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오른 4개의 게임은 무슨 이유로 등재됐을까?
지난 5월 4일 '더 스트롱: 국립놀이박물관(The Strong: National Museum of Play)’이 2023년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4개의 게임을 발표했다. 선정된 게임은 <컴퓨터 스페이스>, <바비 패션 디자이너>, <위 스포츠>, <라스트 오브 어스> 총 4개. 더 스트롱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박물관으로, 놀이와 관련된 자료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4가지 게임 중 1971년 작으로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게임은 <컴퓨터 스페이스>다. 놀란 부쉬넬과 테드 데브니는 이 게임을 통해 캐비닛, 제어 패널, 텔레비전 모니터, 전원 공급 장치 및 동전 수납기 등 거의 모든 상업용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1996년에 발매된 <바비 패션 디자이너>는 게임 시장에서 여성 플레이어들을 타깃으로 삼아 최초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초창기 비디오 게임 시장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더 스트롱의 설명에 의하면, 대부분의 게임은 남성 플레이어들의 취향에 맞춰 개발되었다. 판타지, 좀비, 로봇, 마피아 등 여성보다는 남성이 관심 가질만한 소재의 게임들이 많았다.
<바비 패션 디자이너>는 달랐다. 화면상에 바비 인형이 나왔고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 준비된 의상을 통해 바비 인형을 꾸몄다. 당시 미국에서 바비 인형은 여성을 위한 장난감으로 만들어졌다. 바비를 등장시킨 게임을 만든다는 건 여성들을 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신호였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한 토이저러스 고객이 "소녀들은 게임을 사지 않을 것이다. 소녀들은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듯, 당시에 여성들은 거의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게임은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게임의 성공은 1997년 미국 시장에서 일었던 소녀 게임 운동의 출발점(원문은 a jumping-off point for the girls' games movement)이 되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2006년 발매된 <위(Wii) 스포츠>는 “플레이어”의 기반을 넓혔다는 이유로 선정됐다. 닌텐도가 게임 마케팅에서 "비디오 게임은 모두를 위한 재미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듯, 이 게임은 "친구뿐만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심지어 조부모님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위 스포츠>의 의도는 성공적이었다.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며 땀을 흘리는 게임에 대한 뉴스 기사가 퍼졌다.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8,2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수백만 명의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비디오 게임 플레이어로 끌어들였다.
마지막 게임은 2013년에 발매된 너티독의 <더 라스트 오브 어스>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 조엘과 엘리의 관계를 다룬 게임이다. 박물관은 "심도 있는 스토리텔링과 인류에 대한 친밀한 탐구로 무수히 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좀비 게임 사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며 등재한 이유를 밝혔다.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은 2015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인지도, 지속성, 지리적 범위, 영향력 총 4가지의 기준에 따라 해마다 총 4개의 등재할 게임을 선정한다. 2022년에는 <미스 팩맨>, <시드 마이어의 문명>, <젤다의 전설:시간의 오카리나>, <댄스 댄스 레볼루션> 총 4개의 게임이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