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개발된 게임은 재미없을 거라는 생각을 버려라!
<듀크 뉴캠 포에버>라는 게임은 '출시 연기'의 대명사로 꼽힌다. 1997년 첫 공개돼 15년 만인 2011년 게임이 겨우 출시됐으니 당연하다. 출시 연기를 거듭하면서 엔진과 개발사가 바뀌기를 거듭하다 보니 결과물도 시원찮았다. 이런 역사에 남을 출시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는 게임에는 늘 "OO 장르의 <듀크 뉴캠 포에버>냐?"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지금은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이하 리링크)는 <듀크 뉴캠 포에버>급은 아니더라도, 개발 기간이 제법 긴 게임이다. 2016년 첫 공개됐으니, 공개 후 출시까지만 8년이 걸렸다. 공개 전 개발 기간을 생각하면 더 많을 것이다. 그 와중 게임의 완성도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사건도 있었다. <리링크>는 본래 '플래티넘 게임즈'와 '사이게임즈'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지만, 2019년 사이게임즈 단독 개발로 전환됐다.
길어진 개발 기간의 이유에 대해 사이게임즈는 인터뷰에서 협업이 종료되고 개발 주체가 바뀌면서, 인원 및 스튜디오 세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답했다. 참고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사이게임즈 오사카 스튜디오의 첫 콘솔 게임이다.
그렇다면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개발 기간만 엄청나게 긴, 완성도가 부족한 게임일까? 게임의 엔드 콘텐츠까지 싹싹 핥아먹은 결과 다행히 답은 "아니"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좋은 게임이다. 재미있다. 일본식 액션 RPG의 장점만 가져와 잘 다듬은 느낌이다.
주의: 게임의 흐름, 스토리, 등장 동료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플레이 기종은 PC입니다.
# 탄탄하게 만들어진 기본적인 ‘액션’ 시스템
서두에서 <리링크>를 잘 만들어진 일본식 액션 RPG라고 언급했는데, 기자가 편의상 사용한 단어다. 명확하게 정의된 단어는 아니다.
편의상 리뷰에서는 일본에서 개발돼, 미소녀와 미소년이 나오는 애니메이션풍 그래픽 속에서, 온갖 화려한 스킬을 사용하며 보스 몬스터를 공격하고, 보스 몬스터 역시 기술의 이름을 알려 주며 화려하게 반격해 오고, 적을 공격하다 보면 ‘브레이크’ 상태가 발생해 공격을 실컷 할 수 있는 찰나의 시간이 주어지고, 최종 보스전에서는 장대한 보컬곡이 흘러나오며 화려하게 싸우는 등의 ‘느낌‘을 가진 게임을 편의상 일본식 액션 RPG라고 칭해 보자.
<리링크> 역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혹자는 <판타지 스타 온라인 2>가 생각난다고 하고, 플레이 영상을 보고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나 <파이널 판타지 16>이 생각난다는 반응을 보낸 사람도 있다. 실제로 크게 다르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러나 <리링크>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조작의 매끄러움이다(위 게임들이 조작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액션 게임에 조작에는 두 가지 갈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동작을 사용하면 그 동작의 애니메이션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다른 행동을 할 수 없는 경우와, 애니메이션 도중에도 다른 버튼을 누르면 즉시 그 행동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경우다.
<리링크>는 후자에 속한다. 스킬을 사용하는 도중에도 회피 버튼을 누르면 즉시 다음 동작을 수행한다. 애니메이션도 상당히 매끄럽게 동작하기에 게임을 하며 불편함이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후딜레이가 있는 공격을 사용해도 연이어 스킬을 사용하면 모션이 스킵돼 낭비되는 시간 없이 연이어 대미지를 욱여 넣을 수 있다.
조작감이 쾌적한 덕분에 계속해서 공격을 욱여넣는 재미가 있다.
둘째는 화려함을 더해 주는 ‘링크’와 ‘체인’시스템이다. 링크 시스템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적을 공격해 스턴 게이지를 끝까지 축적하면 별도의 UI 출력과 함께 연계 공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근접 캐릭터의 경우에는 즉시 링크 공격을 당하는 몬스터에게 이동한다. 링크 공격을 꾸준히 발동시켜 별도의 게이지를 100% 채우면 ‘링크 타임’이 발동해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적의 행동이 느려진다. 이른바 ‘극딜’을 넣을 수 있는 시간이다.
체인은 원작의 요소를 가져온 시스템이라고 보면 되는데, 복잡하지는 않다. 각 캐릭터가 공격을 통해 오의 게이지를 축적하면 컷신과 함께 강력한 공격을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캐릭터가 연이어 오의를 사용하면 ‘풀 체인’ 효과와 함께 추가적으로 강력한 공격이 나가는 방식이다.
