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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하다" vs "웰메이드" 엇갈리는 TL 첫 공성전 평가

계속해서 시행착오 겪는 TL, 날아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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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2-05 18:42:52
막대한 이권을 놓고 벌어지는 힘과 힘의 맞대결.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의 서비스 이래 첫 공성전이 마무리되었다. <TL>의 첫 공성전은 2월 2일부터 4일까지 각 서버 별 일정에 따라 진행됐다. 10개 서버 중 3개 서버는 수성에 성공했고, 7개 서버는 성의 주인이 바뀌었다.

다양한 유저들이 <TL>을 즐기는 만큼, 공성전에 대한 평가 또한 엇갈리는 모양새다. 혹자는 "공성전의 명가다운 재미있는 콘텐츠"라고 평가하기도 하는 반면, 누군가는 "어르신 취향의 콘텐츠"라고 평하기도 한다.

공성전에 대한 엇갈린 평가, 이유는 무엇일까? 또 엔씨소프트가 <TL>의 운영에 있어 마주하고 있는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 호평: 엔씨소프트의 노하우와 기술력이 녹아 있는 '꿀잼' 콘텐츠

[유저 의견]


▲ <리니지1>, <리니지2> 이후 공성전 중 최고의 몰입감

▲ MMORPG에서 성벽을 부수고 성 안에 진입한다는 것이 놀랍다

▲ 골렘, 기간트리테 등 다양한 전략적 요소를 활용할 수 있다

▲ 대형 연합 소속이 아닌 길드도 활약할 수 있다

▲ 첫 공성전임에도 버그나 렉 없이 진행이 원활했다


PvP 위주로 <TL>을 플레이해 온 유저들은 전반적으로 공성전에 대해 호평하는 것으로 보인다. "45분 동안 정말 숨도 쉬지 않고 재밌게 즐겼다" 등의 후기와 더불어 <TL>의 공성전에 도입된 다양한 시스템에 대한 좋은 평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앞서 예고한 바와 같이 <TL>의 공성전은 엔씨소프트가 쌓아온 노하우와 기획이 모두 녹아있는 형태로 진행됐다. 공성 세력의 진입 방법은 공중, 지상, 지하 3가지 경로가 제시됐다.

수백 명의 유저가 참여한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성벽을 부수고 성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가 있었다. (출처: 유튜브 랑쯔)

특히 골렘 변신 시스템이 많은 유저들로부터 재밌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성전에서는 총 네 종류의 골렘을 활용할 수 있다. 

강력한 근거리 공격으로 성벽을 파괴하는 스톤크래셔, 원거리에서 성벽에 화염구를 발사할 수 있는 게이트해머, 성벽 위로 뛰어올라 안에 있는 적군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점프어태커, 아군을 태워 성벽에 올릴 수 있는 배틀캐리어 등 지상 전투에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시되어 전략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TL>에선 캐릭터 육성 정도에 따른 강함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만큼, 대형 연합에 속하지 않은 길드도 일부 약탈지를 점령하고 이권을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부 서버의 경우 세력이 균등한 두 개의 연합이 중국이나 유럽 유저들로 이뤄진 외국 길드 등의 중립 세력을 포섭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번째 공성전부턴 공성전 승리 연합을 제외한 나머지 유저들이 보상을 얻기 위해 연합을 공격하는 '세금 수송' 이벤트 또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 유저들의 참여도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금 수송은 공성전의 승자가 결정된 이후, 전체의 약 10% 분량 세금을 두고 펼쳐지는 오픈월드 쟁탈 이벤트다.


# 혹평: 굳이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차별점 없는 '노잼' 콘텐츠

[유저 의견]


▲ <리니지> 공성과 다를 게 없다

▲ 개인의 기량보다는 인원수가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 시스템상 연합은 4개 길드로 제한된 반면, 실제로는 더 많은 수의 길드가 연합해 피아식별이 힘들다

▲ 밸런스 문제(특정 무기가 너무 강력하다, 부활 지점 위치가 공성 측에 불리하다 등)


혹평하는 측에서는 주로 밸런스 문제를 지적한다. 공성전 콘텐츠 자체가 시대적으로 뒤떨어졌음을 비판하는 입장도 발견됐다. 우선 밸런스 면에서는 최근 인내력(방어력) 2배 상향 패치에 힘입어 강력해진 장검 이용자가 지나치게 강력하다는 평이다. 

