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작’의 부재. 올해도 여전히 Xbox 브랜드를 괴롭히고 있는 고민이다. 아니, 고민이었다. 6월 10일 신작 발표회 ‘Xbox 쇼케이스’를 진행한 Xbox 진영의 분위기가 간만에 밝다. 글로벌 온라인 게임쇼 ‘서머 게임 페스트’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를 연 MS는 <둠> 리부트 시리즈 신작을 필두로 한동안의 설움을 풀듯 대형 발표를 이어나갔다.
대대적 ‘설레발’로 결론 나고 말았던 <스타필드>를 돌이킨다면, 발표된 신작들을 그저 맘 놓고 기대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잠잠하다 못해 암담했던 Xbox 플랫폼의 근래 라인업을 생각하면 유저들의 일차적 반가움은 감출 길이 없다.
느슨한 MS의 독점 전략상 발표작 중에는 엄밀한 의미의 독점작이 아닌 사례가 더 많다. 그러나 구매 가치를 찾기 힘들던 Xbox 콘솔, 그리고 점점 메리트를 잃어가던 MS 게임패스 서비스에 새 호흡을 불어넣기엔 충분해 보인다. 주목할 만한 발표들을 선정해 봤다. 간추려 적었지만 그 수가 많다.
<콜 오브 듀티> IP의 첩보 스릴러 시리즈 <블랙 옵스>의 최신작 <블랙 옵스 6>이 공개됐다.
<블랙 옵스 6>은 1990년 초반을 배경으로 한다. 소련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이 유일무이한 슈퍼파워로 부상하던 시기, 미국 정부에 잠입한 정체불명의 세력을 소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금의 저항조차 반역으로 치부되는 민감한 정세 속, 플레이어는 시리즈 최초로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싸우게 된다.
멀티플레이 모드 정보도 공개됐다. 6대6 매치가 펼쳐지는 12개 코어 맵, 2대2 혹은 6대6 페이스오프 매치가 벌어지는 스트라이크 맵 4개가 추가된다. 환경에 따라 달리기, 뛰어넘기, 앉기 등 동작이 자동 보조되는 ‘지능형 동작’ 시스템, 그리고 모든 방향으로 다이브하거나 슬라이딩할 수 있는 ‘옴니무브먼트’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돼 액션성을 더할 예정이다.
<블랙 옵스 6>은 PC, PS5, Xbox 시리즈 X/S 등 플랫폼에 연중 출시된다.
2016년 시작된 <둠> 리부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둠: 더 다크 에이지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둠: 더 다크 에이지스>는 이전 두 작품의 ‘프리퀄’이다. 제목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리즈 최초로 중세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고대로부터 악마와 지옥을 상대했던 ‘둠가이’가 어떻게 현재의 분노를 품게 되었는지 드러날 예정이다.
공개된 트레일러를 보면, 비록 중세를 테마로 삼았으나 총기를 사용하는 ‘슈터’ 장르로서의 정체성은 잃지 않은 모습이다. 디자인상 고풍스럽고 구시대적이지만 그 위력은 현대 화기와 다를 바 없는 다양한 무기가 등장한다. 상징과도 같은 ‘더블배럴 샷건’의 위용도 여전하다. 지옥의 군세와 둠가이의 미래적 외양도 많은 부분 그대로여서 위화감은 크지 않다.
한편 늘 근접전 묘사에 적극적이었던 시리즈 전통을 십분 활용, 이번 작품에는 플레일 등 근접무기와 방패를 활용한 육탄전이 더 본격적으로 펼쳐질 듯하다. 특히 회전 톱날이 달린 방패는 근접 범위공격, 투척, 방어 등 다양한 쓰임새를 보여 액션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 잠시 묘사된 ‘패링’ 장면에도 눈길을 줄 만하다. 정확한 타격 순간에 방패를 들자 적이 일종의 그로기 상태에 빠지는 연출이 확인되는데, 숨가쁜 난전 중 다양한 방식으로 적 패턴을 파고들어야 했던 기존 플레이 방식을 생각할 때, 게임에 절묘한 맛을 더하는 메카닉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전편의 ‘그래플링 훅’이 그랬듯 당대 액션 씬의 트렌드를 작품에 맞게 녹여낸 요소라는 측면에서 제작진의 감각이 돋보인다.
<둠: 더 다크 에이지스>는 2025년 PC, Xbox 시리즈 X/S, PS5 등으로 출시한다.