오의를 사용할 때는 몬스터가 경직 상태에서 그대로 공격을 맞아 주기에 상당히 중요한 시스템이다. 누가 오의를 처음으로 사용하냐도 중요한데, 체인 시 나가는 추가 공격은 처음 오의를 사용한 캐릭터의 속성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적 몬스터의 약점 속성으로 풀 체인을 사용할 경우에는 정말 많은 대미지를 넣을 수 있다.
체인 시에는 별도의 일러스트가 출력된다.
보스의 패턴 직전에 오의를 사용해 붙잡거나
오의 연계를 위해 주어진 시간이 넉넉한 편을 이용해 일부러 연계를 늦게 하는 방식으로 딜 타이밍을 늘릴 수 있다.
# 캐릭터 조작의 재미
가장 중요한 부분은 캐릭터성이 강조된 액션 게임인 만큼, 각 캐릭터의 개성을 어떻게 잘 살려냈느냐다.
<리링크>의 핵심이기도 하다. 캐릭터는 모두 각자의 고유한 메커니즘과 기믹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믹을 계속해서 수행해야 100%에 가까운 대미지로 공격할 수 있다. 말로만 들으면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각 캐릭터가 가진 조작 체계는 작은 페이지로 하나로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하지 않다.
가령 '요달라하'라는 캐릭터는, 평타를 5회 사용한 후 강공격을 사용하면 무적과 함께 화려한 콤보 피니시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피니시 공격에 성공하면 '막'이라는 별도의 능력을 얻으며, 막의 수에 따라 다음에 사용하는 스킬의 성능이 향상된다.
설명은 단순하지만, 파고들수록 신경써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이런 기믹 시스템은 앞서 말한 <리링크>의 두 가지 장점과 연결된다. 조작이 상당히 매끄러운 편이기에 적들의 공격을 회피하고 계속해서 기믹을 유지하며 몰아치는 재미가 있다. 콤보 공격을 하는 도중에 회피를 사용해도,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곧바로 다음 콤보 공격을 연이어 할 수 있기도 하다. 끝없이 몰아치는 재미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기본적인 조작 체계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이 확연히 체감되는 부분이다.
‘링크 어택’과 ‘스킬’을 사용해 이런 기믹을 꾸준히 수행하는 재미도 있다. 가령 기믹형 공격을 사용하기 위해 특정한 ‘스택’이 필요한 캐릭터는 링크 공격을 사용했을 때 스택이 곧바로 충전된다. 요달라하의 경우에는 링크 공격을 하면 다음 공격은 반드시 콤보 피니시가 되는 식이다.
덕분에 곧 링크 공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 기믹형 공격을 먼저 사용한 후, 링크 어택이 발동 가능할 때 곧바로 사용해 후딜레이를 스킵하고 연이어 기믹형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을 사용할 경우에도 이런 기믹이 충전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기믹이 캐릭터마다 확실히 차별화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단순하면서도 파고들 여지가 많다는 점이 액션 게임으로써 매력이 살아나는 부분이다.
제대로 딜을 몰아칠 때의 재미는 말 그대로 상쾌하다.
어떻게 공격을 몰아칠지 계속해서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매커니즘 하나는 정말 재밌다고 평가받는 제타
많은 부분에서 타이밍 액션이 강조되기에 리듬 게임과 같은 요소가 존재하기도 한다. 각 캐릭터가 특정한 타이밍에 맞춰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하면 성능이 강화되는 기믹이 꼭 하나씩은 존재한다.
가령 총기를 사용해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라캄'은 기본 공격을 연속해서 사용해 게이지를 충전하고, 강력한 4단계 차지 공격을 사용하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대신 일정한 타이밍마다 기본 공격을 사용하면 게이지가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단순한 구조라도 리듬을 맞춰 가며 싸울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해 조작의 재미를 살린 것이다.
더불어 <리링크>에는 방어와 회피 시스템이 각각 존재하는데, 적의 공격을 맞는 순간 방어 혹은 회피를 활용하면 ‘저스트’ 판정이 뜨며 일정 시간 무적과 같은 이점을 받을 수도 있다. 저스트의 타이밍은 널널한 편이다.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기본적인 액션 시스템은 이처럼 탄탄하게 만들어진 편이지만, '록온 카메라 시스템'이 약간 이상하다. 게임을 하다 보면 록온 카메라의 각도가 어색하거나, 계속해서 이상하게 움직이는 움직이는 덕분에 답답할 때가 많다. 이 부분은 추후 개선이 진행됐으면 한다.