또한 수성에 비해 공성 측은 훨씬 많은 인원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시스템적으로 연합은 4개 길드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같은 공성 세력임에도 서로를 타겟팅하고 공격할 수 있어 공세를 집중할 수 없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성 내에 개별 길드가 약탈할 수 있는 약탈지를 둘러싼 전투를 의도한 시스템으로 보이나, 최초 공성 개시 시점에는 개활지에서 다수의 공성 유저들이 모이는 만큼 조작에 불편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상으로는 4개 길드까지 연합을 이룰 수 있지만, 길드 마크를 통일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수의 길드가 연합을 결성하고 있다.

한 유저는 "어차피 길드 마크를 통일하는 식으로 4개 길드를 넘어 연합을 이루니, 세력을 공성과 수성으로 나누고 각자의 처치 기여 정도에 따라 보상을 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공성전이라는 콘텐츠 자체가 구시대적이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RPG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는 PvP 경험을 압축한 MOBA 장르가 대중화된 시점에서, <TL>과 같은 MMOPvP의 호흡은 너무 느리며 또한 '공정함'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유저는 "공정한 PvP를 경험하고 싶다면 MOBA나 하이퍼 FPS를 하면 된다. MMORPG에서 PvP는 완벽하게 스포츠화시키거나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계속해서 시행착오 겪는 <TL>, 날아오를 수 있을까

<TL>은 공성전 이전부터 연이은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을 보여 왔다.

가장 많은 유저 이탈을 일으킨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상위권 유저에게 신규 스킬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혔던 '저항군 이벤트'다. 지난 24일 시작된 저항군 이벤트는 지역 이벤트 참여 정도에 따라 신규 스킬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 논란을 빚었다.

PvP가 활성화된 분쟁 이벤트에서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TL>의 지역 이벤트는 일반적으로 특정 시간대에 특정 지역에 모인 유저들이 제한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사냥했는지를 겨루는 형식이다. 이전부터 유저들은 지역 이벤트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해 왔는데, 개발진은 PvP가 가능한 분쟁 이벤트 비중을 줄이고 이벤트 아이템 획득 방식을 변경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PvE 콘텐츠라 하더라도 순위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여전했기에, 유저들 사이에선 지역 이벤트에 대한 불만이 쌓여 있던 상황이었다. 

저항군 이벤트로 인해 지역 이벤트에 쌓여 있던 유저들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왔다. 29일 <TL> 개발진은 "스킬의 가치가 큰 TL의 특성상 유저 분들께 저항군 이벤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었고 강제적인 콘텐츠 종용으로 느껴지는 결과"였다며, 모든 유저에게 신규 스킬을 제공하고 향후 지역 이벤트 또한 참여한 모든 플레이어가 협동해 보상을 얻는 방식으로 경쟁 스트레스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성전이 진행됐다. 이번에는 PvP 시스템의 변화가 예고됐다. <TL> 안종옥 프로듀서는 5일 '프로듀서의 편지'를 통해 서버 내 연합 구도가 모든 PvP 콘텐츠의 결과를 정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의 업데이트 방향성을 소개했다. 

우선 다양한 길드가 참여한 난전 형태로 진행되었던 기원석/차원석(지역 쟁탈전)을 수비 측 1개, 공격 측 1개 길드가 맞붙는 형태로 보완한다. 분쟁 형태로 진행되는 지역 이벤트 또한 길드와 무관한 임의의 진영을 부여해 경쟁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소규모 인원끼리 PvP를 즐길 수 있는 투기장 콘텐츠 업데이트도 예고했다. 대규모 PvP 이벤트인 공성전을 제외한 나머지 PvP는 유저가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역이자, 유저들이 목소리를 냈던 '스포츠'로서의 PvP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TL> 개발진은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꾸준히 유저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안종옥 프로듀서는 "과거에 있었던 그릇된 문법들이 새로운 콘텐츠, 새로운 지역, 새로운 도전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우선적인 게임의 기반 콘텐츠들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히며 프로듀서의 편지를 끝맺었다. 

<TL>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진행되었던 CBT 당시, <TL>은 '자동 사냥' 게임이었다. 12월 정식 출시 시점에는 자동 사냥이 삭제되었고, 이후 개발진은 성장 경로 개선·밸런스 조정 등 자잘한 패치와 더불어 콘텐츠 기획의 틀을 수정하는 중장기 업데이트 또한 지속적으로 예고하고 있다. 다양한 무기 조합을 저해했던 근원마(근거리, 원거리, 마법) 능력치 통합처럼 이미 이뤄진 것들도 있다.

<TL> 개발진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유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아쉬운 평가도 많이 받은 <TL>이지만, 꾸준한 개선으로 MMORPG의 황금기를 다시 불러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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