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개최된 ‘2018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탑 3에 오른 <트릭아트 던전>. 게임은 트릭아트가 주는 착시현상을 이용한 퍼즐 어드벤처다. 게임 속 주인공은 상상과 현실을 오가며 퍼즐을 풀게 되며,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지형과 사물 모양이 바뀌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한다.
개발사 ‘지원이네 오락실’ 한상빈 대표는 “<트릭아트 던전>이 단순히 트릭아트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게 끝이 아니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1년 넘는 개발 기간을 마무리하고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는 <트릭아트 던전>. 게임을 만든 한상빈 대표를 만나 <트릭아트 던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디스이즈게임: 먼저, 본인과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한상빈 대표: 인디 게임 개발사 지원이네 오락실 대표 한상빈이다. 원래 게임 퍼블리셔 사업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작년 3월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돌연 선언하고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원이네 오락실은 본래 1인 개발로 시작한 팀이었지만, 9월 현재 직원 4명이 있는 회사가 됐다. 회사명 속 ‘지원이’가 누구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딸 아이 이름이다. 회사명에 딸 이름을 넣은 이유는 지원이네 오락실이 만들어진 계기, <트릭아트 던전>을 만든 계기가 전적으로 딸 덕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 때문에 <트릭아트 던전>을 만들게 된 건가?
과거 가족과 함께 트릭아트 전시장을 찾았을 당시, 트릭아트를 보고 유독 좋아하던 딸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 모습에 영감을 얻어 트릭아트를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면, 분명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딸에 대한 사랑을 담아 개발을 결심했어도, 주변에서는 반대나 걱정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정말 그랬나?
부모님이 걱정을 참 많이 했다. 가정도 있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지는 나이에 인디 게임을 개발하겠다니 부모 입장에서 무모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정말 무모했다. (웃음)
주변 사람들 걱정을 지우기 위해서라도 “보세요! 제 작품은 이렇습니다!”라고 할만한 성과물이 있어야 했는데, 프로그래밍 경험이 전혀 없는 내가 무턱대고 인디게임을 개발한다고 했으니 단숨에 뭔가 나올 일이 없었다. 그렇게 6개월가량 고생하던 중 친구이자 개발자인 오범주 대표가 <트릭아트 던전>개발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던 내게 프로그래밍 기초부터 꼭 읽어야 하는 필독 도서까지 상세히 알려줬다. 게임 개발도 수시로 체크해줬는데, 개발부터 프로토타입이 나오기까지 모두 오 대표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개발 단계에서 많은 좌절이 있었을 것 같은데, 소규모 개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1인 개발 당시, 내가 만드는 모든 결과물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게 가장 힘들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기획부터 아트, 그래픽 등 게임 내 구성 요소 전부가 내 욕심만큼 나오지 않았다. 아마 1인 개발자 대부분이 이런 문제로 힘들어 할 거라 생각한다.
<트릭아트 던전> 개발 중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착시 현상’을 소재로 먼저 발매된 <모뉴먼트 밸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트릭아트 던전>과 장르나 구성, 진행 등 대부분 요소에 차이가 있지만, 소재가 겹친다는 이유로 아류작으로 보이지 않을까를 고민했다. 때문에, 개발 중 <트릭아트 던전>만의 개성과 색을 찾기 위해 새로운 요소를 고민했고, 끊임없는 질문으로 게임을 수정하고 발전시켰다.
개발 중 인상 깊은 일화가 있는데,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현장에서 <트릭아트 던전> 트레일러를 쉬지 않고 30분 넘게 본 유저가 있었다. 그 유저가 내게 찾아와 “트레일러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네요”라는 감상을 전했다.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 게임, <트릭아트 던전>은 그런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트릭아트 던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생각지도 못한 환상을 보여주는 ‘트릭아트’들이다. 다만, 게임이 단순하게 트릭아트를 보여주는 신기한 게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스토리’를 더했다. <트릭아트 던전>은 1회차와 2회차 스토리가 다르며, 2회차 엔딩까지 봐야 <트릭아트 던전>을 완전히 마쳤다 할 수 있다.
<트릭아트 던전> 속 스토리는 트릭아트들의 매력을 살려줄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성적 충격’을 더할 콘텐츠로도 작용한다. 이런 부분들이 유저들에게도 매력으로 작용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게임을 빨리 만나고 싶다. 출시 예정일이 언제인가?
<트릭아트 던전>은 올해 11월 런칭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10월에 모든 콘텐츠 개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약 70% 정도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모바일 플랫폼으로 우선 발매되며 안드로이드와 iOS 동시 발매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성능이 낮은 기기에서도 문제없이 구동될 수 있도록 최적화도 신경 쓰고 있다. 모바일 버전이 발매되고 나면 PC와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버전도 발매될 예정이다. 콘솔 버전은 그래픽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쳐 출시할 계획이다.
발매 후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나 차기작 계획 등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가?
추가 콘텐츠 제작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일단 게임이 잘 나와야 추가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일단 모르겠다’라고 답하겠다. (웃음) 추가 콘텐츠를 고민하기 전, 본편을 잘 만드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추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으면 구상을 해보겠다.
차기작 역시도 마음만은 굴뚝같다. 대전 액션이나 샌드박스 등 만들고 싶은 게임 장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출시되지 않았던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자는 마음은 ‘지원이네 오락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현재 발매된 게임에 신경 쓰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트릭아트 던전>이 발매되고 나면 한동안 게임 안정화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다음에 차기작에 대해 생각하겠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트릭아트 던전>은 개발 중 상도 받고, 유저들이 게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하는 등 기대 높은 게임이다. 유저 기대가 올라간 만큼,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 그때까지 잠시만 게임을 기다려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