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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두 베트남 'LoL' 고수가 한국의 LCK로 향한 이유

DRX의 베트남 유망주, 레이지필과 치카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7-30 10:06:40
베트남 유망주가 <LoL>을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찾아온 이유는?

LCK의 3군격 대회 'LCK Academy Series'(이하 아카데미 시리즈)는 차기에 1군 무대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들이 실력을 갈고 닦는 곳입니다. 최근 아카데미 시리즈에서 눈여겨볼 점이라 한다면 외국인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요. 실제로도 높은 포텐셜을 보이며 가능성을 보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DRX의 육성군에는 두 베트남 선수가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 '레이지필' 쩐바오민과 미드 라이너 '치카' 브어레년이 그 주인공이죠. 베트남에서 <LoL> 최상위권 유저로 활약하다, DRX의 트라이아웃을 통해 한국에 온 두 선수는 1년이 되지 않아 3군 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중입니다.

베트남에서 <LoL> 최상위 고수로 통하던 두 선수가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트남에서의 LCK 인기는 정말 높을까요? 최근 아카데미에 외국인 선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직접 찾아가 물어봤습니다.


치카' 브어레년 (좌) / '레이지필' 쩐바오민 (우)


# "육성은 LCK라는 생각에 한국에 왔다."

Q.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서 <LoL>을 배우게 된 계기가 궁긍합니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타국으로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됐나요?

A. '치카' 브어레년: <LoL> 프로 선수로써 성공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선수를 잘 육성하는 지역은 한국이라고 생각해, DRX에서 제안이 오자마자 오기로 결심했네요.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긴 했지만, DRX는 이름 이 널리 알려진 팀이었기에 열심히 설득해 올 수 있었습니다.

A. '레이지필' 쩐바오민: 사실, 제가 처음 프로 선수로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나이가 어려서 LCK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치기 어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니 LCK의 수준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차차 성장하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우연히 DRX가 베트남에서 진행한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합격해서 오게 됐네요.


Q. DRX 측에서 먼저 프로 육성군 입단 제의를 한 것인가요?

A. 치카: 저희 모두 베트남 트라이아웃을 통해서 오게 됐습니다. 2022년 6월 정도로 기억하는데요. 트라이아웃은 호찌민에서 진행됐지만 저는 지방에 삽니다. 우연히 여행을 왔다가 아는 친구에게 제안을 받아서 참여했는데, 결승전까지 연전연승을 이어가서 제안을 받게 됐네요.


Q. 베트남에서 LCK가 인기 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LCK의 인기가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A. 치카: <LoL> 4대 리그 중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은 LCK입니다. 조회수가 매우 높고, 다른 게임에 비해서도 시청자가 매우 많습니다.

A. 레이지필: 저는 LCK의 오랜 팬입니다. 최근에 관련 조회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베트남 해설진이 따로 있고 중계가 진행되다 보니 팬 분들이 접근하기 좋습니다. 결승전 같은 경우는 현지에서도 여러 뷰잉 파티가 열리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열린 LCK 뷰잉 파티 (출처: LCK)

Q. LCK의 인기가 높다면, LCK 프로 선수는 베트남 <LoL> 고수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인가요?

A. 치카: 당연히 LCK에서 프로로 데뷔하는 것은 <LoL>을 열심히 하는 누구나에게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DRX 외에도 젠지나 브리온과 같은 팀이 베트남에서 트라이아웃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고수도 꽤 많은 것으로 알아요.

A. 레이지필: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LCK가 선수 육성에 관해서는 최고다 보니, 프로 선수로써 국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당연히 여기서 배우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두 선수가 롤모델로 삼은 프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치카: 저는 쵸비 선수입니다.

A. 레이지필: 저는 페이커와 데프트 선수를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게임 이해도도 매우 높고, 인성이 좋은 선수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Q. 한국 생활 및 연습생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받는 코칭이 확실히 수준 높다고 느끼시고 있나요? 상상하던 것과 실제 프로 선수의 연습 과정에 차이가 있을까요?

A. 치카: 상상했던 것 이상입니다. 주위 모두가 게임에 집중하고, 연습을 항상 제 시간에 시작하고, 스크림이 끝나면 곧바로 적극적인 피드백을 합니다. 덕분에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와도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A. 레이지필: 가장 멋진 점은 모든 선수가 평소에도 게임에 대해 공부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코치님, 팀원들과 함께 게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네요.


Q. 언어에 대한 어려움은 없나요? 한국어는 어떻게 배우고, 팀원과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요?

A. 치카: 언어에 대한 어려움은 당연히 있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네요. 통역사 분이 있지만 쉬는 시간에 한국어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료들과는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토론합니다.


Q. 최근 4회 차 아카데미 오픈 토너먼트에서 우승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 덕분에 베트남 팬 분들이 온라인으로 대회를 많이 관람했다고 들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A. 치카: ​아무래도 당시 2경기가 어려웠습니다. 팀원들에게 저희가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으니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베트남 팬들이 응원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베트남의 서기장님이 별세하셔서 국가적으로 애도 기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와서 응원해 주셔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A. 레이지필: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실수가 많았지만, 모두 연습 과정에서 겪은 상황이다 보니 어떻게 극복할지 알고 있어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에 계신 분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기도 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응원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 1만 골드에 가까운 차이를 뒤집고 
2024 LCK 아카데미 시리즈 오픈 토너먼트를 우승한 DRX (출처: LCK)

Q. 두 선수 LCK에서의 데뷔를 목표로 하고 있으신가요? 2024년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치카: LCK에서 데뷔하는 것은 항상 제 꿈입니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 목표는 일단 솔로 랭크 챌린저 티어를 유지하는 것이고, 스크림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년에는 꼭 2군으로 올라갈 실력을 기르고 싶네요.

A. 레이지필: 저도 LCK 데뷔하고 싶기에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4년 목표는 솔로 랭크 챌린저를 유지하고 다음에 참여할 아카데미 시리즈와 3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입니다.


# '쵸비'를 롤모델로 삼은 이유는...

​다음은 선수 개별로 진행한 질의응답이다.

- 레이지필(Lazyfeel) 

Q. 베트남 매체 인터뷰를 보니 한국에 온 지 약 2주 만에 솔로 랭크 1위에 오르셨다고 했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떠셨나요?

A. 레이지필: 저도 놀랐네요. 처음 왔을 때는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막상 해 보니 점수가 엄청나게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10등 쯤에 도달했을 때는 계산을 많이 했습니다. 더 돌릴까 말까를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해 보니 달성하게 됐는데, 기분이 좋았네요.


Q. 솔로 랭크나 대회에서 레이지필 선수의 아이템 트리가 독특합니다. 이즈로 얼어붙은 건틀릿이나 지평선의 초점을 가고, 애쉬로 쇼진이나 무라마나를 채용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독자적으로 아이템 트리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계신 건가요?

A. 레이지필: 평소에 게임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게임을 할 때 룬과 아이템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특정한 조합에는 무엇이 좋은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생각나면 일단 실험해 보고 스크림에서도 테스트를 해 봅니다. 

애쉬라서 무라나기를 갔다기보단, 저희와 상대의 조합을 보고 이에 따라 최선의 아이템 트리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즈리얼도 같습니다.

결승전에서 애쉬로 쇼진-무라마나-제국이라는 독특한 템트리를 보여준 레이지필(DRX 민)
그는 상대와 아군의 조합에 따라 선택한 것이라고 답했다. (출처: LCK)

Q. 한국인 서포터와의 호흡은 어떠신가요?

A. ​레이지필: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급하게 콜을 할 때는 한국어로 해야 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언어 차이를 극복해 보려 합니다.


Q. 최근 유명 스트리머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에 등장하셨는데요. 알고 계신가요?

A. 레이지필: 당시에 3군 동료들이 보내줘서 알게 됐습니다. 운이 좋아서 한타에서 잘 된 것 같은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 스트리머 백크의 하이라이트 동영상에 나온 레이지필 (출처: 유튜브)

- 치카(Chika) 선수

Q. 15분 CS 격차 부분에서 강점을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치카: ​제 롤모델이 쵸비 선수다 보니 CS 격차를 내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라인전에 대해서는 항상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데요. 라인전을 제가 잘 풀어나가면 정글러를 도와주고 다른 라인에 개입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제 강점이기도 합니다.


Q. 미드 시비르 같은 비주류 픽을 종종 연습하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비주류 픽을 선호하시는 건가요?

A. ​평소에 게임에 대해 연구합니다. 새로운 챔피언이나 조합이 생각나면 일단 솔로 랭크에서 연습해 봅니다. 미드 시비르는 쵸비 선수가 솔로 랭크에서 플레이하시는 것을 봤고, 결과가 좋은 것 같아 시도해 봤습니다. 솔로 랭크에서 비주류 픽을 많이 하지만 스크림 과정에서는 메타 챔피언도 많이 연습합니다. 

결승전에서 깜짝 픽으로 등장한 시비르
치카는 "쵸비를 보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처: LCK)


# "두 베트남 선수는 완성형에 가까워"


선수 인터뷰 후 2024년 1월 경 DRX 아카데미 코치로 합류한 '캐치' 윤상호 코치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Q. 최근 LCK CL이나 아카데미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조금이나마 늘어난 느낌입니다. 외국인 선수를 3군부터 육성해서 얻는 강점이 있을까요?


A. 윤상호 코치: 제가 코치로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인재풀이 좁아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 선수와 활동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개방적인 환경이 된 것 같네요.


치카나 레이지필은 3군 레벨이 아니라, 2군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실력적인 부분이 좋은 선수를 데려와, 3군부터 언어적인 부분을 교육시키고, 미리 한국 생활에 익숙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Q. 최근 LCK 유망주 풀이 좁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것 같습니다. 1군 게임이 고도화되면서 유망주가 초기 프로씬처럼 1군에 곧바로 데뷔하기는 어렵기도 합니다.


A. 윤상호 코치: 개인적으로도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이전에는 '발굴'을 잘 하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정한 선수는 조금만 팀 게임을 알려주면 바로 활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육성을 바라봐야 합니다. 같이 생활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해야 합니다.


하지만, 레이지필과 치카는 '발굴'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가끔은 베테랑답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아카데미 리그는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스크림 승률이 80%이 넘어갈 정도로 좋았습니다. 제가 밴픽적인 부분에서 미스해 패배한 것에 가까워서 미안할 정도네요.


가령 레이지필은 바텀 간 상성을 항상 자신있게 이야기하고, 인게임에서 지켜줍니다. 최소 파밍을 해야 하는 조합이면 그렇게 해 주고, 라인전을 이겨야 하는 조합이면 의견을 말한 후 그대로 역할을 수행해 줍니다.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에 개인적으로도 든든합니다.


치카는 게임을 즐기는 선수입니다. 게임을 이기는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연습 과정에서도 매우 성실하네요. 비주류 픽을 선호하기도 하는데요. 비주류 픽으로 상대를 카운터쳐서 이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은 팀적인 이야기를 통해 메타 픽도 자주 사용하는데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챔피언을 선호한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캐치' 윤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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