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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심해진 게임사 실적 '양극화',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희비 갈렸다

'2N1K' 강세와 한편에서 이어지는 구조조정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안규현(춘삼) 2024-08-15 12:43:21

게임사의 실적 양극화가 심각하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32개 게임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넥슨·넷마블·크래프톤으로부터 나왔다. 영업이익의 편중은 더욱 심각하다. '2N1K' 3사 영업이익 합계가 32개 기업 전체의 82.8% 비중을 차지한다. 그나마도 영업손실이 난 기업은 계산에서 배제한 수치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 잔뼈 굵은 기업들조차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적자는 면한'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 공략에서 희비가 갈린 모양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중국 서비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 글로벌 출시,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의 흥행이 이어진 점이 주요했다. 

특히 4월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한 시프트업은 관련 성과 259억 원이 반영되며 69.2%라는 놀라운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게임 개발 기간에 걸쳐 관련 비용이 반영되는 반면 매출은 즉시 영향이 드러나는 탓이다. 해외 시장에서 소셜 카지노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더블유게임즈 또한 인상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잠시 무릎을 꿇었던 국내 게임 업계는 (대부분) 아직 박차 오르지 못한 채다. 봄이 지나고 어느덧 여름도 끝나가고 있지만, 업계는 아직 겨울이다. 

더블유게임즈와 시프트업은 매출 규모와 별개로 영업이익에 있어 넥슨·넷마블·크래프톤의 바로 뒤를 이었다.




# 강세 보인 '2N1K', 새로운 활로 모색한 넥슨과 넷마블


넥슨은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에 성공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국 PC <던전앤파이터> 또한 게임내 경제 개선에 중점을 둔 안정적 운영으로 분기 전망치를 달성했다. <FC 온라인>과 <FC 모바일> 등 'FC' 프랜차이즈도 2분기 전망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하며 견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넥슨 핵심 IP의 한 축을 담당하는 <메이플스토리> 프랜차이즈 매출 또한 증가했다. 지난 1월 과금 정책 변경을 발표한 한국 <메이플스토리> 매출은 감소했으나, 글로벌 <메이플스토리>의 매출 성장과 지난해 시작한 <메이플스토리 M>의 중국 서비스 영향이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 

국내에서 불거진 확률 논란과 핵심 과금 상품 제거의 영향을 상쇄할 만큼 글로벌 매출이 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20년 한 해 넥슨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9.6%였다. 반면 2024년 상반기 한국 지역 매출 비중은 46%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감소했다. 반면 동일 기간(상반기) 매출 규모는 1.6배 가까이 증가했다. 


3분기 실적부터는 7월 출시한 루트 슈터 <퍼스트 디센던트>의 온기가 반영된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이후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26만 명을 기록하고 전체 게임 중 매출 최상위권을 1개월 동안 유지하며 흥행 잠재력을 증명했다. 

특히 8월 첫 주 신규 캐릭터와 스킨 출시로 스팀 주간 매출 순위가 4위에서 2위로 회복되었는데, 해당 기간 동시 접속자 수는 고점 대비 40% 이하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충성 유저를 일정 수준 확보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메리츠증권 이효진 애널리스트는 스팀 매출 상위권을 점유해 온 <배틀그라운드>의 매출 실적과 넥슨의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퍼스트 디센던트>의 일매출을 25억~30억 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루트 슈터 장르는 새로운 콘텐츠가 출시되었을 때 기존 유저가 게임에 돌아와 매출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넥슨의 또다른 대표 IP이자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퍼스트 디센던트>가 넥슨의 첫 루트 슈터 타이틀인 만큼 출시 이후 업데이트 과정에서 버그, 밸런스 문제 등 일부 잡음이 포착되기도 했다. 8월 말 첫 정규 시즌 개시 시점에는 흥행 장기화 가능성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 2> 등 신작 흥행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북미, 한국, 유럽, 동남아 등 국가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2분기 넷마블 게임 매출의 20%를 점유했다. 

인기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게임인 만큼, 지급 수수료 절감을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 <레이븐 2> 등 타이틀의 PC 플랫폼 확장을 통해 비용 절감을 꾀하는 모습이다. 특히 MMORPG 장르는 PC 매출 비중이 50% 이상을 기록했다. 그 결과 2023년 39.2%였던 지급 수수료율은 2024년 상반기 들어 35.9%로 감소했다. 

다만 여전히 게임의 교체 주기가 빠른 모바일 플랫폼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넷마블은 하반기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필두로 SRPG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 수집형 RPG <데미스 리본> 등 총 4개의 신작 모바일게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크래프톤 역시 지난 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최초로 전반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전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상회했다.

