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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메이플스토리 '보보보 사태', 이용자 승소로 결말… 넥슨 5% 환불 판결

아이템 매매 관련 법리적 판단 아닌, 소액사건심판법 따른 상고 기각

한지훈(퀴온) 2024-11-28 15:44:37

피고측 상고 기각. 길었던 ‘보보보 사태’가 대법원의 판결로 마무리됐다.


28일 대법원은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씨가 넥슨을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반환 소송의 최종심에서 넥슨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해당 소송은 2심의 원고 측의 일부 승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이번 소송은 2021년 3월 5일, <메이플스토리>가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공개하는 과정에서 ‘보보보’, 즉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증가’ 옵션이 3개 중복으로 등장할 확률이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메이플스토리>가 공지를 통해 공개한 '큐브' 아이템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옵션 중 일부.
특정 높은 가치의 옵션은 최대 2개까지만 등장되도록 설정되었으나, 이에 대한 충분한 고지가 이뤄지지 않았다.


원고 김씨는 알려진 내용과 달리 일부 옵션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은 것은 소비자에 대한 기망 행위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원고가 패소했으나, 2심에서는 원고 측 주장이 일부 인정되어 전체 매매대금 중 5%를 반환할 것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넥슨의 상고 이유가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는 소액사건에 대한 판결이나 결정·명령에 대해서는 법률·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한 경우 혹은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에만 대법원에 상고 및 재항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소액사건심판법은 적법한 상고이유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아이템 매매계약의 법리에 관해서 판단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넥슨 측 관계자는 이번 선고에 “유사 사안에서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 조정안을 받아들이고 분쟁 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용자의 신뢰 회복과 더 나은 게임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고 이후 상고심의 소송대리인인 이철우 변호사의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 변호사는 “이번 최종심으로 원고에게 <메이플스토리> 내 큐브 아이템을 구매한 금액의 5%를 환불하라는 판결이 확정됐다”며, “이번 판결이 이후 다른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관련 분쟁의 새로운 표준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입법부의 게임산업법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제도 개정, 행정부의 게임이용자 권익 보호에 대한 언급과 한국소비자원의 집단 분쟁 조정 등이 이뤄졌다. 이번 재판으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관련 분쟁에 대한 게임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면서, 우리나라 전체가 게임이용자의 권익 보호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의 대리인을 맡은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변호사


#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아래는 이철우 변호사가 기자들과 진행한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이번 소송과 별개로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이철우 변호사: 집단 소송은 이번 소송 결과를 포함한 모든 내용을 감안해서 손해배상과 환불 청구를 병합해 진행하고 있다.


이 사안의 당사자인 넥슨도 이번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후 단체 소송에서도 평화로운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게임이 잘 서비스되는 것이 이용자와 게임사의 공통된 마음 아니겠는가.



Q. 다른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소송에서 배상 비율이 지금과 다르게 산정될 가능성도 있나?


A. 그렇다. 이번 판결은 게임사가 게임 이용자들에게 확률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표시하고 이를 오인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서 호도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일 뿐, 추후 이와 관련된 모든 소송의 배상이 5%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5%는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보보보’라는 옵션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 비율이니 다른 소송에서는 다른 비율이 산정될 수 있다.



Q.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다른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


A. 가능하다. 집단 분쟁 조정 결과로 <메이플스토리>에서 이용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였으나, 부제소 합의에 대한 문구가 없었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보보보 사태’와 관련해서 대법원이 5%의 배상 비율을 산정한 점을 고려하면 추후 다른 큐브 아이템 관련 소송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보보보 사태 외에도 등급 상승 확률 조정 미고지라는 미온의 쟁점이 아직 남은 상황이다. 이번 소송에서는 해당 부분이 반영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진행 중인 집단 소송에서는 이 부분을 포함해 가급적 더 많은 부분에서 소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Q. (노경훈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사에게) 이번 판결에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고 싶다.


A. 노경훈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사: 대형 게임사를 상대로 개인 이용자가 이 같은 승소를 이뤄낸 점은 무척 환영할 일이다. 이번 판결을 통해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전반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소송이 향후 게임사들이 게임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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