동안 생존하면 된다. 물론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스톤가드 성은 외성과 내성이 둘러싸고 있으며, 각 성문을 열려면 성 안으로 진입한 인원이 2개의 레버를 동시에 조작해야 한다.
성에 진입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지상에서는 유저가 직접 변신하는 거대 생명체 골렘을 활용한 전략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공성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골렘은 총 네 종류다. 강력한 근거리 공격으로 성벽을 파괴하는 스톤크래셔, 원거리에서 성벽에 화염구를 발사할 수 있는 게이트해머, 성벽 위로 뛰어올라 안에 있는 적군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점프어태커, 아군을 태워 성벽에 올릴 수 있는 배틀캐리어 등 지상 전투에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다.
골렘을 활용한 공성전이라는 개념은 <리니지2>에서 먼저 시도된 바 있다. 당시에는 소환수 형태로 전장에 불러내는 형태였지만, <TL>에선 유저가 직접 골렘으로 변신해 성을 공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물론, 골렘의 종류 또한 4가지로 다양해졌다.
<TL>의 골렘 배틀캐리어
<리니지2>의 시즈 골렘
지하로부터 성에 침투하는 전략도 있다. 스톤가드 성에는 외성과 내성에 각각 하수구가 존재한다. 하수구는 철망으로 막혀 있지만, 하수구에 서식하는 쥐를 상대로 적의 배후로 이동하는 단검의 '그림자 습격'과 같은 스킬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내부에 침투할 수 있다.
<TL>은 무기를 교체하면 해당 무기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단검을 착용하고 지하로 진입할 침투조를 구성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무기와 스킬셋을 다시 교체하는 동안에는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지하에선 하수도를 둘러싸고 공격과 수비 측의 치열한 접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성의 하수도는 비가 오면 물이 차서 진입할 수 없어지기 때문에 성장 랭킹 1위 유저만 사용할 수 있는 기상 변화 스킬 '초월의 권능: 폭우'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은 하늘에서 성으로 강하하는 공수작전이다. <TL>에는 일정 주기로 전체 맵을 경유하는 부유 고래 '기간트리테'가 있다. 공성전 진행 도중 기간트리테가 등장하면, 그 위에 탑승했다가 스톤가드 성을 지날 때 하늘에서 낙하해 성 안에 진입할 수 있다.
지상에서, 지하에서, 하늘에서 작전이 펼쳐진다. 공성전은 대규모 '팀전'이다. 누군가는 전황을 파악해야 하고, 누군가는 지시를 내려야 하며, 누군가는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 공성 측과 수성 측 모두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공성전은 승자가 모든 보상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전쟁에 몰입할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패배한 측의 박탈감과 도저히 성을 넘볼 '각'이 보이지 않는 약자들의 참전 포기를 유발하는 면이 있다.
<TL>의 공성전에는 성을 점령하는 길드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점을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다. 우선 성내에 분포돼 있는 약탈지를 점령하면 점령 길드는 약탈지에 배정된 세금을 가져갈 수 있다. 약탈지의 분배는 5분마다 발생하며, 분배 시점에 약탈지를 점령한 길드에게 약탈지에 배정된 세금의 일부가 즉시 지급된다.
만약 군단이 약탈지를 점령하고 뺏기지 않는다면, 약탈지에 배정된 세금은 모두 최종 승리 보상에 더해져 군단의 몫이 될 수 있다. 스톤가드 성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약탈지를 포기할 것인지, 모든 이권을 목표로 할 것인지 전략적 판단이 중요한 지점이다. 군소 길드 입장에선 성에 진입해 약탈지를 점유하는 것을 목표로 싸울 수도 있다.
스톤가드 성 '시가지 약탈지'의 모습.
두 번째 공성전 이후 진행되는 '세금 수송'이라는 변수도 있다. 공성전의 승자가 결정된 후 스톤가드 성에 누적된 세금의 약 9분의 1에 해당하는 비엔타 마을 세금은 군단을 통해 스톤가드 성으로 이송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세금을 둘러싸고 협곡과 평야를 오가는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
만약 군단이 세금 수송에 실패하면 반대 세력으로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세금을 빼앗기게 된다. 성을 점령한 연합이 생기는 순간, 다른 모든 유저들에겐 '공공의 적'이자 쫓아가서 때리면 보상을 떨어뜨리는 '보물 고블린'이 되어 버리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PvP가 주인 MMORPG에선 수적으로 열세에 있더라도 강자인 연합이 (일명 '통제'라고 불리우는)보복을 시사하며 어깃장을 놓으면 다수의 약자가 굴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TL>은 현재 PvP에서 유저 간의 성장 격차로 인한 차이가 그리 크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고스펙 유저도 적당히 캐릭터를 육성한 유저 2명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소수와 다수의 싸움이 일어나면 개인의 강함과 별개로 다수가 고지에 서게 되는 구조다.
또한, 공성전 이외의 PvP는 전체 필드 이벤트에서 절반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는 분쟁 이벤트, 2시간 당 30분씩 찾아오는 밤 시간대의 필드 던전에 국한된다. 공성전이 끝나고 보복을 하려고 해도 당하는 입장에서 피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PvP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현재 <TL>의 유저층은 PvE 유저와 PvP 유저로 명확하게 나뉘어 있다. PvP 유저도 캐릭터를 육성하려면 협력 던전, 길드 레이드 등 PvE 콘텐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표현하면 PvP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와 즐기지 않는 유저로 나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상술했듯 콘텐츠 구성 면에서도 PvP는 확실하게 PvE와 격리되어 있다. PvP를 즐기려면 지역과 시간대가 모두 맞아야 한다. '나는 다른 유저와 싸우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야 PvP가 벌어지는 방식이다.
또한 PvP를 즐기려면 길드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데, 유저 입장에선 길드에 가입하는 단계부터 PvP 길드와 PvE 길드 중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해 들어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PvE 유저들은 아예 PvP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위권 길드는 모두 PvP 길드다.
공성전은 'MMORPG의 꽃'이라 불리운다. 물론 공성전을 즐기는 유저들 사이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다. <TL>은 유저와 길드의 성향이 이원화되어 있는 만큼, 첫 번째 공성전은 PvP 길드(에 속한 유저)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수송 콘텐츠가 시작되는 두 번째 공성전, 그리고 그 이후에 계속될 전쟁은 어떻게 흘러갈까?
PvE와 PvP, 물과 기름인 것만 같은 두 층위의 유저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TL>의 목표는 이뤄질 수 있을까. <TL>의 공성전이 '<TL>의 꽃'이 될지, 아니면 하는 사람들만 하는 '뻔한 콘텐츠'가 될지는 앞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