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소규모 개발사부터 대기업까지 많은 기업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목표로 하다 보니 그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점차 강화되고 있는 플랫폼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맞춤 광고를 통한 신규 유저 유치도 어려워지는 형세다.
그에 따라 전통적인 게임 플랫폼, 즉 콘솔과 PC에서 인지도를 쌓아 온 (패키지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IP 사용으로 인한 로열티 지급의 문제는 있지만, 유명 프랜차이즈의 모바일 버전이라는 것만으로도 많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선택지다.
4월에는 2개의 유명 IP 기반 모바일게임이 국내에 발을 디뎠다. 공교롭게도 둘 다 캡콤의 대표 IP다. 바로 <스트리트 파이터>와 <데빌 메이 크라이> 기반 타이틀이다. 양 게임과 더불어, 향후 모바일 플랫폼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강력한 IP를 추려봤다.
<스트리트 파이터>가 방치형으로 모바일 플랫폼에 진출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듀얼>은 중국 개발사 탑조이 테크놀로지가 개발하고 일본 퍼블리셔 에이플러스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은 수집형 RPG다. 당초 3월 27일 출시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출시 연기를 거쳐 4월 4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구성한 덱을 통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스테이지 진행도에 따라 방치 보상으로 얻는 성장 재화의 양이 점차 늘어나는 방치형 문법을 따른 것이 특징이다. 대신 격투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은 버튼 액션 방식으로 발동하는 스킬에 녹여냈다. 필살기를 시동 기술로 삼아 각 캐릭터의 기술을 조합해 최대 4회까지 콤보를 사용할 수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표 기술을 충실히 구현했다. 가령 류는 필살기로 파동권을, 장기에프는 스크류 파일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방치형 장르인 만큼 자동 스킬 사용 또한 지원한다.
원작의 캐릭터 선택창을 오마주한 뽑기 연출이 인상적이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이른 출시가 예정된 대형 IP 기반 모바일게임은 <페르소나 5: 더 팬텀 X>다. 퍼펙트 월드 게임즈가 개발하고 아틀러스가 전면 검수한 타이틀로, 4월 12일 중국 현지 출시 이후 18일 한국 및 대만 지역에 출시될 예정이다.
<페르소나 5: 더 팬텀 X>는 <페르소나 5>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원작의 화풍과 UI를 비롯한 분위기를 모바일에 재현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게임이 출시된 중국 현지 반응은 뜨겁다. 12일, <페르소나 5: 더 팬텀 X>가 탭탭 인기 차트 1위에 올랐다. 다만 탭탭에 등록된 4,628개의 평가를 종합하면 10점 만에 6.3점의 평점을 기록해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호평하는 쪽에선 주로 원작의 분위기를 재현했다는 점을, 혹평하는 쪽에선 미비한 최적화와 느린 전투 진행 속도를 언급했다.
<데빌 메이 크라이: 피크 오브 컴뱃>은 원작 <데빌 메이 크라이>와 같은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액션 RPG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패키지 판매가 아닌 부분 유료화라는 점에서 작지만 큰 차이가 있다. 모바일게임과 비교하자면 호요버스 <붕괴 3rd>와 유사한 구조다.
단테, 버질, 레이디, 네로, V 등 5명의 역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모두 등장한다. 각 캐릭터별로 방어, 공격, 지원에 특화된 스타일이 존재한다. 가령 단테의 경우 공격에 특화된 '교단 기사 단테'와 방어에 특화된 '로얄 가드 단테'가 별개의 스타일로 존재한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조작 방식을 단순화했다. 기본 공격, 특수 공격, 궁극기, 회피, 점프 버튼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술을 사용하는 순서 및 롱터치 여부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캐릭터 교체 시 나가는 스킬도 있어 플레이어의 기량에 따라 다양한 콤보를 사용할 수 있다. 시리즈 특유의 '콤보 랭크' 시스템도 건재하다.
<데빌 메이 크라이: 피크 오브 컴뱃>은 중국 개발사 네뷸라조이(NebulaKoy)와 캡콤 <데빌 메이 크라이> 팀이 협력 개발했다.
작년 공개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모바일 프로젝트가 있다. 스마일게이트 RPG가 개발 중인 <로스트아크 모바일>이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지난해 지스타 2023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대중 앞에 공개됐다. IP를 기반으로 장르 혹은 (특히 MMORPG 장르에서) 게임성이 바뀌는 최근의 추세와 달리, 원작 <로스트아크>를 최대한 모바일 환경에 구현하고자 한 것이 특징이다.
지스타 당시 이뤄진 시연에선 <로스트아크>의 유명한 퀘스트 '영광의 벽'을 모바일 버전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기기 화면 우측 하단에는 8개의 스킬이 배치되며, 스킬의 모션이 나오는 도중 다른 스킬 아이콘을 누르면 시전이 예약되는 시스템을 통해 <로스트아크>의 액션성을 모바일에서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원작의 시스템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환경에 맞춰 변화한 부분도 있다. 범위 공격 안에 위치할 경우 '스마트 회피' UI가 출력되는데, 이 버튼을 꾹 누르면 유지 시간 동안 캐릭터가 스스로 공격 범위 바깥으로 회피한다. 터치스크린의 특성상 세밀한 조작이 어려운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는 모바일 생존게임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의 퍼블리싱을 맡아 세계 시장을 정조준한다. <프로스트 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는 원작 개발사 11비트 스튜디오와 넷이즈가 협력 개발했다.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는 원작과 같이 갑작스럽게 빙하기를 맞이한 인류가 거대한 증기기관으로 만들어진 도시를 배경으로 생존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에서와 같이 신앙, 자유, 질서 등 3가지 가치에 기반한 법률을 제정할 수 있으며, 장례 방식·아동 노동·식량 배급 등 플레이어는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모바일 버전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재해를 직접 극복할 수 있는 미니 게임 콘텐츠인 ‘웨더 스테이션’과 개발되지 않은 지역에서 전투를 통해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탐험’, 교역 시스템, 동물 구조 센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
컴투스는 지난 1월 미국, 영국, 필리핀 3개국에서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의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으며, 도시 경영 및 생존게임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글로벌 정식 출시 전까지 이를 적극 반영하고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자회사 5민랩을 통해 <딩컴 모바일>(가제) 개발에 한창이다. <딩컴>은 일명 '호주판 <동물의 숲>'으로 불리는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호주 대륙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농장 경영, 야생 탐사, 마을 꾸미기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딩컴>은 1인 개발자 제임스 벤던이 5년간의 개발 끝에 출시한 게임으로, 2023년 초 <딩컴>의 잠재력을 확인한 크래프톤이 5민랩에 원작자 벤던과의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0월 5민랩은 벤던과 <딩컴> 모바일 버전 제작 계약을 맺고 작업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