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연휴는 게임이다. 아마 적지 않은 이들이 미뤄왔던 AAA급 게임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연휴에도 온전한 게이밍 환경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조커, 아니 조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용과 같이 8>의 컷씬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자는 연휴에 주로 가벼운 게임들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가벼운 게임'이라고 말했지만, 그렇다고 방치형 게임이나 3-매치-퍼즐보다는 조금 더 무게감있는 게임을 하고 싶기 마련. (그런 게임은 평소에도 즐기니까.) 아무튼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PC(스팀)+모바일게임이 있어 추천을 남긴다.
<박시즈: 로스트 프래그먼트>(이하 부제 생략)은 불가리아 소재 인디 게임사가 개발한 3D 퍼즐게임이다. <더 룸>이나 <하우스 오브 다빈치>와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다. 스팀에 지난 2월 2일 발매된 게이밍 노트북이 아닌 사무용 노트북으로도 간단하게 즐기기 좋다.
3D 퍼즐 게임 신작 <박시즈>. 게임의 제목대로 상자를 까면서 저택을 탈출하는 게임이다.
게임은 총 5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게임마다 4곳의 상자에 감추어진 퍼즐을 풀면서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는 '방 탈출' 성격의 게임이다. 힌트는 물론 퍼즐을 아예 넘겨버리는 옵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퍼즐게임에 재주가 없더라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기자는 3시간 만에 이 게임을 클리어했는데, 어렵지 않고 무난무난한 클릭앤포인트 퍼즐 속에 여러 이펙트가 동반되며 소소하게 즐기기 좋았다.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는 않지만, <박시즈>에는 꽤 진지한 스토리가 있다. 플레이어는 전설적인 도둑으로 정체불명의 저택에 도둑질을 하러 왔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상대를 잘못 골랐는데, 이 집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곳이기 때문에 일단 발을 들여놨으면 퍼즐을 풀지 않으면 탈출할 수 없다.
거미를 가두는 콘셉트의 턴제 퍼즐
3시간 분량의 게임 치고는 이야기가 꽤 많은 편
사실 이 집은 주인과 인공지능 로봇이 살던 곳이었고, 도둑은 이들이 설계한 미로에 매료되어 심연으로 계속 나아간다. 그 끝에는 제법 허탈하면서도 흥미로운 엔딩이 플레이어를 기다리고 있다. <박시즈>의 퍼즐은 고대 문명, 스팀펑크 등 다양한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이뿐 아니라 화살을 쏴서 동상을 맞추거나 퍼즐을 풀기 위해 지역을 순간이동하는 등 다양한 기믹이 마련되어 있다.
이미 3D 퍼즐 명작의 반열에 오른 <더 룸>과 비교하면 <박시즈>의 플레이타임은 그리 길지 않다. 생각을 비우고 조금씩 상자를 까다가 보면 어느덧 엔딩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짧은 시간 안에 엔딩을 보기에 좋다. 휴일이 끝나면 퍼즐게임보다 훨씬 풀기 힘든 일과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 섣불리 큰 볼륨의 게임을 시작했다가는 엔딩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라이브러리에 영영 유배를 보낼지 모른다. 그러느니 이렇게 가벼운 게임을 해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문명의 퍼즐 박스가 등장한다.
무당벌레를 조종해 장애물을 돌파하는 횡스크롤 기믹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