PC/콘솔 부문은 에란겔 클래식 맵 서비스와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을 중심으로  <배틀그라운드>(PUBG) 트래픽 상승세가 이어졌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성장했으며, 유료 결제 이용자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가 가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PC 매출은 전년 대비 63.5% 증가한 반면,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104.2%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3분기에도 <PUBG> 및 <BGMI의 성과를 이어나가는 한편, <PUBG> IP 신작 개발, 신규 크리에이티브 개발 및 성장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확률 오표기, 복장 제한 등 논란이 있었던 뉴진스 스킨 관련 환급/보상 금액은 재무적으로 큰 타격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크래프톤 배동근 CFO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환급으로 인해 줄어든 2분기 매출이 3분기 재구매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관련 보상으로 지급한 유료 재화 또한 전량 소진되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익스트랙션 RPG <다커앤다커 모바일>과 시뮬레이션게임 <인조이>를 출시한다. 두 타이틀 모두 독일 게임스컴에 출품하며,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4분기, <인조이>는 연내 얼리 액세스 출시 예정이다. <다크앤다커>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인지도가 모바일 버전의 흥행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인조이>의 경우 경쟁작 <라이프 바이 유>가 개발 취소됨에 따라 <심즈> 시리즈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하게 된다. 



# 정리 해고, 분사, 비핵심 계열사 매각... 이어지는 게임계 구조 조정



한편에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넥슨, 넷마블과 함께 '3N'을 구성했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감소에 더해 <쓰론 앤 리버티>, <퍼즈업 아미토이>, <배틀 크러쉬> 등 신작이 연이어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매출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QA(품질 보증)와 응용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분할해 회사를 설립하고 전체 인원의 10%를 대상으로 하는 인력 감축을 개시하는 등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게임 제작사 빅게임스튜디오, 스웨덴 소재 문로버게임즈에 투자를 진행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리니지 M> 리부트 월드 '말하는 섬', 경제 월드 '알폰스'와 같이 기존 콘텐츠를 재가공해 서비스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기존에 비해 부담이 적은, 즉 수익성은 낮지만 보다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형태다. 말하는 섬의 영향으로 2분기 <리니지 M>의 월 활성 이용자는 1.5배, 일평균 이용자는 2.5배로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게임별 매출 구성을 다시 공개했다.

그 결과 <리니지 M>은 그간 이어진 감소세에서 벗어나 소폭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다른 게임에도 이와 같은 형태의 콘텐츠를 출시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및 현금 흐름 개선의 효과가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존 월드의 수익 감소가 이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연말 <쓰론 앤 리버티> 글로벌 출시와 <블레이드 & 소울 2>의 중국 출시를 통해 모멘텀을 마련한다. MMO 슈팅게임 <LLL>, <아이온 2>,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옛 프로젝트 G) 등을 개발 중이며, 새로운 콘셉트의 슈팅게임과 2026년 이후를 바라보고 글로벌 IP 기반의 신규 MMORPG를 개발 중이다. 또한 자사 게임 플랫폼이었던 '퍼플'의 확장 또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신작 부재로 인해 주력인 모바일게임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성수기를 맞은 비게임 부문 또한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비핵심 자산 축소에 나선다. 조혁민 CFO는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사업 축소부터 매각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RTS <스톰게이트>,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 2>(24 2Q),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25 3Q) 등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 퍼블리싱에 더해 자체개발 타이틀 로그라이크 캐주얼 <발할라 서바이벌>,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 등을 개발하며 '포스트 오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패스 오브 엑자일>,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 등의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사업의 특성상 수익성 면에서 자체 개발에 비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올해 2월 출시한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는 한 달 동안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 또한 유사한 사례다. 뚜렷한 신작 출시가 없었던 반면, 기존 타이틀의 매출 감소와 차기작 개발 비용이 반영된 결과를 발표했다. 모멘텀 마련을 위해 신작 개발을 진행 중이고, 구조 조정 또는 AI 활용을 통해 인건비를 감축해 왔다는 점도 유사하다. 

펄어비스 조석우 CFO는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비용 효율화에도 불구하고 영업 손실이 나는 이유는 신작에 대한 개발 비용을 자본화하지 못하고 비용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작 출시 후 매출이 증가하는 시점에 추가로 반영되는 비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펄어비스뿐 아니라 대다수 국내 게임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회계 처리 방식이다. '세계 시장에 먹히는' 신작 효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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