‘언데드 랩스’가 개발하고 MS가 퍼블리싱하는 오픈월드 좀비 서바이벌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의 세 번째 작품이 Xbox 쇼케이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생존자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원을 모아 터전을 업그레이드하고, 특수한 좀비들을 상대로 점차 강해져 나가는 기존의 플레이 방식을 이번에도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편처럼 4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한다. 정해진 위치에만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2편과 달리 원하는 대로 본거지를 디자인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예정이다.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는 신규 좀비 몬스터 등을 상대하며 생존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한편 신원 미상의 동료가 희생당하는 장면도 묘사되는데, 공식 게임 설명에 따르면 인게임에도 동료 사망 시 영영 부활시킬 수 없는 ‘영구 죽음’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게임 출시일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기대수준에 비해 혁신성과 완성도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베데스다 RPG <스타필드>에 첫 대형 DLC가 찾아온다. 출시 이후로 베데스다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DLC, 공식 모드 지원 등을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실현된 바는 많지 않던 상황이다.
공개된 트레일러는 영화 <이벤트 호라이즌>, 게임 <데드스페이스> 등 SF 호러물을 연상시키는 도입부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난신호를 발산하는 미스터리한 우주정거장을 조사하면서 주인공은 <스타필드> 세계관의 사이비 종교집단 ‘바룬’ 가문의 비밀에 다가서게 된다.
유저들은 본편에서 간단히 소개됐던 바룬 가문의 ‘거대 뱀’ 신앙의 정체를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새로운 장소, 장비, 미션, 베데스다와 모더들이 함께 제작한 커스텀 아이템 등이 추가된다. DLC는 올해 가을 출시 예정이다.
지난해 ‘블리즈컨’을 통해 최초로 공개됐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신규 확장팩 '세계혼 서사시' 3부작의 첫 타이틀, <내부전쟁>의 출시일이 공개됐다. <내부전쟁>에서는 일찍이 공개된 적 없는 지하 세계에서 여행이 펼쳐진다. 플레이 가능 종족으로는 '토석인'이 추가된다. 토석인은 살아 있는 돌로 이루어져 있는 티탄의 창조물로, 기존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드워프의 조상 격인 종족이다.
새로운 핵심 콘텐츠 '구렁'도 추가된다. 최대 4명이 함께 하는 야외 인스턴스 콘텐츠로, 유저가 아닌 NPC 동료와 진행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직업 전문화별로 2종의 계통을 제공하는 '영웅 특성', 용군단에서 도입된 역동적 비행 시스템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내부 전쟁>은 8월 27일 출시된다. 신화 에디션을 사전 구매자에게는 '내부 전쟁' 콘텐츠를 미리 즐길 수 있는 베타 이용권과 사전 이용권이 제공된다.
그동안 짧은 티저 영상 등으로만 소식을 전하던 <메탈기어 솔리드 3> 리메이크 <메탈기어 솔리드 델타: 스네이크 이터>의 정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CQC 장면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더 나아가 헬리콥터와의 전투씬이나 중기관총을 이용한 다수의 적 제압, 오토바이 추격전 등 다채로운 액션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영상에는 원작의 주요 인물인 ‘더 보스’가 등장하면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다만 안타깝게도 공식 출시일 등 정보는 드러나지 않았다.
4년 전 더 게임 어워드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래 지금까지 수면 아래 숨겨져 있었던 <퍼펙트 다크> 리부트가 이번 Xbox 쇼케이스를 통해 게임플레이를 최초로 드러냈다.
원작 <퍼펙트 다크>는 지난 2000년 출시된 첩보 액션 타이틀이다. <007 골든아이>를 대대적으로 성공시켰던 개발사 ‘래어’가 007 판권 확보에 실패, 대안으로 개발한 작품이다. 경쟁 기업의 외계인 연루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산업 스파이 ‘다크’의 이야기를 다룬 원작은 상업적, 비평적 성공을 모두 거두었다.
이번 리부트 타이틀 트레일러에서는 다양한 파쿠르 동작으로 침투로 및 탈출로를 개척하고, 첨단 장비로 적을 제압하는 다크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아쉽게도 출시일 등 구체적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디아블로 4>의 첫 확장팩 <증오의 그릇>이 10월 8일 출시된다. 트레일러에 따르면 본편에서 메피스토를 영혼석에 가두고 여행을 떠난 네이렐은 나한투 밀림 깊은 곳에서 엄습하는 메피스토의 영향력에 대항하느라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나한투는 <증오의 그릇>을 통해 추가되는 신규 지역으로, 이외에도 <디아블로 2>의 배경이었던 쿠라스트, 트라빈컬, 증오의 억류지 등 지역이 확장팩에 등장한다.
