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5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15.5% 성장을 기록하는 등 2022년 한 해 호실적을 기록한 크래프톤 역시 인도 시장 투자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든 듯하다.
2월 27일 공시를 보면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투자해온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인터랙티브’에 대한 투자금을 손상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로코 인터랙티브 투자관련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금액을 하회함에 따라 64억 9,000만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2022년 로코 인터랙티브가 영업손실 302억 원, 당기순손실 381억 원을 기록함에 따라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
‘로코 인터랙티브’는 인도 디지털 인터랙티브 기업 ‘포켓 에이스’로부터 독립해 게임 스트리머 발굴과 e스포츠 운영 등 관련 사업을 전개해온 플랫폼 기업이다. 2021년 크래프톤은 시드 라운드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83억 원을 투자해 11.41%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이 로코 인터랙티브 등 인도 기업 투자에 나서야 했던 주요 배경으로는 2020년 9월 있었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 내 차단 사태가 꼽힌다. 당시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인 인도는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크래프톤은 인도 내 투자를 이어왔는데, 제재 완화를 위한 유화 제스처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크래프톤은 2020년 11월 인도 지사를 설립, 손현일 투자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당시 크래프톤은 현지 법인에 1억 달러(약 1,1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며, 100명이 넘는 직원 규모를 확보하겠다고 소개했다. 이후 2021년 3월에는 인도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에 225억 원을 투자했고, 2022년 인도 게임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에 약 65억 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된 노력에도 크래프톤은 인도에서 또 한 번의 악재를 맞이하고 말았다. 2021년 7월 서비스를 시작한 <BGMI>가 1년 만인 2022년 7월 28일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인도 정부에 의해 모바일 마켓에서 퇴출된 것.
로코 인터랙티브의 2022년 부진도 인도 정부의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 크래프톤은 로코 인터랙티브를 <BGMI>의 스트리밍 파트너로 선정했다. 하지만 2022년 7월 <BGMI> 서비스가 전면 중단되어 버리면서 로코 인터랙티브 역시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 종료일 기준 <BGMI>의 누적 이용자 수는 1억 명 이상이었다.
인도 시장의 리스크를 감지한 듯, 크래프톤은 작년 1분기를 마지막으로 인도 기업 투자를 확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분기 보고 이후 크래프톤의 인도 내 관계기업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BGMI>서비스 재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있었던 실적발표에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BGMI>의 경우 저희는 서비스 재개를 기대하고 있고 이를 통한 큰 성장을 예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시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투자한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의 경우 대규모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노드윈 게이밍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한 408억 원으로, 순이익 35억 원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