# 메인 퀘스트만 즐겨도 재미있다.
리뷰 시작부터 액션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기에 어렵고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리링크>는 초심자를 상당히 배려한 게임이다. 최근 액션 게임에서 보이는 트렌드라 할 수 있는데, 특정 난이도까지는 자동으로 공격을 회피해 주는 ‘어시스트’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적들의 패턴 역시 화려하기만 할 뿐,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피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메인 스토리는 일자 형식으로 길게 만들어진 넓은 맵을 나아가면서, 인물들의 다양한 대사와 함께 전투를 즐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중간중간마다 등장하는 연출과 구조가 상당히 흥미롭게 만들어져 있어 누구나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챕터마다 기승전결의 구조도 잘 살려냈다. 메인 퀘스트는 기대만큼 잘 뽑혔다.
보스전과 함께 흘러나오는 BGM도 훌륭하며, 동료의 AI 역시 알아서 적들의 공격을 회피하고 필요할 때만 버프 스킬을 사용하는 등 탄탄하게 만들어져 있기에 싱글 플레이를 하면서 답답할 일은 없다. 스토리는 우정과 역경 극복이라는 왕도적인 JRPG 전개를 따르고 있기에 원작을 몰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연출이나 기믹이 적절한 타이밍마다 등장한다.
거대한 몬스터와의 보스전도 존재
무엇보다도 사이게임즈가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데는 확실한 노하우를 가진 개발사인 만큼, 캐릭터 게임으로써의 역할을 잘 수행해 냈다. 기본적인 대사 외에도 캐릭터의 음성이 녹음되어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특정 캐릭터가 링크 어택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다른 캐릭터가 호응할 때마다 상호작용 대사가 출력되는 등 준비된 음성이 상당히 풍부한 편이다.
사소한 것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본래 캐릭터를 어필하는 게임은 사소한 부분을 하나하나 챙겨나감으로써 완성되는 법이다. <그랑블루 판타지>라는 IP의 인지도를 늘리고자 하는 사이게임즈의 노력이 확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약간 아쉬운 부분이라면 그래픽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이 썩 좋은 편은 아니고, 원경은 마치 수채화처럼 뭉개 버리는 방식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오래 개발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든다. 출시 초기부터 공개됐던 캐릭터는 추후 공개된 캐릭터에 비해 모델링이 아쉽다는 생각도 있다.
그 대신 최적화가 괜찮다. <리링크>가 PS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 만큼 PC에 대한 최적화를 걱정하는 게이머가 종종 보이곤 하는데, 3070Ti 기준으로 눈에 띄게 프레임이 떨어진 적은 없었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최대 프레임 역시 120까지 지원한다. 다만, 스팀 덱에서는 30프레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가 어려운 편이다.
액션 게임에는 프레임이 생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가산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라도 보통 멀티 플레이를 할 때는 프레임을 위해 옵션을 낮추는 경우가 많기에, 앞서 말한 그래픽의 아쉬움이 그다지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가진 게임은 그래픽의 수준보다는 색감과 광원의 조화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리링크>는 원작의 색감을 잘 살려낸 편이기도 하다.
'일러스트'로 유명한 <그랑블루 판타지>인 만큼, <리링크>에서도 그 특유의 아트 감성을 잘 살려냈다.
# 멀티 플레이와 엔드 콘텐츠는?
<리링크>는 최대 4인으로 진행되는 멀티플레이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게임이다. 게임의 핵심인 ‘링크’와 ‘체인 시스템’부터 협동을 전제로 했기에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랜덤한 퀘스트를 랜덤 매칭을 통해 진행하는 '셔플 퀘스트'의 보상이 중요하기에 육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도 있다.
멀티플레이 진행 방식은 <몬스터 헌터> 시리즈처럼 구성되어 있다. 거점에서 다양한 퀘스트를 받고 매칭을 통해 멀티플레이 인원을 꾸리거나, AI와 함께 진행하는 식이다. 한 게임 당 소모되는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은 편이다.
캐릭터 육성은 다양한 갈래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퀘스트 보상으로 주어지는 ‘어빌리티 포인트’를 모아 각 캐릭터의 공격/방어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무기 레벨 상한 돌파를 통해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으며, 아이템을 합성해 별도의 스킬 능력치를 부여하고, 무기 레벨이 최대에 도달해도 별도의 아이템을 사용해 기본 능력치를 조금씩 강화할 수 있다.
육성 시스템
다량의 재화를 소비해 랜덤한 능력치를 얻는 '한계 돌파' 시스템도 존재한다.
세팅의 핵심은 ‘진’이다. 다양한 부가 효과를 부여하는 일종의 ‘룬’과 같은 개념으로, 장착함으로써 공격력이나 체력을 상승시켜 준다. 회피 시 대미지 증가, 체력이 적을수록 대미지 증가 등 세세한 효과를 가진 진도 있다. 대미지가 극적으로 감소하는 대신 모든 회피를 ‘저스트 회피’로 만들어주는 진이나, 캐릭터의 성능을 극대화시켜 주는 전용 진도 존재한다.
진은 다양한 퀘스트에서 얻을 수 있지만, 능력치가 두 개 이상 붙거나 좋은 효과를 가진 경우는 ‘뽑기’(연성)로 얻어야 한다. 퀘스트 보상이나 필요 없는 재화의 교환을 통해 티켓을 얻을 수 있고, 티켓을 지불해 랜덤한 진을 얻는 방식이다. 최종 난이도까지 진행한 경우에는 일정한 티켓을 사용할 때마다 별도의 강력한 진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캐릭터의 전용 진에 추가적인 효과가 붙어 나오기도 하기에 중요하다.
최대한 여러 가지 스킬을 가진 진을 모아 원하는 구성을 갖추고, 스펙을 높여 높은 난이도의 퀘스트를 더욱 손쉽게 클리어하는 것이 <리링크>의 엔드 콘텐츠인 셈이다.
진의 조합을 통해 원하는 방식으로 캐릭터의 고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좋은 진은 뽑기로 뽑아야 한다. 다행히(?) 유료는 아니다.
상급 연성에서는 '대미지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대신 모든 회피가 저스트 판정'과 같은 특수한 룬도 등장한다.
액션 게임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난이도를 낮춰 주는 진도 많다. 물약의 개수를 증가시켜 주는 진이나, 회피 성능을 강화시켜 주는 진을 장착하면 수월하게 어려운 보스를 공략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 난이도는 세세하게 나뉘어진 편이다. 이지-노멀-하드-베리 하드-익스트림-매니악-프라우드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추가 스토리 분량을 고려하면 익스트림부터 제대로 된 엔드 콘텐츠가 시작된다.
난이도가 많아 복잡해 보이지만 성장을 위해 제공하는 재화량이 많기에 매니악 난이도까지는 이외로 금방 도달할 수 있다. 라이트함을 지향한 만큼 일정 수준까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에는 그렇게까지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프라우드 난이도부터는 확실히 멀티플레이가 요구되는 느낌이다. AI의 성능이 나쁘진 않지만, 강화된 보스의 패턴 덕에 자꾸만 쓰러지는 상황이 자주 나오기 때문. 보스 몬스터를 한꺼번에 상대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AI는 가까운 적만 공격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하나의 보스만 공략하기가 어려워 애로사항이 생기기도 한다.
화려한 공격이 자주 나오지만 집중하면 피하기란 어렵지 않다.
온라인 액션 게임을 많이 해 봤다면 익숙할 기믹을 파훼해야 하는 경우도
# 게임은 재밌으니... ‘롱런’해 줬으면
긴 리뷰지만 한 줄로 요약하면 간단하다. <리링크>는 쉽고,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액션 게임이다. 아군과 협동에 보스 몬스터를 몰아치는 재미가 있다. 조작감이라는 게임의 베이스부터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다져진 게임이 재미없기란 어렵다.
오래 기다린 값을 하는 게임이다. 무언가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것들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판적 시각에서 게임을 검토해 보더라도 잘 만들어진 액션 JRPG라는 평가는 충분히 줄 수 있다. 기자는 리뷰 작성 후에도 <리링크>의 엔드 콘텐츠를 더 즐길 예정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지점이 있다. 리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그렇지만, <리링크>는 출시 시기가 미묘하다. 장르는 다르더라도, <리링크>의 출시일 앞에는 역대급으로 잘 나왔다는 <철권 8>, <용과 같이 8>가 있다. 뒤로는 <페르소나 3>과 <파이널 판타지 7 리버스>가 출격을 기다리는 중이다. 스팀에는 <팰월드>라는 이레귤러까지 등장했다.
패키지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게임사의 AAA급 멀티플레이 타이틀의 출시 타이밍으로는 영 좋지 않아 보인다. 엔드 콘텐츠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길지 않고, 빠르게 콘텐츠를 소모하며 반복 플레이 구간에 플레이어를 진입시키는 느낌도 있다. 요즘 게임에는 '당연히' 있는 PC와 콘솔 간 크로스플레이도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만족스럽게 즐긴 타이틀인 만큼, 대형 타이틀과의 경쟁 속에서도 적극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리링크>가 보다 ‘롱런’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크 시스템 웍스와 협업해 출시한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와 이번에 출시한 <리링크>를 보면, 사이게임즈는 일본 게임 시장에서 자사의 입지를 탄탄하게 해 준 <그랑블루 판타지> 라는 IP를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콘솔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첫 자체 개발작이기도 한 만큼 의미는 더 크다.
장점- 쉽고,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이트한 액션 RPG
- 낮은 진입장벽
- 메인 퀘스트만 즐겨도 느껴지는 확실한 재미
- 탄탄하게 준비된 액션 시스템
- 캐릭터 조작의 즐거움
단점
- 빠르게 소모되고, 반복적인 콘텐츠
- PC-콘솔 간 크로스플레이 미지원
- 종종 사람 화나게 하는 록온 카메라
- 사후지원을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