또한 신규 직업 '혼령사'(Spiritborn)도 추가된다. 혼령사는 나한투 밀림에 살고 있는 노련한 전사로, 자세한 정보는 한국 시각으로 7월 19일 블리자드 공식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비행기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신작의 출시일이 11월 19일로 확정됐다. 2020년 출시한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이후 첫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4> 트레일러에서는 시리즈의 인기요인 중 하나인 다양한 기체가 빠른 속도로 소개된다. 대형 여객기, 군용 수송기, 수상기, 비행선 등이 모습을 비췄다. 2020년 대비 큰 폭으로 발전한 그래픽도 눈길을 끈다.
공중 홍보물 운반, VIP 이송, 수색 및 구조, 농약 살포, 공중 화재진압 등 실제 비행기 조종사들이 경험할 수 있는 다종다양한 임무가 미션 형태로 제공될 예정이다.
<울펜슈타인> 시리즈의 머신 게임즈가 개발 중인 <인디애나 존스와 그레이트 서클> 게임플레이 트레일러가 공개됐다. 지구상 역사적 유적지들의 위치를 한 선으로 이으면 나타난다는 ‘거대한 원’(그레이트 서클)을 둘러싼 고고학적 미스터리를 둘러싼 모험극이다.
게임은 원작 재연에 많은 공을 들였다. 주인공 ‘인디애나 존스’의 캐릭터 모델에 원작 배우 해리슨 포드의 젊은 모습이 그대로 사용되면서 팬들의 환호를 얻었던 바 있다. 그 외에도 인디애나 존스의 상징적 도구인 ‘채찍’이 인게임 상에서 유용한 탐험 수단이자 무기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트레일러에서는 비밀 탐사를 위해 히말라야로 향한 존스가 현장에서 적들을 마주치는 내용의 시네마틱 영상이 주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원작을 연상시키는 고전적 배경음악과 캐릭터 모델들의 뛰어난 표정 묘사, 영화적인 연출 등이 눈에 띈다. 이어진 게임플레이 영상에서는 주먹, 총기, 채찍을 이용한 다양한 액션 시스템이 간략히 소개됐다. 게임은 2024년 중 출시 예정이다.
‘RPG 명가’ 옵시디언의 차기작 <어바우드>가 첫 게임플레이를 선보였다. <어바우드>는 옵시디언의 또다른 RPG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1인칭 ARPG 작품이다.
탑다운 시점의 정지 가능한 실시간 RPG였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와 달리, <어바우드>는 <엘더 스크롤>시리즈와 유사한 1인칭 액션으로 제작되고 있다. <어바우드>는 ‘리빙 랜드’에 확산하는 전염병을 조사하는 주인공이 되어 전염병 이면에 숨은 비밀을 파헤치고, 다양한 위험과 모험, 선택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다.
이번 트레일러에서는 스토리 시놉시스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내래이션에 더불어, <어바우드>의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전투 씬들이 이어진다. 유저를 위협하는 함정 그리고 마법, 활, 검, 총을 조합해 펼치는 화려하고 자유도 높은 액션이 인상적이다.
게임은 2024년 중 Xbox 시리즈 X/S, PC 플랫폼에 출시된다.
세계적 인기를 끈 IP이자, Xbox 진영의 간판 시리즈였던 <기어스 오브 워> 신작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어스 오브 워 E-데이>는 시리즈의 주인공 ‘마커스 피닉스’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한 프리퀄 작품이다.
새 작품은 원작 시리즈에서 삽시간에 인류를 멸망 직전으로 몰고간 적 ‘로커스트 호드’가 처음 등장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천연자원 ‘이멀전’을 두고 오랜 전쟁을 벌인 인류가 지하에서 튀어나온 ‘로커스트’ 세력과 싸우는 과정이 원작 시리즈의 이야기다. 이번 작품의 제목 ‘E-데이’는 극중에서 인류가 로커스트를 처음으로 만난 ‘이머전스 데이(Emergence Day)’를 뜻한다.
트레일러에는 젊은 마커스 피닉스가 로커스트 병사와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펼쳐진다. 동료의 도움으로 간신히 병사를 쓰러뜨린 마커스는 지상으로 향하고, 삽시간에 불지옥이 된 도시를 바라보며 영상은 끝난다. 이번 작품의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