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 예술계 전반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확대되고 소비자와 판매자가 대폭 늘었지만 그에 비례해서 논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있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약속한 리워드가 잘 도착하지 않는 문제, 먹튀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게임업계의 경우 기존의 여러 논란들과 결부되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에 펀딩을 통해 게임을 구매한 게이머들과 펀딩을 진행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인디 개발사들에 연락하여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았고, 두 그룹 모두 문제가 벌어졌을 때의 대처방안을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게이머와 개발사가 크라우드 펀딩에 왜 참여하는지, 크라우드 펀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크라우드 펀딩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는지에 대해 Q&A 식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또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연락하게 되는 '소비자 상담 종합 콜센터(1372)'에도 전화를 걸어 직접 상담도 진행해 보았습니다.
Q. 왜 크라우드 펀딩인가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적이 있는 인디 개발사는 많은 게이머들이 예상했던 대로 "게임의 개발 자금을 모으고, 좋은 마케팅 기회"라고 생각해서 진행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반대로 게이머들은 여러 위험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인디게임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이유로 "한정판이기에 다시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기존 원작 게임과 개발사의 팬이어서", "좋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에 후원하는 차원에서" 라고 말했습니다.
Q. 그런데 크라우드 펀딩이 무엇인가요?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게이머와 개발사는 크라우드 펀딩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그 종류에 따라서 다루는 법률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한국 소비자원은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자금수요자가 자신의 프로젝트나 사업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하여 공개 및 홍보하고, 불특정다수 각자로부터 소액을 지원받아 원하는 금액의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을 목적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누었습니다. ▲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는 '기부형', ▲ 문화예술산업에서 자금조달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는 '보상형', ▲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대안금융 중 하나로 발전한 '대출형', ▲ 증권관련 규제로 인하여 활용이 다소 제한적인 '투자형'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대출형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디게임의 크라우드 펀딩에 해당하는 '보상형'의 경우 특별히 다루는 법률이 없습니다.
Q. 그렇다면, 왜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한 게임은 환불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건가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모금받은 돈으로 연구개발 작업을 거쳐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라면 물건 구매가 아닌 투자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는 온라인을 매개로 금전과 제품 및 서비스를 주고받는다는 측면에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혼동되곤 합니다.
실제로,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상에서 보상을 전제로 하여 자금을 모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통신판매와 유사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하고, 프로젝트가 요건을 달성해야 보상을 제공하며, 완성품을 거래대상으로 하는 통신판매와 달리 보상의 특정가능성이 낮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Q. 그렇다면, 크라우드 펀딩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한국 소비자원'에 연락하여 소비자 상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소비생활의 향상을 도모하며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기관입니다. 이곳에서는 '피해구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소비자와 사업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합의 과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사실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권고하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발생한 분쟁은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해야만 하는데 이 과정을 줄여주는 것이지요. 이 제도는 무료로 진행되지만 강제력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정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에는 '환급 규정 및 약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약관을 먼저 확인하라고 안내될 확률이 큽니다.
Q. 소비자원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럴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연락하여 플랫폼의 불공정한 약관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3월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에서는 1600명의 와디즈 이용자 동의를 얻어 "와디즈의 약관이 전자상거래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불리하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자제품 펀딩금 반환 제한 조항, ▲ 사업자 책임 면제 조항, ▲ 펀딩기간 종료 후 펀딩 취소 허용 조항 등의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펀딩기간 종료 후 취소가 불가하다'는 기존 조항에 대해 해외 유통상품은 '펀딩'이 아닌 '유통'카테고리로 구별 및 분리하고, 제품의 환불, 배송 등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이 적용되도록 시정했습니다.
또한, '사업자의 부당한 책임 배제' 조항에 대해서는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 경우 법률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수 있도록 시정했습니다. 공정위는 "중개플랫폼 사업자 역시 서비스 관련 고객 손해에 대해 자신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면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자제품에 대한 펀딩금 반환신청 제한 조항'에 대해서는 리워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 반환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기간을 늘렸고, 동시에 해당 기간이 지난 후에도 면책되지 않음을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크라우드 펀딩은 구매가 아닌 투자"라는 법적 해석은 이때 나온 것입니다.
이후 소비자 상담 종합 콜센터에 직접 전화해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게임과 관련해서 질문했습니다. 참고로 소비자원 측에도 전화를 통해 문의를 했으나, 메일로 문의하면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빠르면 월요일에 답변을 해주겠다는 말만 전했습니다.
Q. 모금이 완료된 이후 별도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구성품이 달라졌어요. 환불 받을 수 있을까요?
소비자피해전문상담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좌 영수증이나 카드 영수증에 따른 실제로 결제했다는 증빙자료, 실제로 받은 패키지 사진, 원래 받기로 했던 구성품이 나와있는 페이지 스크린샷이 있다면 피해 구제 신청할 수 있다.
계약 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상품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계약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로부터 1개월 안에 청약철회를 받을 수 있다."
Q. 이미 완성된 기성품을 펀딩으로 판매한다고 해요. 모금을 한 후 제작에 들어가는 경우는 투자의 성격이 있어서 환불 받을 수 없다고는 들었는데요. 이 경우는 환불받을 수 있을까요?
소비자피해전문상담원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펀딩의 계약서를 확인해 봐야 하지만, 별도의 주문 제작을 거쳤다면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미 완성된 제품이지만 판매자가 소비자를 위해 따로 주문을 했다고 주장하면 말이 또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약관 자체가 소비자보다 판매자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것이 많아서 약관을 다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펀딩 사이트 내에서, 따로 받은 계약서, 혹은 안내문자, 공지사항이나 별도 Q&A에서 공식적으로 안내되고 있는 사항의 경우에는 환급 규정 및 약관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서 소비자원에서 분쟁을 해결하기에 앞서 개별 약관이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피해전문상담원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상담사가 피해 구제 신청을 해도 좋겠다고 판단이 되면, 지역, 이름,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소비자원의 홈페이지에서 피해구제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신청란에 앞서 말했던 증빙자료를 첨부하면 피해 구제 담당자가 배정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은 법정 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하고 약 30일에서 길게는 3달까지 소요될 수 있다.
또한, 피해구제를 신청한다고 해도 모두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구제 담당자가 모두 사실 조사를 하게 된다. 이후 전문가 자문을 구해서 객관적인 합의를 구하는 것이 하나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이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의 의견이